“……아?” 태환은 당황했다. 당황했고, 어이가 없었다. 내가 왜…? 전광판에 박힌 DSQ. 부정출발. 믿을수가 없었다. 자신은 분명 삑-하는 출발 신호를 듣고 몸을 움직였다. 헌데 왜…? 조 1위에 기뻐함도 잠시, 태환은 머릿속이 멍해졌다. 이건 아니다, 정말…이건 아니다. 마지막 올림픽이 될 이번 올림픽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그 힘들었던 시간이….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태환은 머리를 흔들었다. …제발 꿈이여라, 제발. 8년전 부정출발로 인해 엄청난 곤욕을 겪은 뒤, 지금까지 제일 피나게 연습한 게 스타트였지 않나. 이건 도저히 말이 되질 않는다. “…What?” “Park…really?” 다른 선수들의 웅성거림에 태환이 정신을 차렸다.… 모두들 나를 주목하고 있구나. 어느새 태환의 코치가 신판에게 항의를 하고 있다. 허나 심판의 표정은 완강했다. …도데체 왜? 멍하니 심판을 보던 태환에게 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Ah!? What happen to my Park!!!” 하얀 거인이 전광판을 보고 날뛰고 있다. 왜 네가 더 난리냐. 쑨양의 모습에 헛웃음을 짓고 무겁던 발걸음을 겨우 옮겼을까, 갑작스레 태환에게 들이대오는 마이크. “박태환씨, 이게 지금 어떻게 된 일입니까?" “…….” "지금 실격처리 되셨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대답해주세요." 너무 직설적인 인터뷰. 웃기지도 않는 질문을 제게 던진다. 그 이유를 알면 제가 지금 이러고 있겠는가. 태환은 치솟는 감정을 다스리려 시선을 돌리며 주먹을 쥐었다. 참아 박태환, 인터뷰 해야지. 침을 꿀꺽 삼킨 후 태환의 입이 열렸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꾸역꾸역 대답을 한 태환은 곧 머릿속이 멍해졌다. 앞에서 나불대는 인터뷰 기자가 뭐라 지껄이는지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염없이 전광판만 바라볼 뿐이다. 이미 다른 선수들 명단으로 바뀌었지만, 마린보이는 시선을 거둘 수가 없었다. “….” 전광판에서 시선을 조금 내려, 태환은 어느덧 400m 예선에서 1위로 달리고 있는 쑨양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잘 하는 구나, 너는. 그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고 인터뷰가 끝날 때 까지 기다렸다. 자신이 뭐라고 대답하고 잇는지도 모르겠고, 지금 태환은 그저 머릿속이 멍하고 가슴속이 먹먹했다. “와아아-!!!” 어느덧 쑨양이 속한 조 예선이 끝났고, 예상대로 쑨양이 1위를 차지했다. 전광판을 보며 환하게 웃는 쑨양을 보던 태환이 주먹을 꽉 쥐었다. 울컥, 왜인지는 모를 감정이 솟구친다. “네. 인터뷰 감사합니다, 박태환 선수.” 지옥과도 같던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와 카메라맨이 자리를 옮길 때 까지도 태환은 쑨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 위로 올라온 쑨양이 자신을 바라보는 태환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태환은 웃어 보이지 않았다. 미소를 짓던 쑨양이 태환의 표정을 인식하고 곧 웃음을 멈췄다. 아, 맞다. 태환의 실격처리가 생각난 쑨양은 황급히 그에게로 걸음을 옮겼지만, 안타깝게도 자신에게 들이닥치는 기자들에 발걸음을 잡히고 말았다. 쑨양을 바라보던 태환은 쑨양이 기자들에게 둘러싸이는 모습을 본 후 조용히 라커룸으로 향했다. 쑨양이 인터뷰 하는 내내 자신을 눈으로 쫓고 있었다는 것을 모른 채. 쑨양은 초조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어디로 간 거지. 울었을라나. 아아…걱정돼 미치겠네. 아까의 태환의 표정은, 지금껏 쑨양이 봤던 표정과 너무 달랐다. 무언가…뭐라 할 수는 없지만 쨌든 처음이다, 그런 위태로운 표정. 어떻게 해야 할까. 안절부절 못하던 쑨양은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무작정 태환이 머무는 룸으로 향했다. “태환!!” 쾅쾅쾅.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길래 일단 무작정 문을 두들겨 보는 쑨양이다. 방에 있을 것 같은데…어디 나갔나. 다시한번 쾅쾅쾅. 허나 묵묵부답. 걱정 되 미치겠네. 후-하고 숨을 내뱉은 쑨양이 마지막으로 다시 문으로 손을 뻗어 두어번 쯤 두들겼을 때, 드디어 문이 열리다. “태호ㅏ…AH.” “…….” “Are you O.K.?” 짧은 영어로 대화를 시도했다. 태환, 괜찮은거야? “……Please, go. I’m tired.” 눈가가 붉은 태환이 아무렇지 않은 척 쑨양에게 말을 뱉었다. 그런 태환의 얼굴을 가만히 보던 쑨양은 막무가내로 태환을 끌고 룸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쑨양에 밀려 얼떨결에 방안으로 들어온 태환은 가뜩이나 예민해있는 상황 이였는지라 쑨양의 태도에 짜증이 솟구쳤다. “Hey, What are you…!!” “Crying?” “…….” 갑작스레 큰손으로 자신의 두 어께를 잡고 자신과 눈을 정확히 맞추며 얘기하는 쑨양에 태환은 시선을 피했다. …눈 부은게 너무 티났었나. 잔잔한 쪽팔림에 괜히 쑨양의 팔을 치워내려 팔을 내쳤더니 꿈쩍도 안한다. 누가 수영선수 아니라고. “Park, Crying?” “No.” 그 후 아무런 말소리가 들려오지 않아 태환이 고개를 힐끗 들어 쑨양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쑨양에 태환은 시선을 바닥으로 떨궜다 “……Liar.” “허, 쑨양 나는 지금 혼자 있고 싶….” …? 포근한 무언가가 태환을 살며시 안았다. 다정하고 포근하게, 강하지는 않지만 약하지도 않은 강도로. 순간적인 느낌에 멍때리던 태환이 곧 자신이 쑨양의 품에 안겨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빠져나오려 바둥거렸지만, 그럴수록 쑨양의 팔에는 힘이 더 들어갔다. “What are you doing…! 쑨양!” “울지마요.” “…뭐?” 토닥토닥. 한국말과 함께 느껴지는 토닥임. 뒷통수의 기분좋은 쓸림. 태환은 잠시나마 움직임을 멈췄다. 기분이…묘하다. “…너, 한국말….” “배웠어요. 태환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 “나 잘해요?” “….” “응?” “……잘하네.” 태환은 쑨양의 토닥임을 받으며 그냥 가만히, 그렇게 있었다. 나오려고 하면 분명 녀석이 더 세게 가둘 것이고, 딱히 싫은 느낌이 아니였으니까. 그저 쑨양의 토닥임을 느끼며 마음을 안정시키려 했다. “태환” “왜” “모든 게 잘 될 거예요.” “……." “Really.” 울컥. 나긋나긋하게 들려온 쑨양의 말에 태환의 마음이 울렁거렸다. 모든게 잘 될 거예요. 순간 태환의 머릿속에 아까의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흘러갔다. 예선 1위. 전광판. 기쁨. 전광판. DSQ. 패배감, 망연자실,…다른 선수들과 관중들의 표정,…그리고 ‘아들, 힘내.’ 제게 잘하라며 관중석에서 손을 흔들어주시던 부모님의 모습도. 부모님….아…. 왜이러냐 박태환. 어느새 태환의 눈가가 순식간에 젖어들었고, 빠르게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랫입술을 꾹 깨물어봐도 한번 터진 눈물은 태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멈출 기미를 안보인다. “…미치겠네.” 쑨양에게 안겨있는 바람에 포박되어 버린 두 팔에 눈물을 닦을 수도 없고 이거 원 줄줄 흐르고만 있자니 태환의 채면이 말이 아니였다. 게다가 자신을 롤모델이라 칭송하였던 쑨양 앞에서 울음이라니, …적어도 쑨양한테는 자신의 우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던 태환은 급히 말을 꺼냈다. “…야.” “응. 태환.” “…잠깐만 어께좀 빌리자.” “…응?” “옷은, 내가 하나 사줄게.” “그게 무슨 말….” 쑨양은 자신의 왼쪽어께와 등에 느껴지는 따뜻함에 말을 멈췄다. 태환이 자신을 안았다. 그것도 아주 꽉…. 자신의 우상이자 목표인 사람이 자신의 품에 안겨있다. 헌데 심장이 간질거리고 갑자기 더워지면서 얼굴이 붉어짐을 느낀다? 왜 여자를 안았을때와 같은 느낌이 나는거야. 머릿속이 복잡하던 쑨양은 곧 촉촉하게 젖어드는 자신의 왼쪽어께와 제품에 있는 우상의 떨리는 어께를 발견했다. 울고 있다, 나의 우상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던 쑨양은 말없이 그의 등을 천천히 쓸어주었다. …여린사람이네. 곧 작았던 흐느김이 엉엉거림으로 커졌고, 쑨양은 말조용히 그를 달랠 뿐이였다. 일단 손꾸락발꾸락 구부려진분들을위해 고데기 투척. 제가 써놓고도 오글기글구글거리긴 함....흡 안녕하세요. 양갱입니다. 요즘 쑨환글이 예전보다 뜸해진것같아서......제가 찌끄렸던거 투척합니다. 예전에 쓴거라 그런지 제재가 2개월 전꺼........흡...............벌써 올림픽이......흡.............. 제목은 그냥 말그대로 제가 새벽에 감성 터질때 찌끄려서 새벽감성ㅋㅋㅋ 예전에 블로그에 올렸었던거라 보신분이 있으실지도 모르겠네요ㅎㅎ(블로그 글은 내렸습니다.) 가입하고 첫글이니 돌투척은 겸허히 수용하지 않겠습니다:) 근데 넣고나서 보니까 브금이랑 글이랑 따로놀아ㅋㅋㅋㅋ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ㅋㅋㅋ
“Oh my god….”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쑨환/쑨양태환] 새벽감성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6/9/4/694420646609d7dc5f241c664076f314.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