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외상에 지나지 않는다
희귀한 자살이다
충돌하는 힘줄에서 태엽장치까지,
독신하는 수도승들을 기린다
서로를 안으려고 굽히던 팔의 형틀,
뭉쳐지는 낱말들
장난감들은 허황해서 유년을 넘어서지 못하고
용광로에서는 상기된 쇳덩이들이 앓고 있다
내부는 흔들리다가 종내에는
제 몸의 흔들림을 추스르며 다시 한 번 흔들린다
네가 그 여진의 잔상을 견딘다
균열하는 틈바구니에서 명상한다
속을 갖지 못한 가방과
가방의 외곽들
생기 없는 육성으로 공중을 형용한다
자연만큼 커다란 무형의 변덕이 없다
제자리걸음
송곳니들이 자갈처럼 모여 있는 호수에서
한 자루 삽이 넘어져있다
너의 슬픔은 연착되고 있다
연분홍빛, 처녀처럼
치장하려고 아련한 자살자들이 싱그럽다
축축한 청빈이 정신의 경계들을 가다듬을 것이다
잡초 무성한 들판에서
노인이 재갈을 물고 운다
생장하는 물
물
그 울고 있는 물빛
너는 너를 울린 한 모금 물
은자는 같이 숨을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 고통의 타인 , 이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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