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Lay back
세봉유치원의 그 선생님은, 묘하다.
만져보고 싶게 만드는 부드럽게 살랑대는 그 분홍빛머리와, 아이들을 부둥부둥 안으며 돌아다니는 그 부지런한 발걸음은, 나로 하여금 못된 상상을 하게 만든다. 오늘도 막내동생을 데리러 간 유치원의 대문앞엔, 날보며 생긋 웃는 그 선생님이 서있었다. 조그맣고 하얀 얼굴에 오밀조밀 자리잡고 있는 샐쭉 찢어진 눈매와, 입술 양 옆으로 장난스레 패이는 보조개가 내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승관이 데리러 오신거, 맞죠!" 조금의 망설임 끝에 선생님은 내게 말을 걸어온다. "네네, 맞아요." 내말에 그는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곤, "아, 근데 어쩌죠... 승관이 방금 전에 어머님께서 데리고 가셨는데..." 길게 늘어뜨리는 그의 말에 멍해지기도 잠시, 문득 기억나는 어제 엄마의 당부. "오늘 장보고 나서 승관이는 내가 데리고 올테니까 넌 강의 끝나고 바로 집으로 와~" 엄마의 말을 기억해낸 내가 그제서야 "아."하고 뒷통수를 매만지자, 유치원의 그 선생님은 "이거 참..., 어쩌죠..."하며 제 일 마냥 안절부절 해보인다. "아녜요, 뭐. 그냥 가야죠 어쩌겠어요."하고 대답하고선 발걸음을 되돌리는 나의 팔을 그가 붙잡는다. "ㅈ...저 잠시만요...!" 그에 내가 의아한 표정을 그에게 지어보이자, "스...승관이가 그림을 그렇게 잘 그려요!"하고 말해오는 선생님. 그래서, 나한테 지금 승관이 그림작품들 구경하고 가라는 소린가. 선생님에게 손을 잡혀 고민에 빠져있던 그때, 수줍게 물어온다.
"그러니까... 보고 가실래요?"
그의 말대로 승관이는 제 또래치고 참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인듯 했다. 아이들을 모조리 다 집으로 보낸 듯, 선생님은 "승관이 그림 참 잘 그리죠?" 하며 내가 앉아있던 의자 옆으로 저도 의자를 하나 갖고와 앉았다. "네 그러네요,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승관이 그림도 보고 참..." 고맙다는 내 인사가 끝나기도 전에, "이지훈이요!" 하고 내 말문을 막아오는 그에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자, 그는 제 뒷통수를 콩콩 때리며 몇마디 말을 덧붙인다. "아, 그러니까 이지훈이라구요. 제이름." 그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제서야 웃어보이는 지훈이다. 그에 나도 이름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에, "아 제 이름은 ㅇㅇ이에요",하고 내이름을 알려준다. 내이름을 듣고 웃어보이는 그에게 나도 따라 웃어주자, 지훈의 웃음이 더 환해진다. "유치원 선생님 일을 하면서 아이들 웃는 모습 많이 봐왔지만,"
"여주씨도 저희 아이들 못지 않게 웃는모습이 참 예쁘시네요."
지훈에게 마지막 감사인사를 하고, 나오는 길에 그는 내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잘가요~" 그에 나도 손을 흔들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그렇게 몇걸음을 더 걸었을까, 내 어깨를 잡아오는 손길에 놀라 뒤룰 돌아보면, 지훈이 있었다. 제 분홍빛 머리칼을 꽃잎처럼 흐드려 놓은채로, 숨을 헐떡거리는. 그는 내 손을 펼치더니, 작은 종이하나를 쥐어주었다. "그거, 제 번호에요." 그렇게 말하곤 "꼭, 꼭 연락해요, 알았죠?" 하며 신신당부를 한다. 그에 조금은 얼떨떨한 채로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자, "다행이다" 하며 얼굴 가득 예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였다.
역시 세봉유치원의 그 선생님은, 묘하다.
전부터 브금이 신경쓰여서 되게 삭제할까 고민을 많이했던 작품인데 브금수정했어용! 다시 읽고싶으신분들 있으실까봐 일단 수정알림 보냅니당. 다시읽으시고 수정알림까지 읽으신 김에 다음글 힌트는 take it slow take it slow~ 늦은기념 1일 2글... 저 이정도면 열일하는거 맞죠???? 맞다고 해줘용... 물론 여러분들께서 원하는 건 반인반묘 지훈이와...(ㅇㅅㅁ)라는걸 알지만!! 그래도 못지않게 설렘사하는 연애에 서툰 유치원교사 지훈이를 데리구 와봤습니다! 소재 제공해준 독방 칠봉이 감사해요♡ 저 아까 올린 개인의 연애사 글 제목도 제대로 안올라갔던데...큽(입틀막) 항상 부족한 글 많이 사랑해주시고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사랑합니다!♥ 수정알림 꽃봉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