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종인] 미워도 지울 수 없는 너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e/5/8e538a038233cd671bd4fe1aefa77896.jpg)
김종인과는 3년동안 사귀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 되어 짝꿍이 된 다음 친해졌고
매일같이 연락하며 잠깐 썸을 즐기다가
김종인의 고백을 받고 사귀게 되었다
어쩌다보니 같은 대학교까지 진학하게 되었고
우리는 학교에서 알아주는 커플이 되었다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지만
그만큼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티가 나서 귀여운 사람이었고,
때로는 남자다운 모습이 멋있어보이는 사람이었다.
"너 남자친구 관리잘해야겠다?"
평소 딱히 좋아하지 않던 여자선배가 나에게 말했다
선배에게 밉보이긴 싫어서, 왜 그런 농담을 하시냐고 웃으며 대답했다.
"나 오늘 종인이랑 밥먹고 술마시기로 했거든?"
"네?"
"나 처음 너네 들어왔을 때 부터 김종인한테 관심있었던거 알지?"
그 소문, 들은 적은 있었는데 딱히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이제 신경써야할 일이 된 것 같다.
"종인이도 싫진 않았나봐, 요즘 너한테 질렸나? 너네 권태기니?"
선배를 차마 째려볼 수는 없어서 그대로 웃는 얼굴을 하고는
"공짜밥이라니깐 좋다고 따라간다고 했겠죠, 병신같은 새끼"
라고 말하고 그냥 강의실을 나와버렸다.
우는 모습 보이면, 꼴 사나우니깐.
-
"종인아"
"왜"
"너 요즘 달라진 거 알지"
"또 왜 이래, 생리하냐?"
"...하"
요즘 들어 내가 무슨 말만 하려고 하면
이런 식으로 날 '생리때문에 화풀이하는 예민한 년' 취급하는 김종인한테
몸서리가 쳐질 지경이었다
"
날
"넌 내가 말만 하면 생리탓이지"
"그럼 뭐"
"니 행동이 잘못되었을거란 생각은 안해?"
"..."
"너 요즘 연락도 뜸하고"
"..."
"나 보는 것도 귀찮아하는것같고"
"..."
"내 친구들은 매일같이 나한테 전화해서 너 클럽에 있는것같다고 하고"
"..."
"그래, 3년이면 질릴 수도 있겠다 생각해서 클럽가는 건 어떻게 봐주려고 했는데"
"..."
"여자선배가 밥사주고 술사준다고 덥석 밤에 약속잡은건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돼?"
"..."
김종인 얼굴이 점점 굳어지는 게 보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쁜 새끼..
변명이라도 하지...
"질렸으면 나한테 말했어야지"
"..."
"왜 나 더 비참하게 만들어"
"..."
"니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헤어지자"
헤어지자고 말해버렸는데,
난 아직도 김종인을 너무 사랑해서
슬펐다.
-
큰 종량제 봉투를 꺼내서
액자, 생일선물로 받았던 인형, 반지 같은건 모조리 다 찾아서
집어넣어버렸다.
3년이란 시간은 왜 이렇게 더럽게도 길었는지,
집 안에는 온통 김종인 생각만 나게하는 물건들 투성이었다.
다 채우고 보니 봉투 하나를 다 채우고도 남았다.
집 앞 쓰레기장 앞까지 질질 끌고 가서 버리려고 했는데
3년동안 버린 시간이 아까워서
그냥 집으로 도로 들고와버렸다
-
항상 김종인과 함께 술을 마시던 집 앞 포장마차에 갔다
아주머니는 날 보더니
"아가씨, 오늘은 잘생긴 총각 어디 갔다버리고 혼자 오셨수?"
라고 하셨다.
나는 그런 아주머니를 보고는 살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 잘생긴 총각, 제가 그냥 갖다버렸어요"
"아이고, 쯧쯧. 그 총각, 너무 잘생겼다했더니 얼굴값했나보제?"
"아줌마 눈치 너무 빠르시다. 아픈데 찌르지 말고 소주한병, 맥주한병 줘요"
"그려, 내가 서비스로 오뎅도 한사발주께"
술의 쓴 맛을 잘 견디지 못하는 날 위해
항상 김종인이 소주 두 병과 맥주 한 병을 시켜서
나는 소맥 만들어주고 자신은 소주를 비우고 했었는데
오늘은 나 혼자서 이 두 병을 다 비우게 생겼다.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이미 주량을 훨씬 넘었는데도
취하지가 않았다
마셔도, 마셔도,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졌다.
한잔씩 털어넣을때마다
자꾸 눈물이 났다.
-
"아줌마, 여기 ㅅ..."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다 풀린 눈으로 살짝 돌려보니
흐릿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느낌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람이었다.
"...ㅇㅇㅇ?"
점점 나한테 오는 것 같았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다가오는 것만 같아서
스르륵 눈이 감겼다.
-
기분좋은 향긋한 냄새가 나고
구름위를 동동 떠다니는 것 같이 몸이 덩실덩실 움직이고
색색 하는 숨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서
나도 모르게 살짝 웃고있다가 눈을 떴더니
난 김종인에게 엎혀있었다.
"...씨발새끼"
술기운을 빌려
차마 못했던 말을 했다
"일어났냐?"
"개새끼...넌 욕 먹어도 싸"
"알아"
"나쁜 새끼...보는 눈도 존나 없는 새끼..."
평소에 내가 아이씨 라고만 해도
말 이쁘게 하라며 타박을 주던 김종인이었는데
등에 엎혀서는 쌍욕만 해대는데도
계속 알아, 알아 라는 말만 했다.
"전엔 그렇게 욕하지 말라더니"
"..."
"이제 지꺼 아니니깐 말 막해도 관리안하겠다 이거야?"
괜히 대답하지 않는 김종인이 미워져서
등을 퍽퍽 치면서 말했다.
"그럼"
"..."
"다시 내꺼하자고 하면 할래?"
"..."
"나 너 욕하는 거 듣기 싫어
이렇게 혼자 술마시는 것도 보기 싫어"
"니가 무슨 상관인데"
등을 퍽 치면서 니가 무슨 상관이냐고 대답하자
김종인은 그냥 피식 웃더니 대답했다
"솔직히"
"..."
"나 너 좀 질리는 것 같았거든"
"...시발"
"아 욕 좀 하지말고 들어봐"
"네네, 근데 니 같으면 욕이 안나오겠냐, 이 시발새끼야?"
"그래, 나 진짜 욕먹어도 싼데 나 할 말만 좀 하자. 그 담엔 욕 맘껏 하게 해줄게."
"그래, 안끼어들테니깐 말해봐"
이렇게 김종인과 예전처럼 이야기하는게 신기했다.
몇일전까진,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니가 너무 편해서 그랬나봐"
"..."
"예쁜 여자한테 자꾸 눈길가고 막 그랬는데"
"...후.."
"걔넨 얼굴만 이뻤지, 머리에 든게 없어.
말도 안통해."
"..."
"너 만한 여자 없더라"
너만한 여자 없다고 말하는데
왜 그렇게 자꾸 웃음이 나던지
다른 여자 둘러보고 나한테 돌아온 놈이지만,
다른 여자 별 볼 일 없더라, 하는 생각 채우고 돌아온것 같아서
내가 최고라고 하는 말 같아서
자꾸만 웃음이 샜다.
"이제 알았냐?"
"원래 알고 있었어. 잠깐 착각했을 뿐이지"
"그럼 내가 최고라고?"
"응"
귀여운 것
"그럼 내가 너한테 아깝겠네"
"어?"
"게다가 넌 이렇게 좋은 여친 놔두고 바람 피다 온 새끼고"
"바람은 아니지, 니가 나 먼저 깠잖아"
"그거나 그거나. 어쨌든! 너도 말대답하지 말고 가만히 내 말이나 들어"
"아, 네네"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 더 놀려먹어야겠다.
"그리고 나 이대로 다시 너 받아주는거 억울해.
누군 예쁜 여자 만나고 볼 재미 다봤는데, 나도 너보다 훨씬 멋있는 남자랑 연애는 하고 생각해봐야지"
"야!!!!"
"뭐"
"하지마하지마"
"그런게 어딨어. 나도 바람필거야"
"못해, 나보다 훨씬 멋있는 남자가 어딨어, 그냥 나한테 와"
원랜 이런 말도 부끄러워서 잘 못하던 애였는데
오늘 따라 왜 이렇게 귀엽게 말하는지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은 지경이었다
"그리고 너 아직 나한테 다시 사귀잔 말 안했거든"
"다시 사귀자"
"..."
"내가 몇배는 더 잘할게, 평생 너한테 갚으면서 살게."
"..."
"미안해. 나 진짜 욕먹어도 싼 놈이야.
진짜 나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연락할 생각도 못하고 있었어.
나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게 해줄까라고 생각도 해봤는데,"
"..."
"내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다른 사람한테 주기 싫어.
이렇게 다시 안 잡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어."
사근사근 음악처럼 들리는 김종인의 두번째 고백은
너무 달콤했다.
"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이거 방탄 찐팬이 올린 위버스 글인데 읽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