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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
   


   
   레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아까부터 누군가가 자신의 뒤에 가까이 붙는 것이 느껴졌다. 처음엔 그저 버스에 사람이 많아져 가까워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목 뒤에서 거칠게 숨소리를 내뱉는 것을 보아하니 아예 처음부터 불순한 목적으로 제 쪽에 온 듯했다. 남들에 비해 유독 목 부근이 예민한 레이는 다리에 힘이 풀리려는 것을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었다. 아랫입술을 더욱 세게 깨물었다. 버스 손잡이를 잡은 손에 힘을 실으려 했지만 뒤에서 계속 달라붙어 치근대는 통에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자신의 뒤로 불쾌한 무언가가 닿았다. 딱딱한 감촉에 기분이 나빠졌다. 레이가 그를 피해 몸을 옆으로 틀었으나 그 또한 몸을 움직여 레이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레이의 눈이 질끈 감겼다. 레이의 등에 밀착해오는 그의 몸에 역겨운 땀냄새가 훅 끼쳤다.
   이번 정거장은, XX동, XX동입니다. 꽉 찬 버스에서 사람들의 웅성대는 소리 사이로 버스 안내방송이 들렸다. 레이는 속으로 학교까지 몇 정거장이나 남았는지 세보았다. 다섯 정거장, 생각보다 많이 남은 정거장 수에 레이는 눈을 감은 채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에 겨우 숨겼던 커다란 귀가 금방이라도 봉긋 솟을 것 같았다. 머리 위에 손을 얹고 혹시 귀가 솟고 있지는 않을까 눌러보았지만 다행히 아직 멀쩡한 듯 차분한 머리카락만 만져졌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몸을 다시 옆으로 틀으려는 레이의 귀로 그가 뭐라 속삭였다.
   



   
   ‘토끼구나’
   
   



   착 가라앉은 그의 목소리에 소름이 끼쳤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반쯤 풀린 눈으로 저를 보고 있었다. 눈은 풀린 주제에 입은 웃고 있다. 당황한 레이의 모습이 즐거운 모양이었다. 레이가 황급히 눈을 돌렸다. 불쾌한 기운이 레이의 온몸에 쌓였다. 세훈의 말을 듣는 것이었다고, 후회했다. 같이 가자고 하는 세훈에게, 전날 싸웠던 것이 떠올라 거절하고 혼자 왔다.
   생각해보면, 싸운 이유도 사소한 것이었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부재, 그 뿐이었다. 열등감과 경계로 가득한 레이와 제멋대로인 세훈은 종종 의견충돌이 일어났는데 어제도 같은 경우였다. 평소와 달랐던 점이 있다면 몇 번 말다툼이 오고 가다가 항상 져주곤 했던 세훈이 레이에게 송곳니를 드러냈다는 것. 레이는 세훈을 향해 끝까지 이것저것 따졌으며, 성격 급한 세훈은 결국 겁도 없이 기어오르는 레이에 폭발하였다. 잠깐 겁을 준다는 것이 조절이 안되어 커다란 송곳니를 보이고 말았다. 그 덕에 일개 토끼에 불과한 레이의 몸이 벌벌 떨렸다. 세훈의 기백, 그 위압감에 레이는 이미 제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봉긋 솟은 두 귀가 힘 없이 축 쳐졌다. 두 발이 굳어 움직일 수도 없었다. 온전한 토끼, 세훈은 제 앞에 있는 것이 누구인지 잊은 듯 온 몸의 털이 쭈뼛 선 잗다란 것을 향해 크게 울부짖었다. 그 뒤의 기억은 없었다. 눈을 떠보니 자신은 세훈의 침대 위에 누워있었고, 세훈은 그 옆에 앉아 자신의 손을 꼭 잡은 채 잠든 상태였다.
   세훈은 일어나자마자 저에게 사과했다. 레이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세훈은 계속 레이의 눈치를 보았다. 레이는 그런 세훈이 어색했다. 사과하고, 미안해하고, 자책하는 세훈이 어색했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하는 세훈의 말을 거절했던 것이다. 거절했다기 보단 일방적으로 피한 것이었지만-
   



   
   세훈…
   
   



   불리할 때만 세훈을 찾는 자신에게 질색하면서도 정작 그런 상황이 되면 세훈을 찾게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정류장에 도착했는지 버스가 멈추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이제 네 정거장 남았다- 라고 생각하는데 제 뒤에서 느껴지던 꺼림칙한 느낌이 사라졌다. 짧은 순간이었다.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버스 밖으로 떨어져나갔다. 익숙한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 끌었다. 자신을 잡아 끄는 남자의 뒤통수를 보며 ‘세훈이 같아’ 라고 생각했다. 버스에서 내린 뒤 자신을 꼭 끌어안는 남자에게서 이질감이라고는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세훈…? 조심스럽게 세훈의 이름을 부르자 남자가 자신을 안던 팔을 풀고 제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렇게 듣고 싶었던 목소리에 레이가 울컥 눈물을 쏟아내려 하자 세훈이 그 큰 손으로 레이의 뺨을 쓸었다. ‘괜찮아.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다정하게 말한 세훈이 등을 돌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그에게 다가갔다. 세훈이 주머니에 손을 꽂고 우스꽝스러운 모양으로 쓰러진 그의 배를 짓밟았다. 으윽, 아픈 모양인지 그가 앓는 소리를 낸다. 세훈이 눈을 휘어지게 웃으며 발로 툭툭, 그의 허리를 찼다. 세훈의 다리가 무심하게 그의 머리 위로 옮겨졌다. 머리 위로 드리운 그림자에 그가 황급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허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아 휘청댔다. 가소롭다는 듯 세훈이 비웃었고, 다시 그의 배를 발로 차 넘어뜨렸다. 그의 살갗 위로 투명한 비늘이 올라왔다. 눈을 내리깔고 그를 보던 세훈은 나직이 뭐라 내뱉었다.
   



   
   ‘뱀?’
   ‘…아나콘다’
   



   
   풋, 세훈이 일부러 소리 내 비웃었다. 호랑이? 그가 겨우 목소리를 내어 물었다. 세훈은 이 상황이 즐거웠는지 ‘글쎄-‘라며 일부러 말 끝을 질질 끌었다. 위협 없이도 위험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자신과 세훈의 레벨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챈 듯 했다. 그 동안 봐왔던 다른 맹수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너는 뭐냐, 그가 다시 되물었지만 세훈은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뭐일 거 같은데? 차갑게 웃은 세훈이 그의 머리를 세게 짓밟았다. 둔탁한 소리가 반복해서 울렸다.
   그의 얼굴이 여기저기 터져 보기 흉했다. 세훈이 질척하게 피로 묻은 신발 밑창을 아스팔트에 긁었다. 붉은 빛이 회색 아스팔트에 묻으면서 진갈색으로 변했다. 세훈은 엉망이 된 그를 뒤로 하고 레이에게 다가왔다. 겁 먹은 레이는 눈을 제 손으로 가리고 있었다. 레이의 손을 끌어내리자 반쯤 눈물이 차오른 레이의 눈이 세훈과 마주쳤다.
   
   

   
   ‘세훈….’
   ‘괜찮아요? 그러니까 나랑 같이 가자니까’
   
   

   
   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세훈이 레이의 등을 토닥였다. 추워- 등에 닿는 세훈의 손이 차가웠다. 세훈이 다시 레이를 꼭 끌어안았다. 손은 차가운데 세훈의 품은 따뜻해서, 세훈이 자신을 안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으면 해서, 레이는 가만히 눈을 감아 세훈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었다.










* * *




으으 쓰다가 기빨려 죽는줄 알았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손고자인데다가 섹피는 보지도 않았으면서 막지르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목은 섹피인데 쓰니는 섹피세계관이라고는 동물나온다는거밖에 모른다는게 함정
참고로 씽씽이는 롭이어토끼입니다. 귀쳐진토끼 있잖아여 그거 귀여운그거...
씽씽이볼때마다 토끼랑 참 잘어울린다고 생각하고있었는데 어제 동물원가서 토끼보고 으으 씽씽이ㅠㅠㅠㅠㅠㅠㅠㅠ라고 우럭우럭하고있는 본인 발견


그렇다면 세훈이는 뭘까여
는 안알랴줌


은 다음편에 나와여ㅎㅎㅎㅎㅎㅎ

는 사실 다음편 언제쓸지 몰라요 주간연재가 될지 월간연재가 될지 저도 모름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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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하아... 자까님........ㅅ ㅏ랑합니다 항상 좋은글 써주셔서.... 저는 오늘도 여기에 누워요..... 토끼 씽이라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머릿속에서 망상이 퍽발하네요 땀땀...... 주간이든 월간이든... 항상 기다릴게요 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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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사랑합니다ㅜㅜㅜㅜㅠㅜㅜㅜ피스톨즈는 사랑이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토끼 이씽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 아 세씽 영업당할듯ㅜㅜㅜㅜㅜㅜㅠㅡㅠ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ㅜㅜㅠ작가님 정말 사랑합니다 다음편 기다릴게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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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레이 귀엽다!!세훈이가 레이 위험할때 흑기사처럼 똭~~~!!!!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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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ㅊ,,.처음이야 세훈레이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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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ㅠㅠㅠㅠㅠㅠ세씽 ㅠㅠㅠㅠㅜ작가님 기다립니다ㅠㅠ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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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헐...세씽이라니...섹피라니...!자까님 사랑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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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 세후니는.뭘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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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사랑해요 진짜퓨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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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레이가토끼라니,,,,!!너므 좋탸...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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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으아ㅜㅜㅜ세씽에 섹피라뇨ㅜㅜㅜ완전 제취향저겨규ㅜ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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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헐 씽이가 토끼 역시 씽이는 토끼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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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ㅠㅠㅠㅠㅠㅠㅠㅠ 토끼씽은 사랑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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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3
하ㅠㅠㅠㅠㅠ 토끼씽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세후니는 뭐져ㅋㅋㅋ 뭔가 쎈동물일것 같다며 아 세씽행쇼해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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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4
토끼라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여ㅠㅠㅠㅠㅠㅠㅠ흐규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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