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카디] 감정 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2/1/c21e1a4673bbae4839ea1bebcd5e87a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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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왔다. 아침에 나온 일기예보대로 7시쯤 되자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건물 밖으로 나오자 아까 전 창문 너머 확인했던 것과 대비되게 바닥에 빗물로 그득할 만큼 우수수 쏟아졌다. 굵은 빗줄기가 하염없이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비 내리는 풍경을 주시하다가 하늘을 올려봤다. 날도 어둡고 먹먹하게 끼인 구름으로 가득 차 달빛이 보이지 않아 어둠만이 잠식했다. 쌀쌀한 밤공기가온몸을 싸고돌자 몸이 오들오들 떨려 움츠렸다. 빨리 집에 가고 싶다. 작게 웅얼 거리던 경수가 가방 속에 챙겨둔 우산을 꺼낸 뒤 펼치려는 순간에 핸드폰이 울렸다. 하던 짓을 멈추고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 액정을 바라보니 '김종인'이라고 적혀진 세 글자가 눈에 선했다. 바탕 화면에 여실히 김종인에게서 온 전화가 화면에 비치고 있는데 생소해서 믿기지 않았다. 숨을 크게 한 번 들이쉬고 목소리를 가다듬다가 이내 전화를 받자 나른한 음성이 귓가에 울렸다.
"도경수."
"응."
"비 와."
"알아."
"끝났어?"
"응."
"우산은."
우산은. 김종인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없어."
"내가 아침에 챙기라고 했지."
"...."
"기다려. 갈 테니까 괜히 비 맞지 말고. 근처에 우산 파는 곳도 없잖아."
"응."
대답을 듣자 미련 없이 전화가 끊겼다. 손에 잡힌 우산을 도로 가방 깊숙이 넣었다.
"도경수."
"응."
"비 와."
"알아."
"끝났어?"
"응."
"우산은."
우산은. 김종인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없어."
"내가 아침에 챙기라고 했지."
"...."
"기다려. 갈 테니까 괜히 비 맞지 말고. 근처에 우산 파는 곳도 없잖아."
"응."
대답을 듣자 미련 없이 전화가 끊겼다. 손에 잡힌 우산을 도로 가방 깊숙이 넣었다.
***
십오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저기 정문 앞에서 종인이 걸어오고 있었다. 아까보다 제법 그쳐진 비를 보며 뛰어가려는 자태를 취하려다가 아까 전 통화 내용이떠올랐다. 괜히 비 맞지 말라는 종인의 말. 그 말은 비 맞으면서 집에 오지 말라는 말이었으나 단순히 비 맞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였다. 언젠가 한 번 오늘과 같이 비슷한 상황이 벌여진 적 있었다. 그날도 야자를 끝마친 자신은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어 데리러 오겠다는 종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만치 걸어오고 있는 종인을 향해 뛰어가니 무슨 일인지 인상을 찡그리고선 자신을 반기지 않았다. 자신 때문에 화난 줄도 모르고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종인의 대답을 듣고선 알고 있던 종인의 성격이 더욱 뚜렷해졌다. 종인은 자신의 말을 조금만 어겨도 싫어하는 타입이었다. 고집 있고 주장 강하고, 한 마디로 옆에 두면 골치 아픈 사람. 그런데도 종인이 주변 이들에게 미움받지 않는 이유는 종인 특유의 분위가 다른 사람을 압박하는 경향이 있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에서중점을 둘 수 있다. 사람을 이끄는 매력 같은 것 들도 있고. 딱히 직접적으로 가하지 않는 것이 확실한데 종인의 분위기나 말투, 억양 같은 것들이 합쳐져 원하는 쪽으로 방향이 흘러가는 것이 다분했다.
특히 경수에겐 그 작용이 심했다. 종인 말이 곧 법칙이었다. 종인도 그런 경수를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경수가 종인이 한 말에 본의 아니게 살짝만 어긋나는 경우가 있어도 싫어했다. 경수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러워했다. 사실 비도 어느 정도 그쳤고 가까운 거리에 종인이가 보였기에 빨리 만나기 위해 비를 잠깐 맞은 경수를 제3차 입장에선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로 경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종인이 비를 맞지 말라고 했음에도 잠깐 비를 맞았다는 이유로 화가 난 것이 문제였다.
저번 일이 떠오른 경수는 뛰어가려던 걸 멈추고 가만히 종인이 마저 올 때까지기다렸다. 머지않아 종인이 도착했다.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경수에게 건네주자 경수가 덥석 받고선 우산을 펼쳤다. 집에 우산은 총 다섯 개가 있는데, 공용으로 쓰는 게 아닌 각자 한명 당 하나씩 자신의 것이라고 정해진 우산들이었다. 남은 하나의 우산은 아무도 쓰지 않은 쇠가 녹슨 낡은 검은색 우산이었는데 만일을 대비해 버리지 않고 남겨두었던 것이었다. 저마다 가져갔으니 제 손에 든 것은 당연히 검은색 우산이었다.
저번 일이 떠오른 경수는 뛰어가려던 걸 멈추고 가만히 종인이 마저 올 때까지기다렸다. 머지않아 종인이 도착했다.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을 경수에게 건네주자 경수가 덥석 받고선 우산을 펼쳤다. 집에 우산은 총 다섯 개가 있는데, 공용으로 쓰는 게 아닌 각자 한명 당 하나씩 자신의 것이라고 정해진 우산들이었다. 남은 하나의 우산은 아무도 쓰지 않은 쇠가 녹슨 낡은 검은색 우산이었는데 만일을 대비해 버리지 않고 남겨두었던 것이었다. 저마다 가져갔으니 제 손에 든 것은 당연히 검은색 우산이었다.
"우산 가져가려고 봤는데, 우산 안 가지고 간 거 아니었어?"
"가져갔어. 그런데 잃어버렸어."
"뭐야. 깜빡하고 안 가져 간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였어?"
"응."
"웬일이야 도경수. 그런 일도 있고."
"가져갔어. 그런데 잃어버렸어."
"뭐야. 깜빡하고 안 가져 간 게 아니라 잃어버린 거였어?"
"응."
"웬일이야 도경수. 그런 일도 있고."
우산을 펼치고 있는 경수를 보며 무심하게 건넨 말에 경수의 대답을 듣고 의외라는 듯이 웃어 보였다. 평소에 꼼꼼하던 경수는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흔치 않았다. 반면에 자주 잃어버리는 종인은 웬일로 잃어버렸다는 경수의 말에 신기한 일인 것 마냥 경수를 쳐다봤다.
"그럴 수도 있지, 뭐."
"보통 그러지 않았으니까 신기한 거지."
종인은 밸런스가 안 맞는 걸 좋아했다. 이렇게 의외인 상황을 좋아하거나 사람으로 치면 반전 매력에 환장했다. 그래서 종인은 내가 좋다고 했다. 좀 더 확실하게 말하면 좋다는 감정보단 재미있단 쪽에 가깝기도 했다. 가끔씩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는 종인을 보며 경수는 이해하질 못 했다. 자신은 어디론가 튈지 모르는 성격도 아니었고 뻔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라고 들었다. 경수 일상 패턴이나 하는 행동들이 지루하다고 주변 친구들이 말 한 이야기와는 반대로 자신을 재미있다고 말하는 종인은 어딘가 속해진 범위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분 동안 걷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려고 우뚝 멈춘 경수를 종인이 잡아끌었다.
"걷자."
"걸으면 40분은 더 걸어야 할 텐데."
"비도 꽤 잠잠해졌잖아."
"안 귀찮아?"
"안 귀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보통 그러지 않았으니까 신기한 거지."
종인은 밸런스가 안 맞는 걸 좋아했다. 이렇게 의외인 상황을 좋아하거나 사람으로 치면 반전 매력에 환장했다. 그래서 종인은 내가 좋다고 했다. 좀 더 확실하게 말하면 좋다는 감정보단 재미있단 쪽에 가깝기도 했다. 가끔씩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는 종인을 보며 경수는 이해하질 못 했다. 자신은 어디론가 튈지 모르는 성격도 아니었고 뻔하고 고지식한 사람이라고 들었다. 경수 일상 패턴이나 하는 행동들이 지루하다고 주변 친구들이 말 한 이야기와는 반대로 자신을 재미있다고 말하는 종인은 어딘가 속해진 범위 속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몇 분 동안 걷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려고 우뚝 멈춘 경수를 종인이 잡아끌었다.
"걷자."
"걸으면 40분은 더 걸어야 할 텐데."
"비도 꽤 잠잠해졌잖아."
"안 귀찮아?"
"안 귀찮아."
웬 고집인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거린 경수가 종인을 따라 걸어갔다. 오늘따라 평소보다 피곤한 경수는 내심 걷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종인의 말을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만히 종인의 곁에서 걷다가 핸드폰만 붙잡고 있는 모습을 쳐다봤다. 시선이 안 느껴지는지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톡톡 타자를 치던 종인이 대뜸 고개를 돌려 옆을 보자 깜짝 놀란 경수가 흠칫했다. 그 모습이 웃겼는지 부스스 웃던 종인이 경수가 쓰고 있던 우산을 빤히 쳐다봤다. 멀뚱멀뚱 종인만 보고 있던 경수는 우산을 쳐다보는 종인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파악을 못해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한참 바라보고 있던 종인이 입을 열었다.
"우산 그거 쓰지 말고 이리 와."
"응?"
"그 우산 너무 낡았어. 그냥 내거 같이 써."
"뭐야 그게. 비 안 맞으면 그만이잖아."
"아니야. 마음에 안 들으니까 쓰지 마."
"우산 그거 쓰지 말고 이리 와."
"응?"
"그 우산 너무 낡았어. 그냥 내거 같이 써."
"뭐야 그게. 비 안 맞으면 그만이잖아."
"아니야. 마음에 안 들으니까 쓰지 마."
종인은 순 고집불통이었다. 애초에 낡아서 못쓰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모를 텐데 우산은 어느 정도 쓸만했다. 낡았다는 이유로 버리라는 것은 어딘가 부족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반박할 수 있었음에도 굳이 대꾸하지 않았다. 매번 그렇듯 경수는 종인을 대할 때면 한 발짝 물러서서 양보하곤 했다. 경수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배려하는 성격 또한 아니었다.전 당선만 유지할 뿐 더도 덜도 아닌 딱 자신과 상대방에게 손해가 가지 않도록 행동했다. 호의는 귀찮을 뿐이었다. 종인만 예외하고.
처음 만났을 때부터 종잡을 수 없던 종인, 종인은 경수에게 그런 존재였다. 종인은 어딘가 남을 끌리게 만드는 마력 같은 게 있음이 분명했다. 안 그러면 자신이 이럴 리가 없었다. 종인의 말투나 행동이나 분위기나 눈빛이나, 뭐라고 딱히 콕 집어서 이것이라고 표현할 순 없지만 종인 본연의 특색이 경수를 그렇게 만들었다. 경수는 종인이 좋았다.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것 같았다. 아무도 휘어잡지 못 했던. 혹은 휘어잡지 않았던 자신을 쥐었다 펴락 하는 게 좋았다. 종인이 하는 하나하나의 행동이 경수를 의식하고 하는 것인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그 나른한 눈빛이, 얼핏 보면 피곤에 찌든 듯이 풀린 눈빛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면 희열을 느꼈다. 꼭 관심을 주는 것 같아서. 꼭 제 자신을 속까지 아는 듯한 그 눈빛이, 그 아찔함이 좋아서.
쓰던 우산을 접고 종인과 우산을 같이 썼다. 만족하듯 씩 웃어 보인 종인이 이내 다시 핸드폰을 바라봤다.
쓰던 우산을 접고 종인과 우산을 같이 썼다. 만족하듯 씩 웃어 보인 종인이 이내 다시 핸드폰을 바라봤다.
"누구랑 카톡해?"
"여자친구."
"아..."
종인에게 한두 달 정도 된 여자친구가 있었다. 예전에 우연히 종인이 어떤 처음 보는 여자와 있는 것을 목격했다. 예전부터 여사친도 많았고 여자친구가 자주 바뀌는 터라 아무 생각 없이 집에 돌아왔다. 자신을 반긴 종인이 활짝 웃으면서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여자친구가 생겼다고 자랑을 하길래 아까전에 길 가다가 봤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어떠냐고 묻자 예쁘다고 대답했다. 확실히 옆에 있던 종인의 여자친구는 얼굴이 예뻤다. 저번에는 화장도 짙고 기 세게 생긴 여자와 사귀더니 이번에는 청순한 게 순수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도 좋았고 보통 이상 보다 훨씬 얼굴이 잘났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 표정 없이 대꾸하자 재미가 없어졌는지 방금 전까지 달라붙더니 그새 떨어져선 티브이를 시청하는 종인을 보며 갸우뚱 거렸다. 부러운 척을 했어야 했나.
그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다. 이번에는 마음에 들었는지 예전과는 달리 오래 사귀는 편에 속했다. 종인은 금방 흥미가 사라져서 처음 사귈 땐 죽어라 퍼주더니 날이 가면 갈수록 건성 건성 하기 마련이었다. 그 때문에 집 앞에 찾아와서 난동을 부리는 여자도 있었고 어쩌다 종인과 같이 길을 걸을 때 운이 나빠 종인의 여자친구라도 본다면 그 여자친구는 종인에게 잔소리를 하기 십상이었다. 연락은 왜 안 하느냐, 하다못해 답장 안 하고 잠적하는건 무슨 의미냐, 헤어지자는 거냐, .... 여자가 일방적으로 매달리는 건 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 보니 종인에게 문제가 있었다. 가만 보면 종인은 나빴다. 가끔씩 종인의 여자친구들이 불쌍하다고 느낄 만큼 종인은 나빴다. 그런데 이번엔 꽤 오래간다. 애정도 안 식었는지 핸드폰을 놓지 않는다. 뭐, 그러려니 넘겼다. 자세히 그 여자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 속에 남은 그 여자는 꽤 마음에 들을 법 했으니까. 종인이 여자친구 있다고 해서 제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라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앞을 바라봤다.
"나 어디 가봐야겠다."
"응?"
"여자친구가 잠깐 만나쟤."
"아, 알았어."
집에 도착했을 때, 이제 막 도어락을 열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데 종인이 여자친구를 봐야한다고 하길래 잘 가라고 인사했다. 시간은 벌써 열한시를 넘었는데 만나서 뭐하는걸까. 딱히 큰 신경은 안써져서 집에 들어왔다. 신발을 벗고 방에 들어가 가방을 책상 옆에 놓았다. 피곤하다.... 집에 오자마자 누적된 피곤이 확 끼쳤다. 느릿느릿 교복을 벗었다. 귀찮아도 끝까지 벗은 교복을 가지런하게 정리 한 뒤에 잠옷으로 갈아 입고 샤워할 생각도 안한 채 침대에 풀썩 누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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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 암호닉 신청해주신 준짱맨님이랑 베돈크님 고맙습니다! 글 봐주시는 님들 ㄷㅑ릉ㅎㅐㅇㅕㅈㅔㄱ 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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