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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박찬열] 을의 연애 上 | 인스티즈

 

 

을의 연애 上

 

 

 

 

1시간. 2시간. 장장 두 시간이 지났음에도 울리지 않는 핸드폰이 익숙한 듯 멍-하니 천장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누워있었다. 창 밖도 조용하고 바람도 좋고 햇빛도 나른하게 비치는 오전, 두통에 깬 잡을 다시 못 이루는 이유는 하나일거다. 2시간 전 보낸 카톡에 답장이 없는 남자친구. 아니, 분명 이건 미리보기만 보는 게 틀림 없을 것이다. 그러니까 답장이 없는 게 아니라 답장을 안하는거지. 썩을 새끼.

 

 

 

박찬열 썩을놈아

 

 

 

다시 한 번 메세지를 전송하고 베개를 끼고 엎드려 눈만 깜빡거리고 있자 얼마 안 가 카톡! 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휴대폰이 울었다.

 

 

 

뭐?

 

 

 

뭐라니. 뭐? 뭐라고? 내가 전에 보낸 카톡은 어쩌고 뭐? 뭐라는 답이 왠 말인가. 분명 나는 밥 먹었냐. 씻었냐. 바쁘냐. 하는 물음구조의 문장을 보냈건만 이 망할 놈은 그 물음은 싸그리 씹고 내 마지막 메세지만 보았나보다. 나에게 되물어오는 것을 보니.

 

 

 

뭐가

썩을놈?

썩을놈

 

 

 

 

무턱대고 보낸 욕지거리에 어이가 없었는지 1이 사라지고도 몇 분동안 답장이 없다.

 

 

 

바빠?

 

 

 

다시 한 번 메세지를 보내니 메세지 옆에 1이 생긴다. 뭐야, 읽씹한거였어? 차오르는 짜증을 누르고 또 기다렸다. 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오기로 채팅방에서 나가지 않고 애꿎은 1만 노려보고 있는 것도 잠시, 이번엔 금방 답장이 온다.

 

 

 

안바빠

 

 

 

그럴 줄 알았어. 뻔히 다 보고서 답장 안하는 거라니까?

 

 

 

안바쁘면

끝나고

얼굴 좀 봐

새삼스레

보고싶어?

 

 

 

능구렁이 백마리를 삼켰나, 능글거리는 답장에 헛웃음이 나왔다.

 

 

 

응^^

니 낯짝 보기가 영 힘들어서^^

끝나고 데리러 갈게

집이지?

 

 

 

아까 내던 짜증은 뒤로 밀려났는지 금방 침대에서 튕겨 올라와 옷장을 뒤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입을만 한 옷이 없는지 인상이 찌푸려진다. 이건 저번에 입었구...이건 너무 짧아...이건 불편해...이건 찬열이가 안예쁘다고 했구...이건...아몰라!!! 옷장 문을 세게 닫고 샤워를 할 생각인지 옷을 한꺼풀 한꺼풀 벗는다. 뭘 입든 뭔 상관이야. 패완얼이라잖아? 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늘어놓으면서.

 

 

 

*  *  *

 

 

 

오랜만에 만나는 박찬열의 얼굴에 설레기는 커녕 걸을 때마다 자꾸 말려올라가는 치마가 불편해 죽을 지경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오랜만에 치마도 입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오랜만에 향수를 뿌린 게 어찌도 어색한지, 아파트 현관까지 오면서도 몇번씩이나 갈아입고 올까 하는 생각도 했다. 투덜거리면서 아파트 현관까지 또각대며 걸어가자 보이는 건 일주일만에 보는 박찬열의 얼굴. 그것도 아주 잘생겨진 얼굴이었다. 난 피부도 푸석해지고 살도 빠졌는데 저 새끼 꼴을 보니 왠지 내가 사기꾼한테 속은 기분이다.

 

 

"왜 카톡 읽씹해."

"애인한테 썩을놈이 뭐야."

"딴 년 생겼냐?"

"말 좀 예쁘게 해. 얼굴은 예쁜게 입이 그렇게 험해."

 

 

말 없이 뚱하게 째려보고 있자 그 말간 얼굴로 입꼬리만 올려 웃곤 내 볼을 꼬집는다. 볼을 꼬집는 손에 기분 나쁜 척 한껏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손을 빼내자 그 낮은 목소리로 아-귀여워 를 연신 남발한다.

 

 

"아, 귀여워."

"내가 니네 집 해피냐?"

"아니. 우리 집 나비지 우쭈쭈."

"죽는다 진짜?"

"왜, 침대에서 죽여주게? 나야 좋지."

 

 

아무렇지 않게 침대 얘기를 하는 박찬열을 밀쳐내고 박찬열의 차에 올라탔다.

 

 

"어디 가려고 차까지 가져왔대?"

"홍콩?"

"야 이 미친놈아."

"장난이야. 너 스파게티 좋아하잖아."

 

 

차에 시동을 걸고 내 모습을 한번 쭉 훑던 박찬열은 그제서야 무표정을 하고 내 다리를 쳐다본다. 왜, 뭐. 어쩔건데. 슬쩍 올린 손에 좀 쫄아 흠칫하자 손가락 하나를 들어올려 내 허벅지를 아래에서 위로 쭉 훑는다. 아아, 여기서 느끼면 안돼는데...

 

 

"만지지 마라"

"이건 뭐냐?"

"왜 자꾸 뭐녜. 눈이 있으면 보일 거 아니야."

"그러니까 이건 뭐하자는 거냐고."

"내 맘인데?"

 

 

아 박찬열 놀려주고 싶다. 이 생각이 들자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가방을 슬쩍 옆으로 치우고 뒤로 기대며 다리를 꼬았다. 시선은 여전히 박찬열을 쳐다보면서. 안 가냐고 내가 재촉하자 그제야 다리에서 눈을 떼고 나를 쳐다본다.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자니 좀 위험할 것 같아 내가 먼저 눈을 돌렸다. 아 졌어. 짜증나 진짜.

 

 

"다음에도 이런거 입고 나오면"

"어어- 알았어- 응- "

"몸빼 입힌다."

"어ㅇ...응? 뭐?"

"몸.빼.입.힌.다.고."

 

 

놀라 다시 시선을 맞추자 진심인 듯 정색을 하고 날 쳐다본다. 몸빼라니 미친놈 맞아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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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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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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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징어가을인건가여........신알신하고가여!!!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왠지낯설지않은모습의커플이다..ㅋ...박찬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능구렁이같아ㅋㅋㅋㅋ
12년 전
대표 사진
독자3
ㅇㄴㅋㅋㅋㅋㅋ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읽으면서 현웃ㅋㅋㅋㅋ
신알신하고갈께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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