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내 이름 로이 아니에요."
"맞잖아, 로이."
"아, 맞는데, 로이는 맞는데.. 근데 상우에요."
"로이가 더 좋아."
"..."
한참을 의미없는 실랑이를 했다. 샤워를 막 하고 나와서 고슬고슬한 가운차림에, 침대는 푹신했고 냉장고의 맥주는 달았다. 저절로 뭉근해지는 기분에 괜히 기타를 뚱땅거리던 김상우를 건드려봤다. 너는 참 반응이 재미있어. 나같으면 이런 새끼가 귀찮게 굴면 무시하고 잠이나 잘텐데 말이야. 내가 계속 말을 거니까 집중을 못하는지, 김상우는 기타를 놓고는 내가 앉은 옆으로 선다.
"음, 형은.."
"?"
"눈이 참 예뻐요."
뜬금없이 직구로 날아온 칭찬에 위에서 마주쳐오는 눈을 피했다. 미친놈, 누가 나 예쁜거 모른대. 근데 이렇게 직설적으로 들어보는 건 또 오랜만이다. 남자한테. 내가 시선을 피하고도 계속 내 위로 허리를 굽히고 있길래 비켜,로이. 하며 가슴팍을 살짝 밀었는데 어어, 내가 되려 밀렸다. 야,뭐야? 미간을 찌뿌리며 다시 올려본 김상우는 왠지 내가 말로 설명하기 껄끄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는데, 그게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굳이 설명하자면 마치 서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곰같았다. 왜 곰으로 표현했냐면은 사자나 호랑이라고 하면 존나 멋있어보이니까 맘에 안들어서다. 거기까지 생각하자 귀에서부터 열이 화악 오르는게 아마 내가 화가 났나보다. 화가, 난 걸까?
"..연습할까요?"
"어,어? 뭘."
"언젠가는.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아,그래야지. 어..."
미친 놈, 싱겁기는. 한참을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 기타를 잡는다. 나는 검증된 또라이라 쳐도, 쟤도 좀 이상한 것 같아요. 아니 쟤가 더 무서워요... 몇번 줄을 튕기며 코드를 잡더니 곧 매력적으로 저음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근데 여,옆방에 승우랑 군인아저씨랑 자는데....답지않게 소심하게 핑계를 대보지만 표정을 보니 아까 지혜년 야릴때 표정인게 건드리면 한방 때릴것같다. 젠틀맨 페이스로 죽빵 때릴 것 같은게 착한 형님인 내가 기어줘야 될 타이밍인 것 같은데. 그래, 우리 다 합격해야지! 하하! 되도않는 너스레를 떨며 김상우 옆에 앉았다.
"거기, 너 들어가는 파트부터 해봐. 내가 여자애들 파트 해줄게."
"알았어요."
한개의 악보. 김상우는 기타를 치고 나는 악보를 들고 김상우에게 바짝 기댔다. 접은 무릎이 김상우의 허벅지에 닿는다. 전해져오는 체온이 묘하다. 전해져오는 떨림도 묘하다. 그리고 김상우의 노래가 끊겼다. 동시에 끊긴 기타 선율에 의아함을 담아 김상우를 올려다봤다. 검게 가라앉은 동류의 눈빛이 나를 옭아맸다.
순간, 나는 키스당할 거라고 예감했다.
_______
휴...저번 조각이랑은 안이어져..!!여전히 캐릭터는 싸패 로이킴과 깝치다 잡아먹히는 정준영ㅇ임 ^^
휴 신알신 등록해준 독자들 고맙규 >_<!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조인성은 나래바 초대 거절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