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 벌 을 닮 은 너 에 게
안녕 찬아. 오늘은 너의 생일이더라. 17번째 너의 생일은 둘이서 보냈는데, 일 년이 지난 지금은 너는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더라.
항상 나의 친구로만 보이던 네가 방송에 나와 춤을 추고 라디오에 나와 이야기를 하고 인터뷰를 하고. 나만 그대로였어.
고등학교 1학년. 소극적이던 나에게 다가온 꽃과 같은 너. 너는 나의 첫 짝궁이었지. 네가 말을 걸어주고, 우리가 친해지고, 같이 밥을 먹고. 내가 이런 행복을 누려도 되나? 생
각이 들 정도로 너는 나의 선물이었어.
내가 학교에 가는 이유는 오직 너였어. 점심을 먹고, 운동장 구석 우리만 알던 그 벤치에 나는 앉아서 네가 추는 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어.
" 이름아, 난 나중에 꼭 너랑 같은 무대에 서고 싶어 "
그 날부터, 나의 꿈은 가수였어. 내 소망은 너와 같은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돼버렸어. 나는 항상, 아니 자주 꿈을 꿔. 너와 같은 무대에 올라가서, 나는 노래를 부르고 있
고 너는 춤을 추고 있어. 노래가 끝나면 환호가 들려와. 그렇게 항상 꿈에서 깼어. 꿈에서 깨면 항상 허탈감이 들어. 차라리 꿈에서 깨고 싶지 않더라.
생각해보면 우리 둘은 참 닮은 점이 많더라. 빠른년생인 것, 공부도 그다지 잘하지 않는 것, 음악에 관심이 있는 것, 그리고 생일까지도. 더 많이 있었지만, 너도 기억하고 있을 거라 믿어.
너는 너의 탄생화, 멜리사를 닮았어. 다른 사람이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 항상 지나가지 못하고 돕는 너의 모습에 난 너를 존경했어. 너는 태생부터 박애주의였을 거야. 너는 그
누구도 차별하지 않았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던, 소문이 좋지 않은 아이던지. 그런 너의 모습에 다른 아이들에게 너는 인기가 참 많았었지.
난 너를 존경했어. 그런데 어느 순간 존경이 동경이 돼버렸더라. 너와 함께한 고등학교 1학년은 정말 행복했어. 2학년도 같은 반이 됐을 때 나는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기분이었
어. 그런데 너는 데뷔 준비에 들어가서 학교에 잘 나오지 못했지. 솔직히, 서운했어. 네가 없는 학교에서 나는 없는 존재였어. 혼자라는 소외감을 너라는 공허함이 짓눌렀어.
그러던 어느 날, 네가 학교에서 너의 그룹과 공연을 하러 왔더라. 꿈만 같아서, 눈물이 흘러나왔어. 오랜만에 너와 이야기할 수 있다는 기대를 했어 너무 높아졌더라. 나만의 빛이던 네가, 이제는 너무 빛나서 내가 다가갈 수도 없어졌어. 나는 너만을 보는데, 너는 나를 보지 않더라.
나만 웃으며 봤던 너의 춤을 이제는 사람들이 모두 열광하며 보는데, 기분이 참 묘하더라. 이기적이지만 너를 빼앗긴 기분이었어. 그와 동시에 너무 행복했어.
이제 너는 꿈을 이루고 있구나.
그렇게 네가 데뷔를 하고, 점점 유명해지더라. 라디오에 나오는 너의 목소리가 너무 신기했어. 티비를 틀면 네가 나오고, 너의 이름을 검색하면 너의 얼굴이 나오고. 점점 나는
네가 그리워지고 있어. 그래서, 내 꿈을 이루기 위해. 너와 같은 무대에 서기 위해 나는 너를 잠시 잊어볼까 해. 휴대전화를 없애고, 티비도 보지 않고, 라디오도 듣지 않고 오직
노래 연습에만 집중할 거야. 잠시 나는 너를 잊더라도, 너는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는 항상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어. 나의 동경의 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인 너처럼 무대에 서기 위해 노력할 거야.
꿀벌을 닮은 나의 찬아, 너의 18번째 생일을 축하해. 나는 잠시 너를 잊을 테니, 부디 나를 기억하고 있길 바라.
Q. 혹시 막내 디노군은 첫사랑이 있었나?
A. 있다. 그리고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나의 고등학교 시절, 힘든 연습을 버티게 해준 나의 뮤즈. 꼭 다음에 같은 무대에 서고싶다.
[ 세븐틴의 어느 인터뷰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