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틴/최승철] 이혼 부부 01
【 부제 : 나의 하루 】
나의 하루는 내 집이 아닌 곳에서 시작된다.
이른 아침, 카페 오픈하러가기 전에 들리는 아파트. 익숙하게 도어락을 풀고 들어가면 거실 바닥과 쇼파에 잔뜩 흐트러진 아이의 장난감과 책들.
아이의 손때 묻은 장난감을 하나 둘씩 치우고, 장을 봐 온 식재료로 아침을 준비하는 일.
고슬고슬하게 잘 지어진 밥을 확인하고 밥과 함께 먹을 찌개를 끓이고,
냉장고 속의 반찬을 꺼내 식탁에 올려둔 다음 아이의 숟가락와 어른의 숟가락을 놓아두고 조용히 이 집을 나서는 것.
몇 달 전부터 시작된 내 하루의 일과였다.
"엄마?"
그러다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아이가 집안에서 내 존재를 확인했을 때,
그리고 나를 담은 그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차 오르는 걸 보았을때.
나는 그런 아이를 모질게 내칠 만큼 독한 엄마가 못 됐다.
두 팔을 벌리고 눈물을 매단 채 나에게 안겨오는 아이를 나도 감싸 안아주고
등을 쓸어주면 뭐가 그리 서러운지 내 품에서 펑펑 우는 내 아이는 작은 입을 열어 말을 한다.
"승준아 왜 울어, 울지마"
"흐윽...엄마 왜 만날 승주니 안 보고 가써?"
"아니야, 엄마가 왜 승준이를 안 봐. 엄마 만날 와서 우리 승준이 봤어. 우리 승준이 자고 있길래 안 깨운거야"
"흐으..어마는 승주니..흑.. 안 보고시퍼써? 승주니는..끅, 만날 엄마 보고시퍼서 울어써"
끅끅거리며 울던 아이는 혹시라도 내가 또 자기를 두고 갈까봐 작은 두 손으로 내 옷깃을 꼭 쥐고는
아직 어려서 부정확한 발음으로 자기가 하고싶었던 말들을 쏟아냈다.
그런 아이를 보고 있는 나도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울컥하고 차오는 감정에
새어나오려는 눈물을 애써 숨기며 말했다.
"이제 뚝하자, 승준이 이제 그만 울자. 승준이 계속 울면 엄마 마음이 아파"
"흐으...끕.."
"아빠 아직 주무시잖아. 뚝 하고 아빠 일어나시면 아빠랑 같이 밥 먹어. 엄마가 승준이 좋아하는 계란말이 해 놨어."
"...엄마는? 엄마는 승준이하고 같이 밥 안 먹어?"
"엄마는 커피 만들러 카페 가야지, 엄마가 뽀로로 틀어줄테니깐 그거 보고 있으면 안될까?"
가야한다는 내 말에 아이의 눈에는 그쳤던 눈물이 다시 차오르더니
아까보다 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흐으, 엄마.. 흑.. 엄마도 아빠랑 나랑 같이 살면 안대? 흐으.."
"...승준아..."
"흐으, 열 밤만 자면 엄마 다시 온다며, 흑... 근데 엄마 안 왔자나..."
"..."
아이가 숨이 넘어갈 듯 대성통곡을 하며 울자 열리지 않을 것 같던
방문이 열리며 그가 나왔다.
"...최승준, 왜 울어"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아이에게 말하며 아이에게로 향하던 시선이
아이의 손에 옷깃이 붙잡힌 채 어정쩡하게 있는 나에게까지 미치자 그도 당황했는지 한 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내 옷깃을 붙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아이가 그에게 달려간 것은 한 순간이였다.
그 작은 손으로 주먹을 쥐고는 자기보다 한참이나 큰 그의 다리에 매달려 주먹으로 그를 때리며 말했다.
"흐으, 아빠가... 아빠가...흑... 엄마 집에 못 들어오게 한 거지?"
"...무슨 말이야"
"아빠가, 아빠가 엄마 집에 못 들어오게 해서,끅, 그래서 엄마가 승준이 보러 못 온거자나... 흐으..."
"..."
"아빠... 엄마도 우리랑 다시 같이 살면 안대?"
"..."
아이는 그를 때리던 작은 주먹으로 그의 옷깃을 붙잡고는
애처롭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런 아이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던 그는 아이에게
짐짓 단호하게 '안돼' 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아이는 " 왜 안대! 아빠 미워!" 라고 악을 쓰며 울었다.
그런 아이를 그대로 안아올린 그는 내려달라고 울고불며 난리를 치는 아이가
안 떨어지도록 꼭 안고는 내게 등을 보이며 말했다.
"...빨리 가 봐. 카페 문 열어야지. 승준이는 내가 달래면 돼."
그런 그의 말에 "...그래" 라는 말만 남긴 채 나올 수 밖에 없었다.
등 뒤로 엄마를 외치던 구슬픈 아이의 울음소리가
귓가에서 한참을 맴돌았다.
-
최승철, 나의 전 남편이 되어버린 사람.
그리고 그와 나 사이에서 태어난 나의 아이 최승준.
몇 달전, 우리 부부는 이혼을 했다.
+
킁, 일단 지르고 보는 저의 패기에 박수를 치고 싶네여...
진짜 급 생각나서 급 쓰는거라 많이 부족하고 내용이 똥일수도 있으니
그저 너그럽게 봐 주시길.....ㅎ
ㄱ, 그럼 전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