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exist ː 공존하는
w. 하얀시계
생각보다 집 안은 고요했다. 답답할만큼 꽉 닫아 놓았던 창문 탓일까, 비 내리는 날을 싫어하던 백현이었지만 그 만큼 답답한 분위기 역시 싫었기에 소심하게 창문 틈을 열어 놓는 것으로 고요함을 달랬다. 금세 '투툭' 하고 떨어지는 빗소리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소파 위에 누운 한 사람과 조금 열린 창문. 무의식 중에 상상했던 자신의 모습은 꽤나 한심해 보였다. 벌떡 일어나 부엌에라도 걸어가 보지만 찬열이 돌아올때까지 집중해볼만한 것은 없어 보였다. '안 늦는다더니.' 하늘은 이미 해를 숨겨 버리고 어두 컴컴한 구름만을 가득 품고 있었다. 결국 백현은 의자 위 널부러지듯 걸려 있던 외투를 집었다.
꼴에 사람은 아니라고 인간이 쓰는 휴대폰 따위 절대 안 쓰겠다던 찬열이었기에 무작정 나왔던 백현의 걸음은 이곳 저곳으로 정처없이 떠돌았다. 게다가 함께한 우산 역시 좋은 상태로 보이진 않아 늦은 시간까지 들어 오지 않는 찬열을 탓하기엔 제일 좋은 타이밍이었다. 빗 줄기가 더 거세졌다. 지나던 길거리 근처 패여진 작은 웅덩이에 굵은 빗줄기가 닿는 것을 보니 찬열이 돌아올것 같진 않아 보였다. 괜한 걸음 했다며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길 앞에 그제서야 제 우산을 쓰고 멀뚱히 서있는 박찬열이 보였다.
"박찬열!"
제 부름에 놀랐는지 찬열은 고갤 홱 돌려 제 쪽을 쳐다보더니 이내 머쓱한 듯 우산을 쥔 손을 괜히 바꾸며 말했다.
"비 오는거 싫어하면서 왜 나왔어."
"비 오는거 싫어서, 좀 그치게 해달라고 말하려고."
"…그칠거야, 곧."
어울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한 마디 하곤 돌아 걸어가는 뒷 모습에 적잖게 당황한 백현은 빠른 걸음으로 쫒으며 물었다.
"비 오는게 정말 나 때문이야?"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앞만 보고 무뚝뚝하게 걸어가는 박찬열만 있었을 뿐. 하지만 그에 지지 않고 몇번 씩이나 되묻는 백현에 찬열은 집 근처까지 묵묵부답으로 계속 걷다 이내 우뚝 멈춰섰다. 대답하려는건가? 키 차이가 조금 나는 위치에 서 있는 찬열을 올려 보려는 찰나 멈춰선 그의 시선 앞엔 예쁜 여자와 걷는 김종인이 있었다. 덜컥 겁이 났다. '종인아, 이러지마.' 속으로 몇번이고 그에게 속삭인 한 마디지만 한 우산 속 함께 걷는 둘에겐 전혀 들리지도, 이곳에 서있는 자신이 보이지도 않는 듯 했다.
"변백현, 넌 저 모습마저 좋단거지?"
아까와는 달리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대답이 없어진 쪽은 내 쪽이었다. 좋다. …좋다. …좋은걸까. 그저 멍하니 서 그 둘이 이 거리를 벗어날때까지 한참을 쳐다보고만 있으니 등만 보이고 서 있던 찬열이 제 시야를 가린다. 마치 날 배려라도 해주는 듯이.
"이제라도 그만해, 저 새끼 그만 버리라고."
여전히 '버린다'란 단어는 제게 익숙하지 못하다. 김종인은 날 사랑해주었다. 다만 지금은 그 사랑 받아야할 차례가 내가 아닐 뿐이지. 하지만 연이어 제 눈이 보이는 낯선 여인과의 네 모습은 내 굳은 믿음에 깊은 흠집을 내는 것과 같았다. 동공이 흔들린다. 박찬열을 향하지도, 그렇다고 김종인의 뒷모습을 향하지도 않는 제 두 눈은 그저 회색빛 콘크리트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조심스레 물었다.
"…찬열아, 넌 그저 내 수호천사라서 이러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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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애매하게 끝나네요..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번 역시 곱게만 봐주신담 사랑해드리겠어요..♥
ㅊ..찬백 만세! 행!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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