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어린 애도 아니고 아직도 그런거 봐요?
귀를 막고 있던 이어폰 틈새로 한심하다는 듯 한 어투의 로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는 줄 알았더니 시끄러운 컴퓨터 본체 소리에 아마 깬 듯 싶다.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던 로이가 이내 내 옆으로 와 내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 한 쪽을 빼내어 제 귀 한 쪽에 꽂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왜?”
“혼자 사는 집도 아니고, 같이 사는건데 배려 좀 합시다.”
“같이 보자고?”
“……제가 이런걸 왜 봐요?”
“룸메끼리 취향 공유.”
“미친, 곧 방 뺄건데요.”
“왜? 섭섭하게.”
난 혼자 있는 집 싫어. 너 나가려면 다른 룸메 구해주고 나가라.
시큰둥하게 말을 내 뱉곤 빼앗겼던 이어폰 한 쪽을 다시 로이의 귀에서 빼내 내 귀에 꽂았다. 아, 한창 강도 높았는데 맥 끊겼네. 이미 지나간 장면을 돌
려보기 위해 다시 뒤로 장면을 돌리자 낯 뜨거운 살색의 향연이 시작 되었다. 그나저나 로이 나이에는 이런거 안 보나? 난 저때 한창이였는데. 뒤에서 약
간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듯 한 표정을 짓고 있는 로이를 보니 장난스레 말을 주고 받긴 했지만 뭔가 신경이 쓰인다. 결국 야동에 맥도 끊겼겠다. 스피커
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빼내곤 엑스 버튼을 눌러 동영상을 껏다. 그러자 로이가 제 침대에 다시 올라가 누우려는 듯 이불을 추스렸다.
“잠 깨워서 미안.”
“괜찮아요, 내일 공강이라.”
“근데 왜 이렇게 일찍 자? 완전 범생이네.”
“아, 뭐가 또 범생이래요.”
“삐졌냐? 잠이나 자라.”
나도 잠이나 자야지. 하는 생각으로 컴퓨터를 종료 시키고 모니터 화면 역시 꺼 버리자 이내 방이 금새 컴컴 해 졌다. 아마 본체 소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밝은 모니터 화면 때문에도 깬 것 같다. 괜스레 단 잠을 깨운 것 같아 미안해서 ‘우유 데워 줄까?’ 라며 말을 건넸지만 삐진건지 잠에 든 건지 아무런 대답
이 들리질 않는다. 결국 귀찮기도 해서 침대에 누우니 어두운 공간 속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로이가 일어나는 소리 인 것 같은데 하긴, 그
짧은 시간 안에 잠에 들 리가 있나. 화장실이라도 가는가 싶어 벽 쪽으로 자세를 돌리자 내 옆구리 쪽으로 뭔가 슬금슬금 올라오는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
다.
“……뭐야?”
벌레인가? 곧 이어 등 뒤로 따듯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리곤 내 셔츠 안으로 뭔가가 들어온다. 뭔 일이 일어 나는거지. 온 몸에 닭살이 돋는다. 몸을 흠칫
떨자 곧 이어 귀에 익숙한 음성이 들려 온다.
“왜 굳이 영상을 봐요? 영상 안 봐도………”
“야, 안 꺼져!?”
아, 미친.
로이의 목소리였다. 이 새끼 설마 나보고 이런 취향 공유 하자는건가? 온 몸에 소름이 돋아 황급히 녀석을 밀어내고 급하게 침대에서 뛰어 내려와선 스위치
를 눌러 불을 켰다. 그러자 방 바닥에 아예 드러눕고 깔깔대며 웃는 얄미운 로이의 모습이 보였다.
“장난 친건데 진짜 놀라네. 형 진짜 싫었나봐요.”
“아오, 씨 진짜 너 죽여버려!”
로이는 이내 바닥에서 일어나선 ‘아…진짜 웃기다.’ 라며 눈물까지 흘렸다. 얄미운 새끼. 놀란 가슴을 추스리곤 다시 스위치를 눌러 불을 껐다. 그러자 다시 내
옆구리로 두 팔이 들어와 내 허리를 감쌌다.
“장난 한번 더 칠까요?”
이번엔 좀 위험한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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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ㅎㄷㄷ;;오글거려;;;;;;;;;;;;;;;;ㅎㄷㄷ;;;;;;;ㅈㅅ;;;;;;;;;
로이준영 행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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