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방학보다 더 바쁘게 지나간 방학이 끝이 났다. 살인적이었던 더위도 한 풀 꺾여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1, 2학년 교실에는 일찌감치 끊어진 에어컨이 선선하게 돌아가는 교실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더위 탓에 살짝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시 끌어모으는 시기였다. 이제 정말 실전이 코 앞이었다. 나도 다르지 않았다. 읽었던 지문을 또 읽어내렸고 봤던 단어집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김태형은 개학 날짜에 맞춰 다시 학교를 나갔다. 몸 상태는 썩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병실에만 있어도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아빠의 판단이었다. 학교에 나가는 대신 다른 데로 새지 않고 곧장 병원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조건 하에 김태형은 등교를 시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학교를 관두다시피 했다. 일교차가 커진 날씨를 견뎌내지 못한 탓이었다. 등교하자마자 보건실에서 살다가 7교시 마치자마자 병원으로 돌아가서 내내 링거를 맞고 있는게 정말로 도움이 될까 싶었던 아빠는 이내 김태형의 등교를 막았다. 처음에는 기를 쓰고 학교에 나가려던 김태형도 학교 가는 길에 쓰러질 뻔한 후로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유난히 문제집에 집중이 안 되던 날이 있다. 눈을 감고도 써내릴 수 있는 수학기호들이 생소하고 자다가 일어나도 그 자리에서 줄줄 외울 수 있는 영어단어들이 지우개로 전부 지워버린듯 기억이 나지 않아 당황스럽기까지 했던 날, 김태형은 그 날따라 유난스레 전화를 걸어댔다. 어디야, 뭐 해, 언제 와.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알 법한 것들을 쉬는시간만 되면 전화해 줄줄 읊어대는 김태형에게 나는 참지 못하고 버럭 성을 냈다.
"어디 있는 지 뭐 하는 지 다 알면서 왜 자꾸 물어?"
-…공주 화났어?
"화 나지. 너 같으면 안 나? 나 학교고 공부하고 있고 오늘은 너한테 못 들러."
-…….
"…전화 그만 해, 태형아. 나 피곤해."
-…….
"끊어. 종 친다."
점심시간이었던 터라 종이 치기까지는 30분 정도가 남아있었지만 매몰차게 전화를 끊었다. 김태형도 알고 있을 것이었다. 내 옆 자리에서 팔을 쭉 뻗은 채 드러누워있어 자는 줄 알았던 박지민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다시 문제집을 펼쳐드는 나를 빤히 바라보았다. 모르는 척 샤프를 들고 지문을 읽어내렸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샤프를 든 채 아무것도 써내리지 못하는 나를 끝까지 바라보고 있는 박지민에 이내 한숨을 깊게 내쉬며 샤프를 내려놓았다. 왜.
"뭘 그렇게 쳐다 봐. 할 말 있으면 빨리 해."
"……."
"아, 뭐."
"솔직히 지금 후회하지."
뭘. 여전히 무표정한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박지민은 제 책상 위에 펼쳐두었던 책 위로 볼을 대고 누웠다. 시선은 여전히 나를 향한 채였다. 새삼스러운 시선에 몸이 뻣뻣하게 굳는 듯 했다. 다시 얕은 한숨을 뱉어내며 두 손에 얼굴을 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 위로 박지민의 손이 닿았다. 느리게 머리를 쓰다듬다 어깨로 내려와 천천히 토닥이는 박지민의 손길에 와락 울음이 터질 것 같아 이를 악물었다.
"후회 하잖아. 그렇게 까칠하게 얘기하지 말 걸, 약은 잘 챙겨먹었냐고 물어라도 볼 걸."
"……."
"너무 그러지 마라. 너 요새 걔한테 안 가지? 맨날 집으로 곧장 가는 것 같던데."
"……."
"얼마나 보고싶겠냐. 너한테 죽고 못 사는 놈인데."
너 건드린 거 김태형이 알면 그 날로 나 목 따이는 거야. 장난스레 웃으며 내 머리를 헝클인 박지민이 책상 위로 널브러진 제 문제집을 챙겨 제 자리로 돌아갔다. 울컥 하는 감정에 물불 가리지 않고 소리를 친 것은 맞았다. 경솔했던 것도 맞고, 내가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것도 맞는데. 고개를 들고 손을 뻗어 책상서랍 안으로 집어던진 핸드폰을 다시 꺼내들었다. 확인 하지 않았던 카톡과 문자가 전화를 매정하게 끊었던 그 시간에 멈춰있었다. 태형이. 하트 하나 붙어있지 않은 이름 위에서 엄지손가락이 배회했다. 제 자리로 돌아가 문제집을 정리하는 박지민의 뒤통수와 김태형의 이름을 번갈아 바라보다 고개를 푹 떨어뜨리며 홀드를 걸었다. 나중에, 나중에 집에 갈 때 잠깐 들렀다 가야겠다.
김태형은 정말 끝까지 점 하나 찍어보내지 않았다. 자습이 전부 끝나고 핸드폰을 확인했지만 와 있는 문자의 갯수는 점심시간과 동일했다. 치기 어린 오기가 피어올랐다. 여태까지 잘 해왔는데 오늘 한 번 성질 냈다고 이렇게 토라져서는. 병원에 들르려던 마음도 싹 사라져 발길을 집으로 돌렸다. 내 옆에서 묵묵히 걸음을 맞추던 박지민이 고개를 들고 발길을 트는 나를 바라보았다. 너 병원 안 가? 의아한 얼굴로 서서 연신 걸음을 옮기던 나를 지켜보던 박지민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피곤해.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던 박지민의 한숨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 했다.
"너 후회해, 진짜."
"……."
"내 말 듣지? 너 후회한다고."
어쩐지 박지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듯 했지만 애써 모른 척 하며 옮기던 걸음을 마저 옮겼다. 박지민이 버스를 타고 가야 할 버스정류장은 우리집 쪽으로 향해야 했는데 끝까지 박지민은 이 쪽으로 걸음하지 않았다. 박지민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지만 더 멀어지기만 할 뿐이었다. 김태형에게 가는 듯 했다. 내가 간다고 상태가 호전 되는 것도 아니고. 무심결에 그런 생각을 했다가 나 스스로 놀라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가 힘들긴 힘든가봐. 길게 한숨을 내쉬며 집으로 향했다.
*
"아직도 연락 안 했냐."
"안 오잖아."
박지민이 나를 한심한 듯 쳐다보았지만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문제집을 쓸어담은 가방을 어깨에 둘러맸다. 2주째였다. 김태형과 내가 냉전을 벌인 지 2주일이 지났다. 괜한 오기를 부린다고 박지민은 나를 타박했다. 물론 나도 모르지 않았지만 어쩐지 고집을 꺾고싶지 않았다. 시도때도 없이 울려대던 알람도 함께 사라져 핸드폰은 조용했다. 간혹가다 숙제가 있다며 알려주는 박지민의 연락이 아니면 일절 연락이 올 데도 없었다. 정독실 열쇠를 집어들고 아직도 제 자리에 앉아 나를 가만히 바라보는 박지민을 재촉했다. 야, 박지민. 집에 안 가냐? 내 책망 어린 말에 그제서야 느릿하게 몸을 일으킨 박지민이 터덜터덜 밖으로 나왔다.
"너 오늘도 안 갈 거야?"
"어딜."
"어디겠어."
"……."
"내가 너 후회한다고 했지."
"…나 피곤해. 가서 문제 덜 푼 거 풀어야 한다고. 빨리 가자."
"김태형 심장 멎었던 건 아냐?"
어? 자물쇠로 정독실 문을 걸어잠그던 손길이 서서히 느려졌다. 야, 장난치지 마. 아무리 그래도 그런 거 갖고 장난 치는 게 어디 있냐. 사정 없이 떨리는 손으로 연거푸 헛손질을 했다. 아, 이거 왜 이렇게 안 들어가.
"내가 미쳤다고 이런 걸로 너 놀리겠냐."
"……."
"너 걔한테 신경질 냈던 날 오후에 김태형 심정지 왔었대. 나도 너네 아버지한테서 연락 받았고."
"…아빠는 나한테 그런 말 없었는데."
"너한테 말 하지 말아달라고 하셨어. 가뜩이나 너 신경 날카로운데 긁어 부스럼 만드는 격이라고."
"……."
"그래도 나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나한테 연락 주신거래."
"……."
"내가 그 날 그렇게 너한테 눈치를 줬는데 그걸 못 알아차리냐, 등신아."
눈 앞이 뿌옇게 흩어졌다. 손에 들려있던 자물쇠는 바닥으로 추락한 지 오래였다. 그래서, 나한테 연락을 못 한 거였나. 지금은, 일어났대? 괜찮대? 나, 안 찾는대? 김태형, 괜찮냐고. 더듬거려 말을 잇는 데 한참 걸리는 나를 끝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 박지민은 차분하게 물음에 하나하나 답했다.
"나흘 전에 일어났고, 중환자실에 있다가 오늘 오전에 일반 병실로 옮겼대."
"……."
"일반 병실이라고 상태 좋은 건 아니야. 위독하지 않은 거지."
"……."
"모르긴 몰라도 걔는 눈 뜨자마자 너 찾았을 거다."
"……."
"말 안 하려다가 그것도 너한테 못 할 짓 같아서."
지금 울 시간이 어딨어. 김태형한테 안 가? 정독실 문 내가 잠글테니까 너 빨리 가 봐. 떨어진 자물쇠를 주운 박지민이 내 등을 떠밀었다. 그대로 걸음을 뗐다. 병원까지 무슨 정신으로 온 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얼굴에는 이미 오면서 흘린 눈물로 범벅이었다. 김태형이 그 상태라면 아빠는 병원에 상주해 있을 터였다. 어쩐지 요새 아빠 얼굴을 통 못 본다 했다. 이상한 낌새라도 느꼈어야 하는 건데. 김태형의 병실로 향하기 전 당직실로 향했다. 노크도 없이 문을 벌컥 열어젖히자 뜬 눈으로 밤을 지새던 아빠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딸, 요새 안 오더니 갑자기 무슨 일이야?"
"……."
"…울었어?"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아빠가 입을 꾹 닫았다. 아래로 처진 아빠의 입꼬리를 가만히 응시하다 또 다시 흐려지는 시야에 손등으로 눈을 벅벅 문질렀다. 퉁퉁 부은 눈가가 쓰라렸다.
"왜 나한테 말 안 했냐고. 내가 왜 이런 걸 박지민한테 이제서야 들어야 하냐고."
"……."
"뭐라고 말 좀 해 봐!"
"너는 태형이 여자친구이기 전에 아빠 딸이야."
"……."
"그리고 너 수험생이야. 수능 두 달도 안 남은."
"……."
"신경 온통 태형이한테 쏠릴 거 다 아는데 어떻게 말을 해."
아빠도 태형이 주치의이기 전에 네 아빠야. 적막한 공간 안에서 툭 떨어지는 아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슴을 후벼팠다. 가슴이 먹먹해져 주먹을 쥔 채 가슴께를 쿵쿵 내리쳤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일주일도 넘게 의식이 없다가 이제야 일어난 애를, 그렇게….
"태형이 어디 있어."
"……."
"보고 갈게. 그냥 바로 갈게. 공부에 지장 없도록 할테니까,"
"……."
"…제발 가르쳐 줘. 얼굴만 보고 갈게."
내키지 않는 듯 한참이나 뜸을 들이던 아빠가 작게 병실 호수를 읊었다. 아빠의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몸을 틀어 당직실을 나서려는 내 발목을 뒤 따라오는 아빠의 목소리가 붙잡았다.
"태형이 많이 안 좋아."
"……."
"지민이한테 뭐라고 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
"네가 무슨 생각을 하든 네 생각보다 더 안 좋을 거야."
"……."
"놀라지 말고, 그리고…."
"……."
"…어느정도 각오는 해 둬라."
피가 날 듯 입술을 꽉 깨물고 당직실을 빠져나왔다. 각오를 해두라니. 대체 무슨 각오를 해 두라는 거야. 빠르게 걷지도 않았는데 숨이 찼다. 김태형의 병실은 당직실과 가까웠다. 일부러 가까운 곳으로 잡은 듯 했다. 불규칙한 호흡을 고를 새도 없이 김태형의 병실 앞에 섰다. 문에 작게 나 있는 창으로 내다보니 이모가 김태형의 옆을 지키고 있었다. 김태형은 커튼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 시간이면 자고 있겠지. 자꾸만 차오르는 울음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내 울음소리 탓에 김태형이 깨고, 김태형의 눈을 마주한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울어버릴 수 밖에 없었기에. 울음을 참아내느라 그 자리에서 망부석처럼 창 너머의 이모 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그 때, 무심결에 고개를 들었던 이모와 눈이 마주쳤고 이모는 놀란 눈을 해보였다. 함께 화들짝 놀라버린 내가 문 옆으로 몸을 숨기기 무섭게 병실 문이 작게 열렸다.
"이 시간에 어쩐 일이야."
"……."
"야자는 끝내고 오는 길이니?"
"……."
"…들었어?"
"이모."
"……."
"왜 저한테 말씀 안 해주셨어요."
"……."
"…얼굴만 보고 갈게요."
"……."
"저 들어가게 해주세요. 태형이 얼굴만 볼게요. 지금 자잖아요, 태형이."
단어와 단어 사이에 울음이 섞여들었다. 그런 나를 모른 척 한 이모는 못 이기는 척 문을 막고 있던 몸을 틀었다. 정말 간만에 보는 김태형이었다. 눈 앞 가득 차오르는 눈물을 열심히 닦아내며 천천히 김태형의 침대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태형의 발치에 설 때는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병색이 완연한 김태형의 얼굴을 보는 것은 아직까지 벅찬 일이었다.
"…어, 뭐야."
"……."
"서프라이즈야? 공주가 여기 웬 일이야."
눈을 뜨려던 차에 나직한 저음이 병실을 가득 채웠다. 어딘가 묘하게 어긋나 있는 저음에 나는 꾹꾹 눌러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태형아, 태형아. 엉엉 소리내어 울면서도 제 이름을 부르는 내게 김태형은 손을 뻗었다. 너 안아주고 싶은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지를 못 해. 그러니까 네가 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네게 가까이 걸음을 옮겼다. 갓 태어나 눈도 못 뜬 새끼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어미 강아지를 찾듯이, 철새가 겨울이 되면 귀소본능이 일어 고향을 찾아가듯이. 김태형의 손이 내 팔에 닿았다. 그대로 느껴지는 야윈 손가락에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내 팔을 잡고 제 쪽으로 끌어당기는 김태형에 어정쩡한 자세로 김태형에게 안긴 꼴이 되었다.
"왜 울어. 나 보자마자."
"미안해, 흐, 미안, 해, 태형아…."
"에이, 뭐가 미안하냐. 미안한 건 내가 더 많은데."
"……."
"자꾸 울면 나 가슴 아파."
너 만하겠냐 만은. 볼에 와 닿는 김태형의 쇄골이 도드라졌다. 아직까지 얼굴은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지만 차마 똑바로 바라볼 자신이 없었다. 내 머리를 끌어안고 연신 토닥이는 김태형의 손길이 사무치게 서글펐다. 제가 아무리 끌어안고 있어도 눈물을 그치지 않자 나를 품에서 떼어놓은 김태형이 눈물콧물 범벅이라 추한 내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눈도 팅팅 붓고, 얼굴도 새빨갛고, 눈물 번져서 번들번들하고."
"……."
"그래도 예뻐보이면 나 진짜 너한테 코 꿰인 거지?"
김태형이 작게 웃으며 제 병원복 소매 끝을 붙잡고 조심스레 내 얼굴을 닦아내었다. 하도 울어 발개진 눈가는 조금 더 조심스러운 손길로 톡톡 닦아내어 그제야 김태형의 얼굴이 또렷하게 보였다. 마지막으로 본 날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얼굴에 또 울컥 울음이 치밀었다.
"자꾸 울지 마. 나 괜찮아."
"……."
"미안해서 어떡해. 나 만나면서 너 웃는 거 보다 우는 걸 더 많이 보는 것 같냐, 어째."
"……."
"…울지 마. 나 가슴 아려."
내가 미안해. 이 쯤 하면 너 보내줄 줄도 알아야 되는데 나는 그런 거 못 해서 큰일이다. 한숨같은 김태형의 한 마디에 무너진 가슴 한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린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지. 나는 너를 사랑했을 뿐인데. 너도 나를 사랑했을 뿐인데. 열 아홉밖에 되지 않은 우리가 대체 뭘 그렇게 잘못 했지. 끝내 그쳤던 울음을 다시 터뜨렸다. 김태형은 어떠한 사족도 없이 내 등을 그저 토닥였다.
김태형의 상태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그 날 이후 매일같이 김태형에게 들렀지만 깨어 있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요 몇 달간 진행상태가 예상했던 것 보다 빠르다고 아빠는 설명했다. 상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될 수 있냐는 내 물음에 아빠는 김태형은 원래 그런 애라고 답했다. 원래 그런 아이. 아아, 그랬지. 김태형은 가슴에 시한폭탄을 달고 있는 사람이었지. 이렇게 가다가는 올해를 못 넘길 수도 있겠다는 말에 나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뺨에 와닿는 밤바람이 소름끼치게 서늘했다.
시간은 물 흐르듯 흘렀다. 계절은 빠르게 바뀌었고 수능날은 성큼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김태형에게 들렀다. 아빠는 최선을 다 했지만 김태형의 몸은 버텨주지를 못했다. 이번에도 이변 없이 아빠가 승리해야 하는데. 어려우려나. 김태형은 눈을 뜨고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다. 상태가 원래 널뛰기를 하듯 요동치는 사람이었지만 이번에는 한없이 나락으로 추락하기만 했다. 여전히 심해였다. 햇볕 한 점 들지 않는, 어두컴컴한 심해.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다며 접수했던 수험표가 나왔다. 제일 못 찍혔다며 억울해하던 증명사진이 박힌 수험표였다. 태형아, 수능은 치러 갈 거지?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
안녕하세요, 썸머비 입니다.
텀이 많이 길었죠ㅠㅠ 기다려 주시는 분이 계셨으려나요...ㅁ7ㅁ8
글이 안 써져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마음은 조급한데 글은 안 써지고;ㅅ;
저번 편에서 우행시 전체적인 내용의 절반 정도 왔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다시 뺄 내용은 빼고 채울 내용은 채워 본 결과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이미 절반은 지난 것 같아요. 네... 아마도...
그리고 댓글 달아주시는 모든 분들!
댓댓글을 달아드리고 싶은데 자칫하다가는 댓글 내용이 다 똑같아져버릴 것 같아서 못 달아드리고 있어요ㅠㅠ
그렇지만 정말 모든 댓글들 외울 정도로 읽고 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냥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그렇게 감상평까지 남기고 가 주시면... 감사해요;;ㅅ;;
정말 큰 힘이 됩니다! 덕분에 제가 글을 씁니당!
아 그리고 BGM을 바꿔봤는데 어떠세요?
바꾼 이유는 별 거 아니고 그냥 이게 좋아서^0^
네 아무튼... 사담이 길었죠.
날이 서서히 풀리고 있네요. 따뜻하다고 얇게 입고 나가시면 감기 걸려요. 따뜻하게 챙겨 입으세요!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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