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 profiler ]
일반적인 수사 기법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연쇄살인사건 수사 등에 투입되어
용의자의 성격, 행동유형 등을 분석하고, 도주 경로나 은신처 등을 추정하는 역할을 한다.
귀신이 보이는 무당? NoNo 프로파일러 : 매듭짓다
"엄한사람.. 애초에 들쑤시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 없을 건데요."
"들쑤실만한 짓을 한 게 누군데."
"하, 짜증나네요. 적어도 저 여자는 살아있습니다."
장현수가 저 여자라고 말하며 나를 가리켰다. 내가 지를 죽인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와서 난리야. 안 그래도 심란한데, 안 그래도 복잡한데.
"다행이지. 니가 먼저 죽어서."
민석이가, 살기를 띈다. 한 번도 살기를 띈 적이 없는 민석이는 요 근래 장현수에 한에서 살기를 띄었다. 민석이의 손끝을 잡았다. 그 손이 조금씩 떨린다.
***
세훈이 집으로 돌아왔다. 세훈이는 출근을 해서 없으니 다른 귀신들에게 말했다. '민석이랑 대화 좀 하게 들어오지 말아줘.' 참, 내가 언제부터 귀신에게 부탁을 하게 된 건지. 나도 진짜 많이 변했구나..
문을 열고 먼저 방으로 들어와 민석이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렸다. 곧 민석이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방으로 들어왔다. 다시 한 번 내 눈치를 보고 있는 귀신들에게 눈으로 들어오면 때릴 거라는 눈치를 주고 문을 닫았다. 닫힌 문을 확인하고 뒤를 돌아 민석이를 보았다. 초점을 잃은 그의 눈이 어지럽게 흔들렸고 난 그런 그가 안정을 취할 때까지 문에 기대어 기다렸다. 계속 울리는 폰을 무시한 채. 보나마나 왜 오기로 해놓고 안오는 거냐고 닦달을 할 김형사님이란 게 뻔했으니. 민석이가 나를 보았다. 말 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무슨, 말?"
"장현수랑 아는 사이일리가 없잖아, 너가."
"...알아."
"어떻게??"
"나의 죽음, 전생의 그녀의 죽음과 관련 있으니까. 어차피 말해도 너 안 들리잖아. 그렇게만 알고 있어."
"하나만. 딱 하나만 더 물을게. 그녀가, 누군데..?"
낯설다. 민석이의 입에서 다른 여자가 나올 줄이야. 그토록 나가서 여자 좀 만들라고 했었는데, 막상 그의 입에서 그녀라는 호칭이 나오니 되게 묘했다. 뭔가, 싫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것 같았다. 이렇게 보니까 나 되게 나빴네. 김민석한테 마음 줄 것도 아니면서.. 이게 바로 나 갖기는 뭐하고 남 주기는 싫은, 그런 건가..
"너."
한참을 그녀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던 나에게 민석이는 단 한 글자를 말했다. 너. 그 한 글자가 뭐가 이리 낯간지러운지. 하긴, 김민석에게 딴 여자가 나올 리가.. 맨날 여자 앞에만 가면 부끄럼타던 조선시대 사람인데.
"아무튼 용한 무당 하나 찾아가서 장현수 그 새끼 강제 승천이나 시켜."
지 할 말을 끝낸 민석이는 곧 나를 보았다. 또, 아련하다. 또 그 눈에 수심이 가득 찬다. 참.. 알 수가 없다, 너를. 다른 때엔 잘도 보이던 너의 감정들이 꼭 너가 진지해지면 알 수가 없더라.
"김민석아."
"왜."
"진지해지지마. 불안해."
"뭐래, 됐어. 내 마음이야."
곧 나가는 것도 지 마음이라며 방을 나섰다. 하, 저 막무가내 영감.. 아오, 이놈의 폰은 또 딴 생각도 못하게 쉬지도 않고 울리네. 그냥 받고 끝내자는 생각으로 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ㅅ,"
-여보세요?!!! 왜 이제야 전화 받으세요?!!!!
"아오, 깜짝이야."
-진짜, 이렇게 걱정시키기 있답니까?!
"지금 출발해요. 죄송해요, 중간에 일이 좀 생겨서. 아, 뭐.. 지금쯤이면 세훈이가 해결 했겠네요."
-...네. 그건 그거고.. 무사하신 겁니까..?
"무사하고 말고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 팀장님. 혹시 장이씽이나 레이라는 이름으로 경수사건에 대해 자수한 사람 없나요..? 아님, 18년 전 트럭으로 들이박은 뺑소니나.. 11년 전 딸 하나 있는 40대 아버지 실종사건이라든지.."
-갑, 자기.. 그건 왜요? 장이씽이요?
네.. 짧은 나의 대답에 곧 검색을 해 보는지 키보드자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나, 정말 혹시나, 아저씨가 자수를 안 했을까봐 묻는 거야.. 절대, 자수를 했을까봐 묻는 게 아니야.. 솔직히.. 아저씨가 한 짓이 아니라는 거 내가 알잖아. 경수아빠가 시켜서 한 짓이라는 거 다 알잖아. 아저씨가 자수하게 되면 최소 무기징역에 최대 사형인데.. 누군가가 사주해서 한 거라고 하면 형이 줄어들 수도 있.. 물론 피교사범도 살인죄에 해당되는 것은 잘 알지만, 뭔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있네요, 장이씽. 와, 뭔데 이렇게 악질이래요..? 00씨가 말한 범죄들 다 해당되어 있어요. 거기에 불법체류, 조직 보스 죽였다는 것도 있고, 아! 장현수 죽였다는 것도 있네요. 이 사람이 그 사람일 줄이야. 또, 사기, 횡령, 일수.. 뭐 이정도면 안 한 게 없다고 봐도 무방하네요. 근데 왜 자수를 했을까요..?
아.. 내가 아는 것뿐만 아니라 아저씨는..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구나.. 어쩌자고, 어째서.. 다리에 힘이 풀려 그곳에 주저앉았다.
키다리 아저씨는 정말 끝이다.
아저씨의 말대로 욕하고 원망하며, 죽지 않는 것에 더럽다며 잊어버리고, 쓰레기 밟은 셈 치며 털어버리련다.
그리고, 아저씨의 말대로, 어두웠던 만큼.. 빛나게 살련다.
***
아저씨의 말처럼 빛나게 살려면.. 우선 그 집에 다시 들어가야 했다. 그대로 놓여 있는 통장과 편지. 그 중 편지를 다시 곱게 접어 가방에 넣고 통장 또한 챙겨서 가방에 넣었다. 누구보다 빛나게 살게요,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
세훈이네 집으로 들어왔다. 막 방에서 급하게 나온 세훈이는 나에게로 뛰어와 나의 얼굴을 잡더니 이곳저곳 살폈다.
"뭐하냐."
"전화 왜 안 받아요?!! 전화 좀 받아요, 좀!!! 폼이냐?!! 폼이야?!!!"
"딱 골라."
"가, 갑자기 뭘요..?"
"명치 맞을래, 인중 맞을래?"
"...둘 다 싫어요. 그러게 전화 좀 받아요. 안 그래도 누나 되게 불안하고 그러니까."
"세훈아. 나 되게 빛나게 살아보려고. 어두웠던 과거는 다 잊어버리고, 그냥.. 늦었지만 청춘을 즐겨보려고."
"...어디 가요..?"
고개를 저으며 아직도 내 얼굴을 잡고 있는 세훈이의 손을 떼어냈다. 얼얼할 정도로 잡고 있어, 이놈의 새끼. 잠깐 노려보다가 테이블 앞에 앉았다. 우선, 뭐부터 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막막했다. 내가 평범한 사람이었어야지 어떤 것이 빛나는 삶인지 알 텐데.. 딱히 꿈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벌어먹고 살기 급급했으니까.
"뭐하는데요?"
"무슨 생각하는데요? 라고 물어야 정상이지."
"그러니까, 무슨 생각하는데요?"
"빛나는 삶이 뭘까..? 너에게 갑자기 엄청난 돈이 생기면 넌 뭘 할래?"
"저는, 일단 최고급 호텔을 가고 전신 마사지를 받고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고기 썰어 먹을래요."
아, 정말 평범한 것에서 부터 시작하는 구나. 근데, 난 그게 그렇게 좋은 거라고 못 느끼겠는데.. 더군다나 종대 돈은 뭔가 의미 있게 쓰고 싶고..
"그리고,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쓸래요. 그럴 거면 경수한테 써야 되는데.. 쟬 위해 뭘 해준담.."
"됐거든?"
"뭐, 먹을래..? 제사상은 어떻게 차리면 되는 거냐..?"
"됐다고 호구야."
"너한테 처음으로 들은 욕이 호구야라니. 참 기분 조옿다."
"욕이냐?"
하하핳. 어색하게 웃는 세훈이를 보며 때리고 싶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경수였다. 잘들 논다 그래.. 흠,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라.. 세훈이 얘는.. 그 최고급 호텔 같은 거 하면 되는 건가..?
"야. 너 호텔 갈래?"
"엥??? 누나가 돈이 어디 있어서요?"
"설마, 그 돈 그렇게 쓰게?"
"아니. 아저씨한테 받은 돈 있어."
"내가 준 건데 뭐 어때요! 누나 맘껏 써요!"
"생각해보니까 괘씸하네, 김종대. 내가 너 때문에 평생 한 번도 안하던 기절을 몇 번이ㄴ.."
"에이, 그건 미안해요 누나. 그래도 나 지금 되게 즐거운데요?"
말이나 못하면..확실히 종대는 많이 밝아져 있었다. 하긴, 이미 지나간 일로 뭐라 해서 뭐하겠어. 종대를 보던 눈을 돌려 세훈이를 다시 보았다. 아직도 경수 놀려먹고 있는 중이더라.
"2팀 다 호텔이나 가자."
"헐, 누나.."
"다녀와. 난 다른 거 하고 있을래."
"다른 거요?? 어떤 거 하시게요? 그냥 같이 가시지."
"절대 안 돼. 차라리 너 따로 혼자가.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데 저 오세훈자식은 뭔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우리 조선시대 영감님 화나셨네. 이글거리는 눈으로 세훈이를 노려보는 김민석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한결같다, 진짜.
"김민석이라고 양반집 귀신이 있는데, 그 귀신이 너 죽이려고 하고 있거든? 남녀칠세부동석이시란다."
"언제 적 이야기를.. 에휴, 하긴 그래요. 다 남자들인데.. 그, 그래도 누나가 가야될 것 같은데.."
"그냥, 너가 말한 대로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는 거야. 그럼 나 잠깐 나갔다 온다."
"어디요??"
"꼬치꼬치 캐묻지 좀 마. 일찍 들어올 거야."
현재,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그 말을 딱 듣자마자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최근 내가 힘들었던 순간마다 내 옆에 있어주었던 사람이..
***
차오르는 숨을 헉헉 내뱉으며 담벼락에 손을 짚었다. 아오, 이놈의 길. 힘들어 죽겠네.
"??뭐냐?"
숨도 안차는지 날 발견하곤 저 밑에서부터 뛰어 올라온 박찬열이었다. 그런 그의 손에는 음료수가 들려있었다. 이거 하나 사러 저 밑까지 내려갔다 오는 건가? 와, 얘 체력도 장난 아니네.
"야, 나 한입만."
"다 마시던가."
쿨하게 나에게 건네준 박찬열은 업힐래? 라고 물었고 고개를 젓는 나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서둘러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신 나는 왜 사람들이 사막에서 신기루로 오아시스를 보는지 알 수 있었다. 엄청난 갈증에 시원한 음료수 한 모금이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웬일이냐?"
"넌 로또 같은 거 당첨 되면 뭐 할 거냐?"
"뜬금없네. 음.. 글쎄. 이사?"
"이사 가고 싶어?"
"...아."
찬열이는 짧은 외마디를 내더니 우물거리며 말을 못하였다. 무엇을 하고 싶기에 이렇게 뜸을 들이나 했는데, 한참 만에 나온 그의 말에 왜 이렇게 뜸을 들였는지 알 것 같았다.
"기타, 사고 싶다."
곧 박찬열은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아냐, 못들은 걸로 해. 라고 말했다. 참나, 말 돌리는 거 더럽게 못하네. 기타라..
"기타가, 낙원상가 같은데 있나?"
"아, 못들은 걸로 하라고."
"싫은데? 이미 들었는데? 가자. 기타 사러."
"뭐래. 너도 돈 없으시고 나도 돈 없거든요? 나 같은 사람이 쓰는 기타 은근 비싸다, 너?"
"따라오기나 해."
"비싸다니까??"
처음 봤을 때부터 크다고 느꼈던 그 눈이 나에게 진심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 뭐 하나 해주기 더럽게 힘드네. 이래서 사람이 변하면 죽는다는 말이 있나봐. 귀찮아 죽겠다 진짜.
***
박찬열 설득을 실패하고 그 다음다음날. 내 손에 들린 기타케이스를 바라보며 어벙한 표정을 짓는 박찬열은 곧 너 왜 그러냐, 어디 아프냐, 병원 갈까? 라는 말을 하며 내 심기를 건드렸다. 기타 사러 갈 때부터 같이 했던 백현이는 숨길 수 없는 웃음을 흘리는 박찬열을 보며 같이 좋아하고 있었다. 후, 간신히 짜증을 눌러 담고 말했다.
"조건 있어."
"조건? 받지도 않을 거거든?"
"그럼 버려? 버리자, 그냥."
"조, 조건이 뭔데?"
"매번 연습하고 나한테 들려줘."
"...뭔 조건이 그래?"
"싫음 말라고."
"...기타 좋아하냐?"
"응."
"...갚을 거야. 30만원에 이거 추가시켜."
"그러던가."
어우, 더럽게 튕기네, 진짜. 받을 거면서. 자아, 박찬열은 이걸로 됐고.. 오세훈은.. 세훈이도 양반은 못 되는지 지 생각하자마자 문자가 하나 왔다. 강력 2팀 팀원들이 함께 모여서 찍힌 사진도 함께였다. [누나 덕분에 호강하네요♥ 고마워요! 누난 진짜 이 세상 누구보다 빛나는 사람인 듯싶어요!] 뒤이어 도착하는 문자에 웃음이 나왔다. 평소엔 그렇게 애교 안 부리고 그러더니 하트며 아부며. 어이가 없어 나오는 웃음을 그대로 밖으로 흘리니 박찬열이 빼꼼 쳐다보았다.
"사내새끼가."
"귀엽잖아."
"취향이 그따위였냐?"
"닥쳐. 내 취향이야."
"누나..."
"뭐?"
"아니..! 누나 그딴 말 좋아하냐고!!"
"그럼 그렇지 뭔 짜증이래. 아 됐어. 그거 전해줬으니까 끝. 난 갈 거야."
미련 없이 돌아섰다. 그런 나의 손목을 잡은 박찬열이 힘을 주어 다시 뒤로 돌렸다. 다시 마주 보게 된 박찬열의 표정은 진지했다. 왜 저래 또. 곧 그는 손에 들린 기타 케이스를 바닥에 내려놓더니 기타 케이스를 내려놓아 비어버린 그 손으로 내 어깨를 잡았다. 갑자기 분위기가 변했다. 그 변한 분위기를 적응하지 못하겠는지 심장이 뛴다.
"지금, 옆에 누구 있어?"
"누구..?"
"백현이나?"
"있어."
"고개 돌려 변백현."
백현이 눈치를 살피기 위해 백현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그런 내가 고개를 돌리지 못하게 박찬열이 내 볼을 감쌌다. 곧 박찬열은 망설임 없이 다가와 내 입에 입을 맞췄다. 짧은 입맞춤 후 입술을 땐 박찬열이 낮게 속삭였다.
"고마워."
"...야. 죽을래?"
갑자기 죽고 싶냐 묻는 나의 반응은 예상치 못했는지 박찬열이 당황했다. 또 그 어벙한 표정을 지으며 어? 라고 되묻더라. 이건 내가 처음부터 줄곧 말하던 건데, 난 다른 여자들과 다르다고.
"기타에 대한 보답치곤 작다? 저거 너 말대로 전문가용이라서 엄청 비싸."
"이 여자가 진짜."
"나, 난 먼저 가볼게! 하하하하핳!"
백현이가 가는 것을 확인하고 박찬열 목에 팔을 둘렀다. 곧 박찬열은 나를 내려다보았다. 후회 안 해? 그가 눈으로 물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금 입을 맞춰오는 박찬열은 조심스러웠지만 급했다.
***
[베일에 감춰진 '기부천사'. 이번엔 고아원에 나타났다!]
[신비로운 '기부천사', 아동학대 예방센터에!]
['기부천사' 선플달기운동본부에도 떴다!]
['기부천사' 경찰청에 1억원 후원."국민들을 위해 힘써주세요!"]
요즘 항간은 신분을 숨기고 기부를 하는 통칭 '기부천사'에 대해 떠들썩했다. 손에 들려있는 칵테일을 한 모금 마시곤 다시 인터넷 기사를 집중하여 보았다. 남자다, 여자다, 노인이다, 20대 젊은 사람이다. 기부천사에 대한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왔다. 그대들이 그렇게 궁금해 하는 기부천사가 말입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여성이랍니다.
"또 그 기사냐?"
"웃기지 않냐? 내가 어딜 봐서 노인이냐?"
"하긴, 노인은 아니지."
"뭔 뜻이냐?"
"젊은 여자도 아닌데.. 너가 어딜 봐서 20대 창창한 젊은 여자겠어. 이제 1년 뒤면 서른인 여성인데."
"새해 첫 날 부터 주먹 들게 할래?"
내 칵테일을 뺏어간 박찬열은 이제 그만 마시라며 높은 곳으로 잔을 치웠다. 하, 저러면 안 닿을 줄 아는 거지 지금? 의자에서 일어나 박찬열이 올려놓은 잔을 꺼내려 까치발을 들었다. 어..? 왜 안 닿지..? 책상을 다른 손으로 짚고 다시 한 번 쭉 뻗었지만 내겐 조금 멀었다. 조금.
"50cm 자 있어야 꺼내겠는데?"
"야 오바 하지마라. 15cm..면 충분하니까."
"센티미터에 대한 감각이 없으신가..? 아직 이만큼이나 남았는데?"
새해 벽두부터 주먹으로 쳐 맞은 박찬열은 막 들어오는 김형사님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나를 가리키며 얄밉게 말했다.
"형사님..! 저 누나가 막, 이렇게 좋은 날 주먹으로 명치를 막..!"
"맞을 짓 했나 보네."
"니가 몰라서 그러는데, 팀장님은 내 편이야."
"아씨.. 내편이 없어."
막 들어오는 세훈이를 보며 말을 마친 박찬열은 욱하는 세훈이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늘은 2016년 새해가 밝아오는 2015년 12월 31일이었다. 아, 2016년 1월 1일 됐다. 새해 기념 조촐한 파티가 열렸는데, 그 파티엔 박찬열 악플러 건에 관해 발 벗고 나서기까지 하며 해결해주셔서 박찬열과 친분이 쌓인 김형사님(나랑 친분 있다고 하니까, 관할도 아니면서 바로 해주셨다.)과, 나의 강력 주장으로 초대한 세훈이와 이 파티를 주선한 박찬열이 함께였다. 물론,
"참, 오형사는 보기만 해도 밉상이야. 맨날 우리 찬열이한테만 막말하고."
"끝도 없이 기어오르는 박찬열도 밉상이지."
"오오, 각자 친구 걸고 싸우는 거 진짜 멋있어요!! 난 백현이형 편!"
"부질없다, 진짜.."
우리의 개성 있는 귀신들도 함께였다.
글의 시작은 감정이라곤 없는 인형 같은 애였다. 차가움 밖에 없어 남에게 상처나 주는 그런 모진 애였다.
그런 아이에게 찾아온 4명의 귀신들과 운명적으로 만난 5명의 사람들로 인해서 그 아이는 긍정의 감정을 배워갔다.
경수-세훈, 백현-찬열 : 우정
아저씨 : 믿음
찬열 : 진정한 사랑
세훈/경수-종인-준면 : 의리
가장 이해를 못하던 긍정의 감정을 배워간 그 아이는 어느덧 어른이 되어 있었다.
남을 배려할 줄 알게 되었으며 자신을 아낄 줄 알게 되었다.
가슴이 찢어질 듯한 슬픔의 감정도 느껴보고, 두근거리는 설렘도 느껴보았다.
그렇게 '중간'이 없던 그녀의 즐겁지만은 않던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난다.
아니, 끝 날 줄 알았다.
"아직 모르겠는 감정이 있다니까??"
"그걸 왜 저한테 대고..?"
"그걸 왜 저한테.."
"그쪽들이 종인이랑 함께 했었으니까요. 원래 이게 박찬열한테 자주 느꼈던 감정인데, 막 두근두근 거리고 그랬다니까요? 모르겠어요?"
"사랑이라니까요.."
"아니라니까? 걜 좋아하는 마음과는 별개야. 뭔가, 두근거리면서 싫지는 않고. 두근이라기보단 쿵?"
"심쿵..?"
"그딴 애들 장난 같은 감정이 아녜요, 김팀장님."
"...전, 모르겠네요.."
김형사님이 내 눈을 피해 딴 곳을 보셨다. 김형사님의 외면에 이번엔 세훈이를 보았다. 세훈이 또한 외면이더라, 이 사람들이 진짜..! 그렇다면, 귀신들이지. 고개를 팍 돌려 귀신들이 모여 있는 곳을 보았다. 하나같이 내 눈을 피하더라.
그래서, 내가 모르는 이 감정이 뭔데..?!
우와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ㅏ아ㅏ | |||
본편이 끝났네요!!!!!!!!!!!!! 와, 이 감정은 뭘까요..? 뭔가.. 묘하다.. 에필로그는 아마 한편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어요. 아니, 한편으로 끝내고 싶어요.. 그러므로 다음편은 완결..이 되겠네요8ㅅ8 이렇게나 늦어놓고 와서 한다는 말이 다음 편이 완결이라니. 나 같으면 작가 녀석 뚜드려 패겠어요.. 죄송합니다...★ 어떠한 말을 해도 변명같이 느껴지실 것 같아요..★ 27일 전이 지나가던 야옹이 이름도 아니고..;ㅁ; 사실, 실습 끝나고 학교오가며 막 실습에 대해 진정을 하고 있는데.. 이제 완결이 다가오니까 막 뿌려놨던 복선들을 거둬들여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정주행을 좀 했는데.. 살짝 이상한 부분도 있고.. 왜 이렇게 썼지?(멍청)라는 생각이 드는 복선도 있고.. 막 그러더라구요..ㅎ 뭔 망충이가 복선을 뿌려놓고 거두지를 못해.. 후..(비속어) 아무튼 그거 다시 생각하느라고.. 골머리 좀 쓰고.. 난리였어요.. 걍 개 난리 브루스였어요..ㅎ 뭔 내가 썼으면서.. 이해를 못하고 난리인지..★ 어휴, 사담은 줄일게요.. 쓰다 보니 나 진짜 망충이같아요..;ㅁ; 저기 '중간'이 없던 그녀라고 나오잖아요? 그 중간이 사실 이승과 저승 딱 '중간'에 사는 것 같다고 우리 종따이가 말했었죠? 그 중간이 아니라던 거였어요, 엄연한 이승 사람이니까.. 애초에 중간이 없었다고.. 쓰다 보니 되게 어렵네. 걍 넘기세요^^ 빠른 시간 내로 완결을 들고 올 건데요! 아시다시피 우리에겐 예고했던 텍파가 있잖아요♥ 완결내면 공지 들고 뿅뿅 나타날게요! 그 공지에 메일 써주세용ㅎㅎ 그럼 프로파일러 텍파랑 또 새해 선물로 예고했던 외전들 탕탕 보내줄게욯ㅎㅎ 우리 자주와주시던 암호닉 독자님들을 위해 뭔가 특별한 걸 주고 싶은데.. 그건 또 생각해봐야겠어옇ㅎㅎ
예쁜 댓글들이며 매우 길어서 감동 먹은 댓글이며 진짜 너무 감사해요.. 진짜 댓글 보며 글씁니다ㅠㅠㅠㅠㅠㅠ 모두들 같이 달려, 걸어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지가 코앞이니 이제 뛰어볼까요?!!ㅠㅠㅠ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