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훈아 미안해, 그만하자. "
" ... "
" ..그리고 수고했어. "
" ... "
오랜만에 네게서 먼저 만나자는 연락에 ' 오늘은 잘해야지. ' 다짐을 하고 집에서 나왔다.
너는 나를 사랑하고, 나도 너를 사랑한다. 이거면 된거야.
김종인이 너를 얼마나 오랫동안 알아왔던, 지금 네 곁에 있는 사람은 나니까.
약속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너는 벌써 도착해있었다.
카페에 들어서는순간 왠지 안좋은 느낌이 들었다. 애써 무시했었는데, 그 안좋은 기분은 우리에게 정확히 들어맞았다.
수고했다. 너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일방적으로 우리의 사랑에 마침표를 찍었다.
ㅇㅇㅇ 니가 잘못한게 뭐가있다고 나한테 미안해.
믿고싶지 않은 상황에 한참동안 핑계거리를 찾고있었다.
내 앞에 놓인 커피속의 얼음이 녹아 흘러넘칠듯 찰랑거릴때가 되어서야 우리가 정말 이별을 했다는 사실을 실감 할 수 있었다.
너는 내가 가지말라는 말조차 꺼낼수 없게 이별을 단정짓곤 떠나버린 것이었다.
그냥 니가 잠시 지쳐있어서 그런거라고, 우리의 시간은 아직 멈추지않았다고. 그렇게 믿고싶었다.
두 달이 흘렀다.
일기예보에서 입추를 알려왔고,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 지는것을 보니 정말 가을이 오는가 보다.
그동안 내 삶의 큰 변화는 없었다. 네가 없다는것만 빼고,
그래도 이제 니가 없는 생활에 꽤 익숙해 졌다.
지난 한 달동안은, 너와의 이별을 인정하기까지가 너무 힘이 들었다.
곳곳마다 너와의 추억들이 나를 숨막히게 덮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가끔 네 생각이 날때면 생각나는대로 그리워 하기도 하고, 후회 하기도 하고, 그렇게 너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문득 오늘은 왠지 너와 걷던 그 거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더 느끼고자 기억을 더듬어 그때 입엇던 옷과 비슷한 옷을 입고 거리로 나섰다.
가을비가 내린다. 그 날도 비가 왔었는데,
아직 거리를 거닐기엔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두 달전과 조금 달라 진거라면 거리엔 예쁜 꽃들이 심어져 있었다.
네가 여기는 담쟁이 밖에 없어 칙칙하니 꽃을 심으면 좋겠다고 하면, 나는 무슨 꽃을 심고 싶냐며 말만하라고 그랬는데‥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추억에 젖어 계속 거닐다 더 이상 못 있을것 같아 뒤 돌아선 순간, 저 멀리 조금 익숙한 인영이 눈에 들어왔다.
이유모를 두근거림에 몸이 떨려왔다.
조금 씩 좁혀 지는 거리에 '혹시 ㅇㅇ이 널까?' 라는 생각에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때,
너는 고개를 들었고 나와 눈이 마주쳤다. 너다. ㅇㅇ아 오랜만이야.
그렇게 기다렸던 너인데 막상 마주치니 아무 행동도 취할 수 가 없었다.
그건 너도 마찬가지였는지 우리는 한참동안을 그렇게 서 있었다.
조용한 공기를 깬것은 나의 목소리였다.
네게 잠시 이야기를 할 수 있냐고 물었고 우리는 근처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금 내 앞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향 좋은 커피와, 너. 두 달전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그림속에 놓여있다.
너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숙인 채 커피잔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내가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하면,
니가 무슨 말을 할까. 나 이정도면 많이 기다린것 같은데.
ㅇㅇ아,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
세훈이랑 여주 둘이 잠시 헤어져있는 동안 서로에대한 믿음이나 그리움 여러감정들을 정리할 시간을 갖고
다시만난다면 좀더 단단하게 사랑을 지킬수 있지 않을까요ㅎ.ㅎ
오세훈 권태기 끝_ 뒷이야기는 여러분의 상상속에 맡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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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경 수상소감 궁금한 사람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