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줘요 (Inst.) - 오렌지 캬라멜 & 10cm
고등학교를 공학으로 왔지만 공학의 로맨스고 자시고 난 꼭 흔들리지 않고 공부해야지라는 결심을 2년 반 동안 굳건히 지키고 있었다. 남들은 연애로 빠질 때 공부에 열을 올렸더니 성적도 상위권을 유지했고 선생님들의 이쁨도 받았다. 밝은 성격덕에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잘 지냈다. 그랬었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내가 열아홉에 늦은 첫사랑을 시작할지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 엄마도 전혀 몰랐을 것이다. 뒷산에서는 매미가 비명을 지르고 교실에선 더위에 비명을 지르는 한여름의 방학 보충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흐르는 땀에 못 이겨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교실로 돌아왔고 로션 같은 여성스러운 제품까지는 가지고 있지 않았던 터라 습관처럼 바르는 핸드크림을 손등에 가득 짜서 교실 뒤편에 있는 거울을 보며 얼굴에 문지르고 있었다.
"이거 무슨 냄새야? 좋은 냄새난다"
좋은 냄새가 난다는 말에 볼에 묻힌 크림 덩어리를 채 문지르지 못하고 목소리가 난 쪽으로 뒤돌아봤다. 돌아보자마자 보이는 건 나보다 눈높이가 한 뼘 더 높은 김석진이었다. 목소리의 주인공인 김석진을 올려다봤을 땐 김석진의 얼굴이 예고도 없이 가까이 다가왔고 코끝이 다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한 거리였다. 남자의 얼굴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건 처음이었고 잘생겼다고 학교에 소문이 자자한 김석진의 얼굴이 코앞에 놓여있는건 더더욱 처음이었다. 김석진은 내 핸드크림 냄새가 저가 말했던 좋은 냄새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얼굴이 멀어졌고
"김탄소 로션 발라? 냄새 좋다"
"......"
"나 손 씻고 왔는데 조금만 주라"
라고 말하며 내 볼에 있는 크림 덩어리를 손가락으로 쓸어갔다. 엄마, 아무래도 김석진이 내 심장도 쓸어간 것 같아. 손가락이 스쳤던 볼은 홀로 지나간 봄을 만끽하고 있는 중이었다. 지금은 분명 햇볕이 땀을 잡고 늘어지는 여름이건만 내 볼은 벚꽃잎이 스친 것처럼 분홍색으로 물들어갔고 마음에는 포근한 봄바람이 일렁였다. 이제야 숨어있던 늦은 첫사랑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원래 핸드크림 바르는게 습관이긴 했지만 그 뒤로는 더 시도 때도 없이 손을 씻고 김석진이 좋다고했던 복숭아향이 나는 핸드크림을 발랐다. 일부러 김석진이 가까이 올 때 꺼내 바르기도 해보고 복숭아 냄새를 폴폴 풍기며 김석진 앞을 지나가 보기도 했다. 더 이상 핸드크림 냄새가 통하지 않는 것 같다고 느꼈을 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읽는 책이 뭔지 말 걸어보고 듣고 있던 노래가 뭔지 물어보기도 했었다.덕분에 김석진과는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시답지 않은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나름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개학을 하고 자리를 바꾸겠다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제발 김석진과 짝이되길 빌었는데 결과는 교실 제일 뒤 창가자리에 김석진과 함께 앉게되었다. 속으로 아마 만세를 백 번정도 외쳤을거다. 여름은 지나갔고 매미와 잠자리가 선수 교체를 하며 가을을 알렸다. 수능을 앞두고 학교에선 자습의 연속이었고, 창문을 열면 새어 들어오는 선선한 바람에 자습이 자는 학습인가 싶을 정도로 잠이 솔솔 쏟아졌다. 5교시에 들어온 한국지리 선생님 또한 자습을 알렸고 점심도 먹었겠다, 배도 부르겠다, 수능특강을 베개 삼아 창문으로 들어오는 따뜻한 햇살과 함께 오른쪽에 앉아있는 김석진 방향으로 엎드렸다. 김석진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제집이 까만 글씨와 빨간 글씨로 가득 차 있는 걸 보니 같은 문제집을 두 번째 보는듯했다. 잘생기고 성격 좋고 공부까지 열심히 하니 안 좋아하려야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사람이네 하며 내 짝사랑을 합리화 시키고 있던 순간 김석진과 눈이 마주쳤다. 김석진은 싱긋 웃으며 목소리는 내지 않고 입만 벙긋거리며 '왜'라고 물었고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 했다. 왜 이런 별거 아닌 거에 가슴이 콩닥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그대로 눈을 감았고 잠들었다.
아, 잠든게 아니라 기절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듯하다.
쉬는시간이 되자 소란스러워진 교실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더니 이게 무슨 눈 호강인지 눈 뜨자마자 본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엎드려서 자고 있는 김석진의 얼굴이었다. 다음 시간이 무슨 시간인지 상황 파악 따위는 하고싶지 않았고 엎드려있었던 자세 그대로 눈만 깜빡이며 한동안 자고있는 김석진의 얼굴을 감상했다. 김석진은 뒤척이며 일어났고 또다시 눈이 마주쳤다. 눈이 마주치는 것 자체에도 설레서 입가에 미소가 꼬물꼬물 피어올랐는데 김석진은 눈을 휘며 웃었다.
"너 두 시간 잤어"
"왠지 개운하더ㄹ...... 응?"
뒤늦게 놀란 나는 그래도 고3이라고 수업걱정이 되었던건지 무슨 시간이었는지 확인하려고 필통에 끼워둔 시간표를 허겁지겁 찾고있었다. 그 때 김석진의 커다란 손이
내 머리위에 얹어졌고
"자습이었어 걱정마"
라고 말하며 가볍게 쓰다듬어줬다. 심장 끝에서부터 무언가가 올라와 얼굴을 달구고 머리끝까지 올라와서는 온몸이 빨갛게 물들여지는 기분이었다. 내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은 김석진은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나는 여전히 김석진을 일방적으로 좋아하고 있었고, 우리 학교에는 나와 같은 여자아이들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그걸 실감하게 된 건 빼빼로 데이였다. 늦잠을 잔 탓에 허겁지겁 뛰어오다가 눈에 스친 편의점에는 빼빼로데이라고 크게 써 붙여져 있었고 김석진이 생각나 괜히 신경이 쓰여서 뛰어가던 발걸음을 돌려 아몬드 빼빼로 하나를 사서 나왔다. 겨우 지각을 면하고 교실로 뛰어 들어왔을 땐 책상 위에 예쁘게 포장된 수십 개의 빼빼로를 보고 엉덩방아를 찧을뻔했다. 몇 개는 손수 만든 것으로 보이기도 했다.
"이게.. 다 뭐야?"
몇 개 몰래 집어가는 김석진의 친한 친구들을 향해 물었더니 아침부터 어마어마한 여자애들이 놓고갔다고 대답하곤 몇 개 먹어도 모른다며 빼빼로 봉지를 뜯어서 먹기 시작했다. 서랍에도 가득 차있는 걸 보며 그럴 것 같기도 하단 생각이 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런 사람이구나 새삼 느꼈다. 내 가방에 들어있는 편의점 빼빼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김석진도 늦잠을 잔 건지 허겁지겁 교실로 뛰어들어와 자리에 앉았고 빼빼로들이 익숙하다는 듯 사물함에서, 서랍에서 빼빼로들을 꺼내고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너네끼리 나눠먹어 라고 말하고 있었다. 친구들도 그런 김석진이 익숙하다는 듯 고맙단 말과 함께 받아먹었고 나만 입을 다물지 못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뭘 그렇게 보냐 김탄소"
"아니... 뭐..."
내가 산건 그냥 내가 먹어야겠구나 싶었는데
"아, 맞다"
갑자기 가방 지퍼를 여는 김석진을 빤히 쳐다봤다.
"오다가 팔길래, 너 먹어"
오다가 팔아서 샀다니 저런 츤데레같은 말을 하며 가방에서 빼빼로를 꺼내더니 나에게 내미는게 아닌가. 무려 김석진이. 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을 한치의 거짓도 없이 얼굴에 표현해냈다. 잇몸까지 보일 기세로 입이 찢어져라 웃었고 눈동자가 사라질 정도로 눈을 접으며 웃었다. 당연히 볼은 발그레해졌고 심장은 쿵쿵거렸다. 김석진은 빼빼로를 받아드는 나를 빤히 보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어?"
"안 줘?"
장난스럽게 입술을 삐죽거리며 말하곤 손을 내미는 김석진을 보고 귀여워서 웃음이 터졌다. 나는 가방에 있던 아몬드 빼빼로를 꺼내서 건넸다. 빼빼로를 받은 김석진은 진짜 줄줄은 몰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소리 내며 웃었다. 서로가 마주 보며 웃는 게 참 설레서 잠시 시간이 멈춘 채로 울긋불긋한 단풍이 섞인 바람을 맞으며 김석진과 나만 교실에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친구들은 시도 때도 없이 나를 툭툭 치며 둘만의 핑크 핑크 한 기류가 생긴 것 같으니 빨리 무슨 일인지 불어라고 했지만 나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기류인지 뭔지 그런 게 생길 리가 없잖아. 김석진은 누구에게나 친절했고 다정했고 꽃미소를 날려주는 남자였다. 나한테도 그냥 친한 친구 대하듯 거는 장난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고백을 받아오는 김석진이었고 그중엔 입이 벌어질 정도로 예쁜 여자애들도 많았다. 김석진은 그럴 때마다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 그래서 나도 김석진에게 고백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거절한 여자애들 중 한 명으로 남기 싫었을뿐더러 장난스레 사귀자고 혹은 잘생겼으니까 사귀어달라고 말하는 진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몇몇 무리들처럼 내 진지한 감정이 장난 취급을 당하긴 싫어서였다.
홀로 마음을 키우며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고 김석진은 수능 대박으로 좋은 학교에 합격했다. 나도 나름 이름있는 학교에 최저등급을 맞춰서 합격했고 그 덕에 김석진과 내 자랑을 쉴 새 없이 하던 담임선생님은 교무실의 스타였다. 여전히 우리는 친한 친구였고 주변에선 그건 썸이라고 내 마음을 들뜨게 했다. 기대를 안 하고 싶어도 주변에서 부추기니까 아무것도 아닌 일에 다시 의미 부여를 해보기도 하고 지나간 일을 꺼내며 이건 무슨 의미일 까라며 전형적인 짝사랑 증상을 내보이며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했다. 뭐, 아무리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자 우리는 여전히 친구였다. 변한 게 있다면 친구들의 부추김으로 내가 조금 더 적극적인 구애를 한다는 거 정도.
겨울방학도 끝나고 졸업을 앞두고 2주 정도 학교를 나왔다. 수능 끝난 백수 고3 생활을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학교에서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낼지 고민하며 넋 놓고 습관적으로 핸드크림을 꺼내 손바닥에 쭉 짰다. 너무 넋을 놓고 있었던 건지 손바닥에는 평소에 바르는 양보다 두 배는 더 짜져있었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숨을 푹 쉬었다.
"너한테서 항상 좋은 냄새나"
김석진은 내 옆으로 와서 앉았고 내 손에 가득있는 핸드크림을 한번 울상인 내 얼굴을 한번 쳐다보니더니 내 양 손목을 잡고 웃었다.
"그걸 다 바르려고?"
"네가 생각해도 좀 많지...?"
"응"
"아.. 어떡하지 아까운데"
"같이 바르면 되지"
마지막 말이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김석진을 보고있으니 내 양 손목을 잡고있던 손을 움직여 내 손이 비벼지게 만들었다. 뭐하냐고 물었더니
"나 방금 손 씻고왔어"
라고 말하곤 자기 손을 내손에 비볐다. 손끝에서부터 불이 붙은 것처럼 화끈거리기 시작했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불이 옮겨붙어 타버릴 것 같았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인 건지 아니면 내가 조금은, 아주 조금은 기대를 해도 되는 행동인 건지 헷갈렸다. 뭐 어때 그래도 좋았다. 날 헷갈리게 하는 것조차 좋았다.
드디어 졸업하는 날이 되었다. 아침부터 끼리끼리 사진찍기 바빴고 나도 친구들에게 끌려다니는 중이었다. 그러다 교실로 들어오는 김석진을 봤고 나는 김석진에게 달려가서 같이 사진 찍자고 부탁했다. 졸업하면 이제 못 보는 건가. 강당으로 모여서 졸업식은 짧게 진행됐고 교실로 돌아와 정리를 끝내고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김석진에게 인사를 하려고 복도에서 친구들과 대화중인 김석진을 콕콕 찔렀다.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우워 하는 짐승소리를 냈지만 신경쓰지않고 교실로 데리고 들어왔다.
"석진아 졸업 축하해"
"김탄소 너도 졸업축하해"
우리는 마주보고 웃었다. 또 다시 봄 바람이 부는 느낌이었다.
"졸업해도 계속 연락 할꺼지?"
용기내서 물었다. 좋아하는 마음에서여도 컸지만 그 전에 김석진은 정말 좋은 친구였으니까.
"너 오늘도 좋은 냄새나네"
갑자기 대화 주제를 다른 곳으로 트는 김석진때문에 계속 연락하잔 말을 이렇게 거절하는 건가 입을 삐죽 내밀고 시무룩해져 있었다.
"나 너한테 할 말 있는데"
"무슨말"
할 말이 있다는 김석진에게 나는 여전히 입을 내밀고 눈을 맞췄다
"너한테서 항상 좋은냄새나"
그거 핸드크림 냄새야 라고 말하려는데 이어지는 김석진의 말에 모든 사고회로가 멈췄다
"그래서 좋아"
"....응?"
"너 좋다고"
"뭐?"
에이 설마, 나한테서 나는 냄새가 좋다는 말일꺼라고 생각했다. 졸업선물로 핸드크림을 줘야 하는건가.
"아 진짜, 내가 너 좋아한다고"
한번더 정확하게 돌아 오는 말에 미소가 번졌다. 겨울 바람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듯 얼얼했다.
"진짜?"
"그래 좋아한다니까?"
"정말로?"
뛸듯이 기쁜 마음에 한 번 더 대답하려는 김석진의 말을 듣지 않은 채 김석진을 안았다. 나보다 한뼘 더 큰 탓에 내가 품에 안기는 꼴이 됐긴 했지만 놀란 김석진은 이내 나를 토닥토닥 안아주었다.
"탄소야"
"응?"
안긴채로 김석진을 올려다 보니 귀가 빨개져있었다. 아마 내 귀는 더 빨갛게 달아 올라 있겠지.
"우리 연애할래?"
김석진의 말에 대답도 하지못하고 품에 얼굴을 묻었다. 부끄러워서 화끈거리는 얼굴을 차마 보여줄 수 없었다. 내 얼굴을 보려고 자꾸만 품에서 날 떼어내려는 김석진을 더 꽉 끌어안았고 말대신 고개를 끄덕거리며 대답했다. 그렇게 나의 짝사랑은 마침표를 찍었고. 고개만 빼꼼 내밀고있었던 너와 나의 첫사랑은 모습을 드러내곤 손을 마주잡았다.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악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할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 수 없이 뜨거웠던 너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너와 나 사이에는 달콤한 핸드크림 향기도 배여있겠지.
************
안녕하세요 일일 일글 하고있는 글루미데이입니다
저번 편에선 제 모든 디테일을 쏟아 부었다면
이번 편에선 제 모든 로망을 쏟아 부었습니다 껄껄
제가 핸드크림을 정말 자주바르거든요... 그래서 더 가볍게(?) 써진 글이었고
깨발랄한 여주의 짝사랑하는글도 써보자 해서 써진글이었어요
마지막에 적혀있는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이유는 ~ 너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문구는 응답하라 1997 마지막화 나레이션에서 따왔습니당
응칠을 너무 재밌게 봐서 저 대사를 첫사랑글에 한번은 넣고싶었어요 그럼이만 총총총
네번째 글이라 알려드리는건데
첫사랑시리즈의 메인?공통? 대사는 "졸업 축하해"라는 점
| 정말 감사한 암호닉♥ |
복숭아망개 / 뿌링클 / 만두 0103 뽀로로이다 / 정전국 / 민슉아슈가 / 자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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