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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소개팅 했다며? "
" 어. 했지. 소개팅 "
" 누가 주선했는데? "
" 김태형 "
" 흐에? 김태형? 소개팅 한 사람은 괜찮아? 애가 워낙 똘끼가 많아서 "
" 말을 아낄께 "
" 아, 왜!!!! 빨리 말해봐!!!! "
" 이름 전정국. 나이는 20살. 원래 아는 애였고, 친하지는 않았고.
소문으로만 몇번 들었던 애 "
" 내가 그거 물어봤냐? "
" 하, 궁금해? "
" 응, 지금 당장 말하지 않으면 주방에 있는 후라이팬으로 너의 머리통을 내려 칠테야 "
***
" 안녕 "
" 어, 그래 "
" 그래도 알던 애라 어색하지는 않다. 그치? "
" 그러게, 여기 분위기 좋다~ 넌 이런데 어떻게 알았어? "
" 인터넷 보고 알았지! 나도 처음 와봤어! "
" 우리 뭐 좀 시킬까? "
" 그래, 넌 뭐 먹을래? "
" 그냥 아무거나! "
" 저기요! "
아무렇지 않게 웨이터를 불러 음식을 주문 하는 전정국.
전정국은 메뉴판을 보지 않은채로 주문을 하고 있었고, 묘하게 내 표정은 일그려졌다.
' 여기 처음 와봤다며 '
" 왜이렇게 표정이 안좋아? 어디 아파? "
" ㅇ,아니! 아무것도 아냐! "
전정국과 이런저런 얘기를 했고, 나에게 이득이 될만한 이야기는 없었으며
내가 그동안 알던 사실들과 많이 달랐다. 그 사실이 거짓일지, 지금 내 앞에 있는
전정국이 하는말이 거짓일지는 모르나. 여자의 촉감은 한번도 틀린적이 없다.
그렇다면, 지금 내앞에 있는 전정국이 거짓이다.
" 넌 되게 말하는게 똑똑하다. 역시 다른 여자들이랑은 달라. "
지금 다른 여자들이랑 비교하는 건가.
" 너도 다른 남자 애들보다 수준이 좀 높다. "
여자 꼬시는 멘트가….라는 뒷말을 꾹 삼켜두었다.
" 근데 넌 되게 여자친구 자주 바뀌지 않니? "
정곡을 찌르는 말에 전정국은 적잖이 당황을 했지만 금세 표정을 바꾸고 말했다.
" 사실 내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서…. 싫다고 하면 나 안좋게 생각할까봐….
그래도 고백은 항상 내가 받았지만, 내가 먼저 차였어 "
지랄, 니가 먼저 고백하고 먼저 찼겠지. 나한테 와서 눈물 콧물 뽑으면서 전정국 욕하던 여자애가 몇명인데
" 근데 넌 진짜 느낌이 달라. 다른 여자들에 비해 더 생각이 깊어보이고, 똑똑해 보여.
그래서 좋아 "
" 벌써 좋다고 호감 표시 하는거야? "
" 우리 서로 알게 된지도 1년 가까이 되는데…. 인사도 자주했고
그동안 너 되게 유심히 봤어. "
나 유심히 보는 동안 다른여자 많이 사귀었네. 전정국? 카사노바 새끼.
" 근데 진짜로 나랑 사귀었던 애들 다 그저 그랬어. "
앞뒷말 다른새끼. 니가 차였다면서 애들이 그거 그렇다는건 또 뭐야.
" 너도 밥 다먹은거 같은데 우리 다른데 가서 얘기 좀 더 할래? "
" 난 술 안먹어 "
" 술 얘기는 하는거 아닌데? 난 다른 늑대 같은 남자들이랑은 틀리답니다. "
" 그래? 헣, 미안! "
빙구같은 눈웃음 한번 흘려주니 좋다고 또 눈이 휘도록 웃는다. 여우같은 새끼.
***
" 내 촉이 얜 아니다라고 대놓고 지랄댄스를 추더라고 "
" 내가 볼땐 그냥 그런데…. 니 촉은 한번도 틀린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다음엔 카페 가서 뭐했는데? "
" 그니까, 카페 가서…. "
***
" 난 아직 커피는 한가지에 정착 못했다. 그냥 아무거나 시켜줘 "
그래. 여기서 떡밥 무나 안무나 보자.
" 아메리카노에 샷 3개 추가해주세요. 시럽은 빼주시고. "
옳지. 물었다. 내가 좋아하는거 제대로 알아왔네 여우같은 카사노바새끼.
딱보니 학과여자애들 다 사귀고 나 하나 남아서 나랑 연결시켜달라고 했구만….
" 정국아, 너 자꾸 김태형한테 연락오는데? "
" 괜찮아, 얘 클럽 가자고 하는거야! 난 클럽 같은데 안가니까 걱정 말고~
김태형 이 새끼는 클럽 같은데서 여자 사귀고 그런거 그만 둬야 되는데 "
" 왜? 난 태형이 되게 매력있고 좋은데. 착하잖아! 난 태형이 같은 사람이 좋아! "
" 김태형이 얼마나 쓰레기 새끼인데. 너 걔 진실 알면 후회한다? 그런 남자 만나면 절대 안되.
그런 남자는 믿어서도 안되고, 나같이 믿음직한 남자만나면서 편하게 살아야지 "
얼씨구 지 친구 비하까지?
" 그래도 태형이는 너랑 제일 친한 친구인데 그렇게 말해도 되? "
" 그냥 니가 태형이 같은 남자 만나지를 않길 바라는거야. 나같은 남자를 만나라고 "
대놓고 ' 나랑 연애합시다 ' 이러고 광고하고 있네.
" 어 나왔다. "
" 감사합니다~ "
" 역시 넌 달라. 보통 다른 여자애들 같으면 그냥 무시하고 먹는데. 넌 너무 착해 "
" 그건 예의가 아니지. "
커피를 홀짝홀짝 마셨다.
" 맛있어? 나도 옛날에 그렇게 먹었었는데 "
" 이거 진짜 맛있는데? 나도 맨날 이렇게 먹을래! "
" 나랑 통하네! 이렇게 먹는 사람 별로 없는데~ "
" 근데 넌 왜 카페모카 먹어? "
" ㅇ,어? 어… 오,오늘은 이게 땡겨서! "
또 거짓말. 아메리카노처럼 쓴거 못먹는다고 후배가 준 아메리카노 바닥에 버린새끼가.
" 나도 니꺼 먹어봐도 되? 그게 더 맛있을 수도 있잖아~ "
" 그래, 한번 먹어봐! "
자 여기서 떡밥하나 더 던지구요.
" 이것도 달고 맛있다!! 그래도, 난 아메리ㅋ, …뭐하는거야? "
" 입술에 묻어서 "
닫았다. 신발!!! 옘병!!! 입술에 크림 묻힌거 그걸 왜 뽀뽀하면서 지가 먹어?!
떡밥을 물다 못해 낚시줄까지 먹어 버렸잖아!!!
" 여자가 칠칠 맞게 이러면 다른 남자들이 질투해요! "
" ……. "
***
" 헐, 미친 대박!!!!!!!!! 처음 만났는데 입술에 대놓고 뽀뽀함?
쩌네. 얘 완전 그거 아냐? 픽업 아티스트? "
" 그런거 까지는 모르겠고. 들어봐 그 커피 다먹고 밖에 나와서 "
***
" 타! "
삑! 경쾌한 소리와 함께 화려한 외제차가 보였다.
올? 이건 자기찬가? 능력 쩌네!
" 어, 고마워~ "
조수석에 문을 열어주고 내가 타자 문을 닫고 그대로 빠르게 운전석에 타 시동을 걸었다.
" 지금 안전벨트 매달라고 안매고 있는거지? "
물론이지!
" ㅇ,어? 그게 아니라…. "
급하게 안전벨트를 찾아 해메는 나의 손을 잡고 ' 내가 해줄게 ' 라며 능글맞은 웃음과 버터 백개는 씹어먹은
목소리로 나의 안전벨트를 매주었다. 서로의 숨결과 향기까지 만날 거리에 나는 자동적으로 숨을 헙! 들이 마셨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귀여운지 살풋 웃었다.
" 귀엽긴, 어디 살아? "
" 나 강남! "
" 어 나돈데! "
" 진짜? 나 데려다줘도 집에 금방가겠네. 다행이다. "
지랄한다 또 도봉구 사는거 누가 모를줄 아냐
" 집에 다왔다. 오늘 너무 즐거 웠어. "
이 타이밍이네. 고백.
" 저기 내가 아까 말했듯이 예전부터 널 지켜봐왔어. 우리 진지하게 연애 해볼래? "
내가 비웃듯이 픽 웃으니까 의아하게 쳐다 보는 전정국.
넌 내 예상에 한번도 엇나가는 행동을 하지 않았어. 넌 끝.
" 응, 정국아. 꺼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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