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남사친 김종대 썰 3 (부제 : 그냥, 질투나니까)
하루 푹 자고 일어났더니 수그러들은 감기몸살에 가벼운 마음으로 김종대한테 고맙다고 전화나 할까… 하다가 그 마저도 부끄러워서 톡을 보내려는데, 카톡- 하고 누군가에게서 카톡이 왔다. 누군가 해서 보니, 박찬열이었다. 나한테 뭔 할 말이 있나… 생각하던 중, 머릿 속을 스치고 간 초코우유. 맞다, 초코우유. 그 때 엄청 뻘쭘했겠구나. 그러면서 확인한 박찬열이 보낸 톡은, 「 OOO 」 「 만날 수 있어? 」만나자고? 만나는 거야 어렵지 않지. 그래서 박찬열에게 언제? 하고 톡을 보냈더니, 금방 숫자가 사라지며 답이 왔다. 「 2시에 시간 돼? 」2시면 시간도 넉넉하겠다, 별 고민 없이 알았어 라고 톡을 보냈더니, 또 금방 「 그럼 2시에 학교 앞에서 봐! 」라고 톡이 왔다.
“그럼 일단 좀 씻을까…”
쭈욱 기지개를 켜며 욕실로 들어갔다. 여유롭게 씻고 나왔더니, 진동이라서 욕실에서는 몰랐는지 김종대한테서 부재중 전화가 7통이나 와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싸매고 이번엔 내가 김종대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전화를 받는다.
“왜 전화했어?”
“왜긴… 목소리 들으니까 몸 좀 괜찮아 졌나 보다?”
“어, 어젠 고마웠어.”
고마웠어, 라는 말에 말하는 내가 다 오글거려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런 건 나랑 안어울리나 봐. 내 몸이 이렇게 거부를 하잖아…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김종대는 오늘 몸 괜찮으면 시간 좀 있어? 라는 곤란한 질문을 던진다. 어제 못 만났다고 오늘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오늘은 박찬열이랑 선약 있는데… 좀 더 일찍 전화하던가.
“오늘…? 나 오늘도 못 만나는데 어떡하지.”
“아, 오늘은 또 왜!”
“오늘은 다른 누구랑 선약이 있어서…”
“누구. 나 보다 더 중요해?”
김종대 멍청아, 그걸 지금 따져서 뭐하는데… 박찬열하고 너하고 중에 누가 더 중요하냐고 물으면 난 당연히 둘 다 아니라고 대답하겠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휴… 그 놈의 전복죽 때문에 한 동안 김종대의 노예가 되게 생겼다.
“아, 글쎄…”
“왜 대답을 못해. 너 설마 만난다는 게 뭐 박찬열이나 박찬열, 아니면 박찬열은 아니겠지?”
“……”
갓뎀… 돗자리 깔아라 김종대. 전혀 망설이지 않고 확신한 듯한 목소리에 3초간 벙쪄있다가 조심스럽게 어… 어떻게 알았어? 라고 묻자, 약간 짜증내는 듯한 목소리로 아, 박찬열 그 새끼가 나한테 톡으로 자랑했다니까! 너랑 만난다고! 라며 막 투정을 부리길래 대답은 아무렇지 않은 듯이 아, 그래? 하면서도 속으로는 박찬열 그건 왜 마음대로 그걸 김종대한테 말하고 그런대, 안 그래도 박찬열하고 나하고 엮인다는 얘기만 나오면 신경이 곤두서는 김종대인데.
“실망이다, OOO…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뭐가?”
김종대가 이미 알게 된 거, 더 이상 숨길 것도 없고 떳떳하지 않을 것도 없다. 당당하게 이게 어떻게 된 거냐는 김종대의 물음에 뭐가?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종대가 길게 한 숨을 쉬는 게 들렸고, 이어서 김종대는 너는 내 가치가 박찬열 새끼 정도 밖에 안 되냐?, 나랑 박찬열이랑 물에 빠지면 누굴 먼저 구할 거냐, 등등 별 유치한 소리들만 늘어놨다.
“아, 됐고. 그래서 몇시에 어디서 만나기로 했는데?”
“2시에 학교… 근데 그걸 네가 왜 궁금해 하냐?”
“왜 궁금해 하냐니, 박찬열이랑 만난다는데 내가 같이 가야지.”
“뭐래… 너는 무슨 박찬열이 나 잡아먹는 것 처럼 그러더라?”
“그럼 박찬열이 정상이라서 너한테 자꾸 그렇게 개수작 부리는 줄 알아?”
“이 종대새끼가 진짜… 됐어, 나 준비해야 되니까 끊는다.”
그럼 박찬열 같이 멀쩡한 애가 비정상이라서 나하고 친하게 지낸단 얘기 아니야? 박찬열이나 너나 좀 멍청하긴 하지만, 박찬열이 너보다 키는 크다, 김종대… 속으로 괘씸한 김종대를 씹고 씹고 또 씹으며 옷 입고, 화장 좀 하고, 친구들하고 카톡 좀 하다 보니 벌써 1시 30분이 넘은 시간에 빨리 나가야겠다 하며 급하게 신발을 신고 문을 잠궜다. 그리고 약속 장소인 학교 앞에 도착하니 시간은 1시 54분. 6분이나 일찍 왔네, 지루하게… 괜히 일찍 나왔어. 하면서 나도 모르게 입을 쭉 내밀었다.
“뭔데 입이 또 쭉 나왔냐?”
옆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순간 꺅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니, 꺅도 아니고. 그냥 악 하고 소리를 질렀다. 마음을 진정시키며 돌아보니, 김종대가 서 있었다. 김종대, 뭐야? 너도 여기 볼 일 있어? 하고 물어보니, 아니 뭐… 딱히 볼 일이라기 보다는… 하면서 우물쭈물 거린다. 이상한 눈으로 김종대를 쳐다보는데, 김종대 어깨 너머로 보이는 박찬열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미안, 기다렸지.”
“아니, 뭐 별로…”
“별로긴 무슨… 입은 막 이 만큼 나와가지고 지루하다, 어쩐다 그랬으면서.”
“아, 김종대. 조용히 해라?”
박찬열이랑 말 한 마디 한 마디 할 때마다 옆에서 계속 태클을 걸며 궁시렁대는 김종대 때문에 정말 귀찮게 됬다. 그런데 김종대는 왜 데리고 온 거야? 하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묻는 박찬열을 올려다 보지 못하고 눈은 이리저리 다른 곳만 응시하면서 내가 데려 온 게 아니고, 여기 와 있더라고… 라고 대답하자, 그럼 신경 안 써도 되겠다는 듯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그럼, 얼른 가자. 배 안고파? 하며 아예 김종대는 무시하고 내게 말을 거는 박찬열을 김종대는 또 노려보며 우리 뒤를 걸어왔다.
“그럼 우리 어디 좀 들어갈래?”
“어, 뭐… 그래.”
마침 배고프던 참에 박찬열을 따라 빵 집에 들어가서 테이블에 자리를 잡자, 빵 아무거나 먹지?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박찬열에게 응. 이라고 대답하는데, 그러고보니 김종대가 없네. 어디 간 거야 갑자기? 김종대에게 카톡으로 어디야? 집 갔어? 하고 톡을 보내자, 김종대가 「 어 근데 언제까지 놀거? 」라며 톡을 보냈다. 그래서 글쎄. 라고 톡을 보냈는데, 숫자가 없어졌는데도 답이 없었다. 뭐야, 삐졌나… 에이, 설마 이런걸로. 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삐지면 고생 할 건 난데, 전화 한 통 해 봐야지. 하고 전화를 걸었더니, 또 금방 받는 김종대. 삐질 거면 제대로 삐지던지, 바보야.
“야”
[……]
“종대야?”
[왜]
“삐졌어?”
[아니]
“삐졌구나”
[아, 안삐졌다니…]
김종대가 말을 하는 중에, 잘못해서 통화종료를 눌렀는지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 아무래도 김종대 이거 삐진 거 확실한 것 같은데… 이건 또 어떻게 풀어줘야 돼. 아오, 그러게 왜 하필이면 오늘 만나자고 그래서 이 난리를 만들어, 박찬열 너는. 이제 막 계산 하는 박찬열을 보면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박찬열 너 이 새끼… 아무것도 모르고 빵 계산이나 하고 있구나, 그럼 열심히 해라 누나는 간다. 일단은 김종대가 중요하기에 의도치 않게 저번 초코우유에 이어 두 번이나 박찬열을 바람 맞혔다.
“종대야…!”
무작정 뛰어간 김종대의 집 앞에서 숨을 고르고 전화를 걸었더니, 받아놓고서 여보세요. 도 안하네… 이게 그렇게 삐질 일이냐? 그냥 친구 사이에 약속 한 번 못 지킬 수도 있는거지, 뭐… 진짜 쪼잔해, 김종대. 라고 말하면 김종대를 영영 못 볼 지도 모르겠지.
“야, 종대야…”
[자꾸 이렇게 전화하면 박찬열 기분이 어떻겠냐]
“아 왜 또 이래… 나 지금 너네 집 앞이야”
[……응?]
“진짠데.”
진짠데. 하고 말하니 잠시 후 살짝 열리는 문 틈으로 쪼르르 가서 얼굴을 보였다. 종대야, 나 왔어. 하고 활짝 웃으니 괜히 눈을 못 마주친다. 나 그냥 왔어. 라고 말하자, 곧 바로 왜? 라고 대답하면서 내 눈을 쳐다보는 김종대의 표정은 뭔가를 기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김종대 때문에 다시 왔지. 라고 대답하자, 문을 열고 나오는 너의 옷차림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갈아입지 않고 아까와 같았다.
“가자, 데려다 줄게.”
겉옷을 입으면서 데려다 주겠다는 너는 살짝 뾰루퉁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여느 때와 같이 내 왼쪽에 서서 걸었다. 그런 너의 눈치를 보며 종대야. 하고 부르니, 이럴 때는 종대라고 잘도 부르면서. 평소에 좀 그렇게 하지. 하면서 앞만 보고 걸어가는 김종대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니, 뭐가? 하면서 정말 영혼없는 멘트만 날린다. 내가 박찬열이랑 계속 이렇게 지내도 괜찮아? 하면서 은근슬쩍 네가 민감한 얘기를 물어보니, 한 동안 아무 말 없이 걷기만 하고 계속 되는 정적에 벌써 우리 집에 가까워 졌다. 역시 이건 잘못 물어본 건가…
“별로,”
별로, 라니… 뭐야, 이젠 박찬열이랑 어찌 되든 신경도 안 쓰겠다 이거야? 별 기대는 하지도 않았지만, 왠지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아니야, 무슨 상관이야. 내가 누구랑 뭘 하고 김종대가 누구랑 뭘 하던. 하는 생각에 금방 아무렇지 않아, 괜찮아. 하며 마음을 진정시키며, 집 앞에 다다랐다.
“안좋아.”
“…응…?”
“별로, 안좋아.”
그냥 이렇게 보내나 했더니, 김종대의 대답은 괜히 내 심장을 쿵쾅거리게 했다. 별로, 안좋다 라… 그냥 그 말 자체로도 기쁜 것 같았다. 누군가 나를 생각해 주고 위해주려 한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거구나. 그런 사람이 나한테도 있구나. 그래서 '왜' 냐고 더는 묻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대답을 듣게 되었다.
“…질투나니까.”
무슨 의미의 질투인지는 모르겠다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다만, 내가 이렇게 설레도 되는 걸까… 나는 점점 너에게 나도 모르게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지 모른다.
“들어 가.”
“…고마워. 종대야.”
붉어진 내 얼굴을 너는 봤을까. 너는 내일 나를 어떻게 보냐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나는 네가 얼른 보고 싶어. 오늘 모든 걸 다 확인했으니까. 이렇게 생각해도 되는 거지?
오늘도 내가 내려다 보는 너는 어김없이 참 가벼운 걸음으로 어둠을 빛으로 밝혀주는구나. 내 마음에도 빛을 밝혀주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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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_본격_썸타기?_txt
그와중에 이번 편도 박찬열 힘쇼!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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