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street Boys
wright. 일개 팬
B. 박제된 시간 fin.
호시를, 권순영을 책임 질 수 있어?
“ 그럴게. ”
내가 그 질문 – 사실은 묘한 압박 –을 순순히 수용한 이유는 호시, 즉 권순영을 사랑해서도 아니고, 앞으로 사랑할 것 같아서도 아닌 오로지 승부욕 때문이었다. 그리고 트라우마에 대한 극복 의지. 권순호는 – 아마도 권순영은 사람의 약점을 굉장히 잘 뚫어보는 듯 했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듯이. 결국 내가 지금 마주보는 권순호는 권순영이 아닌가. - 내 트라우마를 이용해 내가 권순영을 떠 안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 그러겠다고.
나는 이 내기의 끝을 모르는 게 아니었다. 어떤 결말로 흘러갈지만 확신하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그를 살리고 나의 트라우마를 죽이거나, 그를 죽이고 나의 트라우마를 유지하거나.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건 그의 몫이었다. 그 문제는 이 내기에서 꽤 중요한 수였다. 어디로 작용할지 모르는. 그를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 그와 사랑에 빠지길. ”
다른 사람의 말투와 시선으로 자신의 사랑을 비는, 권순호의 가면을 쓴 권순영이 이질적이었다.
대답없이 고개만 가볍게 끄덕인 후 103호를 벗어났다. 권순호의 개인공간은, 결국 권순영의 개인 공간이었다.
구원, 103호, 호시. 문에는 그렇게 새겨져 있었다.
*
박제는 풀렸다. 더 이상 호시는 시간에 구속 받지 않는다. 아침 열 시 십분에 그와 만나더라도, 더 이상 호시는 내게 아기자기한 화과자들을 권유하지 않을 것이다. 그와 동시에 내 손엔 목줄이 하나 쥐어졌다. 권순호의 손에 묶여있던 목줄은 내게로 그 소유권을 달리 하게 되었다.
호시는 이제 두 가지 인격이 아니었으나, 내게 묶인 것은 자명했다. 권순호는 스스로 잠시 잠적하는 것과 같았기 때문에. 아직 권순호의 부재를 축하할 때가 아니기 때문에. 글쎄, 전 주인은 어쨌는지 몰라도 나는 내가 할 수 있는만큼 목줄을 늘릴 것이다.
“ 그러겠다고 대답했어. ”
호시는 나를 거칠게 몰아세웠다. 한 손을 내 머리칼 속에 집어넣더니 그대로 헤집어가며 뒷통수를 감쌌다. 그의 손에 내 머리가 모두 들어차는게 느껴졌다. 안정적이었다. 물론, 그의 다른 한 손에는 아직 총이 들려 있었다. 얼굴이 점점, 다가왔다.
“ 니가 뭔데? ”
“ ...... ”
“ 니가 뭔데, 나를.”
호시의 질문의 말꼬리는 내려가 있었다. 질문이 아닌 듯.
“ 나는, 오프 초콜릿의 총명이고, 내 진짜 이름은, ”
내가 보기에 그는 ‘ 이름 ’ 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
어차피 내 진짜 이름을 알려준다고 해도 그의 보잘 것 없는 소유욕이 내 이름을 꽁꽁 싸매어 혼자만의 것으로 간직 할 것이었다.
“......”
호시는 무너지듯 나를 안았다. 내게 안겼다고 해도 적절한 표현이었다.
그가 스스로 만들어냈지만 결코 제어할 수 없었던 또 다른 자신에게서 벗어나는 날이었다.
0215. 내가 뒷 골목에 온 지 하루.
물론 완전한 해방은 아직 아니었다.
권순호는 스스로 숨을 죽이고 있을 뿐이니까. 적어도 아직은.
*
“ 야, 좀 늦었, 씨발. ”
당장 안내려놔?
소년의 기도가 눈치없이 이제야 왔다. 내가 지금까지 목숨의 위협을 몇 번이나 받았는지 모른다.
호시는 내가 그를 책임진 그 순간부터 그 집착의 대상을 나로 옮긴 모양이었다. 그와는 처음이자 마지막 스킨십이 될거라고 확신하고 또 단정지었던 조금 전의 그 포옹은, 꽤나 길게 이어지다가 곧 그가 난장판이 된 103호를 둘러보고, 주섬주섬 깨진 조각들이 널린 쇼파를 빠르게 치우고, - 그래봤자 쇼파 아래로 조각을 밀어 넣는 것이었다 – 그 곳에 나와 함께 앉는 것으로 정점을 찍고 있었다. 아니, 나란히 앉는 게 아니라....
소년의 기도가 ‘ 당장 ’ 내려 놓으라고 한 그 것. 그 것은 나였다.
호시는 내 생각보다 집착이 강했다. 소유욕 ? 그가 나를 앉힌 곳은 그의 무릎이었으니까.
호시는 소년의 기도가 총을 장전하며 그를 매섭게 쏘아보든 말든 날 꽤 강하게 끌어안고 비딱하게 그를 쳐다볼 뿐이었다.
아, 당신들이 혹시 오해할까봐 친절히 말해주는 건데, 이 상황이 제일 좆같은 건 나였다.
생각을 해보라. 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나는 돈많은 발랑 까진 고아였지만 세상을 다 알지 못했고, 그래서 철없이 뒷골목에 발을 들였다가 2월 14일, 나의 순수를 죽였다. 그리고 그 다음날엔, 혼자 살기도 벅찬 이 세상에 개같은 철부지를 한 마리 주웠다. 그냥 오로지 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열망과 권순호가 불러일으킨 승부욕 때문에. 그리고 지금, 그 개새끼와 또 다른 개새끼 – 화홍의 개 – 가 싸운다. 나를 두고? 음,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지만.
당신이 내 빠르고 복잡한 이야기를 따라오는 것만으로도 정말 존경스럽고, 박수 쳐 드리고 싶은 건 맞지만 삼각관계따위의 말을 내뱉을까봐 불안하다.
설마 그런 사람은 없겠지.
...
사실 당신에게 줄 힌트가 하나 있다. 그 힌트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당신들이 좋아하는 것, 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 주길. 다시 그 때로 돌아가서,
“ 좆같은 게 봐줬더니 뒷통수를 쳐? 씨발, 그거 내려놓으라고. ”
맞다. 저 ‘ 그 것’ 은 날 지칭하고 있다.
“ 존나 시끄럽네.. 내가 언제 빼돌린댔나? 씨팔, 오해 수준 한번 좆같아선. ”
“ 아니면 니가 걜 끌어안고 있을 이윤 뭔데, 아무리봐도 니 타입은 영 아닌 거 같은데. ”
미치지 않고서야. 소년의 기도는 씨발, 그렇게 중얼거렸다. 나를 한번 훑어보며.
“ 미쳤나보지, 씨팔아. ”
탕.
의외로 총구를 먼저 달군 것은 소년의 기도가 아닌 호시였다.
하루가 24시간이라니, 음모가 분명했다. 나는 이미 50시간 넘게 깨어있는 기분인데.
x
who’s next?
‘ .. 나는 형아가 너무 좋아. ’
‘ 최유준, 누가 여기 오래. ’
‘ 내가 말했지, 집 밖에서만이라도 네 얼굴 보지말자고. ’
‘ 이거 누가 그런거야? ’
‘ ... 형아는 잘못 없어. 유준이가 잘못해서 혼난건데... ’
‘ 걔가 어떻게 내 동생인데? ’
‘ ..네가 확신 할 수 있어? ’
C. 난폭한 비폭력.
comming soon.
X
안녕하세요, 꽤 오랫만..이죠?! (애써 밝은척)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질문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이만 전 글에 달린 댓글 구경하러 가야게써여.. 그동안 읽고 답도 못태써...8ㅂ8
)설명 잠깐 베이스로 깔고 들어갑니다
박제된 시간 = 열시 십분
박제되었다는 의미 = 호시는 그 순간에 묶여 있다. 죄책감때문이든 뭐든.
총명이가 호시를 책임지겠다고 말해버린 이유 = 승부욕과 어린시절 강아지 트라우마에 대한 강한 극복 의지. (사실 승부욕이 9할)
권순호의 ?사랑? 언급 = 권순호는 권순영이기도 하니까 권순영에 대해 아주 잘 알죠! (자기 자신이니까 결국..) 떡밥이 딱히 나온 것 같진 않지만
호시는 애정에 대한 갈구가 있습니다. 이것도 차차 더 강하게 표현할 생각...ㅇㅂㅇ! 그리고.. 권순호의 죽음에도... 이 갈구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스포)
질문 언제든 해주세요! 전 늘 여기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오늘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 하트.
다음편은 승초리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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