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street Boys
wright. 일개 팬
나는 잘 모른다. 내게도 호시의 파란 머리카락 같은 것이 있는 걸까?
B. 박제된 시간, 10:10
“ 총명아! ”
오늘 하루는 참 길었다. 내게 이미 호시는 소년의 기도만큼이나 질리는 존재였다.
“ 아, 네. 또 보네요. ”
혹시나 권순호 때의 기억이 떠오를까 싶어 가볍게 떡밥을 던졌다. 왼쪽 눈이 따가워 왔다. 호시 때문이라고 할 순 없었지만, 이런 저런 일과 호시가 겹치면서의 스트레스가 내 안구 건조증을 더 악화 시켰을지도. 물론 근거는 없다. 스트레스가 안구 건조증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는 모른다. 나는 얕은 한숨을 내쉬며 왼쪽 눈두덩이를 꾹꾹 눌러댔다. 뜨끈한 눈물이 눈 주변에 흥건해진 걸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나는 왼쪽 눈에 눈물을 달고 살았다.
“ 총명이 눈 아파? ”
떡밥은 회수되지 못했다. 아마도 내 눈으로 분산되버린 시선 때문일 것이다. 소년의 기도와 호시의 눈초리가 부담스러워, 괜찮은 것보다 더 괜찮은 척 눈에서 손을 떼며 눈물을 훔쳤다. 소년의 기도와 호시, 둘 다 내 눈물을 눈치 챘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 이 것은 뒷 골목의 특징 중 하나였다. 지금처럼 남의 일을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 – 여기선 관심 갖지 않는 것이 예의이기에 - 또는 자신의 본성을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 후자의 경우에선, 빠르게 가면을 벗어 던지는 사람도 물론 존재했지만 끝까지 가면을 벗지 않으려 발악하는 사람들 또한 많았다. 그런 사람은 늘 탈이 나기 마련인데. 가면을 오랫동안 쓰면 쓸수록 얼굴에 그 뿌리를 내린다. 그러다가 결국엔 가면을 벗으려고 할 때 자신의 얼굴까지 벗겨져 버릴 수 있다. 아, 무서워 하지 말라. 내가 하는 말은 모두 비유일 뿐이다. 당신들도 이미 알겠지만.
나는 그래서 당신들이 가면을 쓰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뒷골목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상에선 늘 가면이 필요한 것 같다.
그러니 나는 그저 빌어줄 뿐이다. 당신이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기를. 어느 순간 뿌리를 내리고 있을지 모르는 법이니까.
“ 아니, 그냥 건조해서. ”
“ 근데, 왜 저 새끼는 달고 온거야? ”
“ 화홍이 위험하대서. ”
“ 저 새끼랑 있는 게 제일 위험할텐데. 알잖아, 나 귀. ”
아, 맞다. 권순호일 때 보니 밴드 여러개가 덕지덕지 붙어 있던데. 고개를 돌려 호시의 귀를 바라보니 여전히 캐릭터 밴드가 여러개 였다. 권순호의 취향인건지, 호시의 취향인건지 그 것이 궁금했다. 별 쓰잘데기도 없는 호기심이었다.
“ 귀는 괜찮아요? ”
“ 아니, 좆같아. 죽여버릴까? ”
“ 소년의 기도요? ”
“ 어, 너 아직 쟤 이름 몰라? ”
“ 굳이 알아야 해요? ”
“ 씨발, 자꾸 내 얘기 할래? ”
“ 이름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 아니야? 그래도 이제 남맨데. ”
호시는 소년의 기도를 대놓고 쳐다보며 실실거렸다. 소년의 기도는 역시나 장전된 듯 싶은 권총을 꺼냈다. 이 둘은 늘 이래왔던 것 같았다. 내가 있든 없든. 그게 좋았다.
참 모순적이었다, 어째서 나는 이 거리까지 와서야 이상한 정을 느끼는 건지.
당장이라도 진심으로 서로의 목을 딸 수 있는 사이가. 또, 서로의 목숨을 위협하면서도 어느 정도의 우정을 다지는 것이 왜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는지.
“ 남매는 씨발, 얼굴 갈아버린다. ”
“ 존나 잘생긴 내 얼굴 갈리면 이 거리 장사 못해. ”
“ 네 얼굴 때문에 세상 쓰레기같은 일은 다 생기는거야. 네 얼굴 때문에. ”
“ 그건 너겠지 씨팔. ”
“ 아, 나 잠깐 화홍. ”
역시, 소년의 기도는 마마보이같았다. 화홍의 말이라면 못할 것이 없는, 진짜 말 그대로 화홍의 개새끼. 번견. 화홍이 내게 관심을 갖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오히려 나를 죽이라고 했었다면? 나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나를 향해 총알을 날릴 그 쌍판을 상상할 수 있었다. 얼굴 빼곤 볼 게 없는 놈이었지만 정말 또라이라, 일반인이라도 자신의 심기를 – 또는 화홍의 심기를 - 건드리면 바로 쏴댈 것 같은 이미지였다.
“ 씨팔, 쟨 맨날 불리할 때 화홍핑계 대. ”
“ 그러게요. 그런데 호시는 이름이 뭐에요? ”
다시 한번 아무렇지 않은 척 떡밥을 던졌다. 이번엔 꽤나 대형 떡밥이었다. 순식간에 호시의 표정이 싸늘해지는 과정을 나는 천천히 지켜보았다. 이게 바로 권순호가 말한 진짜 호시, 권순영이구나 하고 관찰했다. 소년의 기도도 지금 없는데, 권순호 말대로 날 죽이겠다고 하면 어떡하지.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보니 울퉁 불퉁 기스난 고물이 만져졌다. 대포폰. 조심스럽게 폴더를 열어 1번에 손을 갖다 댔다. 소년의 기도는 단축키 1번이었다.
“ 만났구나? ”
“ ...누굴요? ”
“ 만났어, 씨팔. ”
“ 무슨 소린지 잘, ”
“ 좆같은 권순호... ”
“ ...... ”
“ 씨팔, 나는 권순영인데. ”
나는 대답을 멈췄다. 1이라는 숫자가 지문에 진득했다. 하지만 끝끝내 눌러지진 못했다.
호시는 이내 구원 103호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기관총이 찬장에서 접시들과 함께 나왔다. 미니 냉장고에선 종류가 다양한 권총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호시는 총 13개를 모두 사용했다. 자신이 아낀다고 한, 소녀감성이 돋보이는 꽃 무늬 찻잔 또한 그의 손에 건드려졌다. 꽃 모양을 분간할 수도 없게 자근자근 씹히고 깨졌다. 씹히고, 깨졌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는 게 제자리 같아 보였다. 권순호 말이 맞았다. 권순영은 작은 악마일지도 몰랐다. 파란 머리칼을 살랑거리며 고뇌하는. 하지만, 그는 나를 건드리지 않았다. 마치 나는 103호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내겐 파편 한 조각도 허용하지 않았다. 날 보호하는걸까. 그래서 그 대신 내가 고뇌했다. 그는, 악한가?
“ 그래서, 넌 뭐라고 답했어? ”
한참동안 혼자 씩씩거리며 다트 판에 기관총을 쏴대고, 체스 말을 관통시키고 103호를 엉망으로 만들던 권순영이, 그 표정과는 정반대의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행동이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다시금 그는 호시가 되었다.
아. 나는 권순호와의 기억을 떠올렸다.
*
“ 호시를, 권순영을 책임질 수 있느냔 말이야. ”
“ ... 내가 왜 책임을 져요, 호시랑 내가 무슨 사이라고. ”
“ 네가 그렇다고 한 마디만 하면 나는 사라질거야. ”
“ ...... ”
“ 너는 뒷 골목 사람이 아니지. ”
“ ... 네. ”
“ 그래서 그 좆같은 동정심리가 남아있는거야. 나라면 신경끄고 가던 길 갔을텐데. ”
“ ...... ”
“ 자신이 없겠지, 살릴 수 있을지. ”
“ .......”
“ 결국 네 품에서 죽어버리면 어떡하나, ”
권순호의 말은, 정확히 나를 꿰뚫었다. 나를 두 동강이 낼 것처럼.
“ 결국 권순영이 미쳐버리면 어떡하나, 너의 품에서. ”
너는 권순영을 사랑하지도 않는데. 그렇지?
X
근데 제가 총명이라도 권순영 안 사랑함 사랑하기엔 너무 적게 봤고 (2번) 심지어 그 중 한번은 권순호ㅠ
권순호는 그냥 총명이를 밀어붙이는거에요 억지죠 억지 결국은 권순호도 권순영이니까...
이건..아직 나오지 않은 떡밥이 있어서 이해가 어려운게 당연해요..이해 하려고 노력 안하셔도 됩니다...!
사실 오늘 글 아예 없는 걸로 펑할 가능성이 좀 있어요... 약먹고 비몽사몽한 상태로 쓴거라...ㅎㅅㅎ....
원래 오늘 fin 쓰고 잘랬는데...앙대... 글도 잘 안써지고 억지로 쓰다보니 생각한 개요를 완전히 벗어나더군요ㅋㅋㅋㅋㅋ
본격 의식의 흐름인가..(운다)
아예 안올리려다가 여기 부분을 다시 쓸 자신이 없어 올림니다... 지금까지 쓴 글 중 젤 맘에 안드는 글이니까 수정될지도 몰라요...펑 되거나...
짧아요 맞다 오늘 엄청 짧아여ㅠㅠ 내일 상태 괜찮다 싶으면 올게요 읽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밀린 댓글도 내일 달게요... 아님 이따가 자고 일어나서... 대답해주고 시푼 댓글이 너무 많은데...8ㅅ8ㅅ8ㅅ8ㅅ8ㅅ8...
♡
+ 너무 속상하네요 저보고 잘해따고 하지마세요... 미안해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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