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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빙의글] 신발끈 

 

w. 김냥 

 

 

 

바야흐로 이른 장마의 시작이었다. 

기분 나쁜 비는 하염없이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창문가로 톡톡 튄 빗방울은 내 책상 위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어 나로 하여금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또, 또 인상쓴다. 얼굴에 주름 생긴다니까-’ 

 

물방울들을 신경질적으로 닦다가 순간 치고 올라온 너의 생각에 바삐 놀리던 손이 잠시 느려졌다. 

벌써 몇달이나 지났음에도 너는, 전혀 흐려지질 않는다.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었나.  

습관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가 또 다시, 너의 목소리가 들렸다. 

 

‘김아미 너 입술 자꾸 깨물면 뽀뽀 안해줄꺼야아- 어? 방금 일부러 했지! 일루와 일루와-’ 

 

아. 진짜 미치겠다. 

결국은 손에 들고있던 펜을 내려놓고 책상에 얼굴을 기댔다. 

무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린곳에는 네가 조그맣게 끄적여논 낙서가 존재했다. 

 

박지민♡김아미 

 

가끔 이렇게 집안 곳곳에는 내가 미처 지우지 못한 너의 흔적들이 튀어나와 날 흔들어놓았다. 

너와 이별하던 날 모두 가져다 버렸다고 생각했던 사진이라던지, 너와 함께 샀던 책이나 물건 같은.  

그리고. 그리고 네가 나 몰래 새겨놓은 이런 작은 낙서라던지.  

 

 

너는 다정했고, 또 착했다. 

너는 다른 사람을 이해할줄 아는 이타적인 사람이었고 그러기에 내 가시 또한 품어주었다. 

너와 함께 있으며 나는 내가 늘 내 품안에 지니고있던 그 공허함이 외로움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더욱 너를 갈구했다. 

나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원했고 너는 내게 너의 사랑을 아낌없이 퍼주었다. 

천성이 외로운 나와 마음에 사랑이 넘치는 너는 꽤나 잘 어울리는 한쌍 같았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건 완벽을 의미했고 그래서 사랑을 하며 생기는 사소한 다툼들을 이해할수 없었다. 

그때의 나는 사랑을 하며 불행한 순간이 올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못했다. 

 

그런 나를 너는 견디지 못해 결국 떠났고 연애라는 4년이라는 긴 여행에서 돌아온것은 둘이 아닌 하나였다. 

 

“집안에 있으니까 이런 우중충한 생각만 하는거야. 나가자. 나가야지.” 

 

비록 밖은 쏟아지는 비로 인해 회색 빛 이었지만 나는 애써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밝은 노란색의 아우터를 걸쳤다. 

아이보리 색의 운동화를 꺼내 신고 밖에 나가니 다행히도 비가 아까처럼 많이 내리는 것은 아니라서 나는 조심스레 물 웅덩이들을 건너뛰며 집 근처의 카페로 향했다. 

칙칙한 회색 우산을 다시 한번 고쳐잡으며 횡단보도를 건너 카페에 들어서자 따듯한 공기가 나를 맞이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박지민은 생긴것처럼 애기 입맛이라 아메리카노 같은건 입 근처에도 가져다 대지 않았다. 

그가 늘상 입에 달고살던 카라멜 마끼아또를 생각하며 카페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메리카노를 왜 마셔?’ 

‘왜? 맛있잖아’ 

‘으으...차갑고 뒷맛은 씁쓸하기만 하잖아’ 

‘그게 아메리카노의 매력인거지. 아무튼 아직 애기구만 박지민?’ 

 

컵의 입구를 손으로 쓸며 희미한 그때의 추억에 미소지었다. 

그땐 그랬었는데. 

오늘따라 들이킬수록 쓰기만해지는 커피에 덩달아 기분까지 씁쓸해져 결국은 반도 마시지 못한 커피를 두고 다시 카페를 나와야했다. 

올려다본 하늘은 여전히 어두웠고 내려다본 길거리는 여전히 비로 인해 축축했으며 우연히 시야에 들어온 운동화 끈은 풀려있었다. 

 

‘으이구! 아직도 신발끈 혼자서 못매? 다 큰 아가씬줄 알았더니 아직도 애네, 애야.’ 

‘아 박지민 니가 뭐 보태준거 있냐, 나 그래서 운동화 잘 안신잖아.’ 

‘됐어. 앞으로도 풀릴때마다 내가 묶어주면 되지. 그치?’ 

‘응. 헤헤. 나 앞으로도 박지민 껌딱지 해야겠네?’ 

‘그러네? 나는 좋지, 이렇게 결혼까지 하면 되겠다.’ 

‘참내. 내가 언제 해준댔냐?’ 

‘어? 나 그럼 누구랑 하라고? 와 김아미 나쁘네, 나 독거노인 만들려고!’ 

‘뭐래 박지민. 아무튼 설레발은 우주 최고라니까’ 

 

날씨 때문이다.  

아니, 바보같이 묶어줄 사람도 없는데 풀려버린 운동화 끈 때문이다. 

그래서. 그래서 우는거지 절대 박지민 때문에 우는게 아니다. 

 

고개를 숙인채 운동화만 보며 서럽게 눈물을 흘려대는 나를 사람들이 흘끔대는게 느껴졌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마구잡이로 신발끈을 잡고 묶으려 노력했다. 

엉엉 울며 내 손에 잡힌 신발끈에 괜한 화풀이를 하고 있었는데  

눈물덕에 뿌얘진 내 시야 안으로 눈에 익은 검은색 운동화가 보였다. 

 

 

“...왜 여기서 울고있어.” 

“...?” 

 

귓가에 들리는 너무나 익숙한 그 목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드니 네가 보였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 보다 살이 빠지고 색이 빠져 더 연해진 머리의 네가. 내 앞에 있었다. 

어색한 얼굴로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너는 눈치를 보듯 내 앞에 서있었다. 

꿈인가.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자 이곳저곳 방황하던 눈동자가 오롯이 나를 바라본다. 

 

“...” 

“...왜 울어.” 

“...운동화 끈이 풀려서 운거야.” 

“...그래.” 

 

빗물 사이로 네 흰 손이 불쑥 튀어나왔다. 

우산을 머리와 어깨 사이에 끼고 무릎을 굽힌 박지민이 풀려버린 내 운동화 끈을 다시 단정히 묶어 주었다. 

절대 말하진 않겠지만 너의 그 다정한 손길이 닿는 운동화 끈이 못내 부러웠다. 

나는 몇번이나 시도해도 안되던 것을 순식간에 끝낸 너는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다 보았다. 

어색한듯 짓는 미소에 나는 입술만 깨물 뿐 아무런 말도 할수 없었다. 

 

“...아미야.” 

“응.” 

“있잖아.” 

“응.” 

“...” 

“...” 

“신발끈...다음에 내가 또 묶어줘도 될까.” 

“...응.” 

 

 

드디어. 이른 장마의 끝이었다. 

[방탄소년단/박지민] 신발 끈 | 인스티즈 

 

 

 

 

 

 

 

지미나 너를 위해서라면 내가 신발공장을 선물해줄수 있어...나랑 겨로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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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익...글대박인것같아요 딱떠있길래봤는뎅 잘읽고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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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모야와타시첫댓 세상에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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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냥
첫댓 축하드려요ㅋㅋㅋㅋ 댓글 감사합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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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앗!작가님암호닉은어디에신청해용?..따로글있나욧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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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냥
아잇...단편은 딱히 암호닉을 따로 받고있지 않습니다ㅠㅠㅠㅠㅠㅠ으헝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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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김냥에게
호그와트글은요?..(우르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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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냥
8에게
호그와트는 받아요! 늘 최신글에 신청해주시면 되는데ㅠㅠㅠㅠ으헝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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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김냥에게
앗그럼거기루갈게용기다리세욧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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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08.28
와ㅜㅜㅜㅜ지민아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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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그래 내가 널 위해 신발끈정도야 풀어헤치고 다닐께 나랑 살자구..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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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세상에ㅠㅠㅠㅠㅠㅠㅠㅠ지민아ㅠㅠㅠㅠㅠㅠ나 신발끈 못 묶을 계획인데ㅠㅠㅜㅜㅠ빨리 와주면 안될까ㅠㅠㅠㅠㅠㅠㅠㅠ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신발이란 신발 몽땅 끈을 풀어해쳐둬야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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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6.194
지민아ㅠㅠㅠㅠㅠㅠ 나신발끈 진짜 못묶는데 니가 묶어주면 안될까 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 제발 지민아ㅠㅠㅠㅠㅠ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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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커아나아ㅏ하아ㅏ러커허커허커ㅓ헣허ㅓ허허허허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지미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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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지미나 내가 우리집운동화 신발끈 다 풀어헤치고기다리고잇을게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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