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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두 전체글ll조회 978


믿지않았다. 우스갯소리로 넘기려다, 떨리는 목소리에 뉘였던 몸을 일으켰다.
진짜? 묵묵부답. 이성열은 조용히 주소를 불렀다. 지금 갈게. 전화를 끊고 옷을 챙겨입었다.
믿지않는다. 그럴 리가 없어. 밖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도착하니 로비에 써있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김성규. 아니, 그럴리 없어. 지하 1층이라던 이성열의 말을 따라 내려갔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그 무엇보다도 가운데 있는 김성규의 사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웃고있었다. 사진 속의 김성규는, 웃고있었다. 웃음이 났다. 어이없게도, 웃음이 났다.
그 곳에 있던 모두가 나를 쳐다봤다. 그러나 웃음은 주체가 되지않았다.
야, 남우현. 이성열이 조용히 나를 끌고나갔다. 김성규의 사진이 점점 멀어졌다.
끝내 보이지 않게 되고서야, 웃음은 그쳤다.

침묵. 오랜 침묵 속에 말을 꺼낸 건 이성열이었다.

 

"괜찮냐."
"뭐가."
"김성규."
"넌 괜찮냐."
"너 김성규 좋아했잖아."

 

다시 흐르는 침묵.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춥다. 시린 겨울바람이 내 볼을 스쳐지나갔다.

 

"김성규는 나한테 아무감정 없는 거 알았어."
"...응."
"그래도 괜찮았어."

 

코끝이 시려왔다. 잇새로 새어나가는 입김에 몸을 떨었다.
애꿏은 휴대폰만 켰다 끄기를 반복하다 고개를 들었다. 
모든 게 거짓말 같았다. 김성규가 죽을 리 없잖아.
다시 한 번 터진 허탈한 웃음. 이성열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야, 이성열. 어?

 

"김성규, 별이 됐겠지?"
"......"
"안됐을지도 모르고."

 

근데 됐으면 좋겠다. 작은 여우 자리있잖아. 그 별자리의 별 하나라도 됐음 좋겠다.
올려다 본 하늘은 우중충해서 별하나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죽으면 별이 된다는 건 미친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성열은 묵묵히 내 말을 듣고 있었다. 손이 시려웠다.

 

"별, 되면 좋겠어."

 

그냥 내가 볼 수 있는 곳에 있으면 좋겠어. 별이든, 나무든.
그냥, 그냥 그렇게라도 있으면 좋겠어.

 

"될거야. 별. 김성규, 별 될거야."

 

이성열이 나지막히 내뱉었다.
툭.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차갑다. 누가 거짓말이라고 말해주길 바라고 있었는데.
내 희망은 눈물과 함께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잊어보려고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생생하게 각인되었다.
죽었어. 김성규가, 죽었어.

 

"별이, 별이 되어서, 계, 속..."

 

뚝뚝 끊기는 말, 봇물터지듯 흐르는 눈물.
없다. 이제 없어. 그게 너무 서럽게 다가왔다.
사진 속에서 김성규는 웃고있었다. 그래서 더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구름은 별을 가리고 있었다. 그래서 더 아팠는지도 모르겠다.
나뭇잎들이 춤추듯 바람에 흔들렸다.
사진 속의 김성규는 그곳에서 멈추게 되겠지.
나는 계속 살수록 널 잊게 되겠지.
21살의 너를 혼자 두고서 나는 너를 지워가겠지.
그 사실에 마음이 아려왔다. 네 시계와 함께 내 시계도 멈췄으면 좋았을텐데.

 

"...들어가자."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갈게. 고개를 끄덕인 이성열이 안으로 들어갔다.
피부에 닿는 바람은 여전히 시리고 아팠다.
별이 되면 좋겠어. 그래서 내가 너를, 네가 나를 볼 수 있으면 좋겠어.
후우, 입김이 차게 빠져나갔다.
전하지 못한 마음도, 내뱉지 못한 사랑도 전부 식어가겠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 김성규, 너 담배 되게 싫어하니까.
넌 아무것도 몰랐지만 난 그걸로도 만족했어. 그냥 그걸로도 좋았어.
네가 별이 됐으면 좋겠다.
어느 별보다 예쁘게 빛날거니까, 내가 널 찾을 수 있게 별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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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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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대표 사진
독자2
ㅠㅠㅠㅠㅠ뉴ㅠㅠㅠㅠㅠㅠ 성규가 별이안되면.. 진짜 슬플꺼같아요 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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