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항상 가을이었다. 쓸쓸하고 외로운 그런 삶이었다.
그런데
"공주야 밥 먹으러 가자."
날 공주라 칭하는 이 녀석으로 인해 내 삶은 따스한 봄으로 바뀌어있었다.
공주야, 오빠왔다.
w. 오빠예요
"엄마, 학교다녀올께요."
원래 시간이 이렇게 빨랐던가. 주말에 한 것도 없는데 또 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다. 난 여전히 아무도 없는 집 안에 인사를 한 후, 학교로 출발했다. 여전히 난 외롭다.
학교에 도착해 아침자습시간에 금요일에 배웠던 수학을 복습하려는데 휴대전화에서 울린 문자소리때문에 눈치를 보며 휴대폰을 보니, ㅇㅇ아 엄마랑 아빠 오늘 저녁 늦게 집에 도착할것같아. 현이한테 말해놨으니까 오빠랑 밥먹어 ~ 사랑해 딸 ♡ 이라고 와있어 한숨을 쉬니 옆에 있던 은지가 왜 또 무슨일이고 -. 아, 오늘 엄마랑 또 늦게 들어오신다네 현이오빠랑 저녁먹으래. 오늘 홍대나 갈까? 저녁에 ㅇ 현하고 밥먹을빠엔 은지랑 홍대가서 밥먹고 놀다가 집에 들어가야지하고 오빠반으로 찾아가니
"어, ㅇㅇ가 왔네, 현이 불러줄까?"
오빠친구 종인이오빠 물음에 맞춰 고개를 끄덕이니 야, ㅇ 현. ㅇㅇ가 왔다. 어? ㅇㅇ가? 오빠가 교실 뒷문쪽으로 오는소리가 들려서 빼꼼 내밀고는 오빠, 오늘 홍대에서 놀다가 집들어갈께. 내 말에 인상을 찌푸리고는 안된다며 소리치는 오빠에 당연히 교실안에 있던 오빠언니들이 놀란표정으로 우리쪽을 보길래 얼른 오빠 팔을 잡아당겨 복도로 끌어당겨서는 왜, 오늘 오빠도 놀다가 들어올거잖아. 하니 누가 그러냐, 오빠 놀다가 들어간다고. 오빠의 말에 말문이 막혀 눈알만 굴리고 있으니 피식 웃으며 내 머릴 헝클이곤 그렇게 놀다오고 싶냐. 당연히 고개를 끄덕이며 쳐다보니깐 늦지않게 오빠한테 연락해라, 무서우면 연락하고. 오빠의 허락에 기분이 좋아진 내가 팔에 매달려서 뭐 먹고싶은거 없어? 사갈께.
"조심히 들어오기나 해. 곧 수업시작이야. 얼른 들어가."
이러니깐 주위에 여자가 많지. 오빠 넌 평생 모를꺼다. 교실 저 뒤에서 눈에 하트를 그린채 쳐다보고 있는 시선을.
.
오늘은 야자가 없는 날이라 6시에 학교를 마치고 나와 홍대로 가니 어우, 사람 되게 많네. 어, 저기 변백현 아이가. 응? 은지말에 돌아보니 아. 쟤 저번에 축제 때 노래 불렀다가 여자애들 난리도 아니었지.
뭐하고 있나하고 보니 쪼그려 앉아 박스안에 있는 강아지를 쓰다듬더니, 자신을 툭툭치며 가자는 친구들에게 기다리라고 소릴치며 휴대폰으로 강아지를 찍더니 아쉬워하며 일어나 강아지에게 손을 흔들어주고 가더라고.
항상 갔던 분식집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아 뭘 시킬까 고민하는데 시끌벅적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애들무리가 들어와 쳐다보니 오늘 되게 많이 보네. 엥, 강아지? 야, 변백현 음식하는데 개새끼 데리고 오면 어떡하냐, 그것도 버려진걸. 야, 인마. 개새끼? 이 개새끼가. 멍뭉이라고 부르라고 몇번을 말하냐, 그리고 어떡하냐. 주인이 버린거같은데 내가 키울꺼니깐. 닥치고 빨리 음식이나 시켜. 그렇게 아쉬워하더니 결국 데리고 왔나보다.
시선을 거두고 은지랑 뭘먹을까하고 고민하는데 발밑에서 뭐가 자꾸 비벼대길래 밑을 보니, 상자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낑낑대며 내 다리에 얼굴을 비비는걸 들어서 상자안으로 넣어주곤 손에 물을 조금 담아 강아지입에 갔다대니 목이 많이 말랐는지 허겁지겁 먹는걸 보고 흐뭇하게 웃으며 머릴쓰다듬어주니 기분이 좋았는지 꼬리를 흔든다. 허리를 세워 다시 밥먹는데 집중하는데 은지가 날 툭툭치며 고갯짓으로 옆을 보라고 해서 쳐다보니 언제부터 쳐다보고 있었는지 날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니 턱을 괴며
"와, 너 되게 착하다."
자기 앞에서 친구들이 큭큭 웃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게 말을 건내는 변백현에 어색하게 웃곤 부끄러워 고개를 돌려 다시 밥을 먹곤 나갈준비를 하니 날 따라오려는지 허겁지겁 먹곤 야. 나 먼저 간다. 이 새끼야, 니가 쏜다며-. 뒤엔 친구들의 외침을 무시한채 내게로 달려와선 만나면 인사해도 돼?
이게 우리의 첫만남이다.
봄이오는 걸 보여주는 첫 새싹이기도 했고.
안녕하세요. 항상 독방에서 설렘톡만 해주다가 이렇게 글잡을 쓰니까 느낌이 새로운것같아요. 무슨 주제로 어떻게 써야하나. 계속 이러면서 글을 쓴거같아요. 좋네요 'ㅅ' 글잡에서도, 독방에서도 우리 에리들하고 소통하고 싶은 오빠예요. 처음이다보니까 서투른 부분도 없지않아 있을거예요. 그럴 때마다 절 다그쳐주세요 ! 재미있게 봐주시고, 항상 사랑해주세요. 저는 공주들 사랑합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