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속의 너에게
아주 화창했다. 계절은 봄이었고, 5월이었다.
백현이 떠난지는 딱 365일이 지났다. 그 사이에 여름도 있었고 가을도 있었고 겨울도 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없었다.
찬열은 아프지만 백현의 빈자리를 인정했다. 그렇게 백현을 잊고 살아온지 1년, 찬열은 잠든 백현을 찾아왔다.
"잘 지내?"
잡초가 듬성듬성 나있는 초라하고 작은 무덤 앞에, 찬열이 질문과 함께 주저앉았다.
생전 백현이 좋아했던 술을 따라서 백현의 묘앞에 조용히 내려놓았다.
"너 거기서 술주정은 안하냐?"
찬열이 술병채로 술을 들이켰다. 알싸하게 혀 끝에서 멤도는 술 맛에 절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이 맛없는 걸 왜 그렇게 좋아했을까, 너는..."
백현의 무덤에 술을 뿌린 찬열은 그대로 술병을 깼다.
그리고 날카로운 유리의 모서리에 손목을 가져갔다. 힘을 주었다가, 뺐다가, 몇 번 반복하던 찬열이었다.
하지만 바들바들 떨리는 손은 이내 술병을 놓쳤고, 찬열은 울부짖었다.
"백현아...백현아..."
너는. 도대체 뭐가 그리 슬퍼서 이리도 일찍 세상을 떠났을까?.
외로이 큰 찬열에게 백현은 유일한 삶의 낙이었고, 행복함이었다.
좋은 집에서 태어나 좋은 학교를 가고, 좋은 회사를 들어가기까지 찬열은 외로움과 싸웠었다.
남들이 보기엔 돈,외모,능력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였지만, 정작 그가 생각하는 '모든 것'은 그저 사람과의 관계였다.
그가 원했던 것은 돈이나 명예따위가 아닌 사람의 마음이었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온 찬열의 삶 속에선 타인은 없었고, 자연스레 남을 대하는 법도 배우지 못 했다.
그런 그에게 먼저 손 내밀며 다가와서 타인과의 관계를 알게 해준 건 백현이었고, 그런 백현은 서서히 찬열의 전부가 되었다.
백현을 처음 만난 건 2년 전의 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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