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어머니 아들이 게이인가 봅니다. 호모인가 봅니다. 이러면 안 되는거 잘 아는데, 저 아이가 너무 이뻐요! 어쩜 저렇게 쪼고맣고, 이쁠수가 있죠? 저 아이를 처음 봤을 때는 어머니보다 이뻐보여서 놀랬습니다. 어후, 저 아이 누가 훔쳐가면 어쩌죠? 어머니 아들 처음으로 반한 사람을 누군가에게 뺏기면 어쩌지요?
처음, 태일이형을 만났을 때는 태일이형에게는 안 어울리지만 홍대공연 할 때 만났다. 태일형도 흑인소울을 부르는 언더그라운드 가수였었고 나는 랩을 하는 언더그라운드 래퍼였다. 만약 내가 트리플 에이형 이었으면 저 귀여운 애기형도 못 만났을 꺼야. 시발시발!
공연을 하며 태일이형을 만난 후로는, 티비를 보다가도 히죽히죽. 샤워를 하다가도 히죽히죽. 히죽이가 됬단 말이다! 아마 박경이 이런 나를 봤으면 존나 비웃으면서 쪼갰겠지. 그래도 어떡해. 태일이 형이 너무. 너~무 이쁜데! 안 그래? 그러니까 태일 형과 만나게 된 계기도 다! 나의 본능적인(?)자신감 덕분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랩과 발라드. 그 사이의 갭은 너무나 크다. 그러나, 만약 이 둘의 장르가 합쳐진다면? 대다수가 알고있는 데프콘의 래퍼들이 헤어지는 방법에서나 볼수 있듯이, 혹은 리쌍의 노래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랩과 발라드가 어느정도 만난다면 듣기 좋은 하모니일 것이다. 언더래퍼들도 갱스터랩을 하다가도 이미지변신을 하려면 자신의 랩에 사랑얘기를 몇개 집어넣는다던지, 언더가수를 피쳐링으로 내세운다던지….
"어, 태일아! 연습끝나면 휴게실가봐. 너 찾는 사람 있더라?" 아, 정말요? 나를 찾는 사람이 있던가….오랜만에 보는 엄만가? 라는 설레임을 가지고 휴게실에 도착했을땐 태일 자신보다 머리하나는 더 커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옷입은 스타일은 뉴에라에 알큰 블링블링한 반지에다가…가을즈음에는 니트종류를 입는 우리랑은 딱 반대적인 이미지인 사람이 서있었다.
"어…. 안녕하세요, 저 찾으셨어요? 잘못 찾아오신건 아니구요?" 라고 문을 열며, 묻자 남자는 고개를 내 쪽으로 돌리더니, 약간 가식적인 그러니까 원래의 웃음이 아닌데, 웃음을 참다? 아, 몰라…. 튼 웃음을 지으며, 저 좀 도와주실래요, 태일씨? "에? 그쪽이 제 이름은 어떻게 알아요?" 브라운시티…. 그 쪽이 활동했잖아요. 지나가다가 봤는데? 나 기억 안나요?
*
한파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였다. 태일이 소속된 흑인음악 팀인 '브라운 시티' 의 공연날에 딱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것이었고, 운없게도 태일이 속해있는 B팀이 그 날이 공연이었던 공연팀이었고 태일과 나머지 멤버들은 어쩔수 없이 옷음 주섬주섬 껴입으며 홍대길거리로 모였다. 정말 추웠고, 입이 얼어서 노래까지 불러지지도 않았지만, 태일은 끝까지 버티며 노래를 불렀다. 그때 여러명의 남자들이 우루루 몰려오더니, 우리가 노래 부르는 앞에서 죽치고 앉아 노래를 듣는 것이다. 경청한다고 해야하나…?
우리가 노래를 부르고 잠시 앉아서 쉬는 동안, 우리의 마이크를 뺏더니 "언더끼리 놀아봐요 Rap and soul! " 남자들 중 하나가 스피커에 자신의 아이폰을 연결해놓고는 몇번 만지더니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들이 신나게 공연을 하자, 사람들도 소리때문인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이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난 그들의 음악에 신이나 일어서있었는데, 키큰 한명이 나에게 마이크를 넘기더니 노래를 부르라고 강요했다. 나는 부드럽게 허밍을 했었고…. 보기 좋게 훈훈하게 끝났다. 그 키큰 한명이 바로 이 사람이다. 이름은 우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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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마치면 항상 어딜가냐고 선생님이 물어오셨는데, 난 웃으며. 그냥…일찍 가고싶네요! 우리 구피들 보러? 하고 농담을 건내자, 알겠다 하시며 나를 일찍 보내시곤 했다. 그때마다 내가 가는 곳은 우지호의 작업실. 우지호가 피쳐링을 해달라고 구원요청을 했기때문이다. 페이가 들어오면 어떻게 배분할까요 하고 물어오길래, 난 좋은 음악을 불러주게해서 고맙다고 몇번이나 거절을 했는데도, 항상 학원이 끝나는 시간마다 나를 데리러온다.
"아, 태일형. 그거 알아요? 추운 겨울날 우리가 만났잖아요. 우리가 거기 앉아서 보게된거 절대 우연이 아닌거 알죠? 크크." …?아니? 전혀 몰랐는데? "…. 형 팀 멤버들은 다 알고 있던데, 형이 바보네! 맨날 지나가면서 우리가 들었던거 형 모르죠? 그리고 우리가 랩앤소울! 이러면서 랩했던것도 제가 다 디렉팅 한거에요, 형 애인 멋지죠. 능력있죠?" 태일이형은 놀란걸 티내고 싶진 않은데, 얼굴 표정에 다 들어나는건 모르나보다. 눈이 동그래지는게 아주 귀여워 죽겠다.
"그럼요, 나한테 노래 불러줘요.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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