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성애자 권순영 09 - 첫 쉬는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다. 권순영은 자연스레 내 옆자리에 와 앉는다. 내가 먹던 초코우유를 뺏어 먹은 그날 이후로 유독 권순영의 눈을 마주치는게 부끄럽다. 이유를 알수가 없다. 하지만 내 달라진 행동에도 권순영은 그저 평소와 같다. 그때가 왜 자꾸 생각나는건지 모르겠다. 그때라기보다는 그날 하루종일, 뭔가 둥실둥실 떠오른 것처럼 마음이 간지럽다. 둘이 눈이 마주치면 난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고, 권순영은 그런 나를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툭 내뱉는다. "여주야." "응?" "예뻐." 이렇게. 이럴때 난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진다. 권순영은 내가 부끄러워 하는걸 잘 알고 있었다. 빨개진 얼굴을 보면 다 알텐데, 알면서도 괜히 더 그런다. 권순영은 이렇게 담담한데 난 왜 그게 안될까. 왜 난 아무렇지 않을 수 없을까. 속이 탄다. "아, 이상한 말좀 하지마." "이게 왜 이상한 말이야." "이상한 말 맞잖아. 예쁘지도 않은 애한테 예쁘다고 하고." "난 진심인데." "뭐래. 아닌거 다 알아." 권순영은 어쭈, 하며 내 턱을 잡는다. 부드러운 손짓이었지만 고개를 돌릴 수 없어진 내 얼굴은 더할 나위 없이 달아오른다. 권순영은 나를 바라보다 느릿하게 입을 연다. "그런소리 한번만 더 하면 진짜 혼나." "..." "넌," "..." "빨개져도 이렇게 예쁜데." 권순영의 말끝이 희미해진다. 멍하니 내 얼굴을 쳐다본다. 이제 진짜 모르겠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는데, 아무 말도 떠오르지 않는다. 막 던져본다. "...어떻게" "...응?" "어떻게 혼낼건데?" 한마디 한마디 힘겹게 입술을 뗀다. 아 김여주 망했어. 그런걸 왜 물어봐. 권순영은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는 듯 피식 웃는다. "어떻게 혼낼거냐고?" "응..." "보여줘?" 권순영은 장난스럽게 웃는다. 아 뭐야. 그렇게 쳐다보면 기분 이상하다고. 난 권순영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권순영은 곧바로 뒷목을 잡아온다. 내 앞으로 훅 다가온다. 권순영의 향기가 코에 스친다. 온몸이 굳은 나와 달리 권순영은 여전히 여유롭다. 나를 벽에 밀어붙였을 때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때랑은 다르다. 그때가 목덜미였다면 지금은 입술이다. 난 심장이 뛰는 소리가 권순영한테 들리지 않을까 걱정한다. "뭐, 뭐하는거야 애들 쳐다봐..." "혼내달라며." "그건..." "그럼 교실 나갈까?" 난 말문이 막힌다. 권순영에게는 이런 점이 있었다. 사람을 꼼짝못하게 하는, 단순히 눈빛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서. 이럴때의 권순영은 진짜 사람을 홀린다.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고 해야 되나. 묘하게 올라간 눈꼬리에, 뭔가 담겨있는듯한 눈빛. 문득 권순영의 모든것에 나를 빼앗긴다. 권순영은 다시 장난스레 웃는다. 난 몸에 힘이 풀린다. 맞아. 권순영은 이런 애였다. 상대방을 멍하게 만들어 놓고서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음을 터뜨리는. 그렇게 한순간에 긴장을 풀어버리는. 그 차이는 신기할 정도로 크다. 아, 권순영은 정말 권순영같다. 내 생각을 전하기는 너무 낯뜨거워서. 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해버린다. "빨리 네 자리로 가. 종 칠때 다 됐어." "아, 가기싫다." 투정아닌 투정을 부리는 권순영을 못들은척 무시한다. 여주야. 내 이름이 들려온다. "나 네 짝지랑 자리 바꿀까?" 고개를 휙 돌린다. 무슨 소리야. 안그래도 신경쓰이는데. 옆에 있으면 말 다했지. 난 고개를 흔든다. 더군다나 내 짝지한테도 미안하다. 매일 쉬는시간이 끝나갈 때 쯤이면 뒷자리에 와 머뭇거리고 있는데, 권순영은 신경도 안 쓰이는지 꿋꿋이 나만 바라보고 있다. "안돼. 빨리 비켜. 쟤 기다리잖아." "제발." "안돼." "그럼 오늘 하루만. 그건 네 짝지도 허락할걸?" 그치? 하며 짝지를 돌아본다. 짝지는 가만히 서있다 권순영의 갑작스런 물음에 말을 더듬거린다. 안타깝게도 한번 당황한 입술은 쉽사리 풀어지지 않는다. 하긴, 나같아도 그랬겠지. 난 한숨을 내쉬며 권순영의 교복 끝을 잡아당긴다. 권순영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잇는다. 대신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끌어잡는다. "허락한거지? 그럼 된거다?" "그게 무슨 허락..." "봤지?짝지도 허락해줬어." "무슨," "진짜 오늘만 있을게. 너무 보고싶어서 그래." 음. 난 입을 다문다. 또 눈 못 마주치지. 손을 빼려 하지만 권순영은 놔주지 않는다. 모르겠다, 오늘만이면 나쁘지 않은것 같기도 하고. 난 짝지한테 조심스레 사과의 눈빛을 보낸다. 짝지는 조용히 책을 챙겨 뒷자리로 향한다. 이 와중에도 권순영은 나를 보며 실실 웃는다. 뭐가 저렇게 좋을까, 진짜. 종이 치고 사회선생님이 들어오신다. 난 옆에 있는 권순영을 신경쓰지 않으려 노력하며 책상 서랍에서 교과서를 찾는다. 그런데, 교과서가 안 보인다. 왜 이러지. 고개를 더 숙여 책상 서랍을 들여다 보는데 불현듯 뭔가 떠오른다. 아. 어제 숙제를 하다가 그대로 책상위에 올려두고 나온 교과서. 집에 있을 사회책이 눈에 아른거린다. "뭘 그렇게 열심히 찾아?나랑 같이 보면 되지." 권순영은 교과서를 꺼내며 말한다. 난 권순영을 쳐다본다. 쟤는 언제 자기 책을 챙긴거야. 진작에 자리 바꿀걸 알고 있었나?의아한 표정으로 페이지를 찾아 펼친다. 권순영은 턱을 괴고 나를 바라본다. "여주야." "응?" "책은 하난데 볼사람은 두명이네." "그렇지..." "그럼 어떻게 해야겠어." "..." "가까이 와야지." 권순영은 장난스레 웃는다. 난 입술을 꽉 깨문다. 몸을 살짝 옆으로 기울인다. "더." 조금 더 옆으로 간다. 그렇게 가까운 거리도 아닌데 왜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건지 모르겠다. 난 숨을 살짝 참는다. "옳지." 이젠 제법 가까워졌다. 권순영은 턱을 괴던 손을 내리고는 내쪽으로 확 몸을 기울인다. 숨이 터져나올뻔 했다. 권순영의 노란 머리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렇게 가까이 붙으면 어쩌자는거야. 고개를 돌리면 얼굴이 닿을 거리다. 난 제발 권순영이 내쪽을 보지 않길 바라며 책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사회 수업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권순영의 숨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린다. 일부러 그러는건지, 권순영은 점점 나한테 몸을 기대온다. 책을 같이 보는 것 뿐인데 왜 이렇게 이상할까.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온 교실이 조용하다. 권순영에 신경을 쓰느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도저히 안되겠다. 이제 그만, 말하려는 순간 권순영이 먼저 말한다. "아. 진짜 참기 힘들다." 뭐가?너무 긴장했는지 목소리가 잠겨 나온다. 난 그렇다 쳐도 권순영이 참을 일이 뭐가 있다고. 난 목을 가다듬는다. 권순영은 내 말을 들었는지 대답한다. "당연한걸 물어," "..." "네 향기지." 권순영은 코 앞으로 다가와 숨을 마신다. 순간 심장이 멈추는 듯 하다. 난 도저히 견딜수가 없어져 고개를 푹 숙이며 엎드린다. 와, 권순영 진짜 일부러 저러나. 숨을 들이쉬며 놀란 심장을 진정시킨다. 좀 차분해지자. 난 팔에 얼굴을 묻은 채 말한다. "권순영...그런말 계속 하지마." "왜?" "그냥." "싫어?" "아니," "그럼 좋아?" "..." 또다시 능청스러운 말투. 권순영은 기분좋게 말한다.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고개를 숙인 내 얼굴이 얼마나 빨개졌을지, 권순영은 모를거다. 권순영은 웃는다. 웃음소리가 가슴을 스친다. 간지럽다. 갑작스레 선생님의 말씀이 귀를 찌른다. "책 없는 사람 일어나라." 아, 교과서. 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의자를 빼는데 권순영이 먼저 일어난다. 난 권순영을 돌아본다. 권순영은 책을 내쪽으로 민다. "앉아 있어." 작게 속삭인다. 난 멍하니 권순영을 바라본다. 권순영은 내 어깨에 손을 얹어 자리에 앉힌다. 지금 이게 뭐하는... "다 나가서 서 있어. 기본 자세가 안 돼 있는것들..." 권순영은 돌아 나간다. 난 뭐라 한마디 하고 싶지만 이미 저 멀리로 사라진 뒤다. 책은 자기가 보여줘 놓고 왜 자기가 나가. 괜히 퉁퉁거리며 고개를 숙인다. 남겨진 교과서를 내려다 본다. 책 한쪽 구석에 삐뚤빼뚤한 글씨가 눈에 뛴다. 김여주. 내 이름이다. 빤히 이름을 쳐다본다. 이건 또 언제 적었대.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럼 좋아? 갑자기 떠오른 권순영의 목소리가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좋아하냐고, 내가 권순영을. 곰곰히 생각하다 다시 얼굴을 묻는다. 어떡하지. 나 권순영이 좋아질 것만 같다. * 기막힌 우연이였다. 그애는 내 무릎 위에 편히 누워 폰을 하고 있었다. 그애가 간간히 나를 올려다보며 웃으면, 나는 그애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쓰다듬었다. 그애는 잠시 화장실을 다녀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며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아둔 폰이 화근이었다. 차마 잠금을 걸지 못한 액정은 계속해서 밝은 불빛만 내뿜고 있었다. 내용을 볼 생각은 없었다. 그저 알람 소리에 반사적으로 화면을 힐끗 쳐다봤을 뿐. 화면속에는, 김여주. 내 이름이 오가고 있었다. 천천히 몸을 일으켜 화면속을 내려다 봤다.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왜 친구들과의 카톡방에서 내 이름이 언급되지 하는. 하지만 한마디씩 더해지는 말들은, 점점 내 몸을 굳게 만들었다. 떨리는 손으로 카톡창을 내렸다. -무릎 베고 누워 있다고?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김여주? -어 -이새끼는 맨날 따먹는다더니 -소식이 없네 -내말이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눈을 찡그리며 천천히 이해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화면을 움직일수록 손이 너무 떨려와 더 이상 바른 곳을 누를 수가 없다. 화면의 멈춤과 동시에 시선이 멈춘곳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애의 이름. 내용을 읽어 내려가는 내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다. -몰라 이쯤 되면 줄것 같은데 -존나 비싸게 구네 누군가가 등 뒤를 칼로 찌른 듯한 느낌. 그애의 말이었다. 믿기지가 않아서 덜컥 시선이 흔들렸다. 아닐거야 저건. 아닐거야. 부정해 보며 다시 화면을 바라본다. -짜증나 씨발 -잘해주니까 지가 뭐라도 된줄 알지 -걍 애들보곤 이미 따먹었다고 해 다리가 떨린다. 눈 앞에서 모든게 무너져 내린다. 이게 뭘까.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어서, 내 심장이 너무 아파서, 소리도 지를 수 없었다. 유리파편이 온 몸에 조각조각 박힌듯 소름이 끼친다. 머리가 깨질듯이 울린다. 마음이 찢어질듯 아려 온다. 모든것이 뒤섞여 보인다. 알 수 없는 말들이 귀를 찌른다. 쟤래. 아 걔한테 몸 대주는애? 근데 걔는 쟤한테 마음 없다며. 화면은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킨다. 카톡은 새로운 내용으로 다시 채워진다. -니는 니 여친이나 챙겨 새끼야 -지금 옆에서 윤지현 니 보고싶다고 난리다 아. 아아, 그런거였구나. 끔찍하게 아프다. 난 입을 벌린다. 소리를 지른다. 너무 갑작스럽게 파고들어온 고통에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아파. 너무 아파. 죽을만큼 아픈데, 주변은 죽을만큼 조용하다. 눈 앞이 새하얘지고 세상이 핑 뒤집힌다. 난 뭐였지. 너한테 뭐였지. 정답을 찾으려 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빨리 생각해. 난 너한테 뭐였지. 털썩 주저 앉는다. 대답할 수 없다. 너한테 난,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에게 소중했던 순간들이 너에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넌 내 세상과 마찬가지였는데, 정작 네 세상에 나는 존재하지 않았구나. 나에겐 사랑이었던 것들이 너에겐 장난이었구나. 너한테 난. 그저 폐기될 물건같았던 존재. 사랑하던 감정만큼이나 큰 아픔들이 날카로운 화살로 변해 날 찌른다. 애초에 난 혼자였던거다. 널 사랑했던 순간들이 쏜살같이 스쳐 지나간다. 네가 웃으며 말을 걸어왔던 순간, 수줍게 입술을 맞췄던 순간, 부드럽게 날 감싸안았던 순간, 사랑한다 속삭이던 순간, 영원할것처럼 날 바라보던 순간. 널 사랑했던게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사랑한다. 너와 내가 함께였던 순간이 어둡게 물든다. 전부 거짓이었다. 전부 나 혼자였다. 혼자 웃어대고, 혼자 입맞추고, 혼자 감싸안고, 혼자 사랑하고, 혼자 바라보고, 혼자. 모두 혼자. 함께라고 생각했던 순간에 모든 너는 없었다. 꼭 지금처럼. 나 혼자남은 이 방처럼. 넌 내 안에 없었고 난 네 안에 없었구나 주저앉아 훌쩍거린다. 입을 틀어막고 어깨를 들썩인다. 멍청하게, 눈물은 멈추지도 않는다. 소리가 새어나갈까 꾹꾹 억누른다. 손틈새로 아픔이 쏟아져 나온다. 순간 그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뭐 하는거야, 날카롭게 말하며 바닥에 떨어진 폰을 낚아 챈다. 난 겁에 질린다. 그애는 화를 낸다. 설마 봤냐. 난 대답하지 않는다. 바닥을 기어 뒷걸음질 치다, 도망치듯 달려 나온다. 등 뒤로 비속어가 들린다. 아, 저 씨발년. 심장이 무너진다. 차가운 바람이 귓가를 스친다. 눈물이 쏟아져 나와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발이 꼬여 넘어진다. 턱이 쓸리고 손바닥이 긁힌다. 난 멈추지 않는다. 바닥을 짚고 떨리는 다리로 다시 딛고 일어선다. 얼마 안가 다시 넘어진다. 팔꿈치가 먼저 부딪힌다. 이번엔 입술에서 피가 난다. 다시 일어나려다 결국 주저 앉는다. 눈물이 흐른다. 엉엉 소리내 운다. 뒤틀리는 비명을 참지 않는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 아무도 괜찮냐고 묻지 않는다. 일어날 힘조차 없었다. 목놓아 흐느낀다. 그애가 나오지 않았어. 내게는 그게 더 아픈 사실이었다. 아니었다고, 다 오해였다고 말해줄 네 모습이 눈에 선해서. 나를 붙잡고 언제나처럼 안심시켜 줄것 같아서. 그럼 믿어줄텐데. 네 말 한마디라면 난 그저 고개를 끄덕일텐데. 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사실 그애를 기다리는 거였다. 하지만 그애는 나오지 않았다. 정말 나오지 않았다.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된 사실에 가슴이 미어진다. 보고싶지 않은 현실에 두 눈을 꼭 감는다. 난 운다. 또 크게 운다. 이렇게 세상이, 내 세상이 무너져 내린다. 난 완전히 혼자다. 지독한 혼자다. 운다. 아득한 슬픔이 나조차 삼켜버릴때까지, 운다. 이렇게 다 사라져 버렸으면. 전부 무너져 버렸으면. 그럼에도 네 세상은 온전하길, 내 세상이 무너져도 네 세상은 아름답길. 지독하게 아픈 겨울이었다. 너는 돌아오지 않았다. * "여주야." "여주야," "울어?" 이상하다. 그땐 추운 겨울이었는데 지금은 따뜻하다. 이렇게 다정한 목소리로 나를 불러줄 사람은 없는데. 그애는 이제 더 이상 오지 않는데. 난 무엇을 향해 귀를 기울이고 있을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나는 실낱같은 다정함을 찾아 헤맨다. 사랑이, 사랑이 필요해. 눈을 살며시 뜨자 권순영이 보인다. 권순영.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그래. 네가 있었다. 내 이름을 이렇게도 예쁘게 불러주는 사람. 내 전부를 이렇게도 아껴주는 사람. 나는 권순영의 품에 와락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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