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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ㅅㅎ 전체글ll조회 930

애인이랑 전화하다가 애인님 씻고온다고 해서 지금 왔어. 내가 대시한 이야기 해야 하지. 미치겠네. 여기선 할 이야기가 별로 없거든. 

처음엔 그냥 진짜 마구잡이로 들이댔어. 맨 처음에 일단 무슨 과인지 알아보려고 동기들이랑 선배들한테 계속 물어봤어. 아는 건 얼굴밖에 없고, 이름도 모르고 무슨 과인지도 모르고 사실 우리학교 학생인 것도 모르는 거잖아. 뭘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진짜 막막했는데. 내가 막 열변을 토해가면서 삼성 랩탑 갖고 있고 진갈색 머리카락에 쌍커풀 있고 랩탑 두들기는 거 보니까 레포트 시즌인 것 같다고 막 이야기를 하고 다녔단 말이야. 근데 내가 아무도 모르니까 열받아서 '아 왜 예쁜 사람 있잖아요!' 하면서 얘기하니까 다 알더라. 진짜 다 알아. 심지어 과도 알려줬어. 기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허무하더라.

그래서 알아낸 건 몇 가지 있었다. 이름이랑 학년. 4학년이래서 나보다 세 살 많은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까 네 살 많은 거였어. 그 다음에 과가 중어중문학과, 그다음에 중국에서 살다 온 거. 딱 이것만 갖고 대시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무모한 짓이지. 그 다음엔 진짜 별 거 없어. 과밖에 아는 거 없으니까 전공강의 끝나는 시간 맞춰서 가서 우연인 척 마주치고. 또 마주치고. 또 마주치고. 계속 마주치니까 알아보더라. 그래서 내 이름 알려줬어. 우리 애인이 좀 사교성이 좋아. 그래서 빨리 말 섞게 된 거기도 하고.

그 다음에는 같은 버스 타는 척. 나 그 버스 타면 내 자취방까지 좀 돌아가야 한단 말이야. 그래도 매일 그거 타고 갔어. 연기와 연기의 연속이었지. 그러니까 우리 애인님도 나랑 계속 마주치는 게 신기했나봐. 자주 보네! 하면서 인사까지 하게 됐을 때 나 진짜 날아가는 줄 알았다. 기분 진짜 좋았어. 아, 이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 있었다. 버스카드 잔액이 바닥나고 돈도 없는 바람에 오늘은 못 보겠구나 하고 좀 짜증나 있었는데 애인님이 내 이름 부르면서 내가 찍어 줄게 했을 때 진짜 좋았어. 그거 빌미로 데이트 잡은 건 비밀. 계속 대시할 건덕지를 주는데 그거 못 받아먹으면 바보지. 그렇지?

버스카드 찍어줘서 고맙다고 커피 사준다고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진짜 억지긴 했어. 애인도 막 무슨 천원가지고 커피를 사냐며 눈 동그랗게 뜨고 한사코 사양하는 걸 내가 그냥 팔 잡고 끌고가다 시피 했지. 어떻게든 이야기할 건덕지 만들어 보려고. 그냥 카페라떼나 쥐어 줄까 해서 데려갔더니 커피 별로 안 좋아한다고 안 먹겠다는 거야. 그럼 뭐 좋아하냐고 물었더니 버블티래. 무슨 마실 것도 꼭 자기 닮은 것만 좋아해서는. 땡글땡글하게. 그래서 초코버블티 손에 쥐어 주고 데려다줬어. 그 하루동안 엄청 대시한 것 같아. 물론 그 이후에도 무슨 건덕지만 있으면 뭐 사줄게요 우리 어디 가요 해서 물고 늘어졌어. 좀 이상하게 보는 것 같긴 했는데 뭐 어떻게 해. 일단 잡아야 사귀든 말든 할 거 아냐.

계속 그런 생활이 반복되고, 같은 버스 옆자리나 통로 사이에 두고 앉아서 이야기하다가 루한 먼저 자기 집에 내리고, 나는 한 정거장 더 가서 버스 갈아타고 나는 내가 자취하는 오피스텔 가고. 그러니까 내가 생각해도 진짜 많이 친해진 것 같더라고. 이 이상 끌었다가는 내가 터질 것 같더라. 진짜. 무슨 블랙홀이야 사람이. 계속 좋아져.

공강이 맞는 시간이 일주일에 세 시간 있더라. 그래서 그 때 일부러 까만 애, 아니 까만 애 하니까 게슈탈트 붕괴 현상 올 것 같아. 그냥 얜 앞으로 이름 나올 일 많을 거니까 이름 밝힐게.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존나 미안하다 야. 얘 이름 김종인이야.

어쨌든, 공강 겹칠 때 김종인 떨궈 놓고 내가 꼬셨지. 버블티 사준다고. 그런다고 따라 와요 우리 애인은. 그래서 버블티 두 잔 사다가 애인이 맨 처음에 랩탑 두들기던 거기 알지. 거기 가서 그냥 시시콜콜한 애기 하다가 고백했어. 좋아한다고. 많이. 그래서 이렇게 대시한 거라고. 우리 애인이 눈치가 없어서 이게 대시인 줄도 몰랐더라. 막 응? 이러면서 날 보는데 당황했더라고. 당연하겠지. 남자한테 고백 받는 기분이 어떻겠어. 그래서 버블티 빨대 입에 물려주고 나왔어. 차차 생각해 보라고. 근데 아마 거절했더라도 난 계속 대시했을 거야. 진짜 징글징글하게. 

그래도 버스는 계속 같이 탔어. 옆자리에 앉는 건 양심상 안 되겠고. 한 세 번째 같이 탔을 때였나? 뒷자리에 앉아서 가만히 보는데 막 손톱 깨물고 되게 고민하더라고. 나 의식하고. 그래서 귀엽기도 하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나 싶어서 그냥 봤어. 보다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더니 애인 집에 벌써 버스는 도착하고. 그래서 오늘도 안 되겠구나 하고 있었지. 근데 그 때 애인님이 내리면서 버블티 한 컵 내려놓고 포스트잇 붙여서 나한테 잘해. 하고 써 놨는데 그게 너무 귀여운 거야.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가는 길 창문으로 바래다보니까 얼굴 빨개져가지고는 막 타다다닥 소리 나는 것처럼 뛰어가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너무너무 귀여웠어. 막 깨물어 주고 싶을 정도로. 그래서 우리 애인님한테 잘 하고 연애하고 있지. 완전 공주님 모시고 살잖아 내가. 

써 보니까 엄청 복잡하게 써 뒀네. 내가 말했지? 나 글솜씨 진짜 없다고. 그래도 읽어. 앞으로 더 예쁘게 연애할거니까. 

아, 그리고 그 암호닉인가 그거. 쓰면 그걸로 불러줄게.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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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나 이렇게 일상적인 것 같으면서 소소한거 너무 좋아요ㅜㅜ루한이 세훈이 왜이렇게 귀여워ㅜㅜ왜 이렇게 잘쓰셔...세루 너무 너무 좋아하는데 이렇게 또 금손이 뙇!하고 나타나주시니ㅜㅜ
감사할따름입니다..저 암호닉 신청합니다 핸접으로요! 앞으로 많이 많이 써주세요ㅜㅜ짱짱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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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ㅠㅠㅠㅠㅠㅠ진짜 ㄱ욥다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 들이댄거멋져!!!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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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세루행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암호닉 큥큥으로 신청할게여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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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안뇽ㅠㅠㅠㅠㅠㅠ와세루ㅜㅜㅜㅠㅠㅠㅠ세루ㅠㅠㅠㅠ세루짱이야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애인이랑진짜달달하구나ㅠㅠㅠ잘사구려ㅠㅠㅠㅠ글잘쓴ㄷㅏ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내암호닉은 듀듀야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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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아 귀여워ㅡㅠㅠㅜㅠㅠㅠ버블티에 나한테잘해라고 써져있었다니ㅠㅠㅜㅠㅠㅠ짱귀엽ㅠㅠㅜㅠㅠㅜ행복하세루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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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하아..... 세루 너네 평생 행복하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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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나도 연애좀해보면 안되겠니.....?세루 행복해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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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 너무 알콩달콩 귀여워ㅜㅜㅜ연애 열심히 해라ㅜㅜㅜ나 설레서 죽을것 같아ㅜㅜㅜ암호닉 레퐁으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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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세루행셔ㅠㅠㅠㅠ연애열시미해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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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대박ㅜㅜㅜㅜㅜㅜ진짜ㅜㅜㅜ ㅜㅜㅜㅜ 짧고 굵게 행쇼!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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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2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세상ㅇ에ㅜㅜㅜㅜㅠㅠㅜㅠ저도 지금 암호닉 해도되나요 후나ㅠㅠㅠㅠㅠㅠㅠ???? 된다면 ㅂㅁㅇㅈ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너무너무 좋아서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ㅠㅠㅠㅠㅜㅠㅠㅜㅜㅠㅠㅠㅠㅠ눈물퐁펑 ㅜㅜㅠㅠㅠㅠㅠㅠㅠ 넘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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