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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지루하기만 하던 회식이 끝났다.회사 신입들이 다 그렇듯이 상사들이 권하는 족족 받아마신탓에 술기운이 올라와 회식이 파한후 경수는 비틀거리며 찬열의 부축을 받아 집으로 도착했다.찬열은 경수를 쇼파위로 앉혀주곤 목이 타는지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고 경수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은채 끙끙앓고 있었다. 찬열은 그런 경수를 보며 물을 홀짝이며 미간을 찌푸리곤 조금 큰 목소리로 투덜투덜대기 시작했다. 

 

 

"오늘 니생일인데 놀지도 못하고...그 김부장! 내가 언젠가는 말이야 아주!" 

 

 

경수는 혼자 열변을 토하는 찬열이 우스운듯 피식 웃음을 터트렸고 그런 경수를 보곤 찬열도 푸스스 웃으며 경수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그리곤 대형견마냥 경수의 팔을 부여잡고 내일 주말이니까 놀러가자! 놀러가자!하며 매달렸고 경수도 못이기겠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찬열의 엉덩이를 두들겨주며 더늦기전에 얼른 집에가. 라고 단호하게 말하자 찬열은 되지도 않는 애교를 부렸고 결국 경수에게 꿀밤을 하나 먹고는 아련한 눈빛으로 집을떠나며 내일 일찍 일어나야해! 알겠지!? 잘자!!!하고 동네가 떠나갈듯 소리치곤 문을 쾅 닫고 나가버렸다. 

 

 

찬열이 떠난 집안은 삭막 그자체였다. 조용한걸 좋아하는 경수이긴 하지만 따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들었다. 베터리가 방전된것인지 스마트폰은 까만화면만을 내비추고 있었고 경수는 한숨을 쉬며 충전기를 꺼내들어 핸드폰을 연결시키곤 무료하게 쇼파위에 누워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틀었다. 티비속 사람들이 하하호호즐겁게 웃는걸 보고있자하니 왠지 짜증이 났다. 그리곤 다시 리모컨을 들어 뉴스체널로 돌려버렸고 뉴스에선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하며 시간을 채우고 있었다. 

 

 

결국 무료함을 이기지 못한 경수가 다시 스마트폰을 집어들었고 충전이 꽤 된듯 폰이 켜졌다. 폰이 켜지자 말자 부재중전화 알림이 떴고. 뭐 또 생일축하전화였겠지 하며 심드렁하게 발신자의 이름을 확인하곤 경수는 표정이 확굳어졌다. 그리고 재미없는 티비를 리모컨을 들어 끈후에 핸드폰을 들어 부재중전화의 주인공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뚜우--뚜-뚜우' 

 

 

한참을 이어지던 통화연결음은 상대방이 전화를 받음으로써 끝이났고 상대편에서는 여보세요? 하며 자다깬목소리를 했다.경수는 자나보네 괜히 전화했다 마저 자. 라며 상대방을 배려했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자다깬 목소리로 왜 전화했냐 물어왔다. 

 

 

"아..부재중 와있길래.. 잘못 전화였나보다. 그럼 잘자" 

 

 

경수가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옆에 떨군후 자신의 무릎사이에 머리를 파뭍고는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뭘 기대한거지. 벌써 몇년이나 지났는데 라며 한숨을 쉬고있었다. 그때였다 자신의 엉덩이쪽으로 느껴지는 진동소리에 고개를 들어 핸드폰을 줍곤 잠금화면을 풀어 진동알림을 확인했다 수신자의 이름란에 [종인이] 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고 문자의 내용은 이러했다 . 

 

 

[아까 전화한거 생일 축하한다고 전화한거였는데 전화안받길래 말못했네요 그럼 잘자고 늦었지만 생일축하해요 경수형 2013.1.13(토)AM.00:04] 

 

 

문자를 본 경수가 한숨을 푹푹내쉬었다. 문자한통에 다시 머리가 복잡해졌다. 이미 7년하고도 3년이나 더 지난일이지만 그와의 일들은 어제일처럼 아주 생생했다. 한숨을 푹내쉬고는 경수의 마음을 복잡하게한 문자의 수신인을 다시 떠올리자 머리가 복잡해져 안그래도 지끈거리던 머리가 더욱더 지끈거려왔고 결굳 경수는 쇼파위로 몸을 뉘우곤 두눈을 질끈감고는 예전,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있었던 그와의 추억들을 되새겼다. 

 

 

 

*** 

 

 

 

첫만남은 그렇게 대단하게 만나지 않았었다. 10년전 신입생 입학식날 학교행사를 도와주고 있던 나에게 왠 무섭게 생긴 남자애가 다가와 멍하게 입학식을 하는 강당이 어디냐 물어온게 우리의 첫대화였다. 종인이를 처음봤을땐 솔직히 발랑까진 양아치인줄 알았으나 성적도 제법 준수하고 성격도 착한아이였다. 그리고 소문에 의하면 중학교때부터 잘난얼굴과 몸매로 제법 유명세를 탔다고 했다. 뭐 나는 그런일에 관심이 없어서 잘모르는 일이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평범했던 나는 내심 김종인과 친해지고는 싶었지만 섣불리 다가가지 못했다. 입학식날 조금 도와준것 가지고 유세를 떨기엔 좀 그랬으니까. 그리고 2학년 첫동아리시간에 아무생각없이 들어간 동아리실안에는 거짓말같이 잘생긴 김종인이 앉아있었다. 그리고 같은 동아리생활을 하면서 조금, 아니 조금 많이 친해졌다. 공통점이라곤 쥐뿔만큼도 없었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둘은 몇달사이에 아주아주 돈독한 선후배사이가 되었다. 솔직히 절대 친해질수 있는 구석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친해진걸보면 지금까지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해 11월이였나? 아니, 12월이였던것 같기도한데...12월18일,그래 이날이였다 동아리에서 연말이라고 다같이 고기를 구워먹고 집으로 귀가하던중에 추운겨울날 당시 우리가 재학중이던 ○○고 운동장벤치에 앉아 담소를 나눴었다. 고삼인데 어디 대학갈꺼냐, 이제 잘 못만나겠다. 등등 영양가없는 말들만 주고받다가 갑자기 찾아온 적막함에 어색해서 먼저 일어나 집에가려던중에 종인이의 한마디에 나는 발걸음을 멈출수밖에 없었다. 좋아해요. 그 한마디로 우리의 길다면 길다고 할수있는 7년간의 사랑은 시작되었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에 시작한 종인과의 동성연애였지만 시간이 흘러갈수록 점점 종인을 향한 내 마음을 확실히 하게되면서 정말 남부럽지않게 행복하게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며 7년가량을 보내왔다. 그리고 3년전 내가 스물다섯, 그러니까 김종인이 스물넷이 되는해에 우리 둘은 이별을 하게되었다. 아직까지 무엇때문에 헤어졌는지 잘 생각이 나지않는다. 따가운 사회의 시선과 깜깜한 미래 그리고 7년이라는 시간에 점점 변해지는 서로의 모습을 아직 어리다고 할수있는 우리 나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은 무거운짐이였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져 버렸다. 종인이와 헤어지면 많이 힘들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였다. 친구들과 솔로기념 이라며 신나게 술을 한잔 걸치고 집으로 들어오자 나도 모를 쓸쓸함과 먹먹함에 혼자 펑펑 울어 댔던거 같다. 

 

 

헤어진후 3년이란 시간동안 나도 찬열이라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 새출발을 하고 취직도 하고 종인이와의 연락도 꾸준히 했다. 예전처럼, 친한 선후배였던 그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었다. 나는 가끔 혼자 술을먹고 김종인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없이 눈물만 흘린적도 있었다. 가끔 여자와 함께있는듯 여자목소리가 전화사이로 들려와도 나는 더이상 아무것도 요구할수가없었다. 나와 그는 더이상 어떠한 관계도 아니였기때문에. 그리고 그때 나타난것이 찬열이였다. 그는 힘겨워하는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었고 도와주었다.  

 

 

그리고 내가 종인에게 새 애인이 생겼다고 했을때에 종인은 나에게 전화 너머로 덤덤한 목소리로 축하를 해줬다. 나와 찬열의 행복을 빌어주는 종인이가 나는 무슨 심보인지 조금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내심 종인이 나에게 사귀지말라 해주었으면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7년간의 시간에대한 애착때문인지 나는 쉽게 종인을 놓지 못했고, 그제서야 정말 남이라는게 현실로 느껴졌다. 그리고 어렸던 나는 어두컴컴한 방구석에서 지금처럼 혼자 멍하니 앉아있었던거 같다. 

 

 

 

*** 

 

 

 

경수는 가만히 바닥에 앉아 옛날일을 회상하자 머릿속이 복잡해져 다시금 무릎사이로 고개를 푹숙이고는 눈을 감았다. 샤워가 하고싶어졌다. 찬물로 하여금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는 생각들을 씻어내고 싶었다. 경수는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곧바로 화장실로 몸을 옮겼다. 그리곤 한참을 떨어지는 샤워기의 물줄기를 맞으며 멍하니 앉아있었다. 차가운 물줄기에 몸이 점점식어갔다. 그렇게 몇분을 더 물을 맞고있다 수도꼭지를 잠그고 몸의물기를 대충 닦아낸후 아무 옷가지를 집어들어 대충 껴입은후 곧바로 침대에 털썩 누웠다. 차가운 새벽공기에 몸이 떨려왔다.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이 푸른빛을 내며 경수를 비추었다. 

 

 

 

 

 

*** 

 

 

 

 

 

아침이였다. 눈을뜨자말자 핸드폰을 집어들어 시간을 확인했다 [1월13일(토) AM.10:36] 아,다행이다... 경수는 얼른 몸을일으켜 몸을 씻은후 밖에 나갈준비를 했다. 

 

 

우우우웅-우우우웅- 

 

 

침대옆 협탁위에 올려놓은 핸드폰이 진동하기시작했다. 협탁위라서 그런지 소리는 점점더 커져왔고 경수는 옷을 갈아입다말고 전화를 받아 들었다. 

 

 

 

"여보세요" 

 

 

"경수야! 일어났어?" 

 

 

 

찬열이였다.굵직한 목소리완 다르게 활발한말투, 방정맞은 목소리를 듣자말자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나갈준비를 하고있다하자 찬열은 신난목소리로 늦으면 1분에 한대씩 때릴거야! 라는 한마디를 남긴채 전화를 끊어버렸다. 직장동료이자 자신의 연인인 찬열은 언제나 밝고 긍정적이였다. 종인때문에 힘이 들어 지쳐있을때도 먼저 다가와 내게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였다.  

 

 

오늘은 찬열과 데이트 겸 경수의 생일축하를 하기위해 어젯밤에 급하게 약속을 잡고 만나는 날이였다. 뭐 엄연히 따지자면 오늘이 아닌 어제가 경수의 생일이였으나 생일이였지만 김부장님의 반강제적인 회식참여요구에 찬열과 경수는 거절할수없었고 오늘인 13일에서야 이렇게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한것이였다. 찬열과의 데이트는 순조롭게 진행됬다. 그리고 영화도 보고 같이 드라이빙도 하고 저녁도 먹다보니 어느새 해는 저멀리로 숨어 주위가 깜깜해져 있었고 경수는 데려다 주겠다는 찬열을 만류한채 혼자 집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찬열과 헤어진후 또다시 혼자남아 길을걷자 경수는 다시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주위의 모든 사물에 그와의 추억이 담겨있는듯했다. 경수는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부여잡고 그 길로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겨 맥주캔하나와 과자한봉지를 사들곤 근처에있는 자신과 종인의 모교인 ○○고등학교로 발걸음을 향했다. 오랜만에 찾아온 학교는 10년전과 달라진것이 별로없었다. 그와 사진을 찍던 커다란나무도 그대로였고 그와 함께 뛰놀던 운동장도 역시 그대로였다. 매서운 바람이 경수의 두뺨을 때리듯 스치고 지나갔으나 경수는 아랑곳하지않고 벤치에 털썩 주저앉고는 맥주캔을 땄다. 

 

 

'치익-' 

 

 

시원한 맥주는 그대로 경쾌한 소리를 내며 오픈되었고 경수는 목울대를 움직이며 꿀꺽꿀꺽 맥주를 들이켰다. 목이 타는듯했지만 상관없었다.우울하다.한참을 운동장을 눈에 담아내던 경수는 한숨을 푹내쉬고는 홀짝홀짝 맥주를 마시며 머릿속에 있는 종인과의 추억을 비워내려 하였다.하지만 아른거리는 그의얼굴과 7년이라는 결코 짧지않은 그 시간동안의 그와의 추억이 화살이 되어 내 심장을 쿡쿡 찌르는듯 했다.그리곤 경수는 차가운손을 녹일겸 주머니를 뒤적여 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1월13일(토) PM.23:16] 어느새 시간이 많이 흘러있었다. 경수는 어느새 가벼워진 맥주캔을 집어들고는 남아있는 맥주를 한입에 털어놓고는 언손을 호호 녹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집으로 가기위해 발한짝을 내딛었다. 그때였다. 적막하기만 하던 운동장에 인기척이 들려오더니 곧이어 그 인기척의 주인공이 떨리는 목소리로 경수에게 말을 걸어왔다. 

 

 

 

"형" 

 

"...." 

 

"경수형맞죠..?" 

 

 

 

경수는 환청처럼 들려오는 어젯밤 희미하게 들었던 그의 목소리에 다시금 내가 헛된 망상을 하는것인가 싶어 발을 한발짝 더 내밀었다. 그리고 한발짝씩 내밀고 제법 거리를 두었다고 생각했을때 그의 손으로 추정되는 따뜻한 무언가가 경수의 손을 감싸쥐었다 그리곤 벤치로 경수의 손을 잡고는 뚜벅뚜벅 걸어갔다. 경수와 종인은 벤치에 앉은채 말이없었고 그 적막을 먼저 깨트린건 종인이였다. 

 

 

 

"형, 내가 오늘 여기 왜왔는지 알아요?" 

 

 

 

뜬끔없이 물어오는 질문과 미묘하게 어눌한 발음과 그리고 희미하게 풍겨오는 알코올냄새에 그가 지금 음주상태라는걸 깨달았다. 술버릇이 없었는데.. 경수는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켜 애써 자연스럽게 종인에게 날도 추운데 얼른 들어가서 자라고 할려했으나 이어지는 종인의 말에 경수는 조용히 그의 말을 경청하는수밖에 없었다. 

 

 

 

"형한테 꼭 해야될말이 있어서 형한테 전화할랬는데.. 전화로는 안될것같아서요.." 

 

 

"...." 

 

 

"형 듣고있죠?" 

 

 

"...어.." 

 

 

"이소식 내주변사람들중에 형한테 가장 처음으로 알려주고 싶어서 친구들한테도 안말해주다가 형한테 만나자고 할랬는데 그건 또 아닌거같고 전화로 알려주는건 더더욱아닌거같고 그렇게 곰곰히 생각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혼자 술마시다가 발걸음이 일로 향하길래 왔더니 뭐가 있었는지 알아요?" 

 

 

 

종인은 알코올때문인지 중간중간 피식웃어대며 횡설수설 말을 뱉어냈다. 그리고 경수는 조용히 고개만을 떨군채 앉아있었고 경수가 대답없이 조용하자 종인은 장난끼넘치는 목소리로 혼자 말을 이어갔다. 

 

 

"글쌔 형이 있지뭐에요. 나 진짜 깜짝놀랬는데 경수형 보니까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거에요. 그래서 내가 아니.. 아니에요..." 

 

 

"...." 

 

 

어색한 적막이 흘렀다. 종인은 혼자 어린아이처럼 들떠서는 신나게 말하다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곤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리고 운동장스탠드에 앉아 흙바닥을 발로 규칙적이게 구르다가 깊은 한숨을 쉬기를 반복했다. 경수는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종인을 기다려 주었다. 그리곤 완벽한 정적이 찾아왔다. 아주 가끔씩 자동차가 지나가는 소리와 바람소리를 제외하곤 운동장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엄청난 적막을 깬건 종인이였다. 그는 경수를 힐끔 쳐다보고는 깊고 낮게 한숨을 내뱉은후 목소리를 가다듬고 경수에게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결혼해요" 

 

 

"아..." 

 

 

종인의 난데없는 결혼소식을 듣곤 온몸이 굳어버린듯 경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바보같은 탄식이 저도 모르게 입밖으로 튀어나갔다.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였다. 경수는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용히 종인을 바라보고 하트모양입술을 만들고는 종인의 결혼을 축하해줬다. 그리곤 여자는 좋은사람이냐 집은구했냐 등의 시덥잖은 질문을 하다가 적막이 찾아오자 경수는 저도 모르게 가슴한쪽에서 무언가가 울컥올라와 눈물이 나올듯해 몸을 일으켜 마지막으로 결혼축하한다며 한마디를 하고 잘가라며 손을 흔든후에 발걸음을 빨리해 운동장을 벗어났다. 그리고 얼마나 걸었을까 경수는 ○○고에서 조금 떨어진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경수는 후들거리는다리를 옮겨 벤치에 주저앉아 엄마를 잃어버린 아이마냥 펑펑울어댔다. 얼마나 울었을까 눈물이 두뺨을 가득 적시고 흘러 넘칠때쯔음에 갑자기 따뜻한 두손이 경수의 두뺨을 감싸 눈물을 닦아주었다. 경수는 놀란듯이 안그래도 커다란눈을 더욱더 크게 뜨고는 고개를 들어 손의 주인을 얼굴을 바라보았다. 경수의 흐린시야속에는 10년전 종인과 알수없는 미묘한차이가 느껴지는 종인이 서있었다. 

 

 

경수는 종인과 눈이 마주친후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려댔고 종인이는 씁쓸한 표정으로 경수에게 울지말라 다독여주었다. 다정한 그의 손길에 경수는 더욱더 서럽고 크게 울었고 그는 말없이 경수의 손을 잡고는 경수가 눈물을 그치기를 기다려줬다.경수조차도 자신이 왜 눈물을 흘리는지 이해가 가지않았다. 종인은 한참을 울어대던 경수의 울음소리가 조금은 잠잠해지자 그는 조금 잠기고 낮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형 나 아직 해야될말 안했는데, 그렇게 먼저 가버리면 어떡해요" 

 

 

 

다정한 종인의 목소리가 10년전으로, 우리가 순수하게 사랑하던때로 돌아간것 같았다.하지만 이젠 더이상 돌아갈수 없다는걸 다시금 깨닫자 경수의 눈물은 다시금 끊임없이 쏟아졌고 그렇게 경수는 울다지쳐 바보처럼 그 벤치에 앉아 종인의 따뜻한 손을 잡고 그대로 잠에 들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경수가 눈을 떴을때는 포근한 자신의 침대위였다. 종인이 경수의집에 들어온것은 그렇게 대단한일은 아니였다.종인과 저가 대학시절 함께 동거를 하면서 이집에 쭉 살아왔고, 종인이와 헤어지고 종인이가 이집에서 나간이후에도 경수는 도어락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았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에 도어락 비밀번호를 바꾸지 못했었건거 같다. 

 

 

 

그리고 경수가 침대에 가만히 누워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때쯤 문이 딸깍 열리는소리가 났다. 그리고 경수는 황급히 눈을감고 자는척을 했다. 종인은 침대맡에 걸터앉아 경수를 조용히 응시하고 있었다. 종인이 자신을 쳐다볼거같자 경수는 조용히 다시 자는척을 했고 종인은 경수에게로 조금 다가와 경수의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말 꼭해주고 갈랬는데 이렇게 자버리면 어떡해요" 

 

"그래도 말할테니까 잠결에라도 들어줘요" 

 

 

이말을 끝으로 종인은 한참동안 말이없다가 목을 가다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경수 역시도 떨리는 마음으로 종인의 말을 경청했다. 

 

 

"나 결혼하는거 형한테 제일 처음 말하고 싶었어요. 그냥 집안에서 결혼날짜 나오자말자 형 생각밖에 안나더라구요." 

 

"사실은 너무 그리웠어요. 보고싶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데 형이 좋은사람만나서 행복하게 살고있는거 보니까 왠지 내가 흔들어놓으면 안될것같아서 못 다가갔어요. 진짜 바보같죠." 

 

 

종인의 목소리가 아까보다 더욱더 심하게 떨려왔다. 물기에 젖은듯한 그의 목소리에 경수 눈물을 겨우 참은채 숨을 죽였다. 종인이도 목소리를 한참을 가다듬더니 힘겹게 다시 말을 꺼내왔다. 

 

 

"사랑해, 도경수" 

 

 

"...." 

 

 

"오늘 내생일이니까 반말정도는 봐줘요. 내가 이말 얼마나 하고싶었는데, 어차피 자고있으니까 못들을려나" 

 

 

그말을끝으로 또 정적이 찾아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않아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경수는 그 투박한손이 저의 얼굴을 어루어만지고 있다는걸 느꼈다. 그리곤 종인은 곧이어 잘있으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곤 경수의 앞머리를 쓸어넘기고는 경수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추어왔다. 그 후로 발자국소리가 점점멀어지더니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종인은 그렇게 허무하게 집을 떠나갔다. 그리고 문이닫히자 그제서야 눈물을 터트린경수의 울음소리로 가득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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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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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결국 둘은 헤어지게 되는건가요 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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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으아ㅠㅠㅠㅠㅠ작가님 추ㅣ향저격탕탕탕탕당ㅠㅠㅠㅠ이런아련아련너무좋아요ㅠㅠㅠㅠ 이거번외도써주세용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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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ㅠㅠㅠ이런 아련한거 너무좋아요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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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그런게어딨어요ㅜㅜㅜ서로막 엇갈려서 이렇게ㅜㅜㅜ되는거 없어요ㅠㅠㅠ어엉엉어어 번외없어요작가님?ㅜㅜㅜ번외가피료해.☆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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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와..ㅠㅠㅠㅠㅠ진짜그냥 가슴이먹먹해지네요..서로 조금만더용기내지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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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ㅠㅠㅠㅠㅠㅜ진심쩔어ㅠㅠㅠㅠ아련하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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