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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폴

w. KHS




[방탄소년단/민윤기] 스카이폴 00 Pro. (부제: 어서 와. 22세기는 처음이지?) | 인스티즈









  살면서 이 정도로 공포심을 느낀 적은 없었을 거다. 나의 고요하던 인생에 일말의 경고도 없이 천둥이, 아니. 천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을 위력의 사건이 조금 전 발생했다. 여느 때처럼 나는 야간 자율 학습을 마치고 지친 육신을 끌고 집으로 돌아왔고, 무거워지는 눈꺼풀에 애써 힘을 주어 숙제를 다 한 뒤 씻고 침대에 몸을 눕혔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나는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벽에 등을 대고 누워 있었다. 유달리 더위를 잘 타서 차가운 벽에 등을 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꿈은 딱히 꾸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다음 날 그 상태로 눈 뜨고 등교할 준비를 해야 했었던 나는, 지금.




"여기는 어디야...?"





  공상 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내가 있던 곳의 의복보다는 훨씬 간소화되어 디자인이 절제 자체인 옷을 입고 일렬로 걷고 있는 사람들. 정신없지만 단정한 발걸음들이 마치 줄을 이루어 이동하는 개미들의 모습 같다. 고개를 들어보면 이상하리만치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하늘이 보인다. 정 중앙에 마치 샹들리에처럼 걸려 있는 빛나는 태양이 아이러니하다. 왠지 내가 보던 하늘과는 다른 모습이 내게 알려주는 것 같다. 너는 다른 세계에 온 거야.





"아!"





  상황 파악이 덜 되어 두리번거리던 나의 어깨를 누군가 세게 치고 갔다. 나는 미간을 찌푸리고 나를 치고 간 사람을 황급히 찾아보았으나 그 사람은 이미 군중 속으로 섞여 들어가서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이곳의 사람은 다 무례한 건가? 사과도 하지 않네. 서로의 표정을 복제한 것처럼 사람들은 모두 무표정을 하고, 서로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오직 앞사람의 뒤통수만을 바라보며 어딘가에 있을 목적지를 향해 부지런히 걷기만 한다. 공포심은 둘째 치고,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나는 두 주먹 불끈 쥐고 용기를 내서 교통정리원 같아 보이는 남자에게 다가갔다.




"저기요."





  목소리가 너무 작았는지 남자는 나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호루라기를 불어댔다. 아무도 듣지 않는 것 같은데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불어댄다. 나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다시 한 번 남자를 불렀지만 남자는 나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 아무리 내가 잠옷 차림을 하고 있고 이 장소와 어울리지 않아도 그렇지, 나를 대놓고 무시하는 태도에 기분이 상했다.
  노려봐도 꿈쩍 않는 남자에게 더는 감정을 소비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뒤돌아 무작정 앞을 향해 걸었다. 지나치게 깨끗하고 훤한 도시의 풍경은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어서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해. 이 상황이 꿈이 아닌 걸 알지만 나는 괜히 건물의 벽을 주먹으로 쳤다. 힘을 꽤 실었기 때문에 나는 아픈 주먹을 쥐고 한참을 끙끙댔다.




'친애하는 시민 여러분. 담배유통금지법과 흡연금지법이 중앙국회에서 통과된 지 약 20년이 지났습니다.……'




  도시를 무섭게 울리던 발걸음 소리가 한 목소리의 등장으로 정지했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져 건물과 건물 사이에 들어왔던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 다시 광장 쪽으로 나갔다. 사람들은 모두 몸을 틀어 커다란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화면 속에는 검은 머리칼을 단정하게 빗어 내린 젊은 남자가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도시의 근황에 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이곳의 뉴스인가? 앵커? 아니면, 무슨 대변인? 보통 저런 영상은 자막으로 이름과 짤막한 소개가 뜨기 마련인데 이 영상은 아무런 꾸밈이 없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아는 유명인사일 거라고 대충 추측한 나는 영상을 사람들과 함께 끝까지 봤다. 별 내용이 없는 것 같은데 사람들은 영상이 끝나자 너나 할 것 없이 바쁘게 박수를 쳐댔다.
  여유롭게 이곳을 구경할 시간은 없다. 나는 다시 몸을 돌려 가던 길을 걸었다. 무엇을 통해 이 이상한 곳에 도착한 지는 몰라도, 돌아가는 문은 반드시 이 근처 어딘가에 있을 거다. 발을 굴린 지 한참이 지나자 나는 으슥한 뒷골목까지 도달했다. 왠지 더 가도 길이 없을 것 같아서 다시 돌아가야 하나 고민했다.




"역시. 단순한 꿈이 아니었어."




  어두컴컴한 전방에서 낮게 깔린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왠지 익숙한 목소리인데, 누구지? 나는 눈을 찡그려 앞을 살폈다. 무언가 거칠게 쓸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불이 보였다. 그 불 주위의 모습이 빛에 비쳐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남자는 불붙은 성냥으로 담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그 불은 순식간에 꺼져서 남자의 얼굴까지는 보지 못했다.




"네가 살다 온 연도를 말해봐."




  남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 속에서 말을 걸어 왔다. 내가 이곳 사람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 고민할 시간도 없다. 어떻게 알았건, 저 사람은 돌아갈 방법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다급하게 답했다.




"2016년이요...!"




"이름, 나이."




"김여주, 18살이요."





"어쩌다가 이곳에 오게 된 거지?"





"그건 저도 잘..."





"온 지 얼마나 됐지?"




"조금 전에 알게 됐어요. 일어나보니 광장에 있었어요."





"눈 뜨기 전후로 이상한 현상은 없었고?"





"네."





"뭐야. 아는 게 없잖아."





  나는 아는 대로 답했을 뿐인데 남자는 나의 대답이 만족스럽지 못했나 보다.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남자는 그것을 신발로 비벼 불을 껐다.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꽤 짜증스러웠던 말투에 나는 위축돼서 가만히 서 있었다.




"바보처럼 아무것도 모르면 얼마 못 가서 처리 돼."




"네?"




"아는 게 없으면 거짓말이라도 해."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남자가 하는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듣겠다. 처리된다는 건 무슨 말이고,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 건 또 무슨 말인가. 나의 질문은 조용한 뒷골목에서 메아리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남자는 아직 떠나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것 같다.




"당신은 누구세요? 여기는 지금 몇 년도이고, 내가 이곳 사람이 아니라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저는 돌아갈 거에요. 돌아가서,"




"갇혀 있는 게 말이 많아."




"네?"




"잘 들어, 김여주. 너는 여기, 이 세계에 갇힌 거야. 어차피 처리 될 사람한테 많은 걸 알려주지는 않을 거야. 선택권은 줄 수 있지만."





"그게 뭔데요?"





"선택권 A. 나와 함께 중앙연구소로 간다. 그 후에 어떻게 처리될지는 불분명. 아마 피실험체로 사용돼거나 즉석에서 '처리'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어찌 됐던 간에 죽는 건 마찬가지야. 원칙대로라면 선택권 따위도 없이 이렇게 하는 게 맞지. "




  담담한 어조와는 상반되게 남자가 하는 말은 나의 공포심을 극대화했다. 그러니까, 선택권 A는 그냥 죽는 거네. 저걸 선택권이라고 주는 건가. 선택권 B가 뭐가 됐든지 간에 나는 그것을 택할 것 같다.





"선택권 B는 뭐에요?"





"나와 함께 포털을 찾는 거지."





"포털?"




"네가 여기로 올 수 있게 해준 그 문. 포털을 찾아서 김여주 네가,"





"B요! 선택권 B로 할래요!"




  남자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나는 급하게 B라고 외쳐댔다. 남자가 문을 왜 찾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어쨌든 그 포털을 찾으면 나는 돌아갈 수 있을 거다. 남자는 나의 대답에 자조하더니 또 담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몇 모금 마시지도 않았는데 이내 흥미를 잃었다는 듯이 그것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신발로 불을 비벼 끈다. 그 일련의 움직임이 완전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어둠에 적응된 내 눈에 실루엣이 대충 그려진다.




"받아."




  예상치 못했던 타이밍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나는 바보 같은 소리를 냈다. 뭘 받으라는 거지. 내 물음에 답하듯이 어둠 속에서 지폐 뭉치가 날아왔다. 포물선을 그리며 정확하게 내 앞에서 떨어진 그것을 나는 주워들었다.




"옷. 식비. 차비. 사이에 끼워진 건 내 명함이랑 방문 카드. 적혀진 주소로 찾아와서 방문 카드를 보여주면 내 사무실로 들여줄 거야."




"알아서 찾아오라고요?"





"지금 너의 그, 상태로 같이 이동하면 서로한테 안 좋아."





"......"





"그리고 눈에 띄는 행동 하지 마. 그럼, 조금 이따가 보자고."





  일방적인 통보와 인사에 나는 멍하니 뒷골목에 서 있었다. 남자는 뚜벅뚜벅 걸어서 다른 골목을 통해 이곳을 빠져나갔다. 다른 통로가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다급하게 발소리를 따라서 뛰어 봤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졌다.




"...어쩌지."












안녕하세요!!

나름 SF인데 어떤...가요?ㅎㅎ 모두가 눈치챘겠지만 윤기가 저 남자...!

댓글은 제 힘이자 사랑입니다ㅠㅜ

그럼 이만 다음 편 준비하러 갈게요 총총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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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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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 분위기... 작가님 완전 새로워요!! 신알신하고갈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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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알신하구갑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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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학학학학학제스타일인데여학학학학핫
람호닉받으시면[밍]으로 부탁드려도 될까효....?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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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신알신하고 가요! 혹시암호닉받으시면 [강여우]로신청합니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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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우와 좋아요ㅠㅠㅠㅠ앛으로 기대할게요ㅠㅠㅠㅠㅠㅠ 잘부탁드랍나다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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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세상에 암호닉 신청해요 [슙큥] 부탁합니다 학 글 분위리 넘 마음테 들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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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독방에서 찾아왔는데 진짜 막 떨리네요! SF물이라니ㅠㅠㅜㅜㅜ 무슨 연도에서 왔냐는 말이 약간 닥터후에서 나왔던 에피 갔기두 하구 그렇네요 헤ㅔ 닥터후릉 즐겨 봤어서 튼 ! 작가님 글 잘 보고 가여! 신알신이랑 [명언]으로 암호닉 신청하고 갈게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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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으아닛!!!! 취향저격!!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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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08.28
[0103]으로 암호닉신청할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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