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백현아.”
“말 걸지 마라.”
“미안하다니까.”
눈썹을 축 늘어트리며 애원조로 말해보지만, 자신의 말은 거들떠도 보지 않은 채 휴대폰 게임에만 집중하는 백현의 양 볼을 쥔 경수가 힘을 주어 백현의 볼을 양옆으로 잡아 늘렸다.
“아야! 씨발. 이거 안 놔?”
“사과 받아줄 때까지 안 놔.”
지금 사과하는 사람의 태도가 이따위야? 경수에게 양 볼을 꼬집힌 채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경수를 노려보며 따져보지만, 경수 역시 백현의 말은 들은 채도 하지 않고 자신의 볼을 쥔 손의 악력을 높였다. 아! 씨발! 받아줄게, 받아줄 테니까 놔라, 좀! 눈을 질끈 감고 경수의 팔뚝을 꽉 쥐며 말하자, 그제야 자신의 볼을 놓아주는 경수였다. 쪼매난 게 힘만 살아가지고….
“미안하긴 미안하냐?”
“어. 아주 많이.”
“너 때문에 못 산다 내가 진짜. 썩 꺼져버려.”
백현은 질린다는 얼굴로 자신의 어깨에 걸쳐져있는 경수의 얼굴을 매몰차게 떨쳐냈다. 매번 도경수의 꽐라를 책임지고 있는 위대하신 박찬열과 김종대. 그 둘로 인해 경수는 어제도 한잔 거하게 걸치셨단다. 그리고선 당연하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로 전화를 한 것이고, 백현은 몇 년 째 도경수의 수발을 드는 신세가 되었다. 내 차는 이미 네 토받이야. 이 망할 것아. 백현은 또다시 떠오르는 어제의 악몽에 주먹을 꽉 쥐었다.
“어제는 그래도 평소보단 괜찮았지?”
“말도 마라. 널 죽이지 못한 게 내 평생의 한이다.”
“에이,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뭘.”
“뭐라고 이 미친 새끼야? 너 오늘 우리 집 뒷마당에 쥐도 새도 모르게 파묻어줘?”
짐짓 진지한 어투로 자신에게 경고하는 백현에, 경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배, 백현이가 화가 나면 좀 무섭지. 적당히 개겨야겠다. 애써 괜찮은 척 농담하지 말라며 백현의 어깨를 툭 치며 웃어 보이자, 전보다는 풀어진 얼굴로 경수를 흘기다 다시 핸드폰 게임에 집중하는 백현이었다. 조금 풀어진 분위기에 경수는 다시 장난기가 발동해 백현의 옆구리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나 간지럼 안 탄다 병신아. 애쓰지 말고 디비 자라.”
“나랑 놀아주면.”
또다시 시작이다. 도경수 심심병. 백현은 한심하단 표정으로 자신의 옆에 꼭 붙은 경수의 몸뚱아리를 옆으로 밀어내었다. 귀찮아 이것아. 나 이거 다 깨야 돼. 한 손으론 경수의 머리통을, 다른 한 손으론 분주하게 게임에 몰두하는 백현의 표정이 큰맘 먹고산 복권을 긁어낼 때의 표정처럼 신중했다.
“백현아.”
“왜.”
“우리 뽀뽀할까?”
뽀뽀는 무슨 뽀뽀야 유치하게. 애새끼도 아니고.
-
짧은 조각.
둘은 사귀는 사이 입니당.. 믿기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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