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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준] Gangster Boy
  w. 이상

 

 

 

 늦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짧게 목례를 마친 준면이 서류 가방을 들고 교무실을 나섰다. 벌써 2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회사에 들어가자 마자 정신이 있는거에요? 하며 여우같은 눈매를 쭉 찢을 여 대리의 모습이 훤했고 ‘준면씨, 팀장 실로 오래요.’ 라는 멘트와 함께 팀원들의 형식적인 안타까움이 담긴 표정도 한 번에 받아쳐야 할 것이다. 괜찮아요. 하며 전혀 좋지 않은 표정과 함께.
 벌써 골머리를 앓는 기분이다. 준면이 곱게 정돈 된 갈색 빛깔의 생머리를 긁적였다. 세훈은 보이지 않았다. 단단히 일러뒀으나 세훈이 딱히 남의 말을 잘 들을 사람도 아니기에 기대 또한 하지 않았다. 세훈은 좋게 말하면 절대 듣지 않았다. 부모님 전화번호 라던지 콤플렉스를 들고 일어서야 온갓 짜증을 내며 할 일을 하는 약간 피곤한 스타일이었다. 저번과 다를 것 없이 종인이란 친구를 만나러 갔을 것이다. ‘저 먼저가요.’ . 살가운 문자는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다. 아저씨는 고사하고  너, 라 칭하며 반말을 쓰는 세훈이 절대 보낼 수 없는 문자였다.
 세훈의 태도는 항상 일관됐다. 여전히 무뚝뚝하고, 여전히 관심 없는 표정. 그럼에도 무언 가에 이끌리는 준면, 자신이 병신 같다고 여겨졌다. 항상 병신 짓을 사서 하는 건 세훈과 동일했다.
 준면이 교무실에서 몇 발자국 떨어지지 않은 중앙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의 경사가 꽤나 높다. 코너를 돌자 익숙한 뒷 모습이 준면의 시야를 감쌌다. 세훈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창 밖 너머로 축구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혹시 축구에 관심이 있나, 호기심이 든건 사실이나 그저 평소와 같이 무표정한 표정을 보자 금새 김 빠진 콜라처럼 질질 구두를 땅 바닥에 끌었다.
 그래도. 처음으로 말을 들은 세훈의 뒷 모습에 실실 웃음이 나오는 걸 꾹 참으며 애써 억누른 준면이 세훈의 등 쪽에 섰다. 세훈은 아직 눈치를 못 챈듯 싶었다. 세훈아, 세훈이 고개를 살짝 돌렸다. 시선이 위로 향한다. 살짝 웃음기를 머금은 준면의 눈과 시선을 마주했다. 좋은 일 이라도 있냐? 세훈의 무뚝뚝한 음성에 준면이 슬쩍 웃으며 고개를 좌우로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훈아, 가자.”

 세훈이 계단에서 일어나 엉덩이를 털었다. 말투는 여전했다.

    “빨리 끝났네. 얼마 안 됐는데. 할 얘기 더 있음 해, 아니 너 회사 가야하나?”
    “반말 쓰지 말랬지. 다른 건 못해도 너 라고는 하지 말라 했잖아. 나이차가 몇살이야. 어?”
    “가자, 아저씨.”
    “……말을 말자.”

 푸, 준면의 나지막한 한숨이 공중에 흩어졌다. 그래도 말 안 씹은게 어디야, 평소와 같이 자기 합리화를 하며.

 

 

 


  Gangster Boy

 

    “그건 그렇고, 너 언제까지 이럴거야?”
    “또 뭐가.”
    “토요일에도 불려오고. 너 나 안지 이제 한 달이야.”
    “근데?”
    “열 번 불려온거면 심각하다는거, 적어도 생각이 있음 알거아냐.”
 
 오지 말던가. 준면이 헛 웃음을 내지었다. 번호 알려준 건 너야. 너가 알려주지만 않았더라도 나 지금보단 회사 일에 충실할 수 있었어. 아니 너가, 그 날에 우리 집 앞에서 피떡 돼서 쓰러져 있지만 않았었더라도 아예 만날 일은 없었을 거야. 그랬다면 이렇게 머리가 지끈 거리도록 고민 따위 하지 않아도 됐던 거고 너도 나 때문에 자존심 금 가는 일 없었을 거 아냐.
 다 너 탓이야. 준면이 원망스러운 눈길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세훈이 조금이라도 깨닫길 바랬다. 진심을 다 알아 달라는 건 아니었다. 그냥, 세훈을 위해서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정도라도 깨달아 준다면 기쁠 것이다. 결혼도 안 한 노총각 주제에 벌써부터 부성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것도 참 웃기는 일 이다. 엄마가 알면 펄쩍 뛰며 난리를 칠 지도 모른다. 어른으로서 성장 했다기엔 조금 웃겼다.
 왜, 담임한테 관심이라도 있냐. 세훈이 빈정 거리며 딱 맞게 줄인 바지 주머니에 손을 꽂았다.

     “장난 치지마. 너가 나 오라고 번호 알려준 거 아냐?”
     “알려줄 사람 없어서 그런거야. 오바 하지 말고, 나 간다.”
     “어디가?”

 준면이 세훈의 교복 마이 끝자락을 살짝 잡았다. 세훈의 시선이 준면의 손에서 눈으로 옮겨간다. 무표정한 표정은 여전했다. 관심 끄라는 듯한 무성한 눈빛이 준면의 가슴 속을 아프게 후벼팠다.
 김종인 집. 세훈이 짧게 말했다. 준면이 주위를 살폈다. 김종인 집은 지랄. 종인의 집은 사거리 빵집 뒷 아파트 였다. 매일 같이 종인의 집에 가서 담배를 피거나, 술을 먹는 세훈이 길을 모를 리가 없다. 세훈의 발걸음은 분명 어제 싸웠던 남고 쪽으로 향해 있었다. 남고는 생각보다 매우 가까웠다. 또 쌈박질을 했다간 세훈의 강제전학이 정해져도 이상할 것은 전혀 없었다.
 하나의 손목과 하나의 팔이 맞부딪혔다. 체온이 꽤나 뜨겁다. 세훈은 붙잡힌 팔목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큼큼. 작은 헛기침을 내뱉은 준면이 고개를 들어 세훈의 앞머리를 살짝 매만졌다.

      “머리는 왜 만져.”
      “그냥, 나도 몰라.”
      “이상한 아저씨야.”

   쌈박질 그만해. 준면이 작은 흉터가 남은 세훈의 손목을 어루만졌다. 하지 말라는 듯, 투정을 부리는 아이처럼 손목을 빼내려는 세훈의 손목을 꽉 부여잡고 있었다. 상처만 보면, 괜히 안쓰러움이 들곤 했다.

       “옆 남고랑 싸우러 가는건 아니지?”
       “집 가는거야. 집도 못 가게 해?”
       “아니 그건 아니구.”
       “너 회사나 가. 거짓말 능숙 하더라? 점심 시간에 1시에 끝나는 거 알아. 혼나서 빌빌 대지 말고 얼른 가.”

 세훈은 준면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 준면이 학교에 찾아온 두번째 날, 괜찮다는 준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훈은 오토바이를 끌고 와 회사까지 데려다 주었다. 그때, 하필 주주들을 만나느라 로비에 나와있던 김 팀장이 준면과 세훈을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봤던 것도, 이제야 점심을 먹고 들어 왔냐며 로비에서 한참이나 꾸중을 듣던 것을 세훈은 다 지켜보고 있었다.
 비웃었을까. 나이 값도 못하고 혼나기나 하는 주제에 어른이랍시고 훈계나 한다고 마음 속으로 맘껏 비웃고 있었을까, 여전히 표정은 무표정이었지만 말이다.
시말서 쓰는건 너 때문이야. 준면의 투정에 세훈이 입술을 비죽였다.

      “너가 안 이럼 시말서 안 써도 되고 회사생활 편해.”
      “전화오면 꺼. 말 반복하게 하지말고. 내가 알아서 할게. 애 아냐.”
      “너가 애 처럼 행동 하잖아.”
      “야.”
      “나 너보다 10살이나 많아. 반말 더이상 못 바줘. 애 취급을 받기 싫음 애 처럼 굴지마 제발.”
      “김준면……시발, 넌 항상 그러지.” 
     
 어른 같지도 않은 게. 세훈이 잡힌 손목을 차갑게 내쳤다. 순간 준면의 손이 갈 곳 없이 허공에 맴 돌았다. 세훈이 무표정 뒤 약간은 화난 얼굴을 한 채 등을 돌렸다. 탁, 준면의 어깨가 센 힘과 함께 휘청 거렸다. 세훈의 심기를 건드리게 분명했다. 세훈의 발 걸음은 옆 남고를 향해 재빠르게 내달리고 있었다. 아마, 난, 내일. 다시, 다시 학교에 와야 할 지도 모른다.
 세훈의 말이 가슴께에 아프도록 시리게 박혀왔다. 어쩌면 어린 애 처럼 행동 하는 건 세훈이 아니라 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세훈의 앞에 서면 애 처럼 투정 부리는 게, 참 알 수 없는 영문이었다.
 세훈을 향한 감정이, 그리 가볍지는 않은 듯 하다.

-

 

 

    “학교 불러 갔었다며 너. 뭐래? 정학 먹음?”
   “시발놈아. 내가 정학 당함 좋겠냐? 웃으면서 말하는 것 봐.”
      
 말이 그렇단거지. 종인이 낄낄대며 세훈의 뒷통수를 어루만졌다. 종인의 손길에 세훈이 잔뜩 짜증난단 표정으로 손을 내친 후 소독이라도 하려는듯 쓱쓱, 자신의 손을 다시 한번 문질렀다. 종인까지 자신을 애 취급 하는 것은 봐줄 수 없다. 물론 종인의 행동은 남의 머리를 수시로 만지는 습관이자  항상 ‘징그러운 새끼’ 하며 세훈에게 하는 애정표현의 한 종류였을 뿐이었다. 그래도 싫었다. 애 취급은, 준면 만으로도 족하다, 세훈이 미간을 찌푸렸다. 고작 10살 차이였다. 너가 막 태어나서 엄마 품에서 울 때 니 아저씨는 이미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인마.
 종인의 장난 섞인 말도 세훈의 귀에 곱게 들릴 리 없었다. 그저 무시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했다. 요즘 남자 연예인들은 10살 차이 이상의 연하랑 결혼하는 게 당연시 되고 있다는 반 애들의 부러움 섞인 목소리를 자주 듣곤 했다. 세훈과 준면도 10살 차이었다. 물론 같은 성별, 이라는 것이 세훈의 머릿 속에 방해물로 자주 등장하곤 했지만 동성연애에 대한 개방적 인식을 지닌 나라로 이민을 가면 끝,이라 생각했다. 적어도, 준면도 그렇게 생각 할 줄 알았다. 그저 옆집 학생일 뿐인 저를 각별히 여기는 데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준면 또한 10살 차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고 여길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바보였다. 준면은 그저 궁리만 열심히 할 뿐 이었다. 세훈의 학교에 그만 찾아올 궁리. 세훈에게서 벗어날 궁리.
 내가 너무 심했나. 세훈은 자주 자책을 하곤 했다. 준면의 얇은 불그스름한 입술을 보고 있자면 금방이라도 짐승이라도 된 듯이 달려들어 키스 하고 싶었다. 김 팀장에게 혼나 축 저진 어깨를 보고 있자면, 교복 마이를 벗어 덮어주고 싶었다. 어깨가 바스라질 듯 포옹하고 싶었다. 쌍 방향이 아닌, 일방적인 방향의 사랑에서 이런 생각은, 몹쓸 짓이라 자주 머리를 쥐어 뜯었다.
 그 만큼 준면은 이미 세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생각’ 이라는 물고기들이 다 ‘준면’ , 이란 먹이에게 달려들었다. 서로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미 생활의 일부가 돼 버렸다.
 무튼, 그래서 정학이래 아니래? 종인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세훈을 바라보았다. 담배네. 종인 손에는 막 담배갑에서 꺼낸 담배가 한 개피 쥐어 있었다. 금연하기로 했으니까. 세훈이 담배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금연 하기로 했으니까. 아저씨랑 약속 했으니까.

    “그냥. 아저씨가 와서 막아줬지 뭐,”
    “담배 한대 필래?”
  
 준면이 남색의 교복 바지 주머니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정사각형의 형체가 바지를 매우고 있었다. 아, 시발. 왜 안 꺼내져. 세훈이 작게 욕설을 내뱉는 종인을 뒤로 한 채 보폭을 넓혔다.

    “나 담배 끊었잖아.”
    “맞다. 아저씨?”
    “어.”
    “옆집 아저씨가 그렇게 신경 쓰이냐? 고백을 해라 임마. 보기 안쓰럽다.”

 집 앞이다, 닥쳐. 세훈의 말에 입술을 삐죽 내민 채 짹짹 대던 종인이 입을 꾹 다물었다. 사랑 열심히 해라. 여전히 얼굴엔 장난끼 어린 미소가 둥둥 떠다니는 중이었다. 종인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또한 세훈도 그 사실, 을 알고 있었다. 그 누구보다 눈치가 빠른 종인이었다. 누가 딱히 말 해주지 않아도 사람들의 눈빛과, 작고 소심한 행동 하나에도 모든지 다 알아차렸다. 당연히 학교의 정보통은 종인이 항상 담당하곤 했다. 당사자 아이들은  ‘눈치 없는 놈’ 하며 종인을 욕 하기 일 수 였다. 하지만 당사자를 제외한 학교 아이들이 퍼뜨리는 모든 소문의 근원지가 자신, 이라는 사실에 종인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저런 능력도 뭐 사회 어딘가에서 쓸 만한 능력이겠거니. 세훈은 종인의 자부심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그럼 나 담배핀다. 종인이 작은 입에 담배 한 까치를 물었다. 치익. 어둠이 내려 앉은 복도 계단에 밝은 불빛이 일렁였다. 냄새는 지독하지만 담배는 형용할 수 없는 중독성을 품고 있었다. 기침을 유발하면서도 계속 손이 가게 하는 그 무언가의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준면 또한, 그랬다. 상처 받아 멀리 하고 싶다가도 언제부턴가 백현을 그리는 모습이 일상을 가득 매웠다. 담배 연기처럼,
 너도 담배 끊어라. 후, 연기를 불던 종인이 계단 손잡이에 걸터앉은 세훈에게 웃음 지었다.

   “오세훈 가식.”
   “뭐?”

 며칠 전까지 하루에 몇 개피 피던 새끼가 누구더라. 종인이 혀를 끌끌 찼다. 생각해 보니까 그렇네.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세훈의 행동에 종인이 작게 읊조렸다. 이 새끼 미친 게 틀림 없구만.
 
 세훈이 신분증이 없어도 가능한 슈퍼에서 담배를 사서 핀 지 벌써 3년째였다. 처음엔 종인은 무서웠다. 꽤 노는 듯한 날티나는 애들이 담배를 한 개 내밀었을 때, 그땐 그게 너무나 무섭게 느껴졌었다. 하루, 이틀, 꼬박 한 달을 구역질을 참아 가며 담배를 폈다. 진정한 친구는 아니었지만, 잃을까봐 무서웠다. 부모님 처럼 위하는 척 뜸 들이다 외국으로 떠나 버릴까봐, 세훈은 두려움에 떨었다.
 집에 와서 항상 속을 게워냈다. 담배의 역한 냄새가 위를 태워 버리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먹은 것 없는 텅텅 빈 속이 공복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듯 많은 양의 위액을 쏟아내었다. 싸움 때문에 남은 흉터들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속을 비우지 않아도 상태는 말끔했다. 너무나 익숙해져 버렸다. 더 이상 ‘강제’ 나 ‘협박’ 이 아니었다. 어느새 세훈은 아무렇지 않게 담배를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2012년, 1월 14일. 세훈의 열 일곱번째 생일이었다. 5년 만에 부모님이 한국에 입국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 밝게 웃고 있는 부모님이 세훈을 향해 “해피 벌스 데이” 하며 외쳤다.. 전혀 반갑지 않았다. 지독한 외로움 속에 둘러싸인 저를 버린 개새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망가진 꼴을 보이고 싶었다. 신경도 안 쓸지 모른다. 그래도 보여주고 싶었다. 10달동안 배 아파 낳은 자식이 망가진 꼴을.
 세훈은 손에 스치는 담배갑을 꽉 쥐었다. 아직 담배갑엔 5개비의 담배가 남아있었다. 망설임 없이 불을 펴 담배를 입에 물었다. 부모님의 놀란 표정이 이어졌다. 곧, 세훈은 뺨이 얼얼해 지는 기분을 느꼈다. 속 시원하네. 그저 자조섞인 웃음만 입가에 내지을 뿐 이었다.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화난 표정으로 집에서 나가셨다. 돌아오지 않았다. 불지 않은 초의 촛농이 케익을 향해 무수히 떨어졌다.
 부모님의 사업은 승승장구 라 했다. 며칠 전, 꽤나 밝은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의 사업이 확장 돼서 영국에 약 5년을 더 머물러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세훈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소식 따위는 바라지도 않았다. 더 이상 외롭지도 않았다. 이제 곁엔, 담배를 피면 세상의 슬픔을 다 가진 표정으로 혼을 내고 다독이는 준면이 있기에 전혀 외롭지 않다, 세훈은 생각했다.

    “야, 28살이 나이가 많은거냐?”
    “10살 차이다. 이제 서른이야. 우린 이제 20대고,”
    “김준면은 어른 같지가 않잖아. 어른 같지가.”
    “그래도 너 그 아저씨 말 꼬박 듣잖아. 너도 그렇고, 그 아저씨도 그렇고…… 속을 모르겠다.”

 그래도 그 아저씨 엄연한 성인이야. 너가 그렇게 애 취급 받는 거 싫어하고, 도리어 아저씨 애 같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들은 너 처럼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거든. 아저씨가 널 좋아하건 아니건 그 아저씨 눈엔 넌 고등학생 꼬맹이지. 아저씨도 남자다. 그렇게 챙겨주는 데 너 그런식으로 자꾸 짜증내고 밀어내면 아저씨도 포기할 지도 몰라. 솔직히 대놓고 말해서 너가 아저씨랑 무슨 특별한 관계라도 되냐. 그 아저씨도 자존심 있고, 아저씨 일부러 집에 안들어 오는 거 일지도 몰라. 너랑 마주칠까봐 겁나할 수도 있지. 아저씨나 너나, 진짜 속을 알 수 없다.
 
 나 이제 간다. 종인이 엉덩이를 툭툭 털었다. 종인이 일어난 자리에 많은 먼지가 공중에 산만히 날라 다녔다. 어른 같지도 않을 걸 어떻게 어른 취급을 하란 말이야. 꽉 깨문 입술이 새파랗게 물들여진다.

 

 
  삼일 째,
  준면의 집 불은 꺼져 있었다.

 

 

 

 엄청난 연재!ㅎㅎㅎㅎㅎㅎ 매일 올릴 수 있음 올릴게요 신알신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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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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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삼일째 왜 준면이 집 불이 꺼져있죠...
그보다 작가님 사람 두준두준 설리설리하게....♥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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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신알신아요ㅠㅜㅜ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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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세훈이가 덜 힘들어 했음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보는 내가 다 안쓰러움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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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준면이 왜 집에 안와요 ㅜㅜㅜ김준면도 사실은 오센 좋아하고 잇는거 다 알아요 그저 준멘이는 모를 뿐! 사람과의 관계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거 다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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