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 안녕히 계십시오, 사범님 감사합니다!"
"그래, 정국이 조심히 잘 가~"
잘가라며 손 인사를 해주는데 집에 갈 생각은 안 하고 내 앞에 서서 싱글벙글 웃고만 있는 정국이예요.
그런 정국이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어요.
"왜?"
잠시 쭈뼛쭈뼛 거리더니 갑자기 내 품 안에 와락 안겨버리는 정국이예요.
키는 제 허리만큼도 오지 않는 녀석이 힘은 장사라서 순간 휘청거렸어요.
나중에 크게 될 놈이겠네.
"왜, 왜 그래 정국아?"
"이잉~"
아.. 미치ㄴ... 귀여워...
"안돼, 정국아 어서 집으로 가야지? 엄마 기다리셔."
말과 표정이 따로 노는 사범님이에요.
"네~"
포도도도, 짧은 다리로 막 뛰어가던 정국이가 갑자기 자리에 멈추더니 절 보며 환하게 웃으며 손을 크게 젓고 있어요.
그리고 절 향해 한마디 날리더라고요.
"사범님 사랑해여!!!!!"
사범님 심쿵사로 이곳에 잠들다.
냄새
아이들의 냄새는 정말 강해요.
특히 발냄새가요.
올해 10살이 되는 남준이가 저한테 오네요.
"사범님 저 발에서 피나요."
"피? 어디 봐."
남준이의 말에 발가락을 보니 이럴슈가!
발톱 반이 들려있었어요!
알고 보니 왕복 달리기를 하다가 엄지발가락이 바닥에 쓸려 넘어지면서 부러진 것 같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채로 해맑게 제게 찾아오는 남준이었어요.
"어유, 이게 뭐야? 거기 의자에 앉아봐."
남준이를 의자에 앉혀놓고 저는 약 상자를 들고 남준이 앞바닥에 털썩 앉았어요.
그와 동시에 제 코를 찌르는 냄새가 있더라고요?
시발 뭐야 이 화생방은?!
아이를 앞에 두고 대놓고 티를 못 낸 저는 숨을 참은 채로 열심히 발을 치료해주었어요.
"다, 다 됐어. 나가서 저기, 옆에 앉, 아 있어."
제 행동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준이는 해맑은 얼굴로 제게 말해요.
"감사합니다 사범님! 저 뛸 수 있어요!"
해맑아요.
냄새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나 봐요.
축구를 너무 좋아한 탓이죠..^^
얘들아 사범님은 참을 수 있어.
왜냐하면 사범님도 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제발 집에서 발 닦고 오자..?
아이들의 싸움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큰 소리와 함께 우는소리가 들려와요.
무슨 일인가 싶어 사무실을 나오자 아이 두 명이 서로 울고 불며 싸우고 있었어요.
"이리 와."
제 말에 훌쩍이며 이제 8살 된 윤기와 호석이가 걸어와요.
"뭐야, 무슨 일인데?"
제 물음에 봇물 터지듯 두 아이들의 자기주장이 들려와요.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다시 물어봐 차근차근 들어봤어요.
"아니, 축구하는데 정호석 손 맞았으면서 안 맞았다고 우기잖아요!"
"안 맞았다고!!"
"맞았잖아! 내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니까아!!"
"아니야! 안 맞았어! 아니라고!!!!!!"
어른들 눈에는 정말 정말 정말 별거 아니겠지만
아이들 사이에서는 엄청나게 심각한 문제예요.
이럴 때에는 뭐가 필요 한 지 아세요?
"자자, 알았어. 그럼 다시 시작하는 거야. 사범님이 심판 봐줄게. 윤기랑 호석이 둘 다 아무 잘못 없는 거야. 알았지? 자 축구 다시 시작!"
새로운 게임을 시작해야 해요.
결국에는 둘이 사이좋게 집에 갔어요^^
+
[정꾸젤리]
안녕하세요, 사범님이 왔어요~
내용도 별거 없으면서 포인트 걸기 양심에 찔려서 안걸었어요~
오늘 있었던 따끈따끈한 에피소드!
어떠셨나요?
저는 발냄새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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