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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나의 옐로 01 | 인스티즈

 
 

 

나의 옐로

My Yellow

 

 

 

 

새학기가 되어서도 크게 바뀐것은 없었다. 조금 달라진게 있다면, 어설픈 짝사랑을 시작하고 나서 권순영의 행동 하나하나에 나도 모르게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건 꽤나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었다. 만에 하나라도 권순영이 이런 나를 눈치채어버린다면 나는 정말 쥐구멍을 찾아 그 안에 꽁꽁 숨어버릴지도 모른다. 작년에는 관심도 없다가 새 학기 시작 후 며칠 만에 반한, 아니 그냥 그 웃음에 금방 사랑에 빠져버린 내가 나도 우습다고 생각되는데 권순영이라면 오죽할까. 하지만 사람을 푸르게 만들어주는 그 미소도, 진심으로 눈을 맞추고 날 대하는 그 모습도, 사소한 것에도 신경 쓰고 미안해하는 것도. 누구라도 권순영과 마주보고 대화한다면 그런 사랑스러운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가끔 여자아이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권순영에 대한 얘기가 거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성격이 좋다던지, 소문과는 다르게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던지. 노란색 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얘기도 물론 있었다. 바로 앞에서는 하지 못해도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권순영에게 호감을 표하는 소녀같은 아이들 역시 있었다. 작년과는 다르게 약간 물이 오른 미모와 성격탓일지도 모른다. 선이 조금 더 날렵해지고, 노란색 머리가 분위기를 더욱 밝게 보여줬다. 성격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나는 자신의 마음을 친구들에게라도 가볍게 표할 수 있는 그 애들이 조금 부러웠다.

친화력이 좋고 결석이 눈에 띄게 줄은 권순영은 어느새 반에서 새로 생긴 제 친구들과 노느라 교실 문턱을 밟는 일이 적어졌다. 나도 그랬다. 적지만 좋은 친구들이 생겼고, 아마 교실을 나가지 않는 권순영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앞자리, 권순영은 뒷자리이기 때문에 몰래 쳐다보는 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교과서를 꺼내러 교실 뒤편에 있는 사물함으로 갈 때마다 권순영을 자주 훔쳐보곤 했다. 사탕을 먹고 있을 때도 있고, 엎드려 자고 있을 때도 있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도 있고. 가끔 눈이 마주치면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런 권순영의 소소한 것들을 볼 때마다 뭉클하고 따뜻한 감정이 나를 덮어갔다. 요즘엔 책상 서랍에 있던 교과서를 모두 사물함에 넣어놨다. 내 행동 하나하나가 바뀌어 가는게 모두 권순영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참 이상했다.

 


"안녕, 성이름."

"어, 안녕 권순영."

 



오늘도 사물함으로 걸어가다 눈이 마주쳤다. 권순영이 내게 인사하며 여느 때와 같은 미소를 보여줬다. 너무나도 해사했다. 가끔 이렇게 예쁜 미소를 보여줄 때마다 마음속에서 주워담을 수 없을 만큼의 설렘이 넘쳐 흘렀다. 내 심장이 쿵쾅거리는게 혹시나 귀에 들어갈까, 심장 부근을 교과서로 가리고 내 자리로 빠르게 걸어갔다. 다른 생각을 할 틈 없이 딱 맞게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수업은 시작되었다.

나는 수업시간 종종 가끔 자리를 바꾼 그 날에 대해 생각했다. 권순영이 내게 보여줬던 장미색으로 물든 귀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냥 착각이겠지만 요즘은 다른 여자아이들을 대하는 행동과 나를 대하는 행동이 조금 다르게 느껴지고 있기도 했다. 그냥 다른 여자애들보다 친해서, 그리고 귀가 붉어진 건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그치만 바보 같을지라도 나는 착각을 하고 싶었다.



***



금방 따뜻하고 예쁜 봄이 왔다. 이런 날씨엔 혼자서라도 벚꽃을 보러 가야 되는데. 물론 권순영과 보러가면 더 좋겠지만. 아무곳도 갈 수 없는 제 처지에 울적해져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며 책상 위에 쓰러지듯 엎드렸다. 시험기간이라 그런지 더욱이 죽을 맛이었다. 이런 따스한 날씨가 오기 전에 우리 둘은 권순영의 친화력으로 편한 친구사이까지 진전되었다. 그래서 요즘은 서로에게 공부도 가르쳐주고 가끔은 작은 간식거리 등을 서로의 손에 쥐여주곤 했다. 집 방향이 같아서 가끔 같이 하교하기도 했다.

 


"나 이거 잘 모르겠어."

"권순영 너 공부 잘한다고 했던거 뻥이지."

"너도 못풀면 죽어."

 


권순영은 야자 때 매일 내 옆으로 와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냥 제 자리에서 공부하면 되는데 굳이 이러는 걸 보면 내가 정말 편하긴 한가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심장에 무리가 갔다. 자꾸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바로 옆에 있다고 새삼스레 생각이 들어서 공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숨을 열심히 쉬고 있는데도 뇌에 도달하는 산소가 부족한것 같아 어지러웠다. 처음에만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이러는 걸 보면 권순영에 대한 내 마음이 생각보다 큰가보다.

그런데 한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 권순영은 가끔 자신의 역량으로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문제를 나에게 물어왔다. 물론 난 의아해 하는 내색은 하지 않고 그냥 아는만큼 가르쳐 줬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날 놀리는가도 싶고, 아니면 자신의 풀이가 아닌 내 풀이와 생각이 듣고 싶은 건가도 싶고.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권순영은 학구열이 높은 아이가 아니다. 권순영, 참 사람 헷갈리게 한다.

 


"비 온다."

"비?"

 



권순영의 말에 고개를 창문으로 돌렸다. 반갑지 않은 손님인 봄비가 창가를 톡톡 두드리고 있었다. 둘 다 종소리에 부리나케 가방을 싸고 일어났지만 다시 얌전히 앉을 수밖에 없었다. 내 옆에 앉은 권순영이 조금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제 가방에서 접이식 우산을 하나 꺼내들었다. 그리고 권순영이 나에게 말을 걸 찰나, 내 친구가 선수를 쳤다.

 


"이름아, 우산 없어?"

"어? 응, 없긴 한데."

"나랑 같이 쓰고 갈래?"

 



그 말에 나는 권순영과 내 친구를 눈동자를 굴려 번갈아 쳐다봤다. 조금 긴 시간동안 둘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으로 권순영을 뚫어져라 쳐다보니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돌아보며 능글맞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제 손에 들려있는 우산을 살살 돌린다. 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웃음과 행동이 무슨 의미인지 나는 알 수 있었다.

 


"먼저 가. 나 다른반 친구랑 할 얘기가 있어서."

 



친구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른 제 친구들과 교실을 빠져나갔다. 우리 둘도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챙기고 교실을 나섰다.

 



"나 씌워준다고 안 했는데."

"죽을래?"

"하하."

 



비 때문인지 권순영의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괘씸해져서 팔꿈치로 권순영의 팔을 아프지 않게 찔렀다. 찔린 권순영이 되지도 않는 엄살을 부리며 신발을 신고 로비에서 우산을 펼쳤다. 권순영은 제 옆에 자리를 만들었고, 나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그 안으로 천천히 들어갔다. 친구랑도 우산을 같이 써본적이 별로 없는데 무려 남자애랑 쓰게 되다니. 그것도 좋아하는 애랑.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느낌에 두 손으로 볼을 눌렀다. 눅눅한 비 냄새와 권순영이 갖고있는 그 특유의 냄새가 섞여 내 머릿속을 하얗게 지워나갔다.

걷는 동안 신경쓰일정도로 계속 서로의 어깨가 닿았다. 정작 권순영은 신경쓰지 않는듯 했지만. 나 혼자만 신경쓰는게 왠지 바보같아서 울적해졌다. 권순영은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한 표정으로 올곧게 앞만 보고 있었다.

 

 

"들어가."

"내일 봐."

 

 

헤어지는게 아쉬웠다. 내일 또 볼테지만 나는 권순영이 없는 그 짧지만 긴 밤이 싫었다. 네가 내 안에 너무나도 크게 자리를 잡은듯 했다.

 

 

 

 

 

-

분량 조절 실패..~ 그리고 심각하게 재미가 없다..~ 2개밖에 안썼는데 리메이크랑 연중을 고민해보긴 처음이네요ㅋㅋ..ㅠㅠ 그래도 힘내볼게요ㅠㅅㅠ! 여러분의 댓글이 정말 큰 힘이 됩니다♡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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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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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헤엑 이글 왜 지금봤지..! 글이 되게 간질간질ㄹ한느낌..? 열심히 챙겨볼느낌이 납니다 낄낄 암호닉 [햄찌야순영아]로 신청해도 되나요..? 되는거면 신청하구 갑니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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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45.110
헐 이거 뭐에여 숨겨진 명작이다 대작냄새가 폴폴.....저 이런분위기 이런느낌의 순영이 엄청 좋아하는데 취향저격ㅜㅜㅜㅜㅜ작가님 계속 써주세여ㅜㅜㅜㅜㅜㅜㅜㅜㅜ헝헝 혹시 암호닉 비회원도 받으시면 [만떼]로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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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재밌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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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1.49
에헤헿 버승관과부논이에요!! 간질간질하니 글이 아주ㅠㅠㅠ좋네요ㅠㅠㅠ작가님 이런 분위기로 글 써주시면 제가 좋아할줄 아셨나요???? 정답입니다!!!!! 싸랑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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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6.78
너무 봄에 맞는 느낌이라 좋은데요!!! 간질간질기분좋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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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6.13
아아아ㅏㅇㅏ아 전편에서 다음화 나오면 암호닉 신청한다고 했던 애예요 ㅠㅠㅠㅠㅠㅠㅠ [비트윈]으로 신청하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 아 분위기가 진짜 막 노랑노랑하고 막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는 ㅠㅠㅠㅠ 너무너무너무 좋아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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