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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12월 3일 김탄소. 

 

 

드디어, 예전부터 생각 해 왔던 교환일기를 석진이의 생일 기념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나 혼자 결정한 일이지만, 석진이 너도 좋아해줄거라 믿어. 

우리가 몇년 째 인지 세어봤는데, 꽤나 오래되었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중학교 3학년, 그리고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니까 

3년 정도 만났네. 생각보다 오래 만났다. 

오래 만났는데도 난 석진이가 처음처럼 좋다. 

인생을 오래 살진 않았지만, 석진이 처럼 좋은 남자는 다시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래서, 

석진아 사랑해. 우리 더 오래오래 가자. 

일기는 미루지 말기. 

 

 

 

 

 

 

 

 

 

 

""생일 축하해, 석진아." 

"우리 탄소, 기특해. 이제 오빠 생일 챙기는거야?" 

"내가 언제 안 챙겼다구." 

"그렇긴 해. 오구오구, 이쁜 것." 

 

 

 

 

종이상자를 건네 받은 그의 손이 탄소의 머리를 쓸어내렸다.  

히죽 웃는 탄소의 미소에 석진도 미소를 지어보였다. 

상자를 뒤적거리던 석진이 궁금한 표정으로 탄소를 보고 물었다. 

 

 

 

 

 

"이게 뭐야?" 

"우리, 교환일기 쓰자." 

"아, 맞다." 

"내가 어제 일기로 먼저 시작했으니까, 오늘 일기는 써서 내일 나한테 줘. 알았지?" 

"쓸 수 있을까?" 

"너가 미루지만 않으면." 

"그치? 열심히 쓸게, 우리 탄소가 준 건데. 고마워." 

"이거 가지고 뭘.." 

"진짜 고마워." 

 

 

 

 

 

종이상자를 든 채로 탄소에게 가볍게 입을 맞춘 석진의 행동에 탄소의 볼이 동백꽃처럼 붉게 물이 들었다. 

차가움이 석진과 탄소의 머리에 닿자, 동시에 올려다 본 하늘에서는 눈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월요일 아침은 전 날의 여운인지 추위가 몸을 감싸안았다. 집에서 나선 탄소가 몸을 웅크리고 구불구불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갑자기 사라진 한기에 돌아본 뒤에는 한 겹의 코트, 그리고 교복만 걸치고 있는 석진이 탄소의 어깨를 감싸고 있었다. 

 

 

 

 

 

"어? 석진아." 

"춥다, 빨리 가자." 

"어떻게 여길…." 

"우리 탄소 추울까봐 오빠가 딱 왔지." 

"너 학교는…" 

"괜찮아, 괜찮으니까 얼른 가자. 너 학교 지각할라." 

 

 

 

 

 

 

갑자기 나타난 석진에 놀란 탄소의 코가 추위에 붉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뒤에서 세게 잡아주는 석진의 팔에  

이겨 내야 할 짐을 하나 내려 놓은 기분이 든 탄소였다. 

 

 

 

교문 앞에 도착하자 석진이 자신의 코트을 탄소에게 더욱 여미어 주었다. 

그의 옷을 벗으려고 하는 탄소의 손을 제지하던 석진의 손이 자신의 가방으로 향헀다. 

가방에서 나오는 것은 갈색 빛, 어제 탄소가 준 교환일기장 이였다. 

일기장을 본 탄소의 표정이 그 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처럼 밝아졌다. 

 

 

 

 

 

"썼으니까, 내일 만나야겠네. 얼른 들어가." 

"응, 석진아 너도 얼른 가 지각하겠다." 

 

 

 

 

 

손을 흔들며 제 학교 방향으로 뛰던 석진의 모습을 뒤로 탄소가 기분 좋게 학교로 향했다. 

 

 

 

 

 

 

 

 

 

1973년 12월 4일 김석진. 

 

 

탄소, 고마워. 

미루지 않고 잘 쓸게. 

오늘은 내 생일이였다. 많은 사람이 축하해주었지만 

가장 의미있는 선물은 이 일기장이 아닌가 싶다.  

우리 탄소가 요즘 이쁜 짓을 많이 한다. 

그 만큼 예뻐해줄게요, 탄소야. 

 

 

 

 

 

 

 

 

걸치고 들어간 석진의 겉옷에, 반 친구들이 온통 함성과 볼멘소리를 자아냈다. 

부끄러운 웃음을 짓던 탄소가 자리에 앉자 그녀가 쥐고 있던 공책에 대해서 묻기 시작했다. 

 

 

 

 

 

 

"뭔데, 이거 뭔데~" 

"뭐긴, 뭐야. 교환 일기장이다." 

"오~ 예전부터 쓴다쓴다 하더니 이제 시작한거야?" 

"히, 그러게." 

"좋겠다, 누구는 남자친구도 있고."  

 

 

 

 

 

 

 

 

 

 

 

 

 

1974년 1월 5일 김탄소. 

 

1974년이다. 새해 복은 많이 받았어? 

 

오늘 아버지께 호되게 혼이 났다. 

공부 해야 할 날에, 연애질이나 하고 있다며. 

아버지는 석진이가 어떤 아인지 아시면서도 말을 저렇게 하신다. 

걱정 되시는 건 잘 알지만 

 

석진아. 요즘 못 보는 것 같아. 매일 우체통으로 주고 받지만, 

요즘 따라 더 엇갈려서 못 보는 것 같네. 

얼른 보자. 

 

 

 

 

 

 

 

 

1974년 1월 13일  김석진. 

 

우리 탄소. 

너도 새해복 많이 받았지? 

 

사실 요즘 조금 바쁘다. 

 

우리 탄소, 보고 싶어서 어쩌나 

못 보러가서 미안해. 

요즘 어딜 다닌다고 

 

 

 

 

 

 

 

 

1974년 1월 20일  김탄소. 

 

나도  좀 늦었어. 

아버지가 일기장만 보시면 찢어버리려고 하셔서, 겨우겨우 써. 

우리 안 본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어. 

 

보고싶어 석진아. 

난 잘 지내고 있어. 넌 잘 지내? 

 

 

 

 

 

 

1974년 2월 15일  김석진. 

 

잘 지내. 몸은 안 아파? 

점점 일기 내용이 짧아지는 것 같아. 

난 사정이 생겨서 더 바빠졌어. 

 

날씨가 풀리려고 하는데, 몸 조심해. 

사랑해, 탄소야. 

 

 

 

 

 

1974년 2월 25일 김탄소. 

 

석진아. 

우리 너무 뜸해진 것 같다. 

우리 왜 이렇게 오래 못 보는거야? 

항상 찾아가도 니가 없어…. 

 

꼭 니가 군대를 간 것만 같아서 기분이 우울해. 

얼굴 좀 볼 수 없을까? 

어떤 사정인지 말해 줄 수 있잖아. 

답답해 미쳐버릴 것 같아. 

 

사랑한단 말, 직접 니 목소리로 해줘. 

 

 

 

 

 

1974년 3월 20일 김석진. 

 

우리 탄소. 내가 많이 미안해. 

진짜 미안해. 

나 이사 가.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거, 내일 뿐일 것 같아. 

내가 내일 찾아갈게. 

엇갈리지 않게, 학교 마치고 집에 꼭 있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 탄소가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살이 빠져 헬쓱해진 석진이였다. 

석진을 보자마자 눈물이 고여버린 탄소가 석진의 얼굴을 양 손으로 부드럽게 매만졌다. 

 

 

 

 

 

"살이 왜 이렇게 빠졌어……." 

"…보고싶었어, 우리 탄소." 

"……." 

 

 

 

 

팔을 벌리는 석진의 품에 안긴 탄소가 못 본 두 달간의 눈물로 석진의 가디건을 적셨다. 

아무 말 없이 탄소의 어깨를 두드려주는 석진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한참을 울다, 석진의 팔목을 잡고 이끄는 탄소에 둘은 그녀의 방으로 들어와 앉았다.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중, 탄소가 힘겹게 입을 떼어냈다. 

 

 

 

 

 

"…갑자기 무슨 이사야." 

"…그게, 사정이 생겨서…." 

"도대체 그 사정이 뭔데!" 

"……." 

"나, 너 3년동안 봐 왔어." 

"……." 

"그 정도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 

"…미안." 

"…하." 

"우리, 일기장 묻으러 가자." 

"어?" 

"너희 학교 운동장에." 

"…." 

"30년 뒤에 다시 와서 보자." 

"……진짜?" 

"그럼, 진짜지. 우리 탄소랑 결혼할거야 난." 

"진짜지? 약속했다." 

"그래. 약속." 

"그럼, 우리 마지막으로 일기 하나씩 쓰고 갈까?" 

"그러자." 

 

 

 

 

 

 

 

 

 

1973년 3월 21일 김탄소. 

 

 

일기는 오랫동안 쓰지 못했지만, 

우리 사랑은 영원하기로 했다. 

이사가는 게 헤어지는 건 아니잖아. 

석진아, 우리 30년 뒤에도 사랑하고 있었으면 좋겠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해… 김석진. 

 

아, 그리고 30년 뒤의 석진아. 

너의 옆엔 김탄소가 있니? 

 

 

 

 

1973년 3월 21일 김석진. 

 

 

탄소야. 내가 많이 미안해. 

내가 몸이 많이 아파서, 멀리 떠나. 

그치만 꼭 나아서 돌아올게. 

그 때까지 나 잊지말고 잘 지내고 있어. 

나 오기 전까지만 다른 남자 만나고 있어. 

군대 가는 것 같네. 기분이 이상하다. 

 

탄소야. 사랑해. 

 

 

 

 

 

 

 

 

 

 

그의 편지를 보려 했지만 30년 뒤에 같이 보자는 말에 탄소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일기장을 신문지로 돌돌 싸고, 비닐봉지로 봉했다.  

그리고 그 것을 탄소가 석진에게 일기장을 줄 때 준 종이상자 안에 넣었다. 

 

 

 

 

 

"가자. 묻으러." 

"응." 

 

 

 

 

 

 

 

 

 

 

 

 

 

 

 

--------------------------------------------------------------- 

 

 

 

 

 

 

 

안녕하세요, 필명 '필연과너' 입니다. 

찾아오셔서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글은 '무척' 천천히 진행 될 것 같습니다.  

단편이기에 다른 글잡담들 처럼 많은 편을 가지고 오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10편 내외로 완결이 날 것 같네요. 

 

 

피드백(덧글)은 다음 편의 글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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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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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나 기다리고 있었어!ㅠㅠㅠㅠㅠㅠㅠ 하아 석진이 몸이 어디가 아프길래ㅠㅠㅠㅠㅠ 신알신 하고 갈게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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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헉 벌써 슬프잖아요ㅜㅜㅜㅜㅜ작가님 진짜ㅜㅜㅜㅜㅜㅜ석진이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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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기다리고 있었어요 작가님! 근데 왜 첫 화부터 이렇게 찌통의 냄새가 ㅜㅜㅜ 신알신 하고 갑니다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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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독방에서 보고왔습니다! 와 1화부터 이렇게 찌통이라니...제가 글잡글은 많이 보는편은 아니지만 이제 볼 게 하나 더 늘었군요ㅠ_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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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독방에서 보고와써여ㅠㅠㅠ흐규 작가님 신알신 하구가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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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허어어ㅓ어어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진짜 또볼게 하나생겼네요 처음부터 찌통....... 흐너 취저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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