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품에서 떨어져 절에서 산지도 꽤 됐다. 아무런 간섭도 없이 부모님과 통화만 하고 지내는게 내 입장에서 편했으니까. 현재 내 상황에선 부모님과 함께 있을 수 없었다. 아니, 부모님 곁에 붙어있는 '그것'이 나를 집에 있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십년넘게 혼자였던 절에 여자애 하나가 들어왔다. 그 애는 가족과 함께 있었다. 나는 내 손으로 버렸던 가족이 그 애에게는 있었다. 순간적으로 심술이 났다. 꼴도 보기 싫었다. 그래서 그 애에게 화풀이를 했다. 정작 욕을 먹고 무시당해야하는건 나인데.. 내가 욕을 하니 그 애는 놀라서 걸터앉아있던 캐리어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나도 놀란 나머지 뒤돌아서 도망쳐버렸다. 그리고 내 공간으로 숨어버렸다. 바깥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지만 계속 내 공간에 숨었다. 나중에 스님께서 오셨다.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가셨다.
한심했다.
***
자꾸 그 여자애한테 행동이 엇나간다. 나한테 안좋은 과거가 있다고 해서 성격까지 삐뚤어지고 그러진 않았다. 정말이다. 그런데 그 애한테는 못된 애처럼 군다. 잘 하려고 해도 그 애만 보면 기분이 뒤틀렸다. 아마도 처음봤던 그 모습때문인 것 같다. 짜증이 치밀어오른다. 나는 정말 못된 아이였다.
그 날도 그 애한테 짜증을 내고 내 공간에 틀어박혀있었다. 그러다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주지스님을 만나러 갔다. 내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
그런데 그 애가 보고있을 줄은 몰랐다. 스님께 보여주고 있던 웃음을 그대로 달고 그 애랑 눈이 마주쳤다. 서로 놀랐다. 그리고 주지스님의 말씀에 나는 또...
"저는 쟤랑 친해지기 싫은데요."
그 애가 코웃음을 쳤다. 그래, 기가 차겠지. 그리고 나는 또 내 공간으로 도망갔다.
***
그 날은 비가 왔다. 비가 오는 날에 난, 내 공간에 있지를 못한다. 아니, 실내에 있지를 못한다. 동생 울음소리가 자꾸 들려서.
그러면 난 정신을 차리기 위해 비를 맞으러 나간다. 그 날도 나가서 전각 벽에 기대어 있었다. 그런데 내가 기대어 있는 벽의 창문이 열렸고, 그 애가 고개를 내밀었다. 눈이 마주치자 그 애는 놀란듯이 손을 뻗어 축축하게 젖은 내 어깨를 잡았다.
"내가 스님 불러올게, 들어와."
"됐어."
내 어깨에 올려진 그 애 손을 잡고 또 비를 맞았다. 동생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시 그 애를 올려다보고 내 공간으로 들어갔다. 그 날은 편히 잤던 것 같다.
***
그 애한테 염주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그 애는 하고다니지 않았다. 좀.. 서운했다. 하지만 그 동안 내가 한 짓이 있기에 쉽게 티를 낼 수 없었다.
그러다 하루는 내가 못참고 먼저 물었는데 일부러 그런거란다. 나랑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혹했지만 정말로 아직은 아니였다. 아직은 이 애한테 동정같은걸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준 염주를 하고 다니면 말해주겠다. 하고 뒤돌았는데, 뒤에서 그 애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창피해져서 또 내 공간에 틀어박혀있었다.
***
또 비가 왔다. 내게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기면 동생이 찾아와서 운다. 내가 그 일을 극복하는걸 절대 봐줄 수 없다는 듯이.
그래서 또 비를 맞았다. 이번에 그 애 방쪽으로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애가 찾아왔다. 내게 우산을 씌워주면 농담을 하는데 그대로 안아버렸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냥 그 애랑 있으면 편해질 것 같았다.
***
다음 날, 다행히 비가 그쳤다. 그 애는 나때문에 잠도 못자서 아직 안 일어나는 것 같다. 새벽에 있었던 일을 생각하니 얼굴이 벌개져 귀까지 달아올랐다.
짐을 들고, 택시를 잡아탔다. 집에 잠시 돌아가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집에 도착하면 어머니가 내 짐을 받아주고 아버지는 일을 나가셨다고 말한다. 그리고 내 방에 들어가면
내 하나뿐인 동생이 달려와서 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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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도 윤기 이야기 입니다. 아마 다음편에서 과거에 있었던 일을 쓸 것 같습니다. 왠지 늦을 것 같아 이 편을 먼저 써놓습니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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