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사는 제가 왜 좋습니까?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유가 어디있습니까.
중사, 전정국
10
; 세상에서 제일
저절로 눈이 떠저 옆을 돌아보자 새근새근 자고있는 정국의 모습이보였다. 이렇게 보니 진짜 애기같네. 나는 손을 들어 정국의 머리칼을 살며시 쓸었다. 헐. 머릿결도 좋아. 정국은 으응 하며 내 품 속으로 파고들었다. 갑자기 당한 허그에 내 손은 어쩔줄 몰라 공중에 붕 떠있었다. 정국은 잠에서 깼는지 덜 깬 눈으로 떠 있는 팔을 쳐다보더니 피식-하고 웃는다. 정국은 제 손으로 내 팔을 자기 허리에 감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이중위님, 잘 주무셨습니까. 잠긴 목소리로 잘잤냐고 묻는 정국때문에 코피 퐝 할 것 같았다. 당신 같으면 잘 잤겠습니까. 정국은 눈을 뜨더니 쪽-하고 떨어졌다. 이건 모닝뽀뽀. 키스는 밤에.
"전중사, 저 배고픕니다. 배 안고픕니까?"
"배고픕니다. 저 꼬르륵하는 소리에 깼습니다."
"그러면 이만 일어나서 김대위님보고 밥먹자고합시다."
"아이...잠깐만, 조금만 더 이렇게 안고있습시다. 너무 좋습니다."
정국은 나를 품 안에 가두었고, 너무 따스하고 포근한 정국에 나는 더 파고들었다. 정국은 나를 꽉 안았고, 잠시만 이러고 있다가 일어나려고 했지만 너무 따뜻해서 그런건지 잠에 아주 푹 빠졌다.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눈이 떠졌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석진선배였다. 어쭈, 너네 지금 안고 자고있는거냐? 어? 정국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고, 배게를 들어서 석진선배한테 던졌다. 너 뭐하는거니? 겁대가리가 없네. 정국은 픽 웃더니 내 손목을 잡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기지개를 쫙 피고 하품을 하면서 석진선배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고 석진선배는 진짜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정국을 쳐다봤다.
"오늘 밥 뭡니까?"
"밥은 무슨. 너네 굶길꺼야. 야, 전정국. 내가 여주 건들지말라했어, 안했어. 근데 뭐, 안고자?"
"아니, 김대위님. 딱 1시간 안고있었습니다. 잘때는 건들지도 않았습니다."
석진선배는 나와 정국을 번갈아보더니 시선이 나에게 멈추었고, 무언으로 정국의 말이 진짜냐고 물어 나는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석진선배는 한숨을 쉬면서 도리도리 흔들더니 오늘 밥 없다고 말하고는 나갔다. 정국과 나의 시선이 공중에서 맞닿았고, 동시에 웃음이 빵 터졌다. 전중사, 나는 아침밥 먹으면 하루 못버팁니다. 어떡할겁니까? 그렇게 오래자면 어떡하는겁니까?
"저랑 뽀뽀하고, 안고, 키스하면서 하루 버티면되지말입니다."
"....."
"갑시다. 오늘 할 거 많다고 도와달라고 하셨지않습니까."
"..예..그렇긴한데.."
"그럼 뽀뽀 한번 하고 시작합시다"
진짜 정국은 시도때도없이 훅훅 들어온다. 얘는 진짜 뽀뽀귀신이 들러붙은 것 같다. 근데 너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렇게 사랑을 자주 확인한다는 것은 정말로 복받은 거고, 행복한 일인 것 같다. 오늘 작업은 메디큐브에서 하는겁니까? 예. 정국과 나는 손을 서로 맞잡고는 메디큐브로 향했다. 문을 열자 엉망진창인 내부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박스란 박스는 바닥에 다 내팽겨져있고, 온갖 의약품들은 제 자리에 놓여있지않고, 온 동네방네 흩어져있었다. 청소도 안한지 오래된건지 먼지가 뿌옇게 쌓여있었다. 이중위님, 제가 도우러 안왔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이걸 혼자서 언제 다 하실려고.
일단 먼지를 없애는게 제일 먼저해야될 것 같아 주변에 보이는 걸레를 집어들어 책상위와 선반위에 쌓인 먼지들을 닦아냈다. 전중사는 거기 서있으십시오. 제가 부르면 그때 도와주십시오. 예, 알겠습니다. 한참 닦았을까, 어느정도 먼지가 없어진 것 같아 다음 걸로 넘어갔다. 바닥에 널부러져있는 박스를 차곡차곡 모았고, 의약품 정리하는 것만 남아있었다. 전중사,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정국은 내 말에 제복 겉옷을 벗고, 와이셔츠를 걷어올렸다. 뭐부터 하면 됩니까? 일단 이거 먼저 들고있으십시오. 나는 정국에게 의약품 명단을 건네주었다. 전중사, 그 명단에 적힌 약품들 차례로 불러주십시오.
"세네풀 10개"
"..하나..둘.....열..다음꺼"
"프라놀 5개"
".....다섯..다음꺼"
"정국이 뽀뽀 5개"
"..그게 뭡니까..읍.."
약품들을 잘 불러주고 있다가 갑자기 정국이 뽀뽀 5개라는 말에 뒤를 돌아보자 바로 내게 입을 맞춰오는 정국이었다. 정국은 쪽,쪽,쪽,쪽 4번을 연달아 하고나서 마지막 5번째에 잠시 내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틀어 내게 들어왔다. 진짜, 이 남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대체 뽀뽀를 하루에 몇번을 하는거야. 전에 4번보다는 조금 더 길게 이어졌고 나는 정국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정국은 입술을 떼고 옅게 미소짓더니 다시 명단으로 눈을 돌렸다. 자, 다시 합시다.
***
"김대위님, 메디큐브 청소랑 약품들 정리 다 했습니다."
"어, 수고했어. 내일부터 환자들 받을예정이니까 준비해놓고."
"예. 근데 밥은..언제 줍니까?"
"밥 없다했잖아. 그렇게 먹고싶으면 쟤료 다 있으니까 너가 만들어먹던지"
"예...단결.."
장장 3시간에 걸쳐 메디큐브 청소를 끝냈다. 워낙 안쓴지 오래된 곳이라 그런지 청소하는데 너무나 힘들었다. 근데 정국이 있어 약품 정리를 빨리빨리 끝낼 수 있었다. 석진선배에게 가서 밥은 언제주냐고 말하니 나보고 직접 만들어먹으라고 하는 선배였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주방으로 가서 냉장고에 뭐가 있나 보는데 쟤료가 다 있기는 개뿔. 있는거라곤 닭알이랑 냉동만두, 전에 먹다남은 치킨너겟이 끝이었다. 그 중에서 치킨너겟이 가장 맛있을 것 같아 치킨너겟을 냉장고에서 꺼냈다. 치킨너겟을 보자 전에 정국과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는 정국이 곶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한테 철벽을 정말 심하게쳤었는데, 지금은 이게 내가 알던 정국이 맞나? 할 정도 180도 바뀌어있었다.
밖에까지 치킨너겟 굽는 소리와 맛있는 냄새가 났는지 부엌문이 열리고 발걸음소리가 내쪽으로 점점 가까워졌다. 누가 배고파서 뭐 먹으러 들어왔나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내 등에서 느껴지는 따듯함. 그리고 내 허리에 둘러지는 팔. 정국이었다. 정국은 내 어깨에 제 얼굴을 묻고는 비비적거렸다. 이중위님 뭐만드십니까? 아,만드는건 아니고 치킨너겟 굽고있습니다. 정국은 아무말없다가 내 허리에 감았던 팔을 떼고는 박수를 짝 쳤다.
"이중위님이 제 치킨너겟 뺏어먹었지않습니까?"
"예. 먹었습니다"
"왜 드셨습니까? 저 치킨너겟 진짜좋아하는데 그때 드셔서 저 진심으로 화났습니다"
"많이 구워드릴테니 많이 드십시오"
정국은 내 옆에 서서 내가 치킨너겟 굽는 것을 계속 바라보았다. 이중위님, 이러니까 저희 결혼한 것 같습니다. 여기가 부대 조리실이라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말입니다. 나는 정국을 째려보았고, 정국은 자기가 뭘 잘못한지를 모르겠다는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근데 중위님은 결혼 언제하실겁니까? 음..글쎄말입니다.. 전중사가 프로포즈하면 그때하지요.
치킨너겟이 다 굽힌 것 같아 접시에 담고 식탁에 가서 앉아 치킨너겟을 먹기시작했다. 정국은 젓가락을 접시쪽으로 가져가려하다가 쩝 하고는 젓가락을 다시 제자리에 놔두었다. 그리고는 턱을 괴고 내가 먹는 것을 지켜봤다. 나는 그런 정국의 시선이 약간 부담스러워 정국을 쳐다봤고, 신경쓰지말고 계속 먹으라는 듯 눈으로 치킨너겟을 가리켰다.
"왜 계속 쳐다봅니까? 저 체할 것 같습니다."
"그 생각 하고있었습니다. 저랑 중위님이랑 결혼하면 어떨까.. 이건 너무 먼 미랜가?"
"아마..? 근데 그 생각은 갑자기 왜 하는 겁니까?"
"여주씨가 너무 이뻐서 그럽니다. 아-진짜 휴가받으면 제일 먼저 중위님한테 반말쓸겁니다."
"미친거 아닙니까? 전 전중사보다 1년 4개월 더 살았습니다."
그러게말입니다. 근데 중위님은 왜 이렇게 귀여우십니까? 나이에 맞지않게? 먹는것도 오물오물, 다니는것도 꼬물꼬물거리고. 키스할때도 자기도 뭐 어떻게해보겠다고 입술....아! 정국의 끝말에 손을 들어 정국의 이마빡을 한대 퍽 쳤다? 정국은 이마를 부여잡고 앓는소리를 냈고, 꼬시다며 남은 치킨너겟을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정국을 조리실에 남겨놓고 나왔다. 저 멀리 석진선배가 보여 반가웟 손을 흔들자 나보고 자기쪽으로 오라고하셨다.
"옙. 뭔일 있으십니까?"
"...대령님이 너 파병기간 앞으로 당기셨어. 오늘 저녁에 출발이야. 우리는 다음주 월요일에 가고."
"갑자기 그게 뭔말이십니까?"
"대령님이 나한테 너 파병못보낸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무시하고 너를 보냈고. 보냈는데, 거기서 어떤 미친 적군한테 맞고."
"지금은 멀쩡하지않습니까."
"오늘 밤 11시까지 그리스 공항으로 가야되니까 그 전까지 얘기 다 잘해놔. "
"하지만..."
"이거는 지휘관으로서의 명령이 아니야. 니 아버지로써 너가 걱정되서 그러시는거지.
만약 니가 지금 가길 주저하는게 정국이 때문이라면...."
전중사때문에 그러는거 아닙니다. 석진선배는 숙이고있던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마주하였다. 선배께서 그러지않으셨습니까. 내일부터 환자받는다고. 이 부대에 군의관은 저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 시골 촌 구석에서 제대로된 의사가 있겠습니까? 제가 오늘 가면, 내일 아픈 아이들은, 아픈 어른들은 누가 치료해줍니까. 전 못갑니다. 석진선배는 한숨을 푹 쉬더니 말을 꺼냈다. 그냥 가라.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정국이 있는 조리실로 들어가자 정국은 냉장고에서 뭘 뒤적뒤적거리고 있었다. 나는 억지로 미소지며 정국에게 말을 걸었다.
"냉장고에 먹을 거 없습니다. 괜히 전기세 낭비하지말고 닫으십시오."
"...이중위님. 뭔일 있으십니까? 표정이 왜 이러십니까. 저한테 말해보십시오."
"괜찮습니다. 별 일 없습니다."
"말해보십시오. 저는 이중위님이 힘든 일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위님은 웃으시는게 제일 이쁩니다."
"그럼..."
나는 정국에게 석진선배에게 들었는 이야기를 그대로 전해주었다. 정국은 표정이 아까보다 눈에 띄게 안좋아졌지만 이내 아무렇지않은 척 했다. 중위님, 뭐 4일 못보는게 좀 죽을 것 같긴 하겠지만 부대가면 또 볼거아닙니까? 그러니 너무 슬퍼하지마십시오. 괜찮습니다. 정국은 의자에서 일어나 내 손을 잡았다. 바다 갑시다.
밤하늘의 별들이 서로 제가 제일 밝다고 뽐내는 듯이 반짝반짝 빛나고 달빛이 바다표면에 비쳐 아른아른거렸다. 아, 역시 밤바다는 정말 이쁜것같지말입니다. 바다의 그 푸른빛깔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데도 너무 이쁩니다. 정국은 옆에서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동의했다. 정국은 털썩 앉았고, 나도 따라서 정국의 옆에 앉았다. 정국은 자기 팔을 내 어께에 두르고 내 머리를 자기 어깨에 기대게했다.
"우리 여기서 첫키스했지말입니다. 근데 그때 뭔 생각으로 했습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냥 마음가는대로 했습니다. 근데 솔직히 저 하고나서 되게 조마조마했습니다.
중위님이 나 계속 피하면 어쩌지? 하고 되게 걱정했는데 다행이도 조금만 그러다가 저 받아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고맙습니다, 중위님."
"저도..고맙습니다. 먼저 용기내줘서. 저 좋아해줘서."
"중위님 저 부탁이 있습니다."
"뭡니까?"
"지금만큼은 저 중위님께 하고싶은데로 해도 됩니까?"
"언제는 전중사 하고싶은대로 안했습니까?"
아 그러면 다른걸로 바꾸겠습니다. 정국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곧 깊은 생각에 빠졌다. 음.. 뭘 하면 좋을까.. 정국은 박수를 짝 치고는 중위님, 이걸로 하겠습니다. 뭡니까? 제 이름 세번만 불러주십시오. 나는 정국의 부탁에 정국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웃지마십시오. 저 지금 되게 진지합니다.
"정국아"
"예"
"...정국아"
"....."
"...자기야.."
"헐"
중위님 지금 저보고 자기라고 했습니까? 와,이건 진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일입니다. 캘린더에 표시해놔야겠습니다. 근데 불공평합니다. 저만 이렇게 심장어택당하고. 저도 중위님 심장어택시켜야겠습니다.
"여주야. 이건 누나가 먼저 자기라고 해서 그런거에요."
"...."
"사랑해요. 많이."
정국은 말을 끝내자마자 바로 내 입술로 돌진했다. 정국은 한 손은 내 허리에 두르고 나머지 한 손은 내 볼을 감쌌다. 너무나 달콤했다.
+)
"전중사는 저 4일동안 못봐서 뭐가 제일 아쉽습니까?"
"중위님이랑 키스 못하는거? 뽀뽀도 못하고, 안는것도 못합니다."
"전중사는 저랑 뽀뽀할려고 만납니까? 네? 와,진짜."
"이중위님을 좋아하니까 뽀뽀하는겁니다. 사랑하니까 키스를 하는거고."
"...."
"또 하실렵니까?"
미친.
암호닉♥내 이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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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공삼공구입니다.
일단 암호닉 새로 신청해주신분들은 제가 내일 추가해드리도록하겠습니다.
흐엉..자음쳔 기대하신다는 분들 엄청 많으셨는데
이번 화 너무 재미없는 것 같아서..
쨌든!!!전중사 10회 돌파!!! 10회이지만 전혀 10회같지않습니다. 6화가 3까지 나와서..꾸얽.
아 맞다. 저는 콘서트 못갑니다. 분노를 이 글에다가 다 표출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