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잘 지내고 있는지 나는 완전히 잊었는지 궁금해져.몇 달의 시간이 지나가고 매일매일 써가는 편지들만 늘어가고 있어. 마트에 가면 니가 좋아하던 콜라를 하나씩 꼭 사서 집에 돌아오곤해. 그리고 언젠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를 너를 위해 냉장고에 넣어두다가 니가 안 돌아올거란 사실을 깨닫고 신경질적으로 콜라를 들이켜. 그리고 다시 바보처럼 콜라를 사러나가. 난 어제 친구와 놀러나갔던 순간마저도 기억에 흐리게 남는데 지난 몇년동안 너와 보냈던 순간들은 우리 주변을 날던 민들레홀씨 하나까지 기억에 남아, 그토록 선명해.너가 없는 몇개월은 흐리멍텅해, 주변 사람들과 웃고 즐겨도 집에 오면 그대로 흐려져. 웃음과 기억은 모두 대문밖에 허물처럼 벗어둔듯 다시 니 생각을 하며 청승을 떨고, 이런 내가 참 비참한데도 다시 약속을 잡고 세상으로 나가. 대문 앞에 버려진 허물 몇개를 억지로 주워 사람들 앞에 나서.근데 사람들은 내 옆에 니가 없다는 사실을 신기하게도 딱딱 알아맞춰. 내 기억속엔 아직 니가 선명하고 내 마음은 아직도 너를 향해 있고 주변 사람들 또한 우리의 찬란했던 시간들을 기억해.니가 돌아오지 않을거라는 사실이, 너에게 편지를 보내도 부질없다는 사실이 오늘도 편지를 쓰는 이 순간에 다가와 날 괴롭게 하지만 난 편지를 멈추지 못 해. 이 마음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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