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리메이크 '소나기'
도경수, 왜 그가 소녀들의 첫사랑인지를 짐작케할 영화였다.
3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 역을 완벽히 소화해 낸 도경수(33)는 1년 3개월 만의 복귀작으로…
타자를 두드리며 배우 '도경수' 의 새작인 소나기에 대한 기사를 써 내려갔다. 망했다.
내일까지 편집부에 기사를 내야 하는데 나는 지금 느긋하게 쓰고 있다니 이 얼마나 초심 잃은 기자란 말인가!
HY뉴스 연예부 OOO기자
마지막으로 자랑스러운 나의 이름 석자를 적은 뒤 편집부에 메일을 보낸 뒤에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매일매일 마감에 시달리는 일상이 어느덧 9년째. 이제 익숙해질 법도 한데 게으른 내 몸은 그걸 따라주지 않는다.
오늘은 나의 기삿거리 배우 도경수의 작품을 보고 기사를 쓰는데만 하루를 투자했다. 시간은 어느덧 새벽 6시. 젠장할, 잠도 못 잔 채로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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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정신과는 다르게 새벽의 공기는 깨끗했다. 서울의 공기는 이질적이게도 낮과 밤이 달랐다.
차를 몰고 출발을 하려 했을까,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뭐야, 또 밤새우고 출근한 거야? 나 깨우고 가지 그랬어. 밥이라도 챙겨줬을 텐데"
"됐네요, 넌 더 자고 출근이나 잘해."
"그래그래. 사랑해"
응 나도 사랑해-. 서른셋을 먹고 낯간지러운 사랑의 말을 뱉고나니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설렘의 감정은 여전한데 나이가 설렘을 거부하는 것인지 원.
남편의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보니 상단바에 뜨는 카톡표시. 뭐지? 하고 들어가 보니 초대되어 있는 단체 채팅방. 그리고 익숙한 이름들
오세훈 다들 잘 지냈냐
오세훈 우리끼리 모임이나 하자
오세훈 특히나 졸업하자마자 연락 뜸하신 OOO이랑 OOO 남편 얼굴 좀 보자
오세훈 기자 친구니까 와서 재미있는 얘기도 좀 들려주고 그래라.
*
팀장님 한테 엄청 깨졌다. 기분이 꽁기하다. 이유는 기사중간에 낸 오타때문.
다시 해 오라고 하면 될 것을 굳이 자기가 고치고 생색내길 좋아하는 팀장님 때문에 하루라도 바람들 날이 없는 것 같다.
좋지 않은 기분으로 들어선 홍대의 술집. 그러나 날 반겨주는 그들에 의해 오늘 하루의 스트레스는 싹 날아갔다.
"헐, 야야 대박 OOO왔어! 안녕!"
"엇, 오오 OOO 오랜만이다?"
"잘지냈냐?"
"..이제왔어? 얼른 앉아."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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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부셨던 나의 청춘을, 나의 10대를 함께보낸 이들과 다시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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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네 그거 기억나냐?"
추억을 안주삼아, 취기가 살짝 오를락 말락 할 때 이야기를 꺼낸 오세훈의 한마디.
"OOO이랑 도경수랑 지들끼리 서로 첫사랑이잖아."
우리 여섯명은, 그 한마디로인해 15년전. 봄의 부산으로 되돌아간다.
*
아직 프롤로그라서 무슨 내용인지 모르시겠죠...!
얼른 1화 들고올테니까 신작알림 해주시면..애정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