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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진슙] 카페사장님 썰 | 인스티즈 


 

 

 

 


 


 

카페사장님 김석진 X 남고생 민윤기 


 


 

석진이는 남고 뒷골목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카페 사장님이야. 점심 지나서야 문을 열고 늦은 새벽에나 닫아서 손님이라곤 퇴근한 직장인들이거나 과제하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겠지? 넓은 가게도 아니고 카페 매출의 대부분은 석진이가 로스팅해서 파는 원두에서 오기 때문에 늘 가게는 한적할거야. 매일 석진이는 카페 문을 열고 청소를 마치면 테라스에 앉아 그날 들어온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내려 마시고 파이프 담배를 딱 한 대 피워. 아마 젊을 적 커피 때문에 떠났던 유럽 여행에서 배우지 않았을까 


 

석진이는 그 날도 늘 그랬던 것처럼 커피를 마시고 파이프를 물었는데 툭, 하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면 카페 바로 앞, 고등학교 담을 넘어서 가방이 떨어진 거야. 까만 가방이 툭 떨어지기가 무섭게 읏차, 하는 기합 소리와 함께 남고생 하나가 담을 넘어. 뒤이어서 또 다른 남고생이 아주 가볍게 담을 넘어와. 먼저 담을 넘은 건 윤기고, 뒤이어 넘어온 건 남준일거야. 남준이가 윤기가 담 넘는 걸 도와주었겠지. 가방도 윤기꺼고. 남준이는 가방도 없이 그저 신이난 표정이야. 윤기가 가방을 툭툭 털고 고쳐 메고 고개를 들었다가 석진이랑 눈을 마주쳐. 윤기는 그렇게 파이프를 문 석진이한테 반했어. 처음엔 동경이었을 거야. 어른내음 나는 남자에 대한. 남준이도 그런 석진이를 보았는지 윤기와 걸음을 옮기며 야 요즘 시대에 파이프라니, 컨셉인가 하고 말해. 그럼 윤기는 괜히 돌맹이를 걷어 차면서 뭐, 괜찮던데. 하고 작은 목소리로 내뱉을 거야. 남준이는 뭐? 하고 되묻고는 신난 발걸음으로 앞서가고 윤기는 고개를 돌려 테라스에 앉아 연기를 내뱉는 석진이를 시선으로 쫓아. 그러다 석진이랑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홱, 돌리고 김남준 같이가 하며 따라가겠지.  


 

며칠이 지났을까, 한창 석진이가 손님 하나 없는 카페에서 그날 들어온 원두를 살피고 있는데 문가에서 실루엣이 어른거려. 카페 문을 열면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는지 윤기가 가방 끝을 쥐어잡고 신발 끝으로 바닥을 툭툭 두드리고 있어. 석진이가 땡땡이는 잘 쳤어요? 하고 아는 체를 하자 윤기는 놀라 아, 네 뭐. 하고 답했어. 그런 윤기가 남동생처럼 느껴졌는지 석진이는 들어오라며 문을 붙들어줘. 멋쩍게 들어서서 문가에 서있는 윤기에게 편한 자리에 앉으라 말하고 커피를 한 잔 내어줄거야. 커피라곤 시험기간에 마셔본 레쓰비캔이 전부인 윤기였는데 석진이가 내민 커피는 달지도 않고 그렇다고 쓰지도 않으면서 윤기가 처음 느껴보는 부드러운 느낌이 날거야. 눈이 커져 연신 홀짝이는 윤기를 보곤 석진이가 그건 카푸치노며, 커피를 잘 마시는지도 모르고 단 걸 좋아하는지도 몰라서 만들어 봤다고 얘기해. 금방 잔을 비운 윤기가 계산을 하려 하자 석진이는 우리 가게 처음이니까 선물이에요, 다음에도 오라고. 하며 웃어. 고맙다고 허리까지 굽히며 인사한 윤기는 커피 때문인지 카페 사장님 때문인지 계속 두근거리는 가슴께를 붙들고 집으로 돌아가. 


 

그날을 계기로 윤기는 매일 카페에 드나들거야. 예체능 생이라 야자를 하지 않고 음악학원에 가기 때문에 석식 값으로 저녁밥 대신 커피를 마시는 거지. 한동안은 내리 쭈뼛거리며 들어오던 윤기는 이젠 익숙한 듯 구석에 자기 지정석까지 만들었어. 매번 다른 원두로 카푸치노를 만들어 주는 석진이 덕분에 윤기는 안 그래도 예민한 입맛에 커피맛까지 들였어. 여느때처럼 카푸치노를 받아들고 오늘은 신맛이 조금 강하다 생각하며 곁눈질로 사장님을 쳐다보고 있는데, 미모의 여인이 카페로 뛰어들어왔어. 그러더니 석진이를 끌어안는거야. 석진이는 반갑게 마주 안으며 안부를 묻는데 그런 석진이의 얼굴엔 세상 가장 따사로운 미소가 피어있어. 윤기의 시선을 느꼈는지, 석진이가 여자의 손을 마주 잡으며 부인이라고 말해. 반갑다며 고개짓으로 인사하는 그녀의 손에는 석진이의 목걸이에 걸려있던 반지와 똑 닮은 반지가 반짝여. 자기도 반갑다고 마주 인사하고 오늘은 약속이 있다며 급히 뛰어나온 윤기는 욱씬거리는 마음과 괜히 뜨거워지는 눈시울에 혼란스러워. 처음 보는 여자에게 박탈감을 느끼는 자신을 이해하고 싶지 않아서 윤기는 학원에서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까지 3일 밤을 내리 연습에만 매달렸어.  


 

결국 병이 난 윤기는 또 3일을 결석하고, 목요일이 되어서야 학교에 가. 얼굴이 반쪽이 된 윤기를 보며 걱정하는 남준이에게 윤기는 짐을 챙기며 오늘은 저녁 같이 먹자 말해. 남준이는 필요할 때만 찾는다며 꿍시렁 거리기도 잠시, 빈 가방을 들며 뭐 먹을지 고민할거야. 늘 카페가 있는 후문으로 등교하다 정문으로 하교하니 다시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는 윤기에게 남준이가 갑자기 생각났다며 말을 이어. 네가 매일 가던 그 카페, 문 안열더라 하고. 윤기는 석진이가 돌아온 부인과 떠났단 생각에 울음을 터뜨렸어. 대답이 없길래 고개를 돌리니 윤기가 시뻘건 눈으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놀란 남준이는 오늘 자기가 밥도 사주고 커피도 사줄테니 울지 말라며 안절부절 못할거야. 결국 그날 밥도 먹는둥 마는둥 얻어먹는 윤기는 처음 가보는 프렌차이즈 카페에서 카푸치노를 주문해. 윤기가 운 이후로 내리 윤기 눈치만 보는 남준이가 이런 건 왜 돈 주고 사먹냐며 스트로우를 쪽쪽 빠는데 윤기가 입에도 안 댄 카푸치노를 휘휘 저으며 말해. 좋으니까. 좋아서. 그냥 좋아해. 하고. 다시 눈시울이 붉어지는 윤기에게 남준이가 알았다며 두 잔이고 세 잔이고 사줄 테니까 실컷 먹으라고 울지 말라고 머리를 헝클여. 


 

그날 밤 윤기는 학원을 마치고 집 가는 길에 카페에 들러. 불이 꺼진 카페는 시간이 멎은 듯, 하나 달라진 것 없고, 언제 돌아오겠단 쪽지나 연락처 하나 남아있지 않아. 유리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던 윤기가 문에 이마를 기대자 차가운 냉기가 느껴져. 숨을 깊게 마시고 내쉬면 미미하게 커피향이나. 윤기는 그렇게 매일 학원을 마치고 카페에 들리게 됐어. 테라스의 빈 의자에 앉아 가사도 쓰고, 작곡도 하고. 한참 앉아있다 가겠지. 점점 옅어지는 커피 향도, 몇 번이나 자라 다듬은 머리도, 점점 두터워지는 외투도, 석진이를 불러오진 못 했고, 윤기의 마음을 잘라내지 못했어. 윤기는 그렇게 겨울 방학을 맞게 돼. 폭설로 테라스 위에 잔뜩 쌓인 눈을 몰래 교실에서 훔쳐다 논 빗자루로 쓸어내며 윤기는 처음으로 쪽지를 썼어. 카푸치노 좋아해요. 라고. 쪽지를 문틈으로 밀어놓은 윤기는 보충수업이 시작될 때까지 내리 학원 연습실에서 살았어. 

 

보충수업 첫날, 윤기는 학교에 학원까지 마치고 카페의 눈을 치우러 왔는데, 카페 안에 작은 불이 하나 들어와 있는거야. 떨리는 손과 따라 떨리는 숨에 윤기가 뱉어내는 김이 아지랑이처럼 흩어져. 뛰는 마음과 붉어지는 눈시울을 억누르며 온마음을 다해 문을 열면 어두운 카페 안 구석자리, 윤기 지정석이었던 그 자리에 작은 초가 하나 켜져있고, 촛불 넘어에는 신기루 같은 석진이가 앉아있어. 잘 다녀왔냐고, 어딜 다녀왔냐고, 다시 사라질 거냐고 묻고 싶은데 차마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윤기는 그저 석진이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어. 잔뜩 헬슥해진 석진이의 목덜미에 차가운 손을 올리면 석진이가 고개를 들고 흔들리는 시선으로 윤기를 바라봐. 그러더니 잔뜩 탁해진 눈에서 뚜욱 뚝, 눈물을 떨궈. 입술을 꾹 다물고 우는 석진이의 머리를 끌어앉은 윤기가 말 없이 머리칼을 쓸면 석진이는 말 한마디 못하고 한참을 울었어. 윤기는 석진이의 눈물로 찢어지는 마음으로 눈물을 품겠지. 


 


 


 

울음을 멈춘 석진이가 카푸치노 두 잔을 내왔어. 그리곤 힘겹게 말을 해. 아내가 죽었다고. 해외에서 돌아온 아내와 바다로 여행을 갔는데, 자고 일어나니 편지 한 장이 머리맡에 놓여있었다고. 그동안 우울이 그녀를 갉아 먹을 때까지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그렇게 여행작가였던 그녀가 스스로 택한 건, 새로운 세상으로의 길이 아닌 스스로를 포기하는 길이었다고. 그렇게 그녀를 찾으러 뛰어나간 석진이의 눈에 보인 건 이미 차갑게 변해 뭍으로 밀려온 그녀의 차가운 몸이었어. 그대로 그녀의 시체를 끌어안고 쓰러진 석진이는 병원에서 눈을 떴어. 천애고아였던 그녀라 장례식이라 할 것도 없이 한줌의 재로 변한 그녀가 석진이에게 남은 전부였어. 그래서 석진이는 그녀의 유골 한 줌을 쥐고 여행을 떠났어. 그녀를 처음 만났던 이탈리아의 작은 도시에서 한참을 지냈을거야. 한 줌을 뿌렸던 바다를 바라보면서. 그렇게 한참을 폐인처럼 지내니까 여관 아줌마가 이거라도 마시라며 커피 한 잔을 내밀었고, 그게 카푸치노였던거야. 그렇게 석진이는 불현듯 떠오른 윤기를 생각해. 한참이나 그녀를 잃은 슬픔과 잔상으로 머무는 윤기의 모든 것들 사이에서 힘겹게 서있던 석진이가 한국으로 돌아오겠다 마음 먹은 건 그녀의 사진이 담겨있던 액자가 바람에 떨어지며 깨졌을 때야. 깨진 유리들 사이로 사진을 들어 한참을 바라보는데 그녀의 웃는 얼굴 뒤로 글씨가 비쳐. 사진을 뒤집으면 행복하길바란다는 그녀의 필체가 있어. 그렇게 석진이는 한국으로 돌아왔어. 그리고 윤기를 만났어.  

 

 

석진이가 상실을 이겨내는 데까지는 한참이 더 필요하겠지만, 윤기가 그 시간을 조금씩 조금씩, 줄여주겠지. 석진이는 계속 카푸치노를 내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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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Y
제목 실수한거 너무 수치스러웠다 아무도 안 봤겠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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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자까님 카푸치노 좋아해요? 나랑 카푸치노 한 잔 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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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Y
카푸치노를 마시는 이유는 칼로리가 비교적 낮... 프라푸치노 좋아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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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작가님 저랑 카푸치노 10잔해요 매일매일 어때요?
암호닉 신청할께요 [카푸치노 10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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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와Y
카푸치노 매일매일 삼시세끼 식후에 같이 마셔요 하핳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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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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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63.173
아이고ㅜㅜ 석진형 형수님ㅜㅜㅜ 누님저도 데려가요소
오..ㅜㅜ

5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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