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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비 오네.”






비는 질색이라고 말하는 니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다. 너 비 진짜 싫어하잖아. 징징대고 있을 모습이 벌써 그려진다. 분명 귀여울 거야.


근데 그거 알아? 나 사실 비 내리는 거 좋아해. 너랑 처음 말을 했던 날도 비 오는 날이었잖아. 기억 안 나지? 괜찮아. 내가 기억하니까.








널 처음 본 건 늦여름의 한 금요일이었어.


과제 폭탄을 맞고 집 가던 길이었는데 저만치 앞에 네가 있었어. 옆에 친구랑 인사하는 것 같았어. 보면서 별 생각없이 걷는데 네가 갑자기 다음에 봐, 하면서 웃었어.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아마 평생 못 잊을 거야. 진짜 예뻤거든. 그래서 한 눈에 반했잖아.




네 친구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넌 내 앞으로 걸어갔어. 나도 따라 걸었어. 가던 길은 놔두고. 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난 네가 탄 버스에 무작정 따라 타서 네 뒤에 앉아 널 구경했어.








열 정류장 지나고 네가 하차벨을 눌렀어. 난 문득 계속 네 뒤에 있다간 따라온 걸 들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먼저 일어났었어. 근데 또 그래놓고 혹시 너 안 내릴까봐 걱정했다?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웃기지, 정작 넌 내가 있는지도 몰랐을텐데.



그래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뒤돌아봤다가 막 내리던 너랑 눈이 마주쳤어. 널 보려던건 맞지만 눈 마주칠 줄은 몰랐었어. 겉으로는 태연한 척 고개를 돌렸었는데, 다 티 났었을지도 몰라. 진짜 놀랐었거든.











이런 걸 어떻게 기억 하냐고?
...몰라, 그냥 기억이 난다.








그 날 이후로 네가 언제 끝나는지 어디서 내리는지 알아냈어. 집이 학교 코앞이었는데, 매일 버스를 탔었어. 네 뒷자리에서 옆자리로 옮겨 앉은 거에 혼자 설레하기도 하면서.



참. 근데 너 시간표 진짜 못 짰더라.
아님 수강 신청을 망한 건가? 아, 알았어. 안 놀릴게.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그러다 어느 비 오는 날, 네가 버스에 타자마자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었어. 혹시 네 목이 아플까 어깨를 낮추고 있었는데. 넌 기대지 않았고, 난 머쓱해져서 다시 어깨를 올렸었지.


아직 세 정류장이 남았을쯤 방지턱을 거칠게 넘는 버스에 네가 깼어. 창문 밖을 보더니 지나쳤나 봐, 하면서 화들짝 놀라더라.

자다 깬 얼굴에 놀란 표정이 귀여워서 나도 몰래 웃었어. 그리고 손으로 널 내 어깨에 기대게 만들었지.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아직 세 정거장 더 남았어요.”

“좀만 더 자요. 도착하면 내가 깨워줄게.”




넌 정말 피곤했는지 그대로 내 어깨에 기대서 잠들었어. 난 그런 널 보다가 내가 저지른 짓을 그제야 깨닫고 속으로 경악했어.

네 입장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옆에 탔는데 그 사람 너를 알고 네가 내리는 곳도 아는 거잖아.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까 머릿속으로 계속 시뮬레이션을 돌리다 네가 내리던 정류장의 안내가 떴어. 살짝 흔들어 깨우니 네가 금방 눈을 떴어. 그런 네게 내가 어색하게 웃고 있으니까 정신이 좀 드는지 ...아. 하고 몇 번 눈을 꿈벅였어.







버스에서 나란히 내린 우리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어. 내가 빗소리 사이로 바닥만 보면서 겨우 처음 한 말은 미안하단 사과였어. 그리고 이상한 사람은 아니라는 더 이상한 멘트랑.


한 번 그렇게 말을 꺼내니까 다음은 좀 쉬웠어. 첫 눈에 반했다고.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언제 타고 어디서 내리는 지 보고 있었다고. 싫으면 알아서 꺼질테니까 걱정 말라고.




사실 조금 쉬웠다 뿐이지 계속 바닥만 본 채로 말을 마쳤어. 그런데 네가 너무 조용한 거야. 망했다 싶었지. 그대로 그냥 갈까 하다가 이왕 차인 거 마지막으로 얼굴이나 볼까 하고 고개를 들었는데,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진짜 예쁘다.”


넌 내가 안 반할 수 없던 웃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어. 그리고 난 너한테 또 n번째 반해서는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해버렸고, 그걸 들은 넌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었지.

 그렇게 우리는 연애를 시작했어.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기억 나? 우리가 사귀고 200일 째 되던 날?


200일인 동시에 딱 네 생일이었지. 하루 종일 까먹은 척하면서 뻔한 거짓말을 하다가 너 학교 끝나고 내가 케이크 들고 서있는 거 보자마자 너 울었었잖아.


그리고 또 그 날은 우리가 첫키스를 한 날이었어. 전부터 뽀뽀가 진도 전부냐고 놀림을 받더라도 널 아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너의 집 앞에 도착했는데도 헤어지기 아쉽다고 말하는 네가 너무 예뻤어. 안 하고는 못 베길만큼. 그래서 나도 모르게 널 안고 입을 포갰지.

딸기처럼 붉어졌던 네 볼도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아마 나도 너랑 똑같았겠지.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사실, 나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심장이 떨린다?
이것도 병이면 병인 것 같아.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또 1주년 여행도 빼놓을 수 없지.


여름엔 바다지! 하는 네 한 마디에 계획했다가, 시간이 너무 안 나서 그 해 여름엔 무산되고 1년 만에 떠난 여행이었잖아.

우리 둘 다 첫 여행이라 엄청 들떴으면서도 또 엄청 긴장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좀 촌 놈 같기도 했던 것 같아.


사실 가는 버스 내내, 널 처음 보고 반해서 따라 버스 타던 게 생각나서 또 혼자 설렜었어. 짝사랑으로 시작했던 게 드디어 쌍방 연애가 됐구나 싶기도 했고.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엄청 뛰어다니고, 모래사장에 서로 이름도 써주고, 저녁에는 유명한 집도 찾아가 맛있게 먹고.

둘이서 엄청 신나가지고는 하도 뽈뽈 돌아다녀서 밤에 로맨틱한 분위기랄것도 없이 둘 다 바로 곯아 떨어졌었는데. 그렇게 여행에 충실한 커플은 우리밖에 없었을 거다, 아마.



작은 펜션에서 밤을 보내고, 눈에 비치는 햇빛과 그릇이 달그락 대는 소리에 깨서 고개를 들면 싱크대 앞에서 부산스레 움직이는 네가 있었어.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뭐야… 나 깨우지 그랬어.”


언제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던건지 벌써 된장찌개 냄새도 솔솔 나고 어느새 밥도 퍼 그릇에 담는 널 보며 괜히 미안해져 나도 깨우지, 하면 넌 너무 잘 자길래, 하고 웃었지.


맛있다는 감탄사로 시작해 너의 음식에 대한 찬양으로 끝난 아침 식사 후에 설거지를 하는 네 뒷모습을 거실에 누워서 보면서, 내가 했던 말 기억 나?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우리, 이러고 있으니까 꼭 부부 같다.”



부부 같다고, 결혼한 것 같다고 그랬잖아. 내 말에 넌 부끄러워하면서 이불을 머리 끝까지 올렸었지만 난 진심이었어.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게 너고, 그런 네가 차려준 아침을 먹고. 신혼 생활을 하는 기분이었거든.

그리고 속으로 다짐도 하나 했었다?


난 다른 거 다 필요 없고,
너랑 결혼해야겠다.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그리고 이젠 두 배의 시간이 흘러서 오늘이 벌써 2주년이다.
시간 진짜 빠르지?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많이 지났다고 해도 처음 널 만났을 때의 떨림과 너랑 함께 있던 시간들은 어제 일처럼 여전히 선명해.


이건 2년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평생 그럴거야.















“잠깐, 평생? 평생을 그러고 살겠다고?”

“뭐가.”

“..정신 좀 차려, 김한빈. 애 죽은 지가 언제인,”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그래서?”

“...뭐?”

“할 말 끝이면 방해하지나 말고 가지?”












아, 미안. 말 끊어서.
구준회가 옆에서 시비를 거는 바람에.

우리가 부러운가 봐. 괜히 심술은.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어? 아닌데?
나 안 우는데? 내가 왜 울어.




이거 눈물이 아니라 빗방울이야. 지금 비 내리잖아. 그냥 얼굴에 튄 거야. 난 괜찮아. 난 괜찮으니까 내 걱정 말고 쟤나 혼내줘. 자꾸 시비 걸지 말라고.


난 아직도 네가 또렷해서 네가 없이도 내 눈 앞에는 네가 아른거리는데. 쟤는 왜 자꾸 뭐만하면 정신 차려라, 잊어라 하는 지 몰라. 우리가 헤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야.






어? 뭐라고?
...아, 사랑한다고? 그것도 많이?









[iKON/김한빈] 비 오네 | 인스티즈




알아, 나도 많이 사랑해.


























+내 삶의 이유 (=암호닉^^*♡~!#☆※$)


주네가사랑을주네
준회
천상여자
지나니
구츤회
너를 위해
팝콘
츄러스
체리립밤
봐봐
초코콘
칭칭
찌구
김밥
뛰뛰빵빵
뿌요
준회가먹으라고준회
벚꽃
스티치
밥주네
콘닥
기프티콘
기묭
방구석
동동
치명주네
조슈바





작가의 말은 안 보더라도 이건 꼭 봐야하는 추가설명

혹시 눈치채셨을 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을 제외한 흑백 사진 = 여자가 살아있던 시간

마지막을 포함한 컬러 사진 = 여자가 죽은후의 시간

입니다.


한마디로 마지막 빼고 흑백은 과거고 컬러는 현재.

나름의 디테일을 넣었어요. 고생 좀 해씀당.


그런 의미에서 잘 보시면 200일, 1년, 2년 전부 컬러에요.

생각보다 여자친구와 일찍 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져...

생일날 케이크 들고 서 있던 거나 여행간 거 모두... 혼자…

예… 그렇습니다…... (((((기맘빈)))))


참. 마지막은 왜 빼냐고 물으신다면

도무지 저 움짤 컬러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무네..


주저리 주저리 엄~청 긴 작가의 말

오랜만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준회는 어디가고 한빈이를 들고 왔네요.

그 동안 말없이 사라졌던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막글에다 열심히 글 쓰겠다고도 해놓고..!

변명을 하자면 사라진 게 아닌 다음 글을 쓰던 거였는데,

게으름+그리고사실진짜바쁨+원래쓰는속도도느린데괜히많은수정

을 거치다보니 무기한 연장이 돼버렸네요.

오늘도 사실 만우절 기념 반전글이었는데 이제야 완성..

부디 독자님 마음에라도 드셨으면 좋겠..^^...



그리고 별로 안 궁금 하시겠지만

저는 1년간 조금 아니 좀 많이 아니 많이 많이 바쁠 예정입니다 8^8

오랜만에 오는 주제에 이딴 말씀 드려서 죄송해요ㅠㅠ


제가 사실 전에도 한 번 페콩을 하다 쉬고 다시 온 적이 있었어요. 자랑이다

실 그 시기가 글잡 가뭄이라는 말처럼 비팀이었을 때보다 글이 적었던 때였거든여..

..저만 그렇게 생각을 했었나여? 아무튼

그 때 뛰어나지도 않은 글-하지만 많이 사랑해주신 감사한 글..!-을 들고 다시 온 이유가

내가 올린 글들은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조금이나마 글잡에 글이 더 올라오고 새 작가님들이 나타나고 혹은 돌아와서

아이콘이 글잡에서 다시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저를(정확히는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하고

 또 항상 아이콘을 응원하는 코닉 중 한 명으로서

제 글들이 사랑을 받고 (아니었나여? 그래도 전 그렇게 생각할래여^^!)

또 아이콘도 다시 글잡에서 사랑을 받는 것 같아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아익곤이야 언제 어디서든 늘 사랑 받았지만..♡

글, 내 사랑 독자님들과 아이콘 모두 제 인생에 있어서 아주 소중한 존재라고 말씀 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저의 인생의 전부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것도 알기에

이번 한 해는 조금 더 제 인생에 집중을 하려고 해요.

그래서 내년에는 더 좋은 글들과 더 좋은 돈벌이(!)로 다시 독자님과 아익곤을 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많이 늦은 감이 있는 제 한 해 계획까지 들먹여서 내리는 결론은

N01R와 남말남의 연재를 올해안에는.. 못 할 것 같아요.

일단 저는 망상 수니+독자님러버+아익곤러버로서 아예 레스트를 내걸지는 모타고..!

가끔씩 페콩이나 오늘처럼 가볍게 (...?) 단편을 들고 오려고 합니다!

일단 2016년 동안 글 10개..를 목표로 하고 있... 

한빈이도 그래따 천천히 오래가자고 우리 천천히 오래 가자..♡^^♡

혹시 제가 마음에 안 드신다면 신알신을 취소 하셔도 돼여(울뛰)

그에게로 가도 돼...

그래도 저는 여전히 제 독자님들을 사랑합니다!

진짜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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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작가님! 기묭입니다ㅠㅠ 어램만에 뵈는 거 같아요 이 글 읽는데 왠 생각지도 못함 반전이... 좀 소름덛있어요 ㅋㅋㅋ근데 의외로 신선하고 재밌어서 잘 읽얼급니다ㅜㅠ 작가님 만ㄹ이 바쁘시면 천탄히 오세요! 언제나 기다리겠급니다 어늘도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스고하셨어요♡♡♡
8년 전
구모씨
맞아요 진짜 오랜만에...
근데 어떻게 오랜만인데도 이렇게 예쁜 말만 쏟고 가세여..? 감사해요... 천천히 오래 갑시다..♡!

8년 전
독자2
작가님ㅠㅠㅠㅠㅠㅠ분이기완전 대박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합니다♡♡♡♡♡
8년 전
구모씨
감사합니다!! 저도 사랑해요...헤..♡♡♡♡
8년 전
독자3
작가님 완전 슬퍼요ㅠㅠㅠㅠㅠㅠ 마음아파요.. 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4
아ㅜㅜㅜㅜ슬펑너ㅜㅜㅜㅜ
8년 전
독자5
아 한빈아 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미안해 ㅠㅠㅠㅠ 아 슬프당 내가 옆에 있아서 저런거 다해주거싶어ㅠㅠㅠㅠㅠ아어유유ㅠㅠㅠㅠㅠ아ㅠㅠㅠㅠㅠㅠ기맘ㅁㅁ비뉴ㅠㅠㅠㅠㅠ
8년 전
독자6
아ㅠㅠ 슬프다 분위기가 장난 없어요ㅠㅠㅠ 글써주셔서 감사합니다!!!!
8년 전
독자7
아...소름돋았어요.... 이런 반전있는 내용도 너무 좋네요!! 좋은 글 너무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
슬픈 밤 보낼게요!

8년 전
독자8
와...작가님 설명 보고 나서 진짜 소름돋았어.... 200일도 안된 시간을 보내고 나서 여자친구가 죽었다니..진짜 ㅓㄴ무 슬프자나 ㅠㅠㅠㅠㅠ 제목이나 브금이 해피엔딩은 아닐것같았는데 이런 비밀이 숨어있다니 ㅠㅠㅠㅠ
8년 전
독자9
이런거완전좋습니다...♡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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