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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샤이니 엑소 온앤오프 김남길
1323 전체글 (정상)ll조회 6124l 15

NOTE: SERO-GOCHIM











보통 사람의 인내가 제3의 물결 〈정보의 바다>와 같이 깊다면 나의 인내력은 해운대의 조약돌 수준입니다. 이력서 넣은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최종 합격을 바라고 있는 나는 과연 어떤 인간상일까요? 솔직히 내 잘못만은 아닙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인 만큼 각 기업에서도 처리가 빨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임직원 여러분, 국가 번호 82를 생각하십시오.


아, 때마침 어머니가 북엇국을 끓이시는군요. 술 처먹고 새벽 5시에 기어들어 온 허무맹랑한 자식을 위해 사랑과 정성을 아낌없이 베푸시는 제 어머니의 마음을 보십시오! 이 북엇국으로 말할 것 같으면 무려 하나가 먹다 세 명이 놀라 자빠진다는 일산 여사의……!





“조용! 조용히 해!”


“엄마! 나 지금 브이로그 찍잖아!”


“취업한다며! 시간 없어서 영어 단어도 못 외운다는 애가 아침부터 카메라를 들이밀고 자빠졌어!”


“아 진짜! 핸드폰에 국물 묻었다고!”





머리는 떡진 산발이요, 건강한 육체는 수년 전에 졸업한 고등학교 체육복으로 무장 중입니다. 왼쪽 엄지발가락은 어젯밤 노래방 땡기다가 계단에서 넘어져 퍼렇게 멍이 들었지요.


하지만 이것이 문제는 아닙니다. 새로 산 아이폰 케이스 틈으로 고춧가루가 낑겼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납니다. 마치 바쁘다 바빠 현대 사회에 혼자만 끼지 못해 티가 나는 제 자신 같군요.


물론 이것도 제 잘못만은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서 자소서를 냈고 희망과 달리 연락이 오지 않는 것뿐입니다. 혹시나 핸드폰 번호를 잘못 기재했나 오늘도 몇 번을 확인합니다. 열 한자리는 정확합니다. 귀중한 내 서류만 재수 없게 스팸으로 누락된 게 아닌지 해당 인사과에 연락하고 싶습니다만, 등을 벅벅 긁으며 안방에서 굴러나온 최승철이 비웃는군요.


꼭 못하는 애들이 서류 누락 타령하더라. 누락이 아니라 탈락인데. 광탈.


지는 대기업 다닌다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을 깝니다. 세 살 터울의 장남은 엄마 등에 달라붙어 북어를 골라 먹습니다. 난 핸드폰을 듭니다. ‘해병대 최승철’ 자수가 박힌 새빨간 팬티 바람의 호적 메이트를 영상으로 담아냅니다.





“야, 안 지워?”


“미래의 우리 새언니는 네가 애착 팬티 없으면 잠을 못 잔다는 걸 알까?”


“유튜브에 올리기만 해라?”


“아? 그런 방법이!”


“야!”





마늘가루! 마늘가루 사와! 타이밍 좋게 주방에서 엄마가 소리칩니다. 첫째 손에 잡히기 일보 직전인 스물 다섯 살 둘째가 소파에 던져둔 패딩을 재빠르게 입고 현관문을 엽니다. 파리채를 들고 최승철이 맨발로 뛰어옵니다.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두더지 잡듯이 누릅니다. 최승철의 포효가 멀어집니다.  이제서야 생존의 숨을 쉽니다. 저 손에 잡혔으면 아마 마늘가루 대신 북엇국과 섞이고도 남았을 테지요.





“지금은 엄마 심부름 가는 길입니다. 날씨가 좋네요.”





브이로그의 생명이라는 〈걸어가는 모습>을 찍습니다. 초록색 고등학교 체육복 바지와 맨발 슬리퍼 차림이라 조금은 민망하군요. 하지만 우리 구독자님들은 이런 내 모습을 좋아합니다. 더럽지만 내츄럴한 인간 냄새가 난다고 좋아요와 알림 버튼을 누릅니다. 이 맛에 다들 브이로그를 하지요.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요즘 나의 가장 큰 낙입니다.





“어, 여기는 횡단보도인데…….”





목소리가 좁쌀만큼 줄어듭니다. 신도시라 주택가를 조금만 빠져나와도 스크램블 횡단보도입니다. 또 하필이면 아침 8시 20분입니다. 동시에 초록 불이 켜지자 사방에서 직장인들이 튀어나옵니다. 후줄근한 나를 지나칩니다. 약간 현타를 맞습니다. 내 패딩에서는 잘잘한 북엇국 냄새가 나는데 저들은 고급 향수 냄새가 납니다.


나도 전철 놓쳐서 지각해보고 싶습니다. 9시 출근인데 9시 1분에 왔다고 눈치도 받고 싶습니다. 사원증 걸고 흥부네 된장찌개에서 동료들과 밥을 때리고 싶습니다. 식후땡 커피도 마시고 싶습니다. 일하기 싫다고 앙탈도 부려보고 싶습니다. 눈물이 차올라서 고갤 드니 쇼핑의 성지 이마트가 보입니다. 비상금으로 받은 최승철 신용카드를 들고나왔으므로 왕창 긁어볼 생각입니다.


대형 마트의 좋은 점은 바로 빽빽한 진열입니다. 브이로그에 담기에 프레임도 깔끔하지요. 입구에서 야매 인서트를 땁니다. 카트를 밀고 들어갑니다. 과자 코너부터 마구잡이로 쓸어 담습니다. 새로 나온 트러플 어쩌구 새우깡도 카트에 세 개씩 던집니다. 최승철이 환장하는 새우튀김 10p도 겟합니다. 참고로 난 고기를 먹지 않으면 혓바늘이 돋으므로 곧장 선홍색 조명이 달린 곳으로 질주합니다.


살치살, 부채살, 등심, 안심, 제비추리, 소 대창, 돼지 막창…… 아침이라 한산한 공간에서 핸드폰 각을 잡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툭 부딪칩니다.





“아, 죄송합…….”





어라, 부딪친 남자도 핸드폰을 가로로 들고 동영상을 찍고 있습니다. 묘한 동질감을 느낍니다. ‘유하-!’를 외치기엔 내 영혼은 mbti에 묶여버린 소심한 존재입니다.


대신 우리에겐 바디랭기지가 있습니다. 눈짓으로 당신도 브이로거인지 묻습니다. 나의 눈썹이 꼼톨거리자 남자의 것도 꿈틀거립니다. “오?” 감탄하며 인중을 늘리자 남자도 똑같이 “오?” 하며 늘립니다.


부정하지 않는다는 건 알아봐 달라는 초긍정의 의미입니다. 남자는 뒤늦게 부끄러운지 소고기 팩으로 눈을 돌렸다가 다시금 나를 쳐다봅니다. 나보다 수줍음이 많아 보입니다. 먼저 아는 체를 해야겠습니다. 죄송하지만, 대각선으로 찍으시면 안 되구 약간 수평을 맞춰야 보기에도 편하거든요?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아…… 그래요?”


“줘보시겠어요?”


“예?”


“제가 보여드릴게요.”






세상은 제로섬이 아니라 윈윈게임이라 했던가요? 남자의 채널도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아, 훨씬 더 낫네요.”






남자는 기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5개월 차 브이로거는 재능기부로 자신의 가치를 느낍니다. 남자의 핸드폰을 돌려주며 난 수줍게 미소짓습니다. 우연히 안면도 텄으니 지금부터 서로가 오픈하면 다른 브이로거처럼 유튜버 친구가 생기는 겁니다.





“그쪽 채널 이름이 뭐예요? 저는 ‘대감집 노비’이거든요.”


“무슨 채널이요?”


“유튜브 채널이요.”


“유튜브요? 제가 그런 게 있어요?”


“……브이로그 안 하세요?”


“예.”


“네? 안 하는데 영상은 왜 찍으세요?”


“우리 엄마 보내주려고요.”





남자의 핸드폰이 울립니다. 뇌가 새하얘집니다.





“어, 엄마, 방금 보낸 거 봤어? 어어, 왼쪽에서 두 번째? 응, 알겠어용. 나두 사랑행.”





전화를 끊은 남자가 이만 팔천 원짜리 살치살 두 팩을 옆구리에 낍니다. 근데 브이로그 하세요? 대감집 노비? 남자의 물음에 정신이 아찔합니다. 지금이라도 문워크로 도망가고 싶은데 남자가 나를 보며 너무 웃습니다. 초면에 대놓고 탈탈 털린 기분입니다.





“뭐, 기억했다가 잘 볼게요.”


“아니요?”


“뭐가 아니에요?”


“유튜브 안 하는데요?”


“한다면서요.”


“할 줄 모르는데요?”


“그래요?”





21세기는 이래서 문제입니다. 우리는 더이상 정보를 찾을 때마다 백과사전을 뒤질 필요가 없습니다. 남자의 타이핑은 빠릅니다. 오른손에 들린 핸드폰이 다다다- 움직입니다.





“여기 있네요. 대감집 노비.”


“…….”


“구독자 수가…… 와, 9만? 열심히 하셨나 보다.”





신입의 마음이 다 그렇듯 열심히 최선을 다하긴 했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칭찬을 듣고 싶진 않군요. 오지랖 넓은 자아가 창피합니다. 문워크를 진짜 해야겠습니다. 패딩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쓴 채 천천히 뒤로 물러납니다. 스크롤을 내리던 남자의 고개가 들립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조심히 가세요 노비님.”












……미친, 또 웃습니다.






















OFF ON OFF

; 브이로그 합니다 (원우 ver.)





















눈만 뜨면 유튜브 댓글을 봅니다. 혹시라도 〈마트에서…> 또는 〈어제 고기 찍는 기술 알려주신 분…> 같은 걸 본다면 쥐잡듯이 삭제할 예정입니다. 2월의 한파에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댓글을 관리하는데 정장을 빼입고 출근 준비를 끝낸 최승철이 쯧쯧 혀를 찹니다. 금수가 거실에 앉아있다고 극딜을 넣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별 반응이 없자 화장실에 들어간 엄마를 굳이 찾으며 최승철이 외칩니다.





“엄마, 얘 유튜브 중독 같아.”


“닥치라고 했다.”


“집에만 있지 말고 분리수거도 좀 하고! 어?”


“널 먼저 분류해버리기 전에 빨리 사라져.”


“야.”


“뭐!”


“N사 1차 합격 났더라?”


“뭐? 어디? 어디!!!”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광클을 시작합니다. 어제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마트 남자를 생각하느라 깜빡했군요. 이미 머릿속에 들어 있는 면접 번호를 키보드에 와다다 쏟아냅니다. 차 키를 든 최승철도 옆에서 고개를 빼꼼히 내밉니다.





“오빠, 나 준비됐어.”


“눌러.”


“준비됐어 진짜로.”


“그니까 누르라고.”


“진-짜- 준비된 것 같아.”


“좀 누르라니까?”





성격 급한 최승철의 엔터를 칩니다. 일은 언제나 찰나에 벌어집니다. 내 눈은 꾹 감긴 채 뜨지도 못합니다. 한 10초가 흘렀을까요. 최승철이 내 어깨를 따뜻하게 다독입니다. 애착 팬티만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하나밖에 없는 동생 합격했다고 말도 없이 눈물을 흘리나 봅니다. “오빠, 동생 자랑스럽다고 한마디만 해줘.” 소중한 오빠의 축하를 먼저 듣고 싶습니다. 최승철은 다정합니다.





“동생아.”


“응, 우리 듬직한 오빠.”


“분리수거 꼭 해라.”





불현듯 눈을 뜹니다. 불합격입니다. 잘난 귀하를 당사로 모시지 못하게 된 점 죄송하답니다. 망부석처럼 앉아있는 동생을 덜렁 남겨놓은 최승철은 오늘따라 즐겁게 N사로 출근합니다.


세상은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기업의 눈은 역시 발바닥에 달린 것 같습니다. 외투를 껴입고 아파트 분리수거장으로 내려갑니다. 〈분리수거 브이로그> 태그를 붙여 영상을 올릴까 하다가 그만둡니다. 오늘은 찍을 기분이 아닙니다.





“여러분, 저도 재활용이 되어 새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네요.”





중독입니다. 이 정도면 최승철 말대로 중증입니다. 거치대가 될만한 곳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분리수거의 정석을 찍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공익 광고가 나한테 온다면 참 좋을 텐데요. 이런 거 진짜 잘할 자신 있거든요.





“거기는 플라스틱 아닌데요.”





누군가 뒤에서 딴지를 겁니다. 서럽습니다. 이젠 내 맘대로 분리수거도 못 합니다. 플라스틱 과자 박스를 들고 사납게 뒤를 돕니다. 운명도 내 맘대로 안 되나 봅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대감집 노비라더니 일을 막 하시네.”





남자는 대감집 노비의 의미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평소 같았다면 정확한 뜻을 콕 집어 알려줬을 텐데 말했다시피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닙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분류를 계속합니다. 남자도 옆에서 분리수거를 합니다. 서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것 같습니다. 아디다스 덕후인지 남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운동부입니다. 어제와 같은 체육복을 입은 내가 괜히 슬리퍼 안으로 발꼬락을 집어넣습니다. 조금 벌거벗은 기분입니다.





“아, 잘 보고 있어요.”


“……뭐를요?”


“3일 전에 올린 수산 시장 영상이요. 어제 잘 때 봐서 반절밖에 못 보긴 했는데 진짜 수평 하나는 잘 맞추시더라고요.”





기어코 대감집 노비를 찾아봤군요. 어쩐지 우리는 악연인 것 같습니다. 역시 대답하지 않고 빈 통을 듭니다. 남자는 거치대에 세워진 내 휴대폰을 발견하더니 그곳으로 가까이 다가갑니다.





“지금 찍고 있는 거죠? 브-이-.”





점잖게 생긴 것과 달리 남자는 외부와의 마찰로 에너지를 얻나 봅니다. N사 광탈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나는 이제 될 대로 되라 식입니다. 어차피 편집하면 됩니다. 물론 스트리밍 길이의 절반이 날아가겠지만 나머지는 다른 컷으로 채우면 됩니다. 최승철의 반들반들 모공 세안법이라든가, 엄마의 비밀스러운 라면 스프 요리비법이라든가, 그것도 아니면…….





“저도 이 영상에 나올 수 있어요?”


“네?”


“브이로그 하는 사람 주변에 처음 봐서 신기하네요.”


“진심이세요?”


“전 옆모습도 괜찮은데.”





자뻑인지 4차원인지 분간 가지 않는 남자가 갑자기 옆으로 서더니 목을 뒤로 뺍니다. 제가 약간 거북목이라 이렇게 힘을 줘야 선이 제대로 거든요. 180센치가 훌쩍 넘어 보이는 남자는 후리한 아디다스를 입고, 아디다스 슬리퍼를 신고, 까치집 지은 머리로 잘 봐달라며 정지된 자세로 카메라 앞에 섭니다. 나는 콧구멍이 간지럽습니다. 최승철에 버금갈 미친놈이라는 사실에 말이죠.





“다음 영상은 언제 올라와요? 유튜버들 보면 고정 업로드 날짜가 있던데 그런 건 안 해요?”





팬인지 안티인지도 구분이 가지 않습니다. 업로드 날짜를 뱉어내라 은근 압박합니다. 내 마음이라고 한마디 하려 고개를 휙 위로 올리면 어째 잘생긴 남자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자존심에 인정하기 싫은데 너무 잘생겼습니다. 네이버 웹툰 남자 주인공 같습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나는 조금 얼굴이 빨개집니다. 현재 타고 있는 엘리베이터 때문입니다. 난방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난방은 없는데요.”


“제 마음을 읽으세요?”


“탈 때부터 뜨겁다고 하시니까.”


“집 안 가세요?”


“아, 벌써 13층이네요.”





남자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갑니다. 검지를 굽혀 안경을 쓱- 올리더니 싱긋 웃습니다. 코끝을 찡그리며 웃는 게 버릇인가 봅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구독할게요.”











……뭐야, 아직도 구독도 안 했어?












* * *












〈대감집 노비> 역대 브이로그 최초로 하나의 영상이 대박을 칩니다. 바로 분리수거 컷이 포함된 최근 동영상입니다. 신이 내린 알고리즘과 더불어 남자의 얼굴을 보겠다고 몰려든 사람이 태반입니다. 댓글의 99.99999%가 전부 남자 얘기입니다.





집가고싶다 33분 전

3:18 노비님 저 남자분은 누구죠? 은근슬쩍 썸타시나요? 저희가 제발 입사 말고 연애도 좀 하라고 구박했더니 데려오신 건가요? 어느 왕국이죠? 왕자님? 제가 보이시나요?



정신차려이각박한세상속에서너인마 1시간 전

3:22 뭐야…… 노비 뭐야…… 결혼 축하해…….



Uandme 1일 전

당신의 비디오 훌륭합니다! 저의 채널에도 놀러오세요 :)



사랑은그렇게 1일 전

3:20 깻잎 떼어 주고 싶어



노비의노비 2분 전

언니 ㅠ qna 해줄 거지? 믿어도 되지? 나 지금 깨 갈고 있어ㅠ ㅠ



중소도비는자유가없어요 3시간 전

진지하게 말씀드립니다. 남자분 다음에도 꼭 나오셨으면 좋겠고 이왕 같이 나올 거 두 분이 손도 잡았으면 좋겠고 한강 데이트도 했으면 좋겠고 귀가 직전에 동사무소에서 서류도 같이했으면 좋겠 더 보기





대감집 노비는 고민에 빠집니다. 조회 수가 너무 잘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3:19 초 - 3:24 초에 고인 채 남자를 불러댑니다. 식사라도 한다면 정말 너도나도 깻잎을 떼어주게 생겼습니다.





Wonwoo_smash 29초 전

신기하다 ㅋㅋ





미 쳤 습 니 다. 노트북에서 멀리 떨어진 몸뚱아리가 기함을 토합니다. 말하는 오렌지를 본 것처럼 남자의 댓글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가슴도 터질 것 같습니다. 본인이 나와서 신기하다는데 왜 나의 가슴이 두근거립니까? 말해보십시오 휴먼?






Wonwoo_smash 3초 전

이마트 영상은 언제 올라오나요? 😄





악! 악! 악!





“엄마, 얘 또 병 걸렸어.”


“오빠! 내 뺨 때려!”


“……엄마, 진짜 미친 것 같아.”


“때리라니까? 어서!”





최승철의 스매시가 날아옵니다. 원하는 뺨 말고 등짝으로 날아옵니다. 볼때기를 가격하면 동생이 기절할 것 같아 걱정되는 호적 메이트의 작은 배려입니다. 그래도 마미손보다 브라더의 손길이 맵습니다. 거의 쥐똥고추와 하바네로입니다.


노트북을 던져놓고 침대로 들어갑니다. 극세사 이불이 하늘로 솟구칩니다. 흑역사도 아닌 것 같은데 몸이 가만히 있질 못합니다. 대충 증상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심장이 두근거린다.

2.  😄 〈〈〈 그 남자랑 너무 닮아서 자꾸 생각난다.

3. 남자를 피하고 싶다.

4. 남자를 만나고 싶다.

5. 입꼬리가 올라간다.

6. 방금 최승철이 문을 벌컥 열었는데도 화가 나지 않는다.












“진짜 미쳤냐?”


“설마 사랑?”


“너 약간 눈이 돌아있어.”


“그래? 확실히 사랑에 빠진 것 같아?”


“누군진 몰라도 진짜 불쌍하다.”


“승철아.”


“걘 전생에 업이 있어서 그래.”


“야!”












정말 우연일까요? 이마트에서의 만남은 사실 운명이 아닐까요? 아파트 단지 계단에 앉아 들풀을 흔듭니다. 살랑살랑 흔듭니다. 내게 꼬리가 있다면 이럴 것 같습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진짜 가요 우리?”





남자가 등 뒤에서 어깨를 콕 누릅니다.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뒤를 돕니다. 말을 이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코트 무슨 일입니까. 목도리 무슨 일입니까. 나는 모델을 만나고 있는 걸까요? 벙찐 내 얼굴을 보며 남자가 웃습니다.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아니 뭐…… 조회 수가 너무 잘 나와서 같이 하나 더 찍어보려구요. 그쪽도 유튜브 관심 있는 것 같은데 미리 경험해보면 좋겠죠.”


“괜히 채널 방해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도 잠깐 들었는데…….”


“그쪽만 괜찮으면 저도 좋아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이름도 제대로 모르네요.”





남자는 뒷머리를 어색하게 매만집니다.





“원우에요. 전원우.”


“혹시 모델 해요?”


“예, 가끔요. 어떻게 아셨어요?”





할렐루야. 난 정말 모델을 만나고 있군요.





“그냥 감각 있어 보여서 해본 말이에요.”


“근데 우리 오늘 비슷하게 입었네요.”


“커, 커플룩 아니거든요.”


“비슷하다고 전부 커플룩은 아닌데…….”


“그러니까 제 말은!”


“네.”


“제 차로 가시죠.”





차 키 버튼을 누릅니다. 장남 최승철과 〈오빠가 말하면 3초 안에 네 발로 뛰어오기>라는 조건을 걸고 얻은 피의 결과물이므로 내 어깨는 당당합니다. 전원우는 조수석에 앉아 먼저 안전벨트를 맵니다. 무릎이 글로브 박스에 닿습니다. 생각한 것보다 다리가 긴가 봅니다.





“코트 벗어서 뒷자리에 둬도 돼요?”


“그럼요.”





전원우가 곱게 맨 안전벨트를 풉니다. 목도리와 코트를 벗습니다. 허리를 틀어 뒷자리에 그것들을 퐁, 던집니다. 나는 그 순간 태평양을 봅니다. 어깨의 끝과 끝을 횡단하려면 적어도 192주가 걸리겠군요.


전원우는 자신의 어깨만 쳐다보고 있는 운전자가 걱정스러운지 조심스레 묻습니다. 괜찮으세요? 열이 좀 있으신가? 시선을 회피하는 이유가 자신인 줄도 모르고 전원우는 계속해서 묻습니다. 몇 살이에요? 어, 저도요. 동갑이네요. 목폴라가 덥습니다. 역시 히터가 문제입니다.





“히터 꺼져있는데요?”


“제 마음 읽지 말아 주세요.”


“더우시면 창문 열고 출발하셔도 되는데.”


“그니까 제 말은…….”


“네.”


“우리 지금 출발한다고요.”


“어, 벌써 ‘우리’가 됐네요.”





본인도 ‘진짜 가요 우리?’라고 했으면서 내 말에만 반응합니다. 말없이 시동을 걸자 전원우는 잘 넘긴 머리를 긁적거리며 창가로 고개를 돌립니다. 투명한 차창에 전원우의 미소가 반사됩니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요? 시선을 느낀 전원우가 어색하게 말합니다.





“죄송해요. 같이 있으면 웃겨서요. 아, 나쁘다는 게 아니라 좋은 의미로요.”


“원우 씨는 웃음 장벽이 낮으신가 봐요.”


“저요? 음, 글쎄요. 쉽게 웃는 타입은 아닌데 이상하게 요즘 자꾸 그러게 되네요.”


“제 덕분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예, 덕분이에요.”


“……그렇게 막 쳐다보시면 안 되거든요.”


“제가 운전을 방해하고 있나요?”





낮게 웃으며 전원우는 시선을 떼지 않습니다. 영상을 핑계 삼아 서울로 향하고 있지만 어쩐지 내게는 데이트 같습니다. 묵직한 첫인상과 달리 전원우는 콩알콩알 말이 많습니다. 제 딴엔 농담도 하면서 내 기분을 살핍니다. 계속해서 대화하고 싶은 눈치입니다.





“그때 어머니가 자취방에 오셔서 고기 좀 사려고 이마트에 들렸는데 뭐가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동영상을 찍고 있었는데 때마침 오셔서 기술 전수도 해주시고 뜻깊은 하루였습니다.”


“은근히 사람 놀리는 거 잘하죠?”


“친해지면 더 잘해요.”


“저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말 하시는 거예요?”


“왜요? 친해지면 안 돼요?”





훅 들어오는 전원우입니다. 정신 못 차리는 건 운전자인 나밖에 없군요. 대화할 때마다 눈을 마주치고 싶은 전원우 때문에 심장은 조금씩 빨라집니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온 차가 서울로 들어섭니다. 잠시 후 갓길로 빠집니다. 키가 큰 장정 하나가 코트에 손을 찔러 넣고 길거리 솜사탕 기계 앞에 서 있습니다.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솜사탕을 경험하고 싶답니다. 기술자에게 토성 모양 말고 장미꽃으로 만들어달라는 요구도 합니다. 자, 여기서 나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미친…… 너무 귀여워.”





브이로그 중독에 이어 전원우 중독 초기 증상을 띱니다. 자동차에 혼자 있어서 하는 말이지만 저 반듯한 뒷모습이 내 마음을 흔듭니다. 살랑살랑 흔듭니다. 오늘 안으로 없는 꼬리도 튀어나올 것 같군요.





“드실래요?”


“아니요. 원우 씨 많이 드세요.”


“나눠 먹으면 일이 잘 풀린대요.”


“제가 오른쪽을 마시면 되나요?”





N사에 광탈 당했어도 아직 W-H-J-K 총 네 군데가 남았습니다. 미신은 믿지 않지만 이런 건 또 잘 믿습니다. 조금씩 떼어먹는 전원우와 다르게 나는 막 수렵한 육고기를 뜯듯 이로 앙 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원우와 가까워진 줄도 몰랐습니다.


문득 턱을 치켜올립니다.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는 전원우가 보이는 군요. 나는 임기응변이 특기이지만 행동은 조금 느립니다. 상황 파악을 하기까지 남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건 전원우도 마찬가지였을까요? 연인 사이의 거리만큼 서로가 가까운데 전원우는 피하지 않고 눈을 맞춥니다. 이렇게까지 상대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본 건 처음입니다. 그저 눈이 닿은 것뿐인데 입술이 닿은 것 같습니다. 뜨거워집니다. 전원우의 손이 다가옵니다. 나는 눈을 꼬옥 감습니다.





“여기 눈썹에 솜사탕.”


“…….”


“좀 많이 끈적거리네요.”





무슨 기대를 했던 건지 부끄러움이 몰려옵니다. 브이로그를 위해 거치대에 세워둔 핸드폰이 저리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 감히 뽀뽀를 바라다니요? 드라마는 드라마입니다. 영화는 영화입니다. 운명처럼 첫눈에 반해 입을 맞추는 장면은 없습니다. 현실은 달콤하다가도 가끔씩 더럽게 짭니다.





“실례지만 눈곱이 낀 것 같은데 운전 중에 불편하시면 떼어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그렇게 화를 내실 것까지는…….”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수족관에 도착합니다. 전원우는 발권한 티켓을 핸드폰 카메라 앞으로 내밉니다. “저희 수족관 왔어용.” 말끝에 ‘-용’을 붙이는 전원우가 깜찍합니다. 수족관이 난생처음이라는 전원우도 귀엽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만 보던 니모와 샤크를 실제로 마주한 스물다섯의 전원우는 아이처럼 좋아합니다.





“어떻게 저 상어랑 작은 물고기랑 같은 곳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어류 상생의 관계인가?”


“저거 다 상어 밥으로 넣어주는 거예요. 3일 뒤엔 다 없어지죠.”


“아…….”


“괜찮아요?”


“배꼽이 약간 간지럽네요.”


“네?”


“전 슬프면 배꼽이 간지럽거든요.”





멋지게 차려입은 전원우가 셔츠 위로 배꼽을 살살 문지릅니다. 저런 언행은 어디서부터 형성되었을까요. 어이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동영상은 수평이 생명인데 전원우 식 조크에 웃겨서 자꾸만 사선이 됩니다.





“여기서 사진 한 장 찍어주시면 안 돼요?”


“뒤에서 상어가 원우 씨 노려보고 있는데요?”


“네, 그것 때문에.”


“취향 특이하시네요.”


“종종 들어요.”





푸른 빛이 뿜어져 나오는 신비한 수족관 앞에서 전원우가 브-이- 를 그립니다. 역시 모델은 모델입니다. 수학여행 디폴트 자세가 전원우에게 가니 화보가 됩니다. 마리끌레르 나가도 될 것 같습니다.





“마리끌레르에 저도 나왔었는데.”


“그 잡지에 나왔다구요?”


“예, 전에 찍고 왔어요.”


“미친! 진짜요?”


“……어, 얘들아 아니야. 욕 아니야.”





전원우는 멋모르고 지나가는 유치원생들의 공포를 달랩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정보 검색에 시간을 지나치게 투자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핸드폰 화면에 마리끌레르 11월호 표지를 장식한 전원우가 있습니다. 무려 상의를 탈의한 채 꽃을 들고 있군요. 말로만 듣던 꽃을 든 남자입니다.





“원우 씨, 대단하세요.”


“제가요?”


“난 이런 재능있는 사람들 진짜 부럽더라.”





네, 진심입니다. 공부밖에 몰랐던 인생은 학업 외에 남다른 재능을 펼치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갑작스러운 칭찬에 전원우의 볼이 빨개집니다. 안 그래도 파란 조명 아래에 있으니 더욱 붉어 보이는군요.


잡지 속의 전원우는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표정입니다. 주로 감각 있게 앉아있거나 나른하게 누워있습니다. 장미꽃이 흩뿌려진 욕조에 잠겨있는 마지막 사진이 인상 깊군요. 저장하고 싶습니다. 아 미친! 저작권 때문에 저장이 안 됩니다!





“저희 집에 한 권 있는데 그거 드릴…….”


“네네네네. 주세요.”


“관심이 많으세요?”


“솔직히 말하면 그때 제 영상에 댓글 다신 이후부터…….”


“예?”


“네?”


“제 댓글이요?”


“방금 무슨 말씀하시려고 그랬죠?”


“제 말은 잡지랑 모델 일에 관심 있으시냐고…….”


“아하, 네, 그럼요. 그…… 저도 모델을 하려고 했었거든요.”





제가 제 소개를 하지 않았군요. 아무말대잔치의 원조입니다. 남산에 가면 다들 본인들이 남산 돈가스 원조라고 하지만 정작 진짜 원조는 숨겨져 있지 않습니까?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믿을 수 없는 전원우는 무의식적으로 나의 키를 스캔합니다. 나는 멈추지 않습니다.





“느껴지시겠지만 모델 평균보다 제가 1센치 모자라서 아쉽게도 꿈을 접게 됐죠.”


“평소에도 이런 언변을 자주 토하시는 편인가요?”


“토하냐고요? 왜요? 미친 사람 같나요?”


“눈에 보이는 거짓말도 때론 자존감을 올려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전원우는 읽는 것이 많고, 알고 있는 것이 많고, 그걸 또 말해주는 걸 좋아합니다. 〈자존감이란 무엇인가>의 책을 설명하면서 내 옆을 걷습니다. 거짓말이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라며 은근 장난스럽게 속도 긁고 있으니 나도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장난식으로 증명해줘야겠군요. 수족관 물방울이 보글보글 끓는 니모의 세계에서 전원우의 팔을 잡습니다.





“거짓말 아닙니다. 원우 씨, 제 눈을 똑바로 보세요.”


“…….”


“……아, 뭐가 좀 들어갔네요.”





아니요, 들어간 건 없습니다. 아무렇지 않은 건강한 눈 한쪽을 부러 감습니다. 고개도 숙입니다. 가까이 있으니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솜사탕 사건에서 부풀었던 그 마음이 튀어나오기 시작합니다. 전원우의 눈만 봐도 어쩔 줄 모르는 걸 보면 이 감정은 확실합니다. 호박색 줄무늬 니모들이 옹기종기 모여 나를 바라봅니다. 전원우도 고개를 숙여 아래에서 위로 나를 올려다봅니다.





“얼굴 들어봐요. 불어줄게요.”


“…….”


“얼른요.”





전원우의 입바람이 들어옵니다. 쌩눈에 눈물이 찔끔 납니다. 전원우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턱을 비틀어 대각선으로도 붑니다. 살결에 닿는 것이 꼭 봄바람 같습니다.





“저, 제가 할 말이 있는데…….”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이런 말 하면 어떻게 받아드리실지 걱정도 되지만 지금 아니면 못 할 것 같아서요.”





나는 솔로 탈출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로맨틱한 수족관에서 할 말은 딱 하나뿐입니다.





“제가 사실…….”





네, 저도요!





“배가 고파요.”





너무 나대는 것도 병이지만 너무 진지한 것도 병입니다. 본디 인간은 중간 지점을 찾기 어렵나 봅니다.





“원우 씨.”



“예.”



“제발 그런 건 일상적으로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너무 고백 같았나요?”



“……아닙니다.”





수족관을 빠져나옵니다. 내 표정은 시무룩한데 전원우는 들떠있습니다. 처음 와봤다더니 그렇게 좋은가 싶었는데, 전원우는 영 다른 말을 합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다음에도 솜사탕이든 수족관이든 앞으로도 오늘이 생각날 것 같아요. 저한테 처음은 항상 특별하거든요.”


……


“계속…… 생각해도 되죠?”












저때부터였나요? 전원우의 어색해진 얼굴과 행동이. 출연료는 식사로 퉁치자더니 먹고 싶은 게 겨우 떡볶이입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포장마차 떡볶이인 이유를 물으니 조금 쑥스러워합니다.





“그냥 데이트 같잖아요.”


……


“……아닌가.”





어묵 국물을 마시며 내 눈치를 살핍니다. 데이트라는 말에 내 뒷목이 간지러워집니다.





“뭐…… 좋아요. 데이트 브이로그라고 어그로 끌면 더 좋죠.”


“그런 말이 아닌데…….”


“왜 아까부터 뭘 그렇게 쑥스러워해요?”


“평소 같은데요 전.”


“눈도 잘 못 마주치고.”


“건강합니다.”


“건강한 걸 묻진 않았거든요.”





귀엽고 웃깁니다. 반박할 말이 없는지 떡볶이만 주야장천 먹습니다. 이렇게 먹어서 전부 키로 갔나 봐요? 어떻게든 전원우에게 말을 걸고 싶습니다. 밥만 먹기엔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전원우는 안경을 슥- 올리며 아랫입술을 다십니다. 뭔가 할 말이 있나 봅니다.


“저희 조상부터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유산 같은 신체적 조건으로서 초등학교 6학년 때는 이미 170센치를 넘어 항상 뒷자리에 앉았지만 시력은 물려받지 못해 그때부터 안경을 썼습니다. 어머니는 핸드볼 선수 출신으로 운동 신경이 좋으셨고 그것 또한 제가 물려받아 뜀틀이나 농구, 발야구, 달리기, 검도 등 전반적인 운동을 섭렵해 학교 운동부에는 늘 제가 있었죠.” 


“혹시 제가 호구 조사를 했나요?”


“그런 건 아닌데 혹시라도 궁금해하실까 봐…….”





멋있는데 어디로 튈지 모르겠고, 맹한 것 같으면서도 햇살처럼 쨍쨍한 저 분위기는 뭘까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아, 저부터 말해보라구요?





“원우 씨.”


“네.”


“귀여워요.”


“……아, 그러면 안 되는데.”


“네?”


“귀엽다는 말이 남자로 느껴지지 않을 때 하는 말 아닌가요.”


“저한테 남자로 느껴지고 싶으세요?”


“……네.”





……네?





전원우는 묵묵히 떡볶이를 먹습니다. 뜨거운 순대통 김에 이마에 찬 땀을 훔칩니다. 볼따구도 빨갛습니다. 나는 오늘이 고스란히 담겼을 핸드폰 동영상 버튼을 끄고 주머니에 집어넣습니다. 기분이 멜랑꼴리해집니다.


겨울이라 날은 금방 어두워집니다. 전원우는 손목시계를 확인합니다. 곧장 그의 핸드폰이 줄기차게 울립니다. 약속이라도 있었던 건가 싶었는데 전원우의 대답은 하나같이 다…….





“미안.”


“미안해, 오늘은 못 갈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


“응, 나중에 연락할게.”





친구들과의 약속을 미룰 만큼 중요한 일이 잡혔나 보군요. 궁금하기도 하고 약간 심통이 나기도 합니다. 오늘 밤을 같이 보낼 사람이 누구인지 물어본다면 변태취급 받고 구독 취소도 당할까 봐 겁이 납니다.





“오늘 뭐 하세요?”


“집에 가서 편집해야죠?”





전원우가 걸음을 멈춥니다. 코트 자락이 바람에 잔잔히 휘날립니다. 키가 크고 멋진 전원우는 어울리지 않게 빨개진 귓불을 만지며 묻습니다.





“편집 끝나면 저희 집에서 술 한잔하실래요?”













* * *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중입니다. 세월아 네월아 편집 한 컷 따고 유명한 밴드 보컬 직캠보면서 밤을 꼴딱 새웠던 나의 과거는 그만 잊는 게 좋겠습니다. 세 시간 만에 완성한 영상을 유튜브에 업로드합니다. 로딩이 길어질수록 애가 탑니다. 급한 성격은 벌써 신발을 꿰어신습니다. 오늘도 애착 팬티 해병대를 입고 나타난 최승철이 코를 킁킁댑니다.





“향수 뿌렸냐?”


“뭐래? 내 살냄새거든?”


“남자 만나러 가냐?”


“엄마 내일 온다고 그랬지?”


“쪼끄만 게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어딜 싸돌아다녀?”


“오빠.”


“쓰읍, 들어와.”


“아까 오빠 샤워할 때 언니한테 문자 왔더라.”


“울 애기? 진짜?”





최승철은 침대로 달려갑니다. 보고 싶다며 난리 났습니다. 엄마가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가서 망정이지 하나는 팬티 바람으로 애인 보고 싶다고 쪽쪽 거리고 다른 하나도 자정에 집 나가는 걸 목격한다면 절대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오빠! 나 간다!”


“야! 어디 가!”





비상구 계단으로 쏜살같이 내려갑니다. 사랑은 원래 엘리베이터 기다릴 인내도 주지 않습니다. 최승철이 방에 몰래 꿍쳐둔 소주 두 병을 가지고 1302호 초인종을 누릅니다.





“잠깐만요!”





전원우는 급합니다. 안에서 뭘 자꾸 뒤집는 소리가 납니다. 잊지 말길 바랍니다. 지금은 2월입니다. 잠옷 거적때기만 입고 나온 내가 추워 디지겠다는 말입니다. 순간 문이 벌컥 열립니다.





“……예상보다 일찍 오셨네요.”


“방 정리하고 계셨구나?”


“예…….”


“들어가도 돼요?”


“들어오세요.”





혼자 사는 집은 들어가는 사람도 들여보내는 사람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전원우 개인적인 공간에 침투한 1603호 막내딸이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을 보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인문, 과학, 종교, 픽션, 논픽션, 시 등 교보문고 매대를 뜯어 통째로 갖다 놓은 격입니다.





“이 책을 전부 읽으세요?”


“다 읽은 것만 일단 넣어놓은 거예요.”


“대박이다.”


“근데, 우리 언제까지 존댓말 해요?”


“어…… 그럼 지금 말 놓을까?”





말도 놓고 들고 온 소주병도 테이블에 놓습니다. 전원우는 소주보다 맥주파인지 소파 테이블엔 맥주만 잔뜩입니다. 다행히 안주로 오징어땅콩이 있군요. 같은 과자를 좋아한다는 건 쉽지가 않은데 역시 우린 운명인가 봅니다.





“대한민국 열에 여섯은 좋아하는 과자 아닌가?”


“내 마음 읽지 말라고 했잖아?”


“영상 업로드 했어?”


“완전 빠르게 했지.”


“왜?”


“빨리하고 너희 집에서 마시고 자야하…….”


“오늘 우리 집에서 자게?”


“……어?”


“방금 그랬잖아. 자고 간다고.”





지금입니다. 아무말대잔치가 필요합니다.





“사실은 내가 집 가자마자 맥주 하나를 따서 정신이 막 하나도…….”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원우의 코끝이 입술 가까이 옵니다.





“냄새 안 나는데.”


“…….”


“오늘 자고 가도 돼.”





말린 명태처럼 바짝 굳어서 아무 말도 못 하는 내가 밉습니다. 분위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영상 올린 거 같이 보자.”


“어? 아, 응.”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보여. 가까이 와.”





소파 밑에서 둘의 어깨가 맞붙습니다. 〈대감집 노비>의 따끈따끈한 영상이 올라왔군요. “오늘따라 브금이 더 산뜻하네.” 전원우는 맥주를 마시며 코를 찡긋거립니다.





“여기 잘했다.”


“속도감 있어서 좋지?”


“너 잘하네.”


“……응?”


“영상도 잘 찍고 편집도 잘한다고.”





마음이 이상해집니다. 유튜브를 시작한 이래 유통기한 지난 차돌박이처럼 엄마와 최승철의 외면을 받아온 나로서는, 재능의 유무와 상관없이 면접과 점수에 성공과 실패가 갈라지는 사회에서 버티는 나로서는 전원우의 아낌없는 칭찬이 버겁고 기쁩니다.





“〈대감집 노비> 말고 〈유튜브 대감> 하면 되겠다.”


“대감집 노비 뜻 이제 알아?”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 아니야?”


“누가 알려줬어?”


“네 영상 댓글에서 봤어.”





전원우가 스크롤을 내립니다. 벌써 댓글만 300개가 넘습니다. 어디서들 드립 학원을 다니시는지 전원우가 코끝을 찡그리며 박장대소하기에 적절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웃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고 하던가요? 나는 배부릅니다.





노비의노비 16분 전

언니ㅠ 성공했구나ㅠㅠㅠㅠㅠ 퓨ㅠㅜㅠㅍ ㅠㅍ퓨ㅠㅠㅠㅠ 난 진짜 언니가 될 줄 알았어 ㅠ ㅠ 내가 갈아 놓은 깨 냄새 들려? Qna존버타고있겠으뮤ㅠㅠㅠㅠㅠ



썸만보면짖는개 8분 전

왈왈왈왈오 ㅏ ㄹ왈왈크릉왈ㄹ왈왈왈왈왈왈오 ㅏㄹ왈왈크릉왈ㄹ왈왈왈왈왈왈왈오 ㅏㄹ크릉크릉왈ㄹ왈왈왈왈왈왈왈크릉오 ㅏㄹ크릉왈왈왈왈왈



내색깔은루비 9분 전

22:04 남자분 꿀 떨어진다



곱창막창대창 9분 전

19:22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죠?



건스녕처럼열심히살자 33분 전

누나, 내가 진짜 내 학점 걸고 말하는데 형이 누나 좋아해. 15:19 이건 진짜야. 누나가 혹시라도 >모솔〈이라면 내 말을 믿어야 돼.



나눈승촐 1분 전 (수정됨)

누구냐.



.


.


.





……아 씨, 오빠입니다. 최승철은 언니랑 전화하다 말고 영상을 봤나 봅니다. 이 정도의 스피드면 알람 설정까지 해둔 것 같습니다. 장남의 전화가 불티나게 울립니다. 난 받지 않습니다. 그렇게 맥주를 짠, 소주를 짠, 소맥을 짠짠 말아먹습니다. 오랜만에 들어가는 술이라 무진장 답니다.


전원우가 준 마리끌레르 11월호를 펼칩니다. 패션이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얼굴만 보입니다. 역시 잘생긴 사람은 실물입니다.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나? 괜찮아?”


“응.”


“다른 건?”


“다른 거? 성격?”


“응.”


“조용하지, 나긋하지, 옷 잘 입지, 귀엽지, 멋있지, 웃을 때 리트리버 같지…… 아, 리트리버가 어떻게 생겼냐면…….”





전원우의 시선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소파에 얼굴을 기댄 채 나를 지그시 바라봅니다. 취한 걸까요? 점차 그의 시선 끝은 내 입술로 떨어집니다.





“혹시 취했어?”


“……아니.”





순식간에 입술이 닿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말랑하고 부드럽습니다. 낯선 혀의 감촉에 내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전원우의 손이 내 뒷목과 뺨을 감싸며 고개를 틉니다. 뒤에서 언뜻 보면 수족관에서 먼지를 불어줄 때의 자세와 비슷하지만 지금은 서로의 코끝을 맞대고 있군요.


입안으로 알싸한 알콜이 섞입니다. 전원우의 티셔츠 속으로 내 손이 들어갑니다. 가만히 등줄기를 쓸어올리자 그가 허리를 움찔거립니다. 속눈썹을 내리깐 채 조금은 가쁜 숨도 내쉽니다.





“다음에도 솜사탕같이 먹을 수 있나.”


……


“수족관 말고 같이 다른 데도 가고 싶은데.”





난 고개를 틀어 키스로 답합니다. 전원우는 밀어내지 않습니다. 뜨거운 손바닥으로 내 등을 쓸어내리며 잇새로 차오르는 숨을 내쉽니다. 늘어진 타액만큼이나 서로의 몸도 달아오릅니다. 하지만 전원우는 대답을 직접 듣지 못했으니 눕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입니다. 귀여운 고백에 ‘그러자’ 또는 ‘사귀자’는 지루한 대답 같아서 곰곰이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의외로 성격 급한 그가 웃으며 말합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브이로그 이름 바꾸자.”


……


“커플 브이로그로.”











이불이 풀럭거립니다. 1603호 장남 최승철의 전화는 아무래도 받지 못하겠군요. 동생이 뭘 하고 다니는지 궁금하겠지만 나는 오랜만에 사랑을 하는 중입니다. 아들 둘에 딸 하나가 나의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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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딸 둘.”


“내 생각 읽지 말라니까?”


“귀여워.”












* * *












〈원츄_둥글고 기쁘게>


전원우의 '둥글' 원, 내 이름의 '기쁠' 희를 따서 지었습니다. 느닷없이 커플 브이로그가 됐는데도 구독자분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눈치입니다. 내가 제일 똑똑하고 눈치빠른 줄 알았는데 보기보다 당신네들도 상당합니다.











[세븐틴/원우] OFF ON OFF _ 브이로그 합니다 | 인스티즈

“지금부터 시작하면 되나? ……예, 안녕하세요. 전, 원우고요. 아임 원우가 아니라 성이 ‘전’입니다.”


“자막으로 깔아줄 테니까 걱정하지 마.”


“어, 저는 학교에 다니면서 가끔 모델 일을 하고 있고요. 앞으로의 5년에 대한 꿈과 계획은 차차 밝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원우 씨, 혹시 선거 나가세요?”


“삶을 계획적으로 가꿔나간다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왔지만 이 친구를 만나면서 조금씩 바꿔나가보려고 합니다. 그 첫걸음에 여러분들이 함께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고요.”


“아니 잠깐만. 컷.”


“컷 안 됨.”


“왜 안 됨?”





뽀뽀하고 도망가는 전원우가 그대로 담긴 영상은 2022.01.17일 자로 〈원츄_둥글고 기쁘게>에 게시되었습니다.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지만 둘이서 할 것은 아주 많아지겠군요. 어, 핸드폰이 울립니다.












‘H기업 최종 합격을 축하드립니다.’












촌구석이었다면 현수막을 걸었을 테고 주택이었다면 정원에 꽃을 잔뜩 뿌렸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눈이 이글거리는 최승철과 마주하게 되는군요.





“동생아.”


“오라버니.”


“비켜.”


“안 됩니다.”


“비키라고 했다.”


“원우는 잘못이 없습니다.”


“원우? 그냥 원우?”


“……오빠?”


“뭘 얼마나 가까우면 성을 빼고 불러?”





최승철은 〈원츄_둥글고기쁘게> 구독자입니다. 첫 커플 영상을 보고 결국 원우를 16층까지 올라오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술상을 마주하고 앉은 진지한 최승철은 원우와 독대 중입니다. 저 독한 소주를 스트레이트로 퍼마시는 장남을 이길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텐데 엄마는 걱정도 안 되는지 주방에서 콩나물만 다듬습니다. 


만약 원우가 쓰러진다면 장남의 차 키를 뺏어서 응급실로 달려갈 계획입니다. 아닌 달밤에 다리 근력 운동을 합니다. 엄마가 내 팔을 툭 밉니다. 거실 좀 보라는 겁니다.





“내가 진짜…… 내 동생을 업어 키웠어. 쟤가 물 달라고, 밥 달라고 칭얼칭얼 거릴 때 내가 물도 주고 밥도 주고 기저귀도 갈아줬다고.”


“형님의 노고에 눈물이 납니다.”


“형님? 그래 원우야, 승철이 형님이야.”


“성을 빼고 불러도 괜찮을까요?”


“친하면 원래 성 빼고 부르는 거야 인마.”


“형님.”


“그래.”


“희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뭐라?”











원우야, 멀리 안 나갈게.











Epilogue.











원우야.


응.


자?


응.


벌써 자?


응.


이제 새벽 한 신데?


(소중하게 대하라는 승철의 협박같은 부탁을 상기하는 중) 잠 와.


나 씻었어.


응.


근데 가운만 입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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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끄아아아악 달밤에 비명지르기ㅠㅠ..작가님 이렇게 빨리 찾아와주기 있어요?진짜 너무 좋아서 벌떡 일어났다구요~~~❤️ 아나 진짜 연애는 저놈들이 하는데 제 입꼬리만 자유분방하네요 원전우 이 fox........희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자혜에 정신을 못차리는 사람이 또 여기 있네요...작가님이 내 솜사탕이다........설탕 한바가지 먹었으니 오늘은 양치 열심히하고 자야겠어요 작가님 다음글도 완전 기다리구 있으께요❤️ 너무너무너무 잘 보고 갑니다 후후
-도제

2년 전
독자2
작가님 진짜 짱입니다... 발상도 좋고 암튼 다 좋아요... 짱이라는 말밖에 안나오는 제가 원망스러울 만큼
2년 전
독자3
전방에 힘찬 기합 발사
아아아악!!!!!!

2년 전
독자4
앜ㅋㅋㅋㅋㅋㅋㅋ 작가님 넘 귀엽고 재밋어서 구독 누르고 갑니다
2년 전
독자5
사랑해요 작가님
2년 전
비회원79.72
둘 다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ㅎㅎ
2년 전
독자6
작가님 진짜 사랑해요 감사해요....
2년 전
독자7
사랑합니다 작가님. 이 말이 모든 걸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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