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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있음 빨리해라."
어제보다 세상이 좀 더 어두워졌다. 자신은 이리도 저를 원하는데 둔해빠져 알아채지 못하는 김성규가 원망스러워서, 안 그래도 흐렸던 세상이 자꾸만 어두워져간다.
"요즘들어 내 세상이 어두워진 거 같아.."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진심어린 걱정이 묻어나는 성규의 말을 들은 나는 티나지 않게 조소했다. 말하면 니가 이해해줄 수나 있을까.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대답을 하지않고 침묵하는 자신을 쳐다보는 성규는 당장이라도 입을 맞추고 싶을 정도로 예뻤다. 그 붉은 입술이 다시 물어볼까 말까 오물거리는 모양이 몹시 귀여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몇 년을 그 애 옆에서 좋아한다고 티를 냈는데 그 애는 여전히 내 마음을 몰라." "풋 뭐야 남우현. 사랑얘기였어? 좋겠다~ 그럴 여유도 있고.."
나름 용기를 내서 말했는데 이 둔탱이는 내가 저한테 고민상담을 하는 줄 알고 가볍게 넘기고 만다. 그게 너무 억울하다. 왜 내 맘을 몰라주니. 만약에 니가 나였다면.. 넌 어땠을까.
"니가 나같으면 어떻게 하겠니?" "내가 너같으면... 너무 좋겠지." "세상이 어두워졌는데 좋아?"
김성규의 황당한 대답에 나는 그만 화를 낼 뻔 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맘을 몰라주는게 좋다니, 그런 건 성인군자나 가능한 얘기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일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 녀석에게 뭐라 말을 해주려다 뒤 이어 나오는 얘기에 그만 입을 다물었다.
"암~만 세상이 어두워져도 등록금 낼 걱정, 먹고 살 걱정은 안하잖아." "...." "내가 본 세상은 아주 깜깜해 작은 불이라도 켜보려고 이렇게 안간힘을 쓰면서 사는 거고" "미안하다.. 더럽게 미안하다. 부모님 잘 살아서 미안하고, 사랑타령이나 해서 미안하고, 바쁜 놈 붙들고 배부른 소리해서.. 죽고 싶을정도로 미안하다.."
그래, 하루하루 지독한 알바를 하며 생계를 꾸리는 너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그냥 오늘 일은 잊어버려.. 내가 너무 나쁜 놈이 된 거 같은 기분 때문인지 성규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겠다. 너한텐 사랑보단 현실이 더 중요하겠지. 어쩌면 내가 여지껏 고백을 안 한 이유도 다 그 때문인지도 모른단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이 버거운 녀석한테 도움 안 되는 환상을 심어주고 책임질 만큼의 능력이 자신에겐 없다는 것을 진즉에 알아채서 이러는 걸지도.
"우현아.. 알아.. 근데 내가 아는 놈 그렇게 약한 놈 아니야. 가.. 가서 진짜 너를 보여줘!" "진짜 나를?" "그래, 너."
뜻밖에 성규의 입에서 나온 말에 나는 약간 당황했다. 진짜 나를 보여주면 넌 어쩔래? 나를 피하지 않을래? 내가 아무 말 없이 저를 쳐다보자 성규는 의심할 여지없이 환하게 웃어주었다. 이대로 용기를 내어도 넌 나에게 여전히 웃어줄 것만 같아.
"김성규 잘들어." "응." "너 이제 내 여자다." "..뭐?"
영원할 것만 같았던 녀석의 웃음이 순간 굳어진다. 친한 친구가 난데없이 고백을 하는데 당연히 당황했겠지. '너 지금 무슨 소리를..' 자신이 한 말을 애써 못 들은 척하는 성규가 얄밉지만 그래도 이미 뱉어진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생각하고 생각해도 난 너 아니면 안 되겠어." "...." "내 심장이... 너한테만 뛴다." "..남우현." "그것만 기억해."
니가 나를 위해 한 충고로 난 용기를 얻었고, 네 웃음으로 난 내 진심을 담아 말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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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엔 어떤 주옥같은 대사들로 우리를 기쁘게 해주실지..!!^^ 작가님 스릉흐요..^^
근데 제발 더 이상 바이크는 그만 둬 주세요..
그리고 노래를 넣으실 거면 라이브를 시켜주세요..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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