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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은 홍콩과 마카오에요*
*
"부인께서는 어떻게 갈수록 아름다워지세요? 올해 서른이라고 하셨나-."
"어머, 능청맞기는 제이. 빈말이라도 기분 좋네. 제이야말로 틈만 나면 덤벼드는 미녀들 때문에 피곤한 거 아냐?"
"무슨 말씀을, 요즘 외로워 죽겠어요. 참한 여자 어디 없나 몰라. 참, 이번에 따랑이 구룡에서 연다는 파티에는 참석하실 건가요?"
샤르 도네를 잔에 따르던 호석이 때맞춰 옆을 스쳐지나가는 샤오유에 부인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올해 마흔 다섯이 되는 부인은 스물 셋의 나이에 팔심 줄에 접어드는 회장의 후처로 들어앉았는데, 결혼을 한지 삼년 만에 회장이 의문의 죽음을 맞자 유산의 팔할이 그녀에게 상속되었다. 아마추어 디자이너였던 그녀는 곧바로 의류 산업과 요식업에 유산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아아, 물론 참석은 해야겠지. 영 내키지는 않지만."
사업은 대박이 났다. 샤오유에는 단숨에 홍콩 탑 10의 떠오르는 사업가 리스트에 이름이 올랐다.
조금 있으면 망할 텐데.
이 바닥에서는 저주에 가까운 확측이 시기를 담고 돌았다.
회장의 후처로 들어간 걸 단순한 운빨로 치기엔 무리가 있는데 말이지-.
호석은 늘 알이 굵은 보석들을 몸에 두르고 샤오유에 부인의 험담을 하던 사교계 인사들을 속으로 비웃곤 했다.
사업을 시작하고 20년간 단 한번도 미끄러진 적이 없다는 건 단순한 운이 아니다. 여우도 저런 여우가 또 있을까.
너털웃음을 터트린 호석이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들어올렸다.
"조만간 개화각에 한번 놀러오세요. 사적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어머, 그러고 보니 제이의 가게에 방문한 것도 꽤 오래되었네. 다음에 친구와 함께 들릴게.
제이와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은 숙녀분을 알거든."
"저야 영광이죠."
흘러내린 앞머리를 손바닥으로 쓸어넘긴 호석이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부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슬슬 석진이 부탁한 일이나 마무리 지으러 가 볼까나-.
양쪽 뺨에 한번씩 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추는 키스는 바이바이를 뜻했다. 장미향이 감도는 샤오유에의 짙은 향수 냄새가 코 끝에 맴돌았다.
능호(能狐)아니랄까봐. 잔을 흔들어 와인의 잔향을 음미하는 호석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다음에 봐, 제이."
"만나서 즐거웠어요, 레이디. 개화각에 찾아오시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
호석이 마카오에서 운영하는 도화관은 개장 전 삼십분이 가장 정신없는 피크 타임이었다. 목욕을 마치고 향수를 뿌린 여자들이 한껏 열심히 치장을 하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빠진 게 없나 꼼꼼하게 가게를 둘러보던 호석은 정문 앞에서 들려오는 실랑이 소리에 눈쌀을 찌푸렸다. 꼭 이렇게 초저녁부터 술을 쳐 먹고 와서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려는 새끼들이 있어요.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자, 시가에 불을 붙인 메이마오가 카운터에서 다가와 친근하게 호석의 팔짱을 끼었다.
"안녕, 보스. 밖이 소란스러워서 기분이 언짢은 거죠?"
"개장은 여덟시부터라고 분명히 써붙였을 텐데, 무식한 삼합회 새끼들."
"삼합회는 아니구요, 랑랑 밑에서 일하는 건달 놈인데 항상 날 지목하지 못해서 열을 받을대로 받았다나 뭐라나."
후우, 붉은 립스틱이 완벽하게 칠해진 입술 새로 연기를 뿜던 메이마오가 귀찮다는 듯 덧붙이는 말에는 약간의 우쭐거림이 묻어 있었다. 가슴이 깊게 팬 미니 블랙드레스와 어깨선을 웃도는 우아한 단발머리가 무척이나 우아했다. 호석은 뻔하다는 표정으로 눈알을 한바퀴 크게 돌렸다. 하긴, 메이마오가 우리 가게 매출의 4할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 감탄사를 기대하는 듯 호석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 메이마오의 시선에 호석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하여간, 여자란.
"랑랑과는 아직 비즈니스 중이니 심기를 거스르면 곤란하지. 적당히 달래주다 취하면 보내."
"보스, 지금 나보고 저 개자식을 손님으로 받으라고?"
"미안해, 메이마오. 오늘만 조금 수고해줘."
"장난해요? 만날 때마다 섹스하자고 조르는 슈가한테도 몸을 안 내줬는데 랑랑의 졸개 따위랑 떡을 치라고? 사양할게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메이마오가 호석을 밀며 허리에 감긴 손을 떼어냈다.
신경질적으로 팔짱을 끼고 자기를 노려보는 시선에 호석이 곤란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누가 옷까지 벗으라고 했어? 그냥 대충 술만 따라주고 적당히 놀아주다가 보내라는 뜻이었지."
"그래도 싫어요. 자존심 상해."
치익, 무언가가 타는 냄새와 함께 목재 데스크 위로 연기가 검게 올라왔다. 하얀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가락 사이에 끼워져 있던 시가가 데스크 위에 나뒹굴고 있었다.
씨발, 한국말로 욕을 뱉은 호석이 빠르게 젖은 물수건을 시가 위로 덮었다.
이거 빌어먹을 마호가니인데. 입을 앙다문 턱에 힘이 들어갔다.
"뭐하는 짓이야."
"난 분명 안한다고 했어요."
"이번 한번만 대충 받아주면 앞으로 다시는 너랑 엮이는 일 없도록 할게. 약속해."
"싫다고요, 제이!"
목소리가 높아지자 여자들이 복도 쪽을 향해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다. 한숨을 길게 내쉰 호석이 잔뜩 신경질을 내는 메이마오를 능숙하게 끌어안았다.
"이거 놔요, 보스! 항상 이런 식으로 능구렁이 같이- ,"
"너 오늘밤에 시간 비지? 쉐라톤 워커힐 호텔 디럭스룸으로 하룻밤 예약해뒀는데, 내가 선물해준 속옷은 입고 왔어?"
호석이 귀에 입술을 가까이 가져다 대자 열을 내던 그녀가 그대로 얼어붙었다. 귀는 메이마오의 가장 예민한 성감대였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호석은 그렇지 않아도 녹아내리기 직전의 메이마오를 끌어안고 장난스럽게 바람까지 후, 불어대는 것이었다.
네가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는, 호석 특유의 능글맞은 심보였다. 떼를 써서라도, 마음을 녹여서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고 말겠다는 일종의 치밀함.
메이마오의 표정이 풀리는 걸 보니 효과는 확실했다.
"나 이번 일 틀어지면 다다음주까지 마카오에 못 내려올 것 같은데-. 안 섭섭해?"
"..."
"작은 선물도 하나 준비해뒀는데, 우리 아가씨한테 어울릴 만한 걸로."
"...못됐어요, 제이."
얼굴이 새빨개진 메이마오가 호석의 어깨에 얼굴을 묻자, 호석이 고개를 틀고 그녀의 뺨에 부드럽게 입을 맞췄다.
착하지, 메이메이.
이름을 줄인 별칭을 부르자 그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호석을 장난스럽게 흘겼다.
"딱 한번만이에요. 저 인간 다시 찾아오면 그때는 국물도 없을 줄 알아요."
"고마워, 예쁜아."
메이마오가 몸을 떼고 돌아서자마자 으레 그렇듯 짙은 영업용 미소를 짓고 있던 호석이 금세 표정을 굳혔다.
문틈을 타고 새어들어오는 상스러운 욕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카운터에 느긋하게 기대는 순간,
콰앙!
대문이 시끄럽게 열리는 소리와 함께 진주 발이 찰그락 소리를 내며 걷혔다.
+)사담
안녕하새오 느와르몬스터에오
독자님들 이 책임감 없는 작가 마음껏 욕해주세오ㅜ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올해 대학 새내기라 삼월을 정신없이 보내고 정신을 차려보니 미췬 인티를 근 한달간 들어오질 모태써오
자주 들어오지는 못하겠지만 똥손 끙차끙차해서 꾸준히 연재할게오☞☜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ㅜ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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