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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야. 미안해. 

 

 

 

경수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한 지 어느새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우리가 사귀었던 5년이라는 길고도, 길었던 시간은 헤어지잔 말 하나로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참, 쉬웠다. 같이 지낸 5년이란 시간이 무색할만큼 우리의 이별은 너무나도 쉽게 끝났다.  

 

 

 

 

 

 

 

 

 

 

 

평소와 다를 거 없는 날이었다. 평범한 외출복을 차려입고, 평소와 다를 거 없이 집을 나선 길이었다. 매일의 일상처럼 반복되는 만남이었고, 지루할만큼 판에박힌 데이트였다. 그래도 즐거웠다. 여느 커플들과 다름없이 손을 잡고,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가끔은 새로운 일탈이 그리워지기도 했지만, 아직은 괜찮았었다. 새로움에 대한 갈망보다는 경수가 더 좋았으니까. 내 연인이 더 소중했으니까.  

 

 

 

 

"왔어?" 

 

 

"응, 춥다. 많이 기다렸어?." 

 

 

 

 

아니, 방금왔어. 쌀쌀해진 날씨에 차갑게 식어버린 손을 하고서도 내가 걱정할까봐 거짓말을 하는 경수였다. 괜히 춥다며 호들갑을 떨며 경수의 팔에 팔짱을 끼고선 눈에보이는 카페에 들어섰다. 카페모카 한잔이랑,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항상 주문하던 메뉴를 말하고선 한적한 카페안에 자리를 잡았다. 주말이 아니여서인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카페엔 빈자리가 꽤나많았다. 잔잔히 깔리는 음악소리에 눈을 감고선 몸을 녹이고 있자, 경수가 먼저 말을 건네왔다.  

 

 

 

 

 

"백현아"  

 

 

"..응?" 

 

 

"...." 

 

 

"..경수야?" 

 

 

 

낮게 깔린 목소리로 내 이름을 한번 부른 경수가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걱정스런 마음에 손을 뻗어 경수의 차갑게 언 손을 붙잡고선 경수의 이름을 불렀다. 내 부름에도 대답이 없던 경수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울고 있었다. 경수가.  

 

 

 

 

"...백..현아." 

 

 

 

"응, 경수야.." 

 

 

 

" 미안..해..진짜..미..안하다..미안해..백현..아 "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그저 내 손만을 꽉 부여잡은 경수가 중얼거렸다. 뭐가 미안하다는 건지 나는 몰랐다. 그저 경수의 손을 꽉 잡아주고선 괜찮아.괜찮아 하고 위로해줄 뿐이였다. 몇 분이나 지났을까. 이제서야 감정이 추스러진건지, 빨갛게 충혈된 눈을 한 경수가 고개를 들었다. 가만히 기다렸다. 경수의 입술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다. 재촉하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경수의 손을 쓰다듬었다.  

 

 


"..백현아" 

 

 

"응, 경수야. " 

 

 

 

"..나, 나..결혼해..백현아" 

 

 

 

 

 

경수가 꽉 붙잡고 있던 내 손을 조심스럽게 밀어내면서 말했다. 순간 멍해졌다. 결혼이라니. 도경수가. 말이 되지 않았다. 도경수는 나와 같은 성적취향을 가지고 있었다. 상대가 남자가 아니면 안되는 그런 취향. 경수가 장난을 치나 싶어 핸드폰을 들어 날짜를 봤다. 4월 1일이 아니였다. 만우절이 아닌데.. 벗어놓은 코트를 들고선 자리에서 일어섰다. 눈물이 나올 거 같아 입술을 꾹 깨물었다. 

 

 

 

" 백현아." 

 

 

 

"..나..집에 급한..일이 생겨서.. 미안, 먼저갈게." 

 

 

 

 

나를 붙잡는 경수를 뒤로하고선 카페를 빠져나왔다. 복잡하게 엉켜진 머릿속을 정리하고 싶었다. 5년간 사귀었던 연인이 하루만에, 결혼을 한다고 한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같이 웃고, 잠을 자고 평범하지만 행복했던 일상을 즐겼던 내 연인이. 이별을 통보하기위해 눈물을 보였다. 5년간 한번도 보여준 적 없던 눈물을, 나에게 이별을 말하려는 준비로. 도경수는 언제부터 나와의 헤어짐을 기약하고 있었던 걸까. 내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경수는 어떤 느낌이였을까.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날 보고 미안함을 느꼈을까. 아니면 비웃었을까. 알 수 없었다. 난잡하게 섞여들어간 생각들이 거미줄을 치고 엉켜들어갔다. 목적지 없이 걷던 걸음을 멈추고선 뒤돌아 다시 카페로 발을 옮겼다. 차가운 바람이 몸을 차갑게 얼렸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듣고 싶었다. 도경수에게. 

 

 

 

딸랑- 

 

 

 

도경수는 아까 그자리에 그대로 앉아있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별아닌 이별의 말을 통보한 건 자신이면서 경수의 표정은 자신이 이별을 당한 사람같은, 나보다 더 괴로운 표정을 짓고있었다.  

 

 

 

 

"도경수." 

 

 

"..현아.." 

 

 

"재밌었어? 아무것도 모르고 너한테 매일 사랑한다고 말하는 날 보면서 재밌었겠다.응? 너는 혼자..이별 준비하고..결혼 준비하고.. 그래서 그동안 바빴던거야? 너한테 나는 5년동안 뭐였어?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세컨드? 아니면 남자 아니면 발기되지도 않는 네 성적욕구를 달래기 위한 도구였어? 어떻게..어떻게..결혼을..어제까지만 해도 사랑한다고 했잖아!!! " 

 

 



장소가 카페 안 이라는 것도 잊고 경수한테 소리질렀다. 눈물 섞인 목소리가 듣기 싫게 갈라져 나왔지만, 멈추지 않았다. 도경수는 발악하는 날 껴안았다. 어제처럼. 따뜻한 품안으로 날 껴안고선 토닥였다. 두 손으로 밀어냈지만 이미 빠져버린 기운탓에 소용은 없었다. 경수는 밀리지 않고 날 더 세게 껴안아왔다. 여전히 따뜻하고, 평소와 다를 거 없는 경수의 향기에 더 눈물이 복받쳐왔다. 끅끅 대는 내 목소리가 듣기싫어 입술을 꽉 깨물었지만, 소리가 새어나왔다. 경수는 말없이 날 토닥였다. 그리고. 몇분이나 지났을까. 눈물이 점점 사그라들고, 흥분됐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천천히 경수를 밀어냈다.  

 

 

 

"백현아." 

 

 

"알았어. 경수야. 헤어지자, 헤어져줄게." 

 

 

"...미안하다" 

 

 

 

도경수는 끝까지 날 붙잡지 않았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는 경수를 두고선 절망스런 마음으로 카페 밖을 나섰다. 밖에선 어느새 소나기가 내리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소나기 탓에 눈물이 섞여 내가 우는건지 비가 내리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뒤로 꼬박 3일을 앓아누웠다. 3일 전의 비는 소나기가 아니였는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난 신문에서 도경수를 봤다. 결혼식을 올리는 도경수와 , 그 옆의 신부가 팔짱을 끼고 주례를 듣고 있는 사진. 신부는 예뻤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진 속 도경수는 울고 있었다.  

 

 

 

 

 

 

 

 

 

 

 

 

 

경수 번외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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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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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ㅠㅠㅠㅠㅠ왜때무네 경수 번외편이 보이지 않아ㅕㅠㅠㅠㅠㅠㅠㅠㅠ 보여쥬어욯퓨ㅠ 어어엉ㅇ
12년 전
대표 사진
For you
엌ㅋㅋㅋ댓글이달리다니ㅠㅠㅠㅋㅋㅋㅋㅋ읽어주셔서감사합니다! 수험생이라수능끝나고이제야왔네욬ㅋㅋㅋ곧올게요!!!♥
12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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