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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묻으러."

"응."

 

 

 

 

 

 

 

 

 

 

"여기 쯤 이면 될까?"

"음, 더 안 쪽으로 가자."

"흠, 너무 안쪽이면 찾기 힘들 것 같은데…."

"내가 기억할게. 나 믿어, 탄소야."

"진짜다, 까먹기만 해봐."

"진짜. 진짜 안 잊어버릴게."

 

 

 

 

 

 

 

 

 

 

 

 

 

 

둘은 운동장 깊숙한 곳으로 향해 들고온 작은 삽으로 땅을 살살 파내기 시작했다.

황토색 이였던 흙이 점점 어두운 색을 내고 있었다.

삽 머리가 거의 들어갈 만큼의 깊이로 팠을 때쯤, 석진의 삽질이 뚝- 멈추었다.

그를 발견한 탄소도 따라 흙을 파던 손을 멈추었다.

옆에 고이 두었던 종이 상자를 두 손으로 들어올린 석진이 파 놓은 구덩이 속으로 조심스럽게 집어넣었다.

흙에 덮힐까 위태하게 놓여있는 상자 위로 둘은 어두워진 흙을 다시 꾹꾹 눌러담기 시작했다.

이제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한 것을 실감한 탄소의 손짓이 점점 느려졌다.

 

 

 

 

 

 

 

 

"…석진아."

"응."

"이 흙, 다 덮으면…"

"…"

"…"

"우리,"

"헤어져야 해."

"평생 헤어지는 거 아니야."

"…못 보잖아."

"편지로 연락 할 거잖아. 나중에 커서 볼 거잖아."

"그래도……."

"결혼하자고, 말 했잖아. 탄소야."

"…"

"거짓말 같아?"

"…"

 

 

 

 

 

 

탄소의 눈에서 물방울이 툭, 툭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아랫 땅이 축축히 젖고 있었다.

급기야 얼굴을 양 손으로 가리고 서럽게 우는 탄소의 어깨를 석진이 감싸 안았다.

그 커다란 품으로, 그녀를 안았다.

분명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는데….

 

 

눈물이 그칠 줄 모르는 그녀를 계속 안고 있는 수 밖엔 없었다.

눈물을 멈추는 방법은, 빨리 사라지거나, 가지 않거나.

 

둘 다 할 수 없었다.

그녀를 두고 떠나는 것도,

그녀를 위해 이 곳에 남는 것도….

 

 

 

 

 

 



 

 

탄소야, 빨리 돌아올게. 진짜, 빨리 돌아올게.

 

 

 

 

 

 

 



 

그가 떠나는 모습은 보이기 싫었는지, 그녀를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아직까지도 멈추지 않은 눈물이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탄소와 눈높이를 맞춰 무릎을 굽힌 석진이 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쓸어닦았다.

날씨가 살짝 쌀쌀했다. 바람이 불어 그의 앞머리가 살짝이 휘날렸다.

그녀의 머리도, 그와 다르지 않게 옆쪽으로 휘날려 머리가 엉켜버렸다.

그녀의 양쪽 볼을 잡고 그가 입을 떼어냈다.

 

 

 

 

 

 

 

 

"뚝."

"…흐,"

"울지말고, 잘 들어."

"…흡,흐…."

"금방 올게."

"…"

"연락은, 내가 먼저 할게."

"…흐윽,"

"얼마 안 걸릴거야. 진짜, 진짜로."

"…"

"다른 남자 만나지 말고,"

"…흡,흑,흐읍…"

"나 기다려. 김탄소."

"흐…가지마…."

"…그건 안 돼, 탄소야…."

"가지말라구…."

"… 잘 있어, 아프지 말고."

"흐,흡, 가지말라고, 흐윽, 흐…"

 

 

 

 

 

 

 

 

뒤도 돌지 않고 매정하게 돌아선 그의 눈가가 비 오기 전 처럼 눅눅해졌다.

하늘이 무너질듯이 우는 탄소의 목소리가 그의 가슴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내가, 우리 탄소만 생각하면서 나을게. 꼭 나아서 돌아올게, 탄소야.

 

 

 

 

 

 

 

 

 

 

 

 

 

 

 

 

 

1974년 3월 30일 김탄소.

 

 

석진아, 너가 떠난 지 일주일이 훨씬 지났어.

너의 편지가 곧 도착할 거라 생각하고,

미리미리 편지 써 놓으려고.

 

석진아.

보고싶어서 미칠 것 같아.

사실 아무것도 손에 안 잡혀.

너도 그렇지?

그랬으면 좋겠다.

네 편지도, 얼른 왔으면 좋겠다

니가 어디에 사는지, 뭘 하는지 정말 궁금해.

 

 

 

 

 

 

 

 

 

 

 

1974년 4월 15일 김탄소.

 

 

석진아,

네 편지가 분실 된 걸까?

왜 한 달이 지나가는데 너의 편지가 도착하질 않는걸까?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고 싶어.

네가 쓴 편지가 사라졌다는 건 믿고 싶지 않거든.

 

음, 석진아.

아직도 많이 많이 보고싶지만,

조금 적응이 된 것 같기도 해.

어차피 넌 나랑 결혼 할 거라고 했잖아.

우리 영원히 함께 할 거니까.

이젠 별로 슬프지 않아.

 

 

 

 

 

 

 

 

 

1974년 5월 30일 김탄소.

 

석진아, 이젠 편지가 올 때도 됐는데….

올 기미가 보이질 않네.

아무래도 분실 됐나봐.

난 언제쯤 써 놓은 편지들을 너에게 보낼까….

얼른 잃어버린 편지를 알아차리고

다시 나에게 편지를 줬으면 좋겠다.

 

보고싶어 석진아, 너무 보고싶어.

 

 

 

 

 

 

 

 

 

 

1974년 9월 23일 김탄소.

 

사실 네 편지 기다리는 거, 조금 지치는 것 같아 석진아.

그래도 괜찮아. 석진이 네 머릿속에 나만 남아있다면.

 

요즘, 나 좋다고 따라다니는 남자애가 생겼어.

석진이 너 생각나서 단호하게 뿌리쳤는데,

한 번만 만나달라며 징징대더라.

 

내가 이런 여자다, 석진아.

얼른 돌아와. 어디 있는거야…?

 

이렇게 써 봤자 넌 보지도 못하겠지만….

 

 

 

 

 

 

 

 

 

 

 

1975년 6월 23일 김탄소.

 

석진아, 대학 입학하고 처음 쓰는 편지야.

넌 군대에 가 있을까?

난 요즘 재밌는 일이 많아.

저번에 말했던, 그 남자애랑 만나게 됐거든.

서운해 하진 마….

그래도 석진이 넌 내 마음 속에 항상 있으니까.

얼른 편지 줘. 석진아.

 

 

 

 

 

 

 

 

 

1978년 12월 4일 김탄소.

 

 

네 생일이야, 석진아.

어디있어?

우리 헤어진지 5년이나 지났네.

이제 미련을 버려야 하는 걸까?

우리, 이제 어른이야.

만나야지…. 어디있어?

 

제발, 내 눈 앞에 나타나줘, 석진아…제발….

 

 

 

 

 

 

 

 

 

 

 

1980년 4월 27일 김탄소.

 

석진아.

이제, 마지막 인 것 같아.

네 편지가 올까 이사도 가지 않았고,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우체통을 확인했지만…

 

석진아,

나 결혼해.

그, 편지에 쓴 그 남자와 결혼해.

 

예전 좋은 추억 만들어줘서 고마워.

결혼은… 같이 못해줘서 미안해.

 

마지막 안녕.

 

 

 

 

 

 

 

 

 

 

 

 

 

 

 

 

----------------------------------------------

 

 

안녕하세요, 필연과너 입니다. 오랜만이에요.

글 기다리신 분들이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기다려주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분량이 적당한 지 잘 모르겠네요.

짧은건지, 적당한건지…

사실 제가 느끼기엔 조금 작은 것 같네요.

 

일주일의 마지막을 제 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피드백은 다음 편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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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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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우ㅜ어우우 기다리고 있었어요ㅠㅠㅠㅠ 아 이러면 우리 섣진이는 어떻게 도나ㅡㄴ 건가여ㅠㅠㅠㅠㅠㅠ아아우우우ㅠㅠㅠㅠㅠ슬프게 가지마녀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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