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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타시노 태이루군와 혼-또니 카.와.이.데.스.♥
맑다. 가을날의 하늘은 아주 더럽게도 맑고도 높다. 그 허공을 쳐다보고 있자면 찬바람이 옷 틈 사이사이로 스며들어오니 절로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으, 추워. 걸음을 멈춰서 바르르- 몸을 한번 떨고 다시 학교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다른 평범한 학생들에 섞여 각자의 교실로 찾아들어가면 2학년 8반 팻말이 달린 문 앞에는 그가 혼자 서있다. 동그란 문손잡이를 부드럽게 쥐어잡아 손목에 힘을 주어 돌리면 달칵거리는 소리와 함께 교실 앞 문이 열린다. 그가 한발 한발 교실안으로 들어가면 그의 인기척을 느낀 다른 학생들이 저마다 떠드는 것들을 멈추고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다른사람들의 시선따위는 신경쓰이지 않는 듯 걸음을 크게 하며 가방끈을 양 손으로 꼬옥 쥐고 제 자리를 찾아가는 그이다. 그때 매일같이 들어오는 반 친구의 첫 인삿말이 들려온다."오덕 왔냐.""아, 그렇다능..흐흫."새하얀 치아를 보이며 흐흫-하고 웃어보이는 그가 큰 덩치를 쭈그러뜨리며 한손으로는 뒷통수를 긁적이고 대답을 한다. 말아올려진 입꼬리에 밀린 볼살이 통통하였고 딱 맞게 입은 와이셔츠의 팔뚝부분은 빌 틈없이 꽉 차있다. 역시 시선을 아래 쪽으로 내려도 그의 튼실한 허벅지는 바지를 팽팽하게 했다. 제법 큰 덩치와는 안 맞게 종종 작은 걸음으로 자리에 간 그는 익숙하게 가방을 책상 위로 올려놓고 지익 지퍼를 열었다. 한 손을 가방안으로 넣어 주섬주섬 필통과 책들을 꺼낸 뒤에야 가방을 책상 옆에 걸어놓은 그는 만족한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가 꺼낸 필통에는 만화캐릭터들의 얼굴 스티커가 정갈하게 붙여져있으며 책은 그들이 그려져있는 만화책이다. 또한 그것들이 놓여져있는 책상에도 만화캐릭터들의 그림이 잔뜩 그려져있었다. 옆에는 작게 미쿠쨩. 이라고도 쓰여있다. 흐뭇하게 그것들을 바라보는 그의 교복 왼쪽 가슴에는 표 지훈. 이름 석자가 또박또박 박혀있었다.표지훈, 그는 만화 오덕이다. 아니, 그의 옆구리에 퉁퉁하게 자리잡아 있는 살들만 없었다면 오덕의 선에서 멈췄을꺼다. 요샌 반 친구들이 그를 보고는 씹덕후란다. 아랑곳 안하고 지훈은 만화책을 읽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한낱 종잇장에 그려져있는 미쿠쨩이지만 저를 보고 해맑게 웃어주는 몇 안되는 존재이기에 쉽게 놓을 수 없는 것 인건지 그는 항상 반친구들에게서 받은 상처들을 만화책을 통해 힐링한다. 오늘도 어김없이 반 친구들이 자신을 놀리는 소리를 들어가며 꿋꿋이 만화책을 읽는 지훈이다. 하지만 그도 가끔 이해가 안되고 화가 나는 때도 있다.내가 덕후인게 뭐 어때서? 너네들은 아이돌 빨잖아!화가 나도 지훈은 그저 속으로밖에 소리치지 못하는 굉장히 소심한 사람이다."지훈. 새로 나온 원피스 읽었어?""당연한걸. 유권군은?""나 역시 당연하다-랄까."지훈에게도 친구는 있다. 친구란게 같은 관심사를 가지며 서로서로 친해지는 것이 아닌가. 역시 지훈의 친구도 만화덕후이다. 얄쌍한 눈매며 오똑한 코를 가진 그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학생이지만 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만화 원피스의 덕후이다. 아직도 그는 장래희망란에 '해적왕.' 이라고 적어넣는다. 아마 담임선생님들도 포기한 듯 싶다. 지훈의 옆반인 유권은 매 쉬는시간마다 원피스 만화책 한권을 옆구리에 끼고는 지훈의 반으로 찾아온다. 그들이 나누는 대화라고 다른아이들과 특별히 다를 것들이 없다.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 얘기하고 요즘 드는 고민을 토로하고 뭐, 그 중심이 되는 주제가 만화라는 것만 빼면? 지극히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이 만화책을 같이 펼쳐보며 히히덕 거리고 있을 때 주변친구들의 반응은 다들 제각각이다. 안쓰럽게 쳐다보는 이들도 있고 비웃는 이들도 있다. 지훈과 유권. 그들은 그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새로 나온 만화책을 정독해야하기 때문이다.야레야레, 저런거 다 신경쓰면 나의 미쿠쨩을 집중해서 볼 수 없잖아. 무시가 답이라는.그들의 하루하루는 같으면서도 다르게 흘러간다.
우스데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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