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나온 전중사, 김대위, 그리고...누구세여...?
중사,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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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가 보지않더라도
노래 끊김 주의
※이번 화는 전중사의 편지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이중위님에게
안녕하십니까. 전중사입니다. 우선 먼저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떠나기 전에 중위님께 아는 척 안한 거 정말 죄송했습니다. 그건 정말로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때 중위님 얼굴을 계속 봤었으면 지금 여기 와서도 중위님 얼굴이 아른거릴까봐 그랬습니다. 뭐, 안봤어도 지금 생각나 미칠 것 같지만말입니다. 그때 잠시라도 볼 걸 그랬나봅니다. 후회됩니다. 중위님은 잘 지내십니까? 잘 지내고 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잘 지낼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아미부대 대원들 다 착하시고, 저한테 잘 해주십니다. 온 지 이틀밖에 안됬는데 벌써 가고싶습니다. 그래도 여기에 잘 적응하면서 지내야되지만 돌아가고싶습니다. 돌아가서 중위님이랑 행복하게 군생활 하고 싶습니다. 자대변경하기로 결정한 게 잘한 일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차라리 군인 그만두고 중위님이랑 사귀고 결혼할 껄 그랬나봅니다. 4년. 들었을 때는 별로 안 긴 것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까 좀 많이 긴 것 같기도 합니다. 아 진짜 미칠 것 같습니다. 중위님이랑 벚꽃 구경 덜 한것도 생각나고, 카페에서 키스하다가 쫓겨난 것도 생각납니다. 저 다시 돌아가면 덜한 벚꽃구경 꼭 마저 다 합시다. 약속입니다? 저 이제 훈련하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중위님 생각하며 열심히 열심히 대위를 향해서! 안녕히 주무십시오. 사랑합니다.
2016년 4월 18일
중위님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전중사 올림
안녕하십니까. 전중사입니다. 오늘 배식메뉴 치킨너겟에 초코우유 나왔습니다. 초코우유 중위님이 제일 좋아하시는 거 아닙니까. 전에 김대위님께서 저한테 말씀해주셨습니다. 여주는 초코우유 하나면 다 된다고. 치킨너겟하니까 우리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납니다. 그때 저 진짜 깜짝놀란거 아십니까? 제 치킨너겟을 감히 들고가시다니. 그래도 너무 맛있게 드셔서 뭐라 할 말이 없었지말입니다. 중위님은 점심메뉴 무엇이었습니까? 궁금합니다. 중위님의 모든 게 궁금합니다. 저 없다고 막 대원들이 중위님께 대쉬하고 그래도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제가 처음에 중위님께 대했던 것처럼 대하십시오. 절대로 넘어가시면 안됩니다. 아, 아미부대 군의관님도 여자분이십니다. 질투하지 마십시오. 중위님이 훠얼씬 더 이쁘십니다. 아, 그러니까 중위님이 너무 보고싶어집니다. 그거 아십니까? 제 관물대에 중위님이랑 저랑 벚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뽑아서 놔뒀습니다. 그거 보고 대원들이 여동생이냐고, 소개시켜달라고 그러셔서 제가 여자친구입니다. 라고 딱 잘라말했습니다. 잘했지않습니까? 저 맨날 그 사진 보면서 힘내서 훈련하고 옵니다. 근데 아미부대가 방탄부대보다 더 빡신 것 같습니다. 방탄부대는 훈련 이렇게 많이 안했는데, 여기는 너무 많이 합니다. 더 길게 쓰고 싶은데 저 또 훈련하러 가야합니다. 오늘도 사랑합니다.
2016년 4월 23일
이중위님이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은 전중사 올림
오늘은 여주야 라고 불러보고싶은 이중위님께
오늘 체육대회했습니다. 제가 저희 부대 축구대표선수로 나갔는데 제가 골 4골 넣었지말입니다. 중위님이 있었으면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아, 그러고보니 중위님은 제가 축구하는 모습 본 적 없으시지않습니까? 저 고등학교 때 축구부 주장이었습니다. 막 서울FC 이런데서 저 스카우트 해갈려고 했는데, 제가 그런 거 다 뿌리치고 육사왔습니다. 그때 서울FC 안가고 육사온거 정말 잘 한것 같습니다. 육사 안가고 거기 갔으면 중위님 못 만났을 거 아닙니까. 제가 너무 기특합니다. 그리고 저희 부대 우승해가지고 보상으로 휴가 3일 받았습니다. 저는 그 휴가 반납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대위로 중위님 만날려면 열심히 해야합니다. 아 김대위님이랑 어제 전화했습니다. 이중위님께 전화안하고 김대위님께 했다고 너무 삐치지 마십시오. 중위님 목소리 들으면 울 것 같아서 못했습니다. 중위님께 제가 우는 모습, 아니 우는소리라도 안 들려드리고싶습니다. 김대위님께서 이중위님 맨날맨날 웃고다닌다고 그러셨습니다. 근데 겉은 웃는데 속은 우는 게 뻔히 다 보여서 너무 안쓰럽다고 그러셨습니다. 억지로 웃지마십시오. 제 생각나면 제 생각 하시고, 슬픈 일 있으시면 우십시오. 저랑 행복했었던 때가 생각나면 생각하십시오. 억지로 밀어내지 말고. 저는 야간근무하러 가야합니다. 사랑합니다.
2015년 4월 26일
축구대표선수로 나간 전중사 올림
4월의 마지막날을 이중위님께
안녕하십니까. 전중사입니다. 오늘 4월 마지막날입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됬습니다. 이중위님 못본지도 그만큼 됬다는 말이겠지요. 아, 저 파병갑니다. 전에 중위님이랑 같이 갔었던 그리스 아미부대로 갑니다. 이번에는 꽤 길게 갈 것 같습니다. 280일 정도? 거의 1년입니다. 걱정하지마십시오. 중위님께 편지는 꼬박꼬박 쓰겠습니다. 대원들이 제가 편지 쓰는 거 보고 남자가 이렇게 편지 열심히 쓰는 건 처음본다고 하셨습니다. 보통 여자친구가 편지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중위님께서 편지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위님은 어떻게 지내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의무실에서 보이는 풍경이라도 좋으니 편지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생각해보니 중위님이랑 저랑 만난지 거의 2달되었습니다. 저희가 3월달에 서로 마음을 확인했으니, 4월 30일이니 거의 2달 맞지요? 2달동안 하찮은 저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진짜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은 데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됩니다. 이만 저는 짐 싸러 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단결.
2016년 4월 30일
4월의 마지막도 역시 이중위님 생각으로 가득찬 전중사 올림
파병가서도 이중위님께 편지를
그리스 도착한지 1주일 되었습니다. 부대로 다시 돌아갈 때까지 273일 남았습니다. 오늘 근무 다 끝내고 중위님이랑 같이 갔었던 해안가에 갔습니다. 저 혼자 쪼그려 앉아서 바닷바람도 맞고, 걸어다니면서 중위님 발자국이 어딘가 있다가 묻혔겠지, 하면서 중위님 발자국도 따라가봤습니다. 중위님이랑 키스했던 자리에 앉아서 모래를 손에 한 움큼 쥐었다가 손가락 사이사이로 흘려보내기도했습니다. 옆에 사람 하나가 없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사랑하는게 이렇게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사랑하려면 누구 한 사람은 무조건 희생해야한다는거, 이제 알았습니다. 그래도 그 희생자가 중위님이 아니라 저인게 너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쓰고 있을 뿐입니다. 오늘따라 너무 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너무 사랑합니다. 얼굴을 안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사그라든다던데 사그라들기는 개뿔 산소 먹은 불꽃처럼 더 활활 타오릅니다. 얼굴 안보니까 보고싶고, 손 잡고싶고, 안고싶고, 키스하고싶습니다. 저희 부대에 박지민 상사님이라고 계시는데 그분이랑 짱친 먹었습니다. 제가 너무 축쳐져 있으니까 뭔일 있냐며 그래서 여자친구가 너무 보고싶습니다.. 라고 하니까 자기 연애경험 많다고 상담해주겠다고 하셔서 상담받았습니다. 상담내용은 나중에 알려드리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제 꿈 꾸십시오.
2016년 5월 7일
연애상담받은 전중사 올림
상사 남친 둔 이중위님께
편지 안 쓴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오랜만에 펜을 들어봅니다. 요새 너무 해야할 일이 많고, 사건사고들이 많아서 편지를 쓸 시간이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근데 중위님 들으셨을 때 엄청 기뻐할만 할 거있습니다. 오늘 저 1단계 진급했습니다. 제가 엄청난 건수를 잡아서 그걸 완전 잘 해결해냈지말입니다. 그래서 중사에서 상사로 진급했습니다. 아미부대로 온지 2달 만에 한 단계 진급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진급하면 대위까지 진짜 금방일 것 같습니다. 저 진급해서 오늘 김대위님이랑, 중위님이랑 고기 구워먹었던 곳에서 술파티했습니다. 걱정마십시오. 저 술 많이 안 마셨습니다. 대원들이 저한테 물어봅니다. 여자친구 직업이 뭐냐고. 교사? 회사원? 아님 공무원? 이렇게 물어봐서 저 진짜 자랑스럽게 군의관입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니까 대원들이 우오오 거렸습니다. 제 여친이 저 처럼 나라를 위해 일하는 군인이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웠습니다. 중위님도 제가 군인인게 중위님의 약점이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아니길 빕니다. 그럴려면 제가 중위님께 더 잘해야겠지요. 여기서는 중위님께 잘 해드릴 수 있는 방법은 편지 꼬박꼬박 쓰는 거랑 진급 빨리 하는거 그거 두개 뿐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2016년 6월 4일
이제 중사 아닌 전상사 올림
아파도 이중위님께
저 오늘 아팠습니다. 진짜 심하게 아팠습니다. 한국에서 저 토닥토닥해주시고 호 불어주십시오. 같이 가신 여자 군의관님이 저 진찰해주셨습니다. 제 배도 까서 청진기 갖다대셨습니다. 질투나지 않으십니까? 저 같으면 질투날 것 같은데. 쨌든 아파도 중위님 생각나서 중위님께 편지씁니다. 그러니까 그때 생각납니다. 전에 중위님 엄청 아프셨을 때 있었지않습니까. 휴가때였는데. 저랑 술 마시고 중위님 집 데려다드리고 룰루랄라 하면서 제 집 들어가서 자고. 그 다음날 중위님 집 갔는데 벨을 아무리 눌러도 중위님이 대답이 없으신겁니다.
"중위님!!!! 이중위님!!! 안에 안계십니까?"
저 진짜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벨을 너무 많이 누르고 소리도 너무 크게 질러서 옆집 분이 저복보고 뭐라하셨습니다. 그 분께 사과드리고 비밀번호를 생각하려고했습니다. 전에 중위님 집에 놀러갔을때 얼핏 본 것 같아서 그걸 쳤습니다. 0309였을겁니다. 제 생일 아니라서 찾아봤더니 뭐 탄빵소년단 슈가? 생일이었습니다. 쨌든 그래서 비밀번호 누르고 중위님 집에 딱 들어갔는데 냄새가 너무 안 좋은겁니다. 진짜 뭔일이 있는 것 같아서 중위님 방에 딱 들어갔더니 커튼은 다 쳐져있고, 이불은 머리끝까지 다 올려져있고. 신음소리는 계속 들리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일단 이불부터 내렸습니다. 그러니 중위님 머리가 땀에 푹 젖어서... 얼굴도 입술도 허옇게 변해가지고. 사람이 온 걸 알았는지 안 떨어지는 입 억지로 떼서 뭐라 말하시는데 그거 듣고 진짜 저 울었습니다.
"ㅈ...정국아...전중사...."
중위님은 그 말 하시고 다시 잠드셨습니다. 주무시는 동안 중위님 침대 옆에 쪼그려앉아서 손 잡아드리고, 수건 찬 물에 젹셔서 중위님 이마에 올려드리고. 그런 병간호 처음 해봤습니다. 중위님 열이 좀 떨어지니까 중위님 침대에 올라가서 같이 잤습니다. 중위님 꼭 안아드리면서.그때 결심했습니다. 이 여자는 내가 지켜야겠구나. 다시는 아프게 만들지 말아야겠다. 괜히 나때문에 이렇게 아픈 것 같아서. 중위님은 모르실겁니다. 중위님 깨시기 전에 제 집에 돌아갔습니다. 아, 이거까지 비밀로 할려고 그랬는데. 사실 중위님 입술도장 한 번 찍었습니다. 아이 부끄러워. 아프니까 별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마음으로는 중위님이 비행기타고 와서 저 간호해주길 비는데 그럴 가능성 0%이니까. 내일 꼭 건강하게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 중위님도 아프지마십시오. 사랑합니다.
2016년 7월 1일
오랜만에 추억에 빠진 전상사 올림
계절이 바뀌니 이중위님 생각
한국은 지금 한여름이겠지요? 그리스는 맨날맨날 햇빛이 쨍쨍해서 계절의 변화를 잘 못 느끼겠습니다.오늘만큼은 중위님의 얘기를 들어보고싶었지만 그럴수가 없으니 너무 아쉽습니다. 제가 너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저 이제 224일 남았습니다. 아직 많이 남았지만 56일이나 지났지말입니다. 오늘은 메디큐브에서 청소했습니다. 아 또 메디큐브하니까 우리 거기서 뽀뽀했던 거 생각납니다. 짜증나게 왜 제가 가는 모든 곳에는 중위님과의 추억이 담겨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딜 가던 중위님이랑 했던 것들이 생각나고, 생각나면 또 보고싶어지고. 중위님도 제발 파병오십시오. 보고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저만 미치도록 중위님 보고싶어하는게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중위님도 저 보고싶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편지에 쓸 거는 많은데 쓰지를 못하겠습니다. 그래서 맨날 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얘기만 합니다. 키스하고싶습니다. 중위님이랑 키스하면 뭔가 묘한게 있습니다. 아, 다른 여자랑 키스한 적 없습니다. 진짜입니다. 중위님이랑 키스하면 뭔가 진하고 울렁거리는게 저한테 느껴집니다. 중위님의 마음이 결코 얕은 게 아니구나 라는 걸 알게해줍니다. 지금도 얕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대위까지 진급하고 중위님을 딱 보고 키스했을때, 그때도 그 진한울렁임이 저한테 전해지길바랍니다. 사랑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2016년 7월 28일
중위님과 키스하고 싶은 전상사 올림
진짜로 오랜만에 이중위님께
제가 너무 늦게 온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무려 세달이나 지나서 편지를 씁니다. 못난 저를 부디 용서하여주십시오. 많이 바빴습니다. 좀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많이 있었는데 중위님께서 걱정하실 것 같아서 말 못해드리겠습니다. 제가 그 상황에서 엄청나게 좋은 성적을 거둬서 제가! 이 전정국이! 또! 진급을 했지말입니다. 이제 전원사라고 불러주십시오. 생각보다 엄청 빨리빨리 진급합니다. 원사에서 준위로 진급이 시간이 엄청 오래걸린다고 하니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열심히 하겠습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진급을 했으니 진급파티를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또 그 자리에서 술파티했습니다. 이번에는 진실게임했습니다. 어... 이거 들으시면 엄청 질투하실텐데... 그 여자 군의관님도 진실게임에 참여했는데...어... 좋아하는 사람이 저랍니다. 그래서 대원들 다 벙쪄서 입 계속 벌리고계셨습니다. 여자 군의관님 성함이 성지연준위님이신데 그니까 성준위님께서는 제가 여자친구 있는 줄 모르고 말하셨던 겁니다. 성준위님이 다들 표정이 왜 그러시냐고 물으시니까 제가 진짜 단호한 목소리로 '죄송하지만, 저 여자친구 있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근데 성준위가 눈치가 없는건지 띠리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저보고 '헤어지고 저랑 만납시다.'라고 하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완전 차갑게 '제 여친 성준위보다 상급자입니다. 물론 저보다 상급자입니다. 그리고 성준위보다 더 오래보고, 더 사랑했습니다. 저 그사람이랑 결혼할겁니다. 그러니 멀쩡하게 잘 사랑하고있는 커플 깨지 말고 다른사람이나 찾으십시오. 이번에는 실패하신 것 같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저 잘했지않습니까? 이러니까 중위님이랑 결혼하고 싶어집니다. 꿈에서라도 결혼해야겠습니다. 잘 주무십시오.
2016년 11월 7일
가을이 되니 옆구리가 시린 전원사 올림
여주야
처음에 딱 보고 기분나빠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진짜 여주라고 불러보고싶습니다. 오늘은 연하남이 되어보고싶습니다. 사실 저 오늘 엄청난 실수한 것 같습니다. 한것같은게 아니라 했습니다. 제 기준으로는 옳고 바른거였는데 그게 아니었나봅니다. 제가 틀린거였나봅니다. 처음으로 군인을 한게 후회되는 날이었습니다. 앙탈부리고싶고, 떼 쓰고싶은데. 제 옆에는 그럴 사람이없습니다. 그래서 읽지않을지도 모르는 이중위님께 이렇게 떼씁니다. 제 옆에 있어주십시오. 떠나지 마십시오. 전에 중위님께서 울며 말씀하셨지않으십니까. 약속해달라고, 곁에서 안 떠나겠다고. 제가 제 옆에 꼭 붙어있으라고 하면 안 떠나실겁니까? 중위님의 존재가 희미해져갑니다. 안본지 거의 8달이 지났으니. 확인하고싶어집니다. 중위님이 절 아직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매일 밤 중위님 생각에 눈물을 안 흘릴려고 해도 흘립니다. 밤에 몰래 밖에 나와서 중위님과 사랑을 확인했던 바닷가를 맨날 걷습니다. 그러면 많이는 아니더라도 아주 약간 중위님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라도 안하면 제구 못살것 같아서. 남자가 왜 이러냐, 뭐 이런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근데 저는 중위님 없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2016년 11월 31일
전원사 올림
크리스마스에 이중위님께
중위님 오늘 크리스마스입니다.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뭐 큰거 한거는 아닙니다. 크리스마스는 그냥 예수님 탄생일일 뿐입니다. 근데 커플들이 팔짱을 끼고 거리를 활보합니다. 진짜 꼴보기 싫습니다. 올해는 진짜 중위님과 크리스마스 같이 보내고 싶었는데 저는 저 멀리 그리스에 있고.. 하 참.. 크리스마스에 중위님이랑 같이 못보내니까 방탄부대로 다시 돌아갔을 때 뭐 할지 미리 생각해야겠습니다. 음 우선 12월 25일 하루종일 중위님이랑 같이 있고싶습니다. 새벽 12시부터 밤 11시 59분까지. 밖에 안나가고 집에만 있어도 중위님과 같이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제 품에 안겨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뽀뽀도 한 번 하고. 음... 맛집투어도 합시다! 얼굴책에 맛집들 엄청 많이 올라와있지않습니까. 거기 갑시다. 그리고 노래방도 갑시다. 전에 노래방 가자고 그랬는데 노래 못한다면서 못갔지않습니까. 저만 노래부르고... 힝... 저도 중위님 노래부르는거 들어보고싶습니다. 엄청 이쁠 것 같습니다. 천사가 노래하는 것처럼 보일것 같습니다. 제가 로망이 있는데..좀 부끄부끄한데...노래방에서 엄청 진한 키스해보고 싶습니다... 아 아닙니다. 그냥 중위님만 보면 뽀뽀하고 싶고, 키스하고 싶습니다. 그래도 저 잘참습니다? 얘기가 왜 이렇게 빠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크리스마스라는거. 김대위님이랑 재밌게 보내십시오. 오늘 김대위님께 전화해서 중위님께 맛있는거 많이많이 사주라고 할 겁니다. 오늘도 행복하십시오. 사랑합니다.
2016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도 노동하는 전원사 올림
30살 된 이중위님께
늦었지만 중위님 30살 되신거 축하드립니다. 이런거는 축하하면 안되는건데 죄송합니다. 저 파병기간 끝나서 휴가나와서 김대위님이랑 김태형 상사님이랑 같이 무박3일했습니다. 태양의꾸기 인가? 거기에서도 무박3일 하던데. 원조는 우리입니다. 김태형 상사님 먼저 정신 나가시고.. 김대위님이랑 저랑 이렇게 남아있는데 김대위님께서 이중위님 얘기 해주셨습니다. 잘 지내려고 열심히 노력한다고. 매일 밤마다 저랑 벚나무 앞에서 찍은 사진 보면서 자기위안한다고. 밥도 열심히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하셨습니다. 다행입니다. 잘 지내려고 노력하셔서. 오랜만에 중위님 소식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더 듣고 싶었는데 대위님도 그만 가버리셔서... 저 셋중에서는 제가 주량이 가장 셉니다. 저 대위되서 중위님 보러가면 무박 3일 합시다. 중위님 주량이 얼만지 궁금합니다. 전에 같이 술 마시러 갔을 때는 중위님이 1병만 시키셔서...더 시키고 싶었는데, 저 운전해야된다고 마시지 말라셔서... 그때 너무 슬펐습니다. 오늘은 편지가 좀 짧습니다. 중대장님 호출이랍니다. 사랑합니다. 보고싶습니다.
2017년 2월 8일
무박 3일한 전원사 올림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서 이중위님께
저 2년동안 장기프로젝트로 시리아갑니다. 저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번에 시리아 가서 잘하면 2단계 진급할 수 있다고 해서 가는 겁니다. 안가도 되는건데, 중위님 더 빨리 만나고 싶어서 가는 겁니다. 이거 유서입니다. 저 여기에 제가 하고싶은말, 하지못했던 말 다 할겁니다. 일단 저를 좋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때까지 살면서 누군가가 저를 좋아한 적이 없었습니다. 있었는데 제가 몰랐던 거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중위님이 저한테 먼저 주신 관심들에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몰라서 먼저 피한거였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받지못하면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의 죽음이 제가 군인이 되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랑을 받으면 나도 상대방에게 사랑을 줘야하는데, 중위님이 처음이라서 제 방법이 맞는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중위님께 못되게 굴수도 있습니다.
중위님, 사실 저 딸기프라푸치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합니다. 그래도 중위님이 좋아하신다길래 처음으로 먹어봤습니다. 처음으로 연인이랑 손잡고 벚꽃구경도 갔습니다. 처음으로 한 사람을 마음을 다해서 안아봤고, 처음으로 내 진심을 다해서 키스해봤습니다. 중위님은 제가 하는 모든것의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정말 내 모든 걸 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중위님이.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진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이 페이지 끝까지 채울 정도로 사랑합니다. 어제도 사랑했고, 오늘도 사랑하고, 내일도 사랑할겁니다. 저 내일 출발합니다. 출발하기전에 중위님 얼굴 보고 가고싶은데. 목소리라도 듣고 가고싶습니다. '잘다녀와' 이 한마디라도 괜찮습니다. 아니, 숨소리라도 듣고싶습니다. 욕심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내일 중위님 집에 가겠습니다. 가서 문고리에 제 군번줄 걸어놓고 가겠습니다. 간직해주십시오. 아 그리고 오늘이 탄빵소년단 슈가 생일이랍니다. 축하드립니다.
2017년 3월 9일
전원사 올림
여주에게
저 다녀왔습니다. 진짜 죽을 뻔한 적 많았습니다. 총도 여러방 맞았고, 다리 깁스도 하고, 진짜 죽을 뻔 했습니다. 프로젝트 중에 전우 4명이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저 포함 5명이서 갔는데, 4명이 숨졌습니다. 그말인 즉슨, 저만 살아남았다는 말입니다. 저혼자 헬리콥터 타고 복귀하는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5명이서 가서 4명이 죽고, 나 혼자 살아남았다. 정말 말로는 표현못하는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뭔가 허무하기도 했고. 돌아와서 장례식 하는데 총사령관님, 저, 그리고 가족분들. 이렇게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 빼고는 조국을 위해 희생한 4명의 죽음을 아무도 모른다는게 너무 슬펐습니다. 오늘 진급식 했는데, 기쁘지 않았습니다. 저 4명이 아니었다면, 저 4명과 함께가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을텐데. 중위님도 저 4명을 위해서 기도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2년만에 편지쓰는데 기쁜 내용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이제 그만 펜을 놓아야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2019년 3월 12일
전소위 올림.
보고싶습니다. 이대위님.
안녕하십니까, 전중위입니다. 예전에는 편지를 7일, 1달, 3달, 4달 이런간격으로 썼었는데, 계급이 높아지다보니 밤을 새서 해야할일들이 너무 많아집니다. 그래서 이게 몇년입니까, 또 1년만입니다. 편지쓰는게 다른대원들에게 눈치보이기도 하고, 여자친구한테 쓴다고 하면 우오오오 거리면서 엄청 진지하게 쓰고있는데 계속 방해하셔가지고.. 김소령님께 대위님 진급소식 들었습니다. 이대위님이면 진급 빨리빨리 하실거라 굳게 믿습니다. 중위님. 아니, 대위님은 군대에 딱 적합하신 분입니다. 김대위님도 소령으로 진급하셨답니다. 뭐, 같은 부대이시니까 다 아시겠지요. 아, 저 이제 계급 한단계 밖에 남지않았습니다. 빨리 진급할려고 맨날 야간근무합니다. 1년만에 펜을 들고 편지를 쓸려고하니 머릿속이 정리가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합니까...
제가 4년만 기다려달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이 딱 4년째입니다. 봄이 4번 돌아왔습니다. 약속지켜드리지못해서 죄송합니다. 제 나름으로는 열심히 열심히 하는데 진급한다는게 그리 쉬운게 아니었습니다. 마음만 너무 앞서는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아 어제 전에 우리 키스하다가 쫓겨났던 카페에 저혼자 갔습니다. 가서 대위님이랑 앉았던 그 자리에 가서 멍 때리다가 왔습니다. 우리 쫓아냈던 그 알바생이 저한테 와서 그분이랑 헤어졌냐며 물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은 떨어져있는데, 곧 다시 만날겁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너무 불쌍해보였는지 자기 사비로 저 음료 사줬습니다. 이게 좋은게 아닌데 뭔가 좋습니다. 편지내용이 자꾸 뚝뚝 끊깁니다. 역시 저는 글에는 소질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밤도 대위님 생각으로 가득찹니다. 사랑합니다.
2020년 4월 2일
여주를 중위님이 아닌 대위님으로 부르려니 너무 헷갈리는 전중위 올림
여주야
저 지금 갑니다, 대위님한테.
2021년 4월 18일
전대위 올림
암호닉♥내 이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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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_분량_조절_실패.txt
예, 분량조절 실패했습니다. 끊기도 애매하고, 계속 쓰기도 애매하고..
그래서 그냥 끝까지 다 썼습니다. 타임워프 훠우!
원래는 일기형식으로 쓸려고 그랬는데, 일기보다는 편지로 쓰는게 나을 것 같아서 편지로 바꿨습니다.
어... 이 편지는 여주에게 가지 않습니다! 그냥 전대위 혼자 쓰는겁니다.
나중에 대위가 되서 여주를 봤을 때 한꺼번에 다 전해줄려고. 로맨티스트♥
완결이 얼마남지 않았어여!!! 20화 완결이니까 예,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허허허
암호닉은 그만받도록 하겠습니당
단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