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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is has the purpose of changing hydrogen into breathable oxygen 
and they are necessary here. as the air is on earth.

이것의 목적은 수소를 숨 쉴 수 있는 산소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구에 공기가 있는 것처럼. 이곳에 필요하죠.

But i still say they're flowers.
하지만 전 아직 이것들을 꽃이라고 부릅니다.

if you like.
원한다면요.











gloomy sunday











“엄마. 나 손이 또….”





 손이 또 왜. 하며 신경질을 부리는 엄마였다. 아니 그냥 그렇다고…. 말을 얼버무렸다. 나는 다섯 살 때부터 나는 피아노를 쳤다. 그길로 나는 피아노와 같이 내 인생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내 꿈은 피아니스트다.

 나는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쳐 오면서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는 병을 앓았다. 내가 열한 살이 되던 해에, 여느 때와 다름없이 홀로 방에 앉아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러다 손가락이 갑자기 제멋대로 굽었다. 별것 아니겠거니, 하고 나는 연습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그 빈도가 점점 더 잦아질수록 나는 내 손가락을 탓하며 더욱 열심히 연주했다. 그리고 전국 대회 당일. 나는 많은 청중이 모인 자리에서 연주를 멈춰버렸다. 손가락이 굽어 펴지지 않았다. 평소와 같다면 바로 펴져야 할 손가락이 제멋대로 굽어 펴지지 않았다. 나는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렸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 무작정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민석아. 하고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도 듣기 싫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날 뿐이었다. 할 줄 알고, 하고 싶은 것은 피아노 밖에 없는데. 어린 마음에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고 생 떼도 부렸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어린 나이에 들은 내 병명은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었다. 피아노를 치는 나에게는 치명적인 병이었다. 손가락의 통증은 말할 것도 없고, 심한 경우에는 몇 시간 동안 손가락이 펴지질 않아서 일상생활도 어려웠다. 매번 수술 후의 재활 과정은 길고 암울했다. 피아노를 칠 수 없는 건 물론이고 학교도 나가지 못 했다. 무대에서는 손가락이 말을 듣지 않아서 원치 않는 실수가 잦았고, 결국엔 무대 공포증까지 생겼다. 이 8년의 시간은 거의 매일 나를 괴롭혔다.





 “다시 재활 치료 받으셔야 겠습니다.





 마지막 수술 이후, 나는 내 꿈을 이루는 데에 있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극복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연습할 수 있고, 무대에도 다시 설 수 있고, 사람들에게 내 연주를 들려줄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젠 점점 지친다. 부모님도 내 손가락 장애에 대해 점점 무관심으로 대하셨다. 나는 진지하게 피아노를 포기할까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내가 할 줄 아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손가락에 장애가 있으면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공장에 들어가 노동직을 할 수도 없었다. 적어도 내가 완벽하게 완쾌가 될 때까지는. 

 지금까지 내 인생 전부를 피아노와 함께 지냈는데,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인 지금.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나에겐 가망이 없었다. 난 완벽한 수포자, 과포자였고 시험기간에만 교과서를 들춰보는 정도였다. 그런 내게 공부란 그냥 시간 낭비였다. 여차여차 시간은 흘러 아무런 생각 없이 재활치료를 하며 방학을 끝냈다.

 반에 들어서자 보이는 것은 항상 같이 있는 종인이와 경수. 부럽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제대로 된 친구 한 명이 없었다. 그렇다고 얼굴을 붉히며 싸운 친구도 없었다. 나는 항상 하루 종일 책상에 엎어져 있고,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는 종인이와 경수가 나를 챙기는 정도였다. 그리고 하교 시간이면 친구들과 투닥 거릴 시간도 없이 집에 돌아와 숨돌릴 틈도 없이 방에 틀어박혀 건반만 쳐댔다. 


 종인이와 경수는 내가 신기하다고 했다. 손이 이렇게 작은데 어찌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냐고. 나는 피아노를 치기에 그다지 적합하지 않은 손이었다. 열여섯 살 즈음, 나는 내 손가락이 짧고 마디가 굵어 피아노를 치기에 적합하지 않은 손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나는 꿋꿋이 건반을 두드렸다. 차라리 그때 피아노를 포기해버렸다면 지금쯤 우리 반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공부를 하며 대학을 갔을 텐데.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

 





“저기, 나 여기 앉아도 되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에게 묻는 얼굴이 낯설었다. 처음 보는 얼굴인데…. 갸웃거리며 고개를 끄덕이자 민석을 향해 예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곤 공책을 꺼내 무엇인가를 마구 휘갈겼다. 얼굴은 귀공자요, 성격은 파탄 자구나.라고 생각하며 책상 위로 스르르 엎드렸다. 그러길 오분이 채 안되어서 민석은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옆에 앉은 루한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고등학교 일 년 반을 다녔지만 아무리 봐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민석이 아무리 학교 일에 관심이 없다 해도 세 개 반 밖에 안되는 남고에, 동급생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결국, 호기심이 폭발했다.

 

 




“전학 왔어? 이름이 뭐야?”
“루 한. 중국인이야.”
“교환 학생인 건가? 난 중국인들은 다 배 이만큼 나와서 뒤뚱거릴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





 너무 바보같이 보이려나. 그런데 난 진짜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중국인이라는 루한은 꽤나 큰 키에 눈에는 짙은 쌍꺼풀이져 있었고, 코는 반듯하게 올라간 게. 딱 만화에 나오는 귀공자처럼 생겼더랬다. 그렇게 생각하기를 한참, 갑자기 루한이 공책에 쓰던 것을 멈추곤 동그란 눈을 민석에게 맞췄다.

 

 




“네 이름은 김민석. 피아노 전공.”

“……?”

“그냥 너가 귀여워서 선생님께 좀 여쭈어 봤어.”

 




 

 그렇게 루한과 민석의 첫 만남은 다른 사람들의 첫 만남처럼 어색하고 설레었다. 






2






 루한을 본 첫날. 민석은 뭐가 그리 신기했던지 매 교시마다 루한을 구경했다. 민석이 루한을 힐끔힐끔 쳐다볼 때마다 루한은 고개를 돌려 웃어주었다.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 민석은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심장이 간질간질해…. 그렇게 민석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애꿎은 손가락만 꼬물거렸다.





“집에 같이 갈래?”





 마지막 교시의 종이 치자 기계적으로 짐을 싸고 있던 민석에게 루한이 물었다. 초등학교 이후 친구와 함께 하교를 한 기억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오직 피아노 연습을 하기 위해 집으로 곧장 향했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과 그 흔한 피시방도 가보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항상 마지막 교시 종이 울리면 조용히 가방을 싸 혼자 하교하던 민석에게 루한은 같이 하교할 것을 제안했다. 루한이 민석에게 먼저 말을 건 것에 한번. 한국말이 의외로 유창한 것에 두 번 놀랐다.





“민석, 너는 어디 살아?”
“나 버스 타고 통학해.”





 예상대로 루한과 민석은 어색함 그 자체였다. 오늘 처음 본 사이에 무엇을 바라겠는가. 주로 말문을 여는 것은 루한이었고, 민석은 루한이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대화는 이어졌다.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나란히 앉아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몇 분간 실없고 내용도 없는 대화를 나눴을까, 민석의 손가락을 본 루한이 말했다.





“손가락. 왜 그래?”





 선뜻 대답을 하기 어려웠다. 민석은 그냥 말없이 웃었다. 그리고 몇 분간의 정적. 저 멀리서 버스가 오는 것이 보였다. 벌떡 일어서서 루한에게 손인사를 했다. 그러자 루한이 ‘저 버스야?’ 하고 나를 따라 일어섰다. 이 버스를 타고 통학하냐고 물었지만, 루한은 아무 말없이 민석을 따라 버스를 탔다. 옆자리에 앉은 루한은 여전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집 근처 정류장에 다다랐다.





“나 여기서 내려야 해. 내일 보자.”
“아니. 나도 여기서 내릴 거야.”





 기막힌 우연인지 루한의 장난인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버스에서 내렸다. 쌀쌀한 날씨 탓에 빠른걸음으로 집으로 가는 내내 루한은 민석의 뒤에서 같이 걸었다. 처음엔 정말 가까이 사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집 앞에 다다르자 루한이 저를 따라온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민석은 조금 심기 불편한 얼굴로 루한에게 물었다.





“여기 우리 집이야. 그런데 왜 따라와?”
“그냥. 데려다 주려고.”
“…….”
“손가락. 나중에 꼭 말해줘. 나 갈게.”





 하고 루한은 미련 없이 등을 돌려 걸어온 길을 되돌아갔다. 그렇게 루한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민석은 루한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루한이 다시 돌아볼 것 같아서. 하지만 루한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집에 들어오자 엄마의 격양된 목소리가 들렸다. 민석의 대한 이야기였다. ‘민석이 계속 피아노 시킬 거예요?’ ‘그럼 어쩌겠어. 쟤가 할 줄 아는 게 어디 있어.’ ‘민석이 피아노 때문에 돈은 돈대로 나가고, 민서 이 계집애는 뭣도 모르고 칠렐레팔렐레 놀고만 있는데. 우리 집 꼴이 어떻게 될는지.’ 하며 한숨을 쉬는 부모님. 민석은 방문을 닫고 항상 그 자리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피아노를 바라봤다. 손의 근육이 당겨왔다. 정말 손가락의 상태가 계속 호전되지 않는다면, 민석은 피아노를 칠 수 없다. 어느새 민석의 두 뺨 위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3





“오늘이 10월 7일이지? 7번 나와서 이 문제 풀어봐.”

“선생님 이제 그렇게 발표 시키면 감옥 간대요!”

“그런 게 어디 있어! 7번 나와!”

 

 




 수학시간이었다. 어려서부터 수학 학원이나 과외를 받아본 적이 없는 민석은 중학교 수학 이후로 수학에 손을 뗐다. 물론 엄마와 아빠는 은근슬쩍 수학 학원을 다녀 보지 않겠느냐며 물었지만, 민석은 피아노 칠 시간도 부족한데 수학 학원 다닐 시간 있으면 연습을 더하겠다고 완강하게 거절했다. 덕분에 수학 학원은 민석의 동생 민서가 다니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걸려도 수학시간에 걸리다니. 젠장. 민석은 엎드려 있던 자세를 고쳐앉으며 머리를 긁었다. 그렇게 난감하게 선생님을 바라보며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옆에 앉은 루한이 책을 밀어 건네주었다. ‘펴진 페이지 3번 문제야.’ 고맙다는 인사를 할 틈도 없이 성질 급한 선생님이 빨리 나올 것을 재촉했다.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얼결에 일어나 칠판 앞으로 나간 후 문제를 보았다. 루한을 처음 봤을 때처럼 공책에 휘갈겨 쓴 지렁이 같은 글씨가 아니라 반듯하고 정갈한 글씨로 풀이과정이 자세하게 적혀있었다. 루한이 공부를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민석은 칠판에 수식을 베껴 썼다.


 선생님의 칭찬을 들은 민석은 자리에 앉자마자 루한에게 물었다.






“너 수학 되게 잘하나 보다? 그런데 왜 문과 왔어?”

“그냥. 너 보려고.”






 뻥치지 마.라며 민석은 루한의 어깨를 살짝 쳤다. 하지만 점점 민석의 귀가 달아올랐다. 그걸 놓치지 않은 루한은 ‘에에? 귀 빨개진 거 봐. 너 나 좋아하냐?’라고 민석을 놀려댔다. 잔뜩 열이 오른 민석은 ‘본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리고 아니거든? 나 여자 좋아해!’라며 강하게 부정했다. 제 분에 못이긴 민석은 결국 고개를 돌려 엎드렸다. 루한은 그런 민석이 귀여워 빨개진 민석의 귓볼을 지분댔다.






“야! 뭐 하는 거야! 어딜 만져?”

“나 사람 귓볼 만지는 거 좋아해. 습관이야.”






 변태야?라고 식겁하며 루한의 손을 떼낸 후 새침하게 고개를 돌려 엎드린 민석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루한이 다시 민석의 귀로 손을 뻗었다.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민석의 귓볼을 만져도 민석이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아마 민석이 잠들은 것 같았다. 루한은 민석이 영원히 깨지 않았으면. 하며 민석의 귀를 조물조물 만져댔다.


 사실, 민석이 자고 있지 않았던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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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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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읅ㅠㅠㅠㅠ이건 제 취향을 저격 탕ㅌ앝앝앝ㅇ!!! 하네요ㅠㅠㅠ 아 뭔가 풋풋하고 설레고ㅠㅠㅠㅠㅠ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는다니ㅠㅠㅠ 피아노 치는 민석이라니ㅠㅠㅠ 설렘설렘 루한이는 멋지고 설레고 흐얽.. 신알신하고갑니당!!!@!!!!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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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우와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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