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세준] 나쁜남자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5/e/b/5eb07b75b367d3bf2794950ff7a226d8.jpg)
"사귀자"
그 말의 의미는 여전히 알지 못한다.
그냥 오세훈이니까, 내가 좋아하니까.
어린마음에 금방 응.이라고 대답한 것을
18살,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다.
01
"김준면"
"...."
"왜 먼저가"
세훈은 한번도 준면을 다정하게 불러준 적이 없다.
몇년동안 익숙해진 일상의 한 부분이지만, 가끔은 바란다.
다정하게 웃으며 준면아. 하고 불러주는것.
"응? 나 오늘 집에 빨리가야되서.."
그런 마음도 숨기고 웃어보인다.
그래도, 오세훈이 좋으니까.
"..중요한 일이야?"
"그렇게 중요하진 않고..왜?"
"파티한대."
"아..그럼 우리집 가자"
우리나라에서 꽤나 잘나가는 집안의 손자였던 세훈은,
부자들만의 가식적인 웃음이 넘쳐흐르는 집안 파티를 정말 꺼렸고
자주 준면의 집으로 숨곤 했다.
"포도주스 줘?"
"아니."
준면의 집에 올때마다 마시던 주스까지 거절한 세훈이,
자기 옆에 누우라며 손짓한다.
가만히 다가가 세훈을 바라보며 눕자, 준면을 빤히 쳐다보더니 품에 꼭 안는다.
"...세훈아"
"......."
준면의 목소리에 준면을 더 꽉 끌어안는다.
갑갑한듯 한숨을 쉬다가도, 등을 토닥이는 준면의 손길에 품으로 더 파고든다.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잠이 든 듯한 세훈의 얼굴을 쓰다듬는다.
"..김준면"
갑자기 들리는 세훈의 목소리에 놀란 준면이 손을 움찔,한다.
"..미안하다"
"......."
미안하다는 말 하나에 다 담긴 여러가지 의미에,
힘없는 웃음을 지은 준면이 고개를 끄덕인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다, 파티가 끝날쯤이 되자 세훈의 집으로 향한다.
*
"오세훈"
"....."
"왜그러는거니 도대체. 왜 안왔어?"
짙은 화장품냄새와 향수냄새가 코 끝을 자극한다.
털이 가득 달린 긴 코트를 입고 심기불편함을 잔뜩 풍기며 세훈에게 쏘아대는 세훈의 엄마.
"저.."
"아,그래. 준면이 왔니?"
"안녕하세요.."
아무말없이 굳은 표정으로 딴청만 부리는 세훈의 뒤로,
준면이 어색한 웃음을 띄우며 인사한다.
"세훈이..오늘 학교에서 시험을 조금 못봐서 많이 속상했나봐요.
끝나자마자 저희집 가서 공부하자고 그래서..."
"아..그래?"
"네.공부 정말 열심히 하더라구요"
"..그래. 준면아 니가 많이 알려줘"
"네"
"..오세훈,이따봐."
또각또각, 한걸음한걸음 돈을 뿌리듯 사치가 넘치는 행동들.
질린다는듯 눈을 감고서 고개를 젓는 세훈이다.
오늘도 대신 처리한 준면이 후-하고 한숨을 내쉰다.
"..나 갈게"
"......"
"왜"
차타고 가.
나갈게 하며 뒤를 돈 준면을 잡고 돌려세운 세훈이 차타고가, 한다.
잠시 세훈을 바라보던 준면이 괜찮아.하며 세훈의 손목을 뗀다.
힘없이 집을 나가는 준면을 말없이 쳐다보기만 하는 세훈이다.
*
"세훈아"
"......"
"나 오늘 먼저가야돼"
"..왜"
먼저 가야한다며 자리에서 일어서는 준면을 쳐다보다,
왜냐며 이유를 묻는 세훈.
준면의 안색이 좋지 않다.
"..........."
"..아프냐"
"..아니. 나먼저 갈게"
"...."
아프냐는 말에도 아니라며 고개를 저은 준면이 먼저 교실을 나간다.
준면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세훈이, 곧 따라나간다.
아침부터 징징 울리는 머리에 집에 도착한 준면이 얼굴가득 인상을 쓴다.
한숨을 내쉬고는 괜찮으시냐며 물어오는 가정부에게 죽 한그릇을 부탁한다.
옷도 갈아입지 못하고 침대에 누운 준면이 그대로 잠이 든다.
*
"....."
천천히 눈을 뜬 준면이 어두운 방에 적응하려 눈을 깜빡인다.
조금 나아진듯한 머리에 몸을 일으킨 준면이, 큰 뚜껑으로 덮힌 죽을 쳐다본다.
그러다 고개를 돌려 방을 살핀다.
없다.
"....."
세훈은 준면이 아플때,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
늘 있던 일이라 무뎌졌다 생각했지만,
오늘따라 섭섭하고 서운한 마음이 큰 준면.
"일어나셨어요?"
"..부모님은요?"
"도련님 주무실때 잠깐 왔다가셨어요"
"..세훈이는..안왔죠?"
조심스러운 준면의 말에 가정부가 작게 네..하고 대답한다.
힘없는 웃음을 지은 준면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가정부가 나가고, 방의 불을 환하게 킨 준면.
"..역시 실망시키지 않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켜본 준면의 핸드폰에는,
부모님의 전화만 잔뜩.
없다.
"전화도 안하냐..고집은 세서."
휴대전화를 내려놓은 준면이 힘없이 털썩, 의자에 앉는다.
멍하니 휴대전화를 바라보던 준면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나쁜놈."
준면 앞의 테이블에는,
축축히 젖은 휴지가 하나,둘씩 쌓인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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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김고은 연기 진짜 많이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