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Block B) - 헐(HER)
온도 차 쩌는 선도부원 전정국 X 너탄
w. 해로
01
그냥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화창한 날씨였다.
아, 다를 바가 있다면 난 지금 지각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워 미친, 겁나 힘들어"
진작에 살 좀 빼놓을 걸......☆★ 출렁거리는 뱃살들이 느껴지는데 대체 왜 눈에서 땀이 나는 걸까.
평소 같으면 아예 포기하고 걸어가겠건만
벌점 기록부에 아슬아슬하게 쌓여있는 벌점들이 눈에 아른 거린다.
결국은 지각 딱 1분전 학교 정문에 딱! 도착했다. 나의 기가막힌 타이밍에 치얼스★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정문을 통과하려고 했을 때, 누군가가 나를 불러 세웠다.
아니 저기여, 대체 누구시길래 저를 방해하시는 건ㄷ......
짜증을 한가득 담으며 뒤돌아 보니 보이는 웬 남정네. 뭔가 많이 본 얼굴......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저 남자가 들고 있는 종이들 하고 포스 등이며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저 팔에 차 있는 구닥다리 노란색 명찰은......!
"거기 너, 멈추라고."
선도부원 이구나!^^
"이름, 반, 번호 적고 가."
"ㅈ... 제가 뭐 잘못한 것 이라도?"
소녀는 지각을 면하기 위해 땀나게 뛰어온 죄 밖에 없습니다만?
"명찰."
"명찰은 여기 ㅇ...... 아."
분명히 명찰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명찰은 개뿔, 아무것도 없었다.
나 어차피 벌점 받을거면 대체 왜 뛰어온거니......
나란년...... 멍청한 년......
허무한 마음을 안고 무기력하게 종이의 빈 칸을 채워나갔다.
다 쓰고 이제 가도 되나 눈치를 보니 내 쪽을 보지도 않은 채로 가, 라고 짧막하게 말한다.
거 참, 사람 무안하게 하네. 하하하하ㅏ하하하핳 그럼 이만, 하고 바보같이 웃고 슬금슬금 그 자리를 떴다.
정말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군.
온도 차 쩌는 선도부원 전정국 X 너탄
"진짜?? 네가 전정국 선배랑 얘기를 했다고?????"
"? 얘기를 한 게 아니라 명찰 때문에 걸렸다고."
"와, 내일부터는 나도 명찰 안 차고 와야지. 부러운 년. 나도 한 마디라도 선배랑 얘기해 보고 싶다."
"얘기한 게 아니라 걸린 거 라니까, 너 내 얘기를 어디다 흘려먹ㄴ......"
"겁나 부럽다 진짜. 누구는 얘기하고 싶어도 못 하는데."
...? 나 대체 누구랑 얘기하고 있었던 거니.
친구의 전정국인가 뭐시긴가 찬양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릴 때, 반에 반장이 들어왔다.
"누구 안 바쁜 사람 심부름 좀 도와줘!"
그러자 갑자기 바빠지는 반 애들. 야, 체육복 좀. 이 문제 어떻게 풀더라?
그런 바빠보이는 애들 중에서 내가 제일 한가해 보였나 보다.
(김탄소/ 18살/ 할 거 없음/ 바보)
"헤헿"
그리하여 얼떨결에 심부름을 떠맡게 돼서 교무실로 오니 쌤이 무식할 정도로 많은 양의 용지들을 내게 안겨주신다.
"그럼 이 프린트들 좀 전해주고 와라."
"쌤, 이 프린트들 좀 많은 것 같은ㄷ-"
"어디보자, 탄소가 벌점이 어떻게 돼가더라......"
아닙니다, 요즘 같은 웰빙 시대에 운동도 되고 좋죠!^^
억지로 웃고 선생님이 뭘 더 말하시기 전에 서둘러 교무실을 나왔다.
겨우겨우 걸어올라가서 대충 한 교실에 용지들을 쏟아붓듯이 쌤 책상에 내려놓고 갔다.
아, 그러고 보니까 여기 3학년 층이지? 그 말은 그 전정궁인가 전정국인가가 있다는 말이겠지.
그 사람이 어딘가 낯이 익다고 했더니 교내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다.
선도부원 중에서 제일 미친X 라면서.
맨날 정색하고 다니면서 애들을 잡는다고. 선생님들도 어려워 하는 사람이라고.
역시 이상한 놈이었어.
내가 미친X 보는 눈은 좀 뛰어나다니까.
가만...... 생각해보니 여기에 전정국인가 그게 있다면, 혹시나,
설마 마주치는 건 아니겠지.
오,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
그런데 그거 아나.
특정한 사람을 피하려고 할수록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에 대한 주의가 깊어진다는 것을.
그래서 오히려 평소보다 더 잘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마주친다는 상상에 몸을 부르르 떨자마자 바로 보이는 얼굴.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얘기하는 것 같아 보였다.
마주치기 전에 빨리 가야지.
빨리 가야 하는데......
저 인간 대체 뭘 하는 걸까.
"롸?"
???
내가 아는 인간 전정국 어디갔어요?
저기서 전정국의 탈을 쓰며 롸롸 하는 사람은 대체 누구인가요?
대체 저게 뭔가
전정국의 탈을 쓴 다른 사람인가
도플갱어인가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
......??
?????
정신줄 놓고 빤히 바라보다가
그만 눈이 마주쳐 버렸다.
"......"
"......"
'그 사람이 어딘가 낯이 익다고 했더니 교내에서 꽤나 유명한 사람이었다.
선도부원 중에서 제일 미친X 라면서.
맨날 정색하고 다니면서 애들을 잡는다고. 선생님들도 어려워 하는 사람이라고.'
"너 일로 와봐."
직감으로 알아챌 수 있었다.
좆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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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핳 맨날 소설체 빙의글만 적다가
한번 이렇게라도 병맛 빙의글 적어보고 싶어서 가져온 빙의글 입니다!
이런 타입의 빙의글은 처음 써봐서 유치할 수도 있습니다 (시무룩)
그때그때 삘 받아서 쓰는 거라서 매번 규칙적으로 찾아뵐 수 있을지는
감히 호언장담 하지 못하겠지만
최대한 항상 재미있는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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